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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4화 (4/132)



〈 4화 〉4화


바위틈 사이는 넓고 쾌적했다. 하긴 누가 찾아준 곳인데... 역시 칼은 내 맘에 쏙 드는 표범이었다. 물론 진짜 표범인지는 알  없긴 했지만... 하긴 그렇지 않는가? 그렇게  녀석이 일반적인 표범일 리가 없었다. 분명 무슨 다른 종류의 짐승일거라 생각됐다.

“어차피 이젠 칼 이라는 이름이 있으니까. 근데 칼은 잘 돌아갔을까? 조금 같이 있어줘도 괜찮았는데... 하아~ 조금 무서워...”

그랬다. 같이 있을때는 몰랐는데... 칼이 되돌아가고 나니 정말 무섭고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기분은 자위를 해도 떨치지 못할 것 같았다. 물론 여자아이 몸으로 자위는 안해봤지만... 씻으며 그 비슷한 행위는  보지 않았던가!!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변태같아.. 하아~ 여자아이가 돼서 그런가? 조금 그런 생각이 들어버려...”

어쩐지 그랬다. 아마도 용맹한 칼 녀석에게 상당히 의지하고 있었나보다. 하긴... 칼이 수컷치고는 의지할만 한 몸집이었으니... 특히 그 오우거를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여자아이가 되어버려 강한 남성에게 끌리는 본능때문인  했다. 날 지켜줄 그런 남성 말이다.

“다만 나도 남자였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그래. 어차피 칼은 짐승일뿐이야. 같이 살림을 차릴수 있는것도 아니고... 나도 남자였으니 혼자 잘... 지낼 수 있을거야.”

의지를 다져보았다. 그리고 바위틈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쾌적한 공간이라지만... 기본적인 청소를 하고 바닥의 차가운 한기를 막을 필요는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잡생각도 떨칠겸 그런 일을 해야할 때였다.

“그나저나 바위 틈이라 그런지 정말 싸늘한데?”

이런곳에서 자면  얼어죽기 알맞을 것 같았지만... 은신처로써는 최상의 장소였다. 설마 이런 바위틈에 누군가 살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정말 칼의 씀씀이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추우면 불을 피우면 돼니까...”

물론 불피우는것도 맨몸으론 거의 불가능 할 것 같지만...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이 불평을 늘어놓아야 했다. 최대한 이것저것 해보고 안되면 하는 수 없다고 생각됐다. 뭐 불정도야 피우는 방법을 알기도 했지만... 그래도 처음 해보는 일은 이만저만 걱정이  수밖에 없었다.

“일단 바닥을 깔 마른 풀이라도 구해와야겠어.”

그랬다. 한기를 막기 위해선 바닥을 두텁게 깔아야만 했다. 동물의 가죽이 있었다면 가장 좋았을 테지만... 그런 동물가죽이 어디 흔하겠는가? 게다가 동물을 잡을 무기도 없었다. 나중에 나무 창이라도 만들어야   같았다. 물론 나무창으로 칼과 같은 거대한 동물을 잡기는 무리 일 것 같지만... 근처 호숫가에서 물고기정도는잡을  있을 것 같았다.

“읏차~ 이정도로 깔면... 정말 다행이었어. 근처에 눌린 풀들이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바위틈을 조금 벗어나자 어쩐지 딱 이걸 깔면 좋겠다고 생각될 만큼 눌린 풀들이 있었다. 물론 최근에 눌린풀같이 아직 덜 말랐지만... 깔아놓으면 빠른시일내에 마를 것 같았다.

“설마 칼이...?”

어쩐지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아마도 내가 잘 지내고 있는지 근처에서 살펴보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더라고 상관 없지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더 의지되고 좋은건 확실했다.

“그럼 이제... 이불대용은... 역시 큰 나뭇잎 몇장을 엮는게 좋겠지?”

이불까지 필요 없겠지만... 그래도 허전한 마음에 최대한 이것저것 마련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근처를 돌아보자 적당한 나뭇잎이 보였다. 정말... 이숲은 뭐가 이리 큰 생물이 많은건지... 게다가 이렇게  꽃이라니... 정말 대단했다.

“응? 어엇?! 사..살아있어?!”

너무 긴장을 풀었던걸까? 나뭇잎을 따기 위해  꽃 근처를 둘러보다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아마도 이건 식충식물인 것 같았다. 설마 이런 식충식물에게 걸릴줄은 몰랐다. 그래서 더 위기였다.

“히익?! 줄기가?!! 으윽 잡아당기지맛!! 우으~!!”

하필 줄기들이 내 나뭇잎 옷가지를 잡아당겨 끊어버리기 시작했다. 정말 총채적인 난국이었다. 곧 잡아먹힐지도 모른다는 위기... 그리고 또다시 알몸이 될  같은 위기. 결론을 말하자면 잡아먹히는 위기는 벗어날 수 있었다.

“크르릉~!!”

“앗! 칼~!! 와줬구나~ 정말 고마워!!”

칼때문이었다. 역시나 근처에서  위기를 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정말... 그럴거면 그냥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홀로서기를 해야할테니 그런 요행을 계속 바라는건 지양해야 할  같았다.

“크릉!!”

“으응. 미안... 내가 너무 주의력이 없었지? 하아~ 이러면 안돼는데... 조금 긴장해야겠어.”

칼의 타박이 이어졌다. 하긴... 그럴만도 한게 자신과 떨어진지 겨우 몇 시간이 지났다고 다시 위기에 처하고 있지 않았나. 칼로써도 어이없을 만 했다. 그래서 나도 조금 반성중이기도 했고. 그나저나 칼녀석... 그세 내 그곳에 시선을... 하긴 지금은  나뭇잎이 모조리 조각나서 알몸상태이긴 했다.

“어휴~ 너도 수컷이라고 진짜~ 그렇게 유심히 쳐다보는거야?”

뭐 짐승인 칼에게 조금 보여준다고 닳는것도 아니고... 고마움에 대한 보답으로 심하게 뭐라고  수도 없었다. 결론은 나뭇잎을 새로 구해 몸을 가릴때까지 칼에게 눈보신을 잔뜩 시켜줬다는 것이었다.

“정말 고마워. 날 지켜봐 주고 있었구나.”

“크릉~!”

“으응. 이제 조심할게. 그럼 나중에 또 보자~”

그렇게 칼이 다시 돌아가버렸다.  근처에 내가  지낼때까지 날 지켜보고 있을게 분명했지만... 뭐 보험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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