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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화 〉침식 (4) (83/87)



〈 83화 〉침식 (4)

혜지가 좋아하는 포테이토 피자  판, 리뷰 이벤트를 신청하고 받은 오븐 스파게티.

거기에 후식으로 먹은 달콤한 생크림 케이크까지.

현우는 시원한 콜라로 더부룩한 속을 달래고는 침대에 누웠다.

"케이크 어땠어? 잘 먹었어?"

"응! 진짜 맛있다. 남은건 내일 아침에 먹어도 될 것 같아."

"그래도 되고. 자기 기분은 좀 어때? 이젠 괜찮지?"

혜지는 엉엉 울며 등장하던 때와 달리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 밖의 세상에 고통받던 그녀는 좁은 방 속 현우의 보살핌 아래 안정을 되찾았다.

"응, 오빠 덕분에. 편지도 고맙고... 그냥 다 고마워. 아까는 완전 멘붕이었는데..."

"다행이네. 먹은건 이따 치우고 이리로 와, 내 강아지."

현우의 부름에 혜지는 하던 일을 관두고 재빨리 침대로 향했다.

오빠가 다정히 불러주는게 좋았다.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손길도 좋았다.

오빠라면 무엇이든 좋았다.

그녀는 현우에게 맘껏 몸을 치대며 응석을 부렸다.

"으이구... 내가 그렇게 좋아?"

"응! 최고로 좋아!"

그런 혜지에게 팔베개를 내어주며 그녀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현우.

시원하게 물을 빼고 배불리 피자를 얻어먹었으니 이 정도의 서비스쯤이야 베풀어줄  있었다.

"그럼 우리 하루종일 같이 있을까?"

"어?"

"자기가 힘들면, 언제든 일 그만 두라고. 하루종일 같이 있을 수 있게."

현우는 혜지의 뭉클한 가슴을 주무르며 은근슬쩍 말을 꺼낸  그녀의 반응을 기다렸다.

"음... 그러고보니 진짜 어쩌지? 매니저 얼굴 다시 보기 싫은데..."

"굳이 보기 싫은 사람을 다시 볼 필요는 없잖아. 관두고 싶으면 관둬."

현우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던 혜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솔깃한 제안이었지만 아무래도 오빠에 대한 미안함이 앞섰다.

"나 정말 그렇게 해도 돼? 돈도 안 벌면서 오빠 집에 얹혀 살기만 하면... 오빠도 좀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자기야."

"응?"

"내가 자기 먹여살린다는 말, 농담 아니야. 자기 남친 그 정도 능력은 되는 남자잖아. 내 여자가 힘들다는데 돈이 대수야? 걱정말고 때려쳐. 뭘 망설여?"

현우는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푸는 척하며 그녀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남자친구를 연기했다.

이미 집도 있겠다, 두둑한 이자와 월세도 받겠다.

다른 사람이 말한다면 허세로 들릴 말이 현우가 말하자 조금도 허세같지 않았다.

"당연히 나야 그러면 좋긴 한데 오빠한테 미안해서 그러지... 오빠한테 받은게 너무 많으니까..."

"에이, 뭘 이런 걸로 미안하대? 나도 자기한테 받은게 얼마나 많은데.  미안하면 앞으로 더 잘해주면 되는 일이고,  내 여자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어."

쪽 -

현우는 그녀의 하얀 이마에 입을 맞추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지금의 말들이 그녀의 마음을 얼마나 뒤흔들어놓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녀가 살면서 언제 이런 호의를 받아봤을까.

너를 위해서라면 돈은 아깝지 않으니  편한 대로 하라는. 난 너라는 소중한 존재를 언제든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다는.

어떤 여자에게 들려주든 당장이라도 눈에서 하트를 그려댈 말인 만큼, 이미 사랑에 빠진 순진한 그녀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난 오빠에 비하면 진짜 아무 것도 해준게 없는거 같은데... 정말 고마워, 오빠."

"아무 것도 해준게 없기는. 자기처럼 나 이해해주는 사람이 어딨다고. 그것만으로도 자기는 나한테 특별한 사람이야.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이고."

혜지는 현우가 들려주는 거짓 사랑에 취해 눈을 감았다.

오빠가  말하곤 하던 이해.

오빠에게는 그것이 그렇게도 특별한 것이었을까.

하긴, 평소라면 몰라도 지금은 오빠의 마음을 알  같기도 했다.

오늘 자신의 아픔을 이해하고 토닥여준 오빠에게서 자신도  위안을 얻었으니까 말이다.

"내가... 더 잘할게. 정말 더 잘할게. 나도 오빠 위해서 할 수 있는건 다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할거야."

그렇기에 그녀는 앞으로도 오빠를 이해해 줄  있는 여자친구가 되겠노라 다짐했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많은 것을 내어주는 여자친구가.

"그래, 그러자. 우린 닮은 점이 참 많잖아. 비슷한 아픈 기억도 있고... 그런 것들 서로서로 이해해주면서 평생 같이 행복하게 사는거야."

"응! 평생!"

현우는  정도의 세뇌면 얼추 되었겠다 싶어 만족스럽게 웃었다.

보잘  없는 그녀가 특별해질  있는 이유로 이해 하나만을 강조하였으니 행복을 바라는 만큼 그녀의 이해심도 커질 터.

가끔씩 연인놀이를 해주며 이를 착취한다면 그녀의 이해심이 바닥나는 일은 좀처럼 없을 듯 싶었다.

개처럼 다뤄도 멍멍 짖으며 재롱을 부릴 그녀를 떠올리자 귀두가 다시 고개를 든다.

공포에 복종하는 애완동물이 아닌 모든 것을 사랑이라 믿고 이해하는 애완동물은 상상만으로도 흥분됐다.

"오빠 꼬추 커졌다...   커져?"

"자기가 너무 좋으니까. 맛있는 밥 먹고 이렇게 누워있으니까 행복하기도 하고."

"흐응... 어떡해?  발 더 뺄래?"

"실컷 멋진 말 해놓고는 꼬추나 세우고...   짐승같다, 그치?"

"아냐아냐. 건강하고 좋지. 남자가 그러는게  어때. 차면 당연히 빼야지."

혜지는 오빠가 들려주던 남자의 본능을 떠올리며 배시시 웃었다.

이젠 남자의 성욕이 어쩔 수 없는 생리적 현상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를 이해하고 받아주는 것이 여자친구의 역할이라는 것도.

"그럼 깨끗이 양치하고 와. 한 발 더 쌀래."

"아, 응! 그럼 잠시만 누워있어!"

쏴아아 -

현우는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익숙한 천장을 바라봤다.

 천장을 보는 것도 오늘로 끝이라 생각하니 처음  집에 방문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녀에게 펠라와 대딸을 가르치고 이상형을 이야기하던 그날이.

그동안 서툴기만 하던 그녀의 봉사 기술에도 이젠 물이 올랐다.

"씻고 왔어! 어떻게 할까, 오빠?"

"오빠말고 주인님."

"아... 네, 주인님. 입보지로 봉사할까요?"

"입보지, 목보지 섞어서. 불알도 빨아."

현우는 그녀에게 봉사 메뉴를 주문하고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추억이 서린 장소에서의 마지막 밤이니만큼 커뮤니티에 올릴 새로운 사진을 찍어볼 생각이었다.

"인터넷에 올릴 사진 몇 장 찍을거니까 혀 내밀어서 귀두 핥아봐.  손으로 알아서  가리고."

찰칵 -

"이번엔 끝까지 삼키고 얼굴 안 보이게 고개 숙여. 양손은 머리 위로 브이."

찰칵 -

"하트도 해보자. 저번에 화장실에서 목보지 박힐 때처럼."

찰칵 -

현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조금의 의문도 없이 포즈를 잡는 혜지.

고개를 파묻은 그녀의 금발 위로 가느다라 손가락이 브이와 하트를 만들어냈다.

자지에 봉사하는 그녀의 모습을 렌즈에 담으며 현우는 다음의 명령을 이어갔다.

"불알 빨아. 고개는 들지말고. 계속 사진 찍을 거니까."

"츄으읍! 흐으응..."

찰칵 -

"더 아래도. 자기 혹시... 똥까시란 말 들어봤어?"

현우는 불알을 머금은 그녀의 정수리를 아래로 꾸욱 누르며 한순간에 수위를 높였다.

일체의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시켜보는 림잡(Rim Job) 이었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이미 사랑을 대가로 영혼까지 저당 잡혔으니까.

"... 네, 주인님."

"알고 있다니 설명은 안해도 되겠네. 해줄래? 해줄 수 있지?"

불알 아래의 주름진 구멍을 쳐다보는 혜지.

대변을 배설하는 불결한 곳이지만 오빠의 것이라 생각하니 그리 더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오빠가 말하기 전에 먼저 해줄걸 하는 생각이 들어 아차 싶을 뿐이었다.

항문을 혀로 애무하는 봉사라면 왠지 오빠의 취향에 들어맞는다는 느낌도 들었고, 자신의 넘치는 사랑을 보여주기에도 적합했으니까.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천천히 혀를 가져다댔다.

"흐윽, 더 팍팍 빨아봐. 밥 먹기 전에 샤워했으니까, 냄새는 안 나지?"

"흐읍... 네, 주인님!"

"그럼 존나게 핥아. 지금 기분 개좋아."

현우는 그녀의 정수리를 움켜쥐고 거칠게 엉덩이에 문질렀다. 그녀의 자그마한 머리가 현우의 가랑이 사이에서 요동쳤다.

"한 손은 대딸 치고, 한 손은 불알 주물러. 혀로는 계속 똥꼬 핥고, 신음소리도 내. 꼴리는 말도 하고."

마치 그녀에게 펠라를 가르쳐준 첫날처럼 림잡의 요령을 가르치는 현우.

말 한 마디로 그녀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정복감에 소름이 돋았다.

"흐응... 주인님! 똥꼬 빨도록 해주셔서... 하읏, 감사합니다."

"자기비하도 해봐. 네가 얼마나 쓰레기 같고 발정난 걸레년인지. 내 마음에  드는  한 번 들려줘."

"츄으읍! 저는... 주인님 똥꼬 핥으면서 씹물 질질 싸는 개보지년입니다!"

"좀... 부족한데? 도구, 장난감, 애완동물. 내가 얼마나 많은 말을 알려줬는데 꼴랑 개보지년이 끝이야? 다시."

그녀의 극진한 봉사를 즐기며 좀더 분발해주길 부탁한다.

몹시도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의 추락을 부추긴다.

"정혜지는 주인님이 마음대로 사용하는 장난감이에요! 흐읏... 주인님 자지를 위해 존재하는 좆물통이에요! 개만도 못한 쓰레기년이에요!"

"그렇지. 비하는 그렇게 하는거야, 자기야. 이왕 하는거 화끈하게, 내가 더 좋아할 수 있게. 잘 했어."

"감사합니다, 주인님. 쓰레기년의 똥까시는... 어떠신가요?"

"아주 좋아. 이제 신음소리 내면서 대딸 치는거에 집중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네! 아흣... 하아앙... 주인님 똥꼬 너무 맛있어요!"

혜지는 현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성실히 혀를 놀렸다.

기둥과 불알을 애무하는 손도 멈추지 않았다.

오빠를 기쁘게 해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개같은 년... 앞으로 내가 똥꼬 빨라면 지금처럼 빨아줄거야?"

"네! 쭈으으읍! 그럴게요!"

"고마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똥까시 해주니까 참 행복하다. 지금 자기도 행복하지?"

현우는 사타구니에 코를 박은 그녀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다. 한순간 목소리를  부드럽게 바꿔서.

제깟년이 행복하다는 말 외에 또 어떤 말을  수 있으랴 싶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목소리로 듣고 싶었다.

"네! 행복해요!"

"말 길게."

"주인님 똥꼬 빨게 해주셔서... 너무너무 행복해요!"

"그렇지? 내가 행복하면 자기도 행복하지? 맞으면 방금 내 말 따라해 봐."

"... 네! 주인님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요."

그녀의 행복하다는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그것이 비록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현우로부터 파생된 행복이라 할지라도 행복은 행복이었으니까.

... 혹시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그녀는 이제는 희미해해져버린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며 뜬금없는 생각에 미소지었다

"흐... 슬슬 쌀테니까  빨리 딸쳐. 내가 싼다 그러면 귀두 물고."

"흡! 네, 주인님!"

탁 - 탁 - 탁 - 탁 -

혜지의 빨라진 손놀림을 따라 살 부딪히는 천박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 즐기는 극상의 봉사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기에 금세 사정감이 치솟았다.

"싼다! 흣... 흐으..."

재빨리 귀두를 무는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정액을 토해내는 현우.

싸고, 먹고,  싸고. 말초적인 쾌락을 완벽히 충족시켜주는 훌륭한 싸이클이었다.

"하아... 생각보다 많이 나왔네. 오랜만에 그거 해봐. 손에 뱉고 혀로 핥아먹는거. 말은 이제 다시 편하게 하고."

주륵 -

현우의 지시에 그녀는 손바닥 위로 정액을 흘렸다.

많진 않지만 그렇다고 적은 양도 아니었다.

아침에 싸고, 방금 또 쌌는데  정도의 양이라니. 새삼 오빠의 성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 이것도 오빠가 가르쳐준거다. 그땐 진짜 나도 바보였어. 왜 이걸  해주겠다고 쭈뼛거리고 그랬지?"

"낯설고 서툴러서 그랬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다 잘 하는 사람이 어딨냐. 지금처럼 발전해나가면 되는거지."

"맞아. 발전해나가면... 그러면 되는건데. 매니저는 그것도 모르고..."

혜지는 손바닥에 웅덩이 진 정액을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오빠의 말에 매정한 매니저의 태도가 떠올라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신경쓰지 마. 어차피 그만 둘건데.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잖아."

"맞아! 하긴... 아, 이번 정액은 어떻게 먹을까?"

작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현우의 지시를 청하는 혜지.

오빠가 싸준 정액을 오빠가 시키는 대로 처리하는 것이 봉사의 마지막이었으니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다.

"흐음... 죄송하다고  때처럼 엎드려서 손만 내밀어봐. 정액 구걸하는 거지처럼."

그녀에게 굴욕적인 포즈를 시킨 현우는 휴대폰을 들었다.

방금까지 찍은 사진의 대미를 장식할 샷을 남기고 싶었다.

찰칵 -

엎드린 채로 공손히 양손을 내민 그녀의 모습을 찍는다.

하얀 살결과 반짝이는 금발을 자랑하며 주인의 정액을 받들어모시는 노예는 커뮤니티를 또 한 번 뜨겁게 달굴 것이 뻔했다.

"됐다. 그 상태로 밥먹는 강아지처럼 엉덩이 씰룩거리면서 싹싹 핥아먹어."

"... 멍멍! 멍!"

시키지도 않았는데 개처럼 짖는 혜지를 바라보며 현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별다른 교육 없이도 알아서 암캐처럼 구는 것을 보면, 서서히 진행된 침식이 단계를 넘어선 것이 분명했다.

"옳지, 내 강아지. 예뻐. 엉덩이에 꼬리만 달려있으면 훨씬  예쁠텐데..."

"오빠가... 나중에 달아줘. 어제 주문한거 배송오면. 내일쯤에 오겠다."

"그렇겠지? 기대되네. 자기도 기대되지? 얼른 꼬리랑 목줄 차보고 싶지?"

"... 응!  재밌을거 같기도 하고... 오빠가 하고 싶은거 다 해보자."

혜지는 잠시 고개를 들어 싱긋 웃어주고는 다시 손바닥을 핥았다.

오빠가 말하는 도그플이라면 그녀도 커뮤니티에서 스치듯 봤었다. 목줄을 차고 있는 여자들의 사진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오빠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또한 여러 사람들이 즐기는 취향일 뿐이고, 자신은 그 취향을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는 여자친구였으니까. 오빠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한 마리의 개가 되어줄  있었다.

"좋아. 그러자. 분명 재밌을거야. 자기는 내가 하자는 대로 하면 어려운건 하나도 없어.  편하게 따라오기만 하면 돼."

"응! 잘 가르쳐줘. 열심히 배워볼게."

혜지는 활기차게 대답하며 후읍하고 정액을 빨아들였다.

그래, 오빠와 함께라면 걱정할 것은 없었다. 그녀의 무의식은 현우의 제안에 굴종하며 무한한 안정감을 느꼈다.

세상에 지쳐버린 그녀의 무의식은 길가에 피어난 들꽃보다 온실 속 화초가 되길 원했으니까.

온실말고는 아무 곳도 오갈  없는, 오직 주인의 기쁨만을 위해 존재하는 화초라 할지라도 언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바깥보다 온실이 더 안락했다.

온실 속에서는, 오빠가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아무 걱정없이 행복할  있었다. 의존성 인격장애를 지닌 그녀에게, 그보다  나은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혜지는 손 안의 정액을 모두 핥아먹으며 몸을 일으켰다.

"다 먹었어요, 주인님! 소중한 정액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환하게 피워내는 미소와 함께 그녀의 인간성이 한층 더 무뎌졌다. 내일 밤, 우리로 기어들어갈 그녀만의 준비가 끝났다.

그녀의 인생을 집어삼킬 침식의 수레바퀴가 천천히, 그러나 착실히 굴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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