소설리스트

〈 5화 〉5화 (5/132)



〈 5화 〉5화

칼이 돌아가고 나서 다시 두려움과 쓸쓸함을 느꼈다. 하긴 방금전 그렇게나 위기상황을 겪었는데... 당연하겠지.

“힘내자! 남자잖아!! 물론 몸은 여자아이 몸이지만...”

어쩐지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다. 차라리 남자 몸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떻게든 힘을 낼 수 있었을 것 같았지만... 여자 몸이라 그런지 자꾸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지곤 했다. 그게 날 위해주는 칼임에야 더 말할 것도 없을 터였다.

“그래도 칼의 도움으로 덮고잘 나뭇잎들도 구했으니 다행이야. 게다가 식충식물이라 그런지 향기도 독특한걸?”

그랬다. 위기에 처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맨 손으로 돌아올수야 없지 않는가!! 당연히 그 식충식물의 잎사귀를 가져오긴 했다. 정말 이정도 향기라면 바위틈 안쪽의 퀴퀴한 냄새를 잡아낼 것 같았다.

“그럼 이제... 다음은 먹을것들인가? 하아~ 어쩌지... 작살이라도 만들어서 물고기라도 잡아야하나?”

하지만 그럴려면 날붙이 같은 게 필요 했다. 그러나 그런 날붙이가 이런 숲속에 있을 리가 없었다. 날붙이가 없으니 대용품을 찾을 수밖에...

“그래. 날카로운 돌조각을 나뭇가지에 붙이면... 어휴~ 정말 할 일이 태산이네.”

일단 어느정도 굵기의 나뭇가지도 필요했고, 줄기식물의 껍질도 더 많이 필요했다. 그래야 날카로운 돌조각을 나뭇가지에 붙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점점 야생소년이 되어가는  했다. 실제로도 그랬고...

“나뭇가지는 구했고, 줄기식물의 껍질도 이정도면 됐는데 날카로운 돌조각이 없네...”

가장중요한 돌조각이 없었다. 나뭇가지야 근처에 떨어진것도 있고 적당히 나무에서 꺽어도 됐다. 하지만 날카로운 돌조각은 구하기 힘들었다. 이러다가 정말 쫄쫄 굶어야 할지도 몰랐다. 이것도 위기상황이라면 위기상황이었다.

“그나저나 손이 엉망이네... 역시 여자아이 손이라 그런가?”

나뭇가지를 꺽느라 손바닥이 온통 쓸린 자국 투성이었다. 그나마 손톱은 무사했지만... 쓸려서 따가운 손바닥이 문제였다. 정말...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어버린걸까? 알몸에 숲속에 버려지다싶이 하다니...

“울면 안돼는데... 흑... 배고파... 피자. 치킨 먹고싶어.. 훌쩍.”

배에서 나는 꼬르륵소리때문인지 처량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오는 눈물이 날 더 처량하게 만들었다. 그에 조금 울컥해서 애써 구해놓은 나뭇가지를 던져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내가 울고있을 때였다.

“훌쩍... 응? 누..누구?”

숲속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렇게 날 두렵게 만드는 숲속.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인기척을내는 짐승을 난 알고 있었다.  짐승은 표범인 칼 녀석이었다. 정말 고맙게도 칼녀석은 입에 한가득 물고기를 물고 있었다. 아마도 저걸 내게 주려고 가져온  했다.

“칼~!! 설마 이거...  주는거야? 와아~ 정말 고마워~!! 역시 내겐 칼밖에 없어~!”

“크릉~”

물고기를 내앞에 내려놓은 칼을 향해 달려들  안겨들어 마구 부비부비를 시전했다. 어쩜 이리도 고마울 수가 있을까! 게다가 이런 부드러운털가죽이라니!! 벗겨서 옷으로 삼고 싶을 정도였다.

흠칫~!

“에헤헷~ 미안~ 절대 그럴마음... 없어!!”

조금 있긴 했지만... 이렇게 도움이 되는 칼을 어떻게 죽이겠는가! 게다가 죽이려고 해도 죽일수 없을정도로 대단한 녀석이기도 했고...

“아하핫. 간지러~ 그만~ 아이~참! 그만하라니까~”

내 온몸을 핥아대는 칼. 역시 몸집도 크고 얼굴도 커서인지 혓바닥 조차도 엄청 컸다. 그래서  얼굴을 핥는다는게 온몸을 핥게 되는 것 같았다. 뭐 나름 자신의 영역표시도 하는 것 같았지만... 아마도 자신의 침을 발라 자기것이라고 표시해 놓는 것 같기도 했다.

“어휴~ 그래. 니꺼 해라. 니꺼 해~”

그렇게 칼로 인해 음식을 구할 수 있긴 했다. 다만 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을 수 없어서 문제였지만... 음식이 있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정말 이런 황당한 경우라니... 하필 날것일게 뭔가? 조금 배부른 소리같았지만... 그래도 속상하긴 했다.

“불을 피워야 하는데... 히잉~ 어쩌지?”

불을 피우기 위한 고민... 결국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원시적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유구한 역사속에 뛰어난 발견! 나뭇가지와  타는 풀쪼가리를 이용한 불피우는 방법이 생각났다.

“그래. 그러면 되는 거였지!”

그렇게 나뭇가지를 이용해 불을 피우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노력이 모두 원하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걸 깨닳을수 있긴 했다.

“히잉. 손바닥아파... 우우. 불은 안피워지고 손바닥에 물집만...”

그랬다. 티비로 봤을때는 손쉽게 불을 피울  있을  같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렇게 한차례 실패를 경험하고 좀 더 쉬운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다시 시도... 또다시 실패. 어쩐지 계속 실패할것만 같았다.

“흑... 왜 안피워지는거냐구!! 에잇~! 몰라~!!”

다시한번 들고있던 나뭇가지들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칼은 언제 돌아간건지 주위에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하는 헛짓을 보다 못해 지루함에 지쳐 돌아가 버린 것 같았다.

“으으. 하는 수 없지 그냥 날것으로...”

결국  생선을 그대로 씹어뜯을 수밖에 없었다.

“응? 의외로 비리지 않네? 아니 맛있어. 우물우물~ 쩝쩝~”

어쩐지 입맛까지 바뀐 것 같았다. 아니면 이 생선이 원래 비리지 않았던가. 어쩐지 그간  고생이 억울할 정도였다. 도대체 몇시간을 불피우는데 소모한것인지... 이렇게 그냥 날것으로 먹으면 될걸~!!

“우우. 억울해... 그냥 먹었으면 됐는데... 칼 녀석 막 비웃었겠지? 창피해...”

정말 억울하고 창피했다. 칼녀석이 비웃었을걸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르는  같았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