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붕괴 1일차 (8)
방금의 첫 촬영도 그렇고, 지금의 촬영도 그렇고. 오늘의 촬영 컨셉은 분명했다.
공개 즉시 '정혜지'라는 인간을 사회에서 매장시켜버릴 수 있는 비디오.
리벤지 포르노의 유포를 조사하는 경찰관마저도 정신 나간 미친 년이라고 비웃을 법한 그런 비디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자발성이었다.
현우는 그녀의 자발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간단한 퀴즈를 던졌다.
"지금 손이 묶여서 대딸을 못 치지? 그럼 촉각적 자극이 하나 사라진거나 마찬가지인데 어떤 자극에 더 신경써야 하겠어?
"음..."
눈이 가려진 채 잠시 생각에 잠기는 혜지.
오빠의 말대로 대딸을 칠 수도, 불알을 주무를 수도 없다. 의존할 수 있는 촉각적 자극이라고는 오로지 목구멍 하나 뿐이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다른 자극들이 있었다. 예컨대, 시각적 자극이라거나 청각적 자극이라거나.
손을 묶어놓으면 더 흥분된다는 오빠의 말은 시각적 자극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일테니 남은 자극이라면 청각적 자극이 유일했다.
"청각적 자극이요!"
"그렇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목구멍 쑤셔주시면 꼴리는 신음소리도 내고... 어... 야한 말도 많이 하고..."
"잘 아네. 존나 맛있다는 듯이 쪽쪽 소리 내면서 빨아 봐. 중간중간 야한 말도 하면서. 내가 뺨때리면 인사 올리고 시작하면 돼."
현우는 휴대폰의 녹화 버튼을 누르고 그녀의 앙증맞은 정수리를 찍었다.
"고개 들고 나 올려다 봐."
짜악 -
그녀가 고개를 들자마자 거세게 후려치는 손길이 마치 슬레이트를 내리치는 소리처럼 촬영의 시작을 알린다.
옆으로 돌아간 고개를 서서히 끌어당긴 혜지는 입술을 더듬으며 귀두를 찾았다.
"쪼옥... 자지님... 목구멍을 사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지님이 기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습니다."
혜지는 입술에 맞닿은 귀두에 키스하며 이젠 익숙해진 인사말을 올렸다. 그녀의 천박한 인사는 모두 현우가 손에 든 카메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아까 이름이랑 나이 말하는 것도 꼴리더라. 창녀 어쩌고 하던 그것도 해주라."
"아... 쪼옥. 주인님 전용 창녀 21살 정혜지입니다. 주인님 자지로 목구멍 쑤셔주세요."
비록 넥타이로 얼굴의 절반 가까이를 가렸지만 그건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물론 그녀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가린 것이 아니기도 했었고.
그녀를 아는 사람이 이 영상을 본다면 처음에는 긴가민가하겠지만 방금의 대사에서 확신을 얻을 것이 분명했다.
"먼저 네가 알아서 해봐. 나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 가득 담아서."
"네, 주인님!"
혜지는 무릎을 꿇어 앉은 채로 천천히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요도구를 핥다가 귀두 아래의 힘줄을 혀끝으로 자극한다.
힘든 내색은 조금도 하지 않고 현우의 쿠퍼액이 솟아날 때까지 한참동안 혀를 놀린다. 턱이 저리고 혀가 아려와도 개의치 않았다.
얼마나 긴 기다림 끝에 입에 물게 된 자지이던가.
자신이 저지른 큰 잘못을 용서해준 것으로도 모자라 따스한 배려까지 해준 오빠였으니 봉사를 하게 된 것이 도리어 감사할 지경이다.
오빠가 보여준 커다란 양보에 비하면 이 정도의 고생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었으니까.
"쭈우웁! 주인님... 개보다, 쭈웁... 못한 년의 입보지는... 어떠세요? 쓸만한가요?"
"그럭저럭 쓸만한데? 씨발년이 혀 존나 낼름거리네. 맛있냐?"
"쪼오옵! 네! 흐응... 주인님 자지... 하읏! 너무너무 맛있어요!"
"그럼 더 맛있게 빨아봐. 더 크게 앙앙거리면서."
"네! 아으으응.. 흐읏... 으응..."
야릇한 콧소리와 함께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혜지. 끈적한 쿠퍼액을 맛봤으니 이젠 기둥을 맛볼 차례였다.
그녀는 현우가 알려준 대로 혀를 놀리며 고개를 비틀었다. 자지에 좀더 다양한 자극을 전해 줄 수 있도록, 얼굴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입천장으로, 또 말랑한 볼살로 문지른다.
현우의 세심한 지도 덕분에 그녀의 펠라 기술은 이미 달인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멍청한 년이 하여간 자지 하나는 존나게 잘 빨아요. 네 대가리엔 자지 빨 생각밖에 없지? 주인님 자지 빠니깐 좋아?"
"흐읏! 네, 주인님! 좋아요!"
"하여간, 씨발. 좆물 받아먹는 것 말고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년이라니까. 맞지?"
"하아앙... 쭈웁! 맞아요! 쓰레기같은 년, 쪼오옵! 사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혜지는 현우의 진심 어린 비난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맞장구쳤다.
이젠 오빠가 하는 말이라면 그것이 어떠한 말이 되었든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오빠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항상 오빠를 기쁘게 해주겠다고 수백 번 되뇌이고 외치지 않았던가.
못난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니, 멍청한 쓰레기년을 사랑해주는 오빠를 위해서라면 어떤 심한 말이라도 들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오빠만 기뻐한다면 기꺼이 오빠의 모든 것을 이해해줄 수 있었다.
"더 욕해주세요! 쓰레기년이, 쭈웁, 자지님한테 봉사하는 동안, 우븝, 주인님이 하고 싶은 말 다 해주세요!"
"미친 년이네, 이거. 자지에 환장한 좆걸레년아!"
짜악 -
현우는 왼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밀어내고는 따귀를 쳐올렸다.
"멍! 멍멍!"
"좋냐, 개씨발년아? 좋으면 더 짖어봐."
"멍멍! 흐으읏... 너무 좋아요!"
"개같은 년이 사람 꼴리게 하네."
짜악 - 짜악 -
꼴린다라는 말로 기쁘다라는 말을 대신하며 그녀의 뺨을 재차 때려대는 현우.
시작 전에 제법 부드럽게 대해주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순식간에 피도 눈물도 없는 주인님으로 돌변했지만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였다.
"으읏... 멍! 헥헥... 멍멍!"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모든 것을 현우의 취향으로만 치부하고 있는 혜지였으니까. 현우가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없게끔 세뇌시켰으니까.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는 소리까지 내는걸 보니 그녀를 틀어싼 세뇌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강력해보였다.
"후... 이제 좀 제대로 된 장난감 같네. 아깐 불량품인줄 알고 빡쳤잖아."
"죄송합니다."
"야. 지금부터 묻는 말에 대답 잘 해."
현우는 그녀의 흡족한 반응에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영상에 담아내야 할 대사들이 많았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외쳐대는, 그녀를 파멸로 몰고갈 대사들 말이다.
"넌 그냥 내가 가지고 놀다가 마음대로 버려도 되는 장난감이지?"
"... 네, 맞아요!"
"그럼 빌어봐. 망가질 때까지 가지고 놀아달라고. 넌 그럴려고 태어난 장난감이라고."
혜지는 현우의 명령에 아주 잠깐 흠칫하다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죽을 짓이 아니면 뭐든 시킬 것 같던 오빠였지만 결국 그것도 시험이지 않았던가.
과연 목숨을 내려놓을 만큼 오빠를 사랑하는지, 말로만 뭐든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 그러할 수 있는지를 떠보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괜한 생각으로 대답을 망설인다면 그보다 미안한 일은 없었다. 그건 오빠의 사랑을 의심하는 꼴이었으니까.
"주인님... 제발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주세요... 보지고 후장이고 주인님 질리실 때까지 쑤시면서... 망가뜨려주세요. 정혜지는... 주인님의 자지를 위해서 태어난 장난감입니다."
"좋아, 대답 잘 하네. 아까 전에는 존나 망설이더니 이젠 나 좀 믿나보다?"
"네! 믿어요. 아까는... 죄송했어요."
혜지는 한 번 더 자신의 못난 행동을 돌이켜보며 고개를 떨궜다.
목숨만큼 사랑한다 믿는 오빠였지만 막상 죽지 않을 일이면 뭐든 하겠다고 맹세하며 무서웠었다. 과연 어떤 가혹한 처벌을 받을지를 생각하며 마음이 흔들렸었다.
돌이켜보면 몹시도 부끄러운 일이다. 오빠를 이해할 수 있다고,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다고 뻔뻔스레 말했으면서 말과 마음이 따로 논 것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그녀는 그런 염치없는 짓을 저지르고도 당당히 고개를 들만큼 낯짝이 두껍지 못 했다.
"죄송한거 알면 됐어. 앞으로 안 그러면 되니까."
현우는 그녀의 가는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그녀가 하는 짓을 보아하니 자신이 베푼 의도된 자비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책에서 말하길, 전쟁 포로의 입을 열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극도의 긴장을 조성하며 압박하다가 작은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지.
사람의 마음이란게 우스워서, 이젠 꼼짝없이 죽겠구나 싶을 때 관심과 배려를 베풀어주면 와르르 무너져내리고 만다고 들었다.
더없이 잔혹한 고문을 상상하며 공포에 잠긴 사람한테 빵 한 조각, 물 한 모금을 내어주고 다독이면 안도감을 넘어 감사함을 느낄 테고, 감사함은 곧 은혜를 갚는다는 합리화 하에 맹목적인 복종심이 되는 법이니까.
망가질 때까지 가지고 놀아달라고 비는 그녀의 모습이 그러한 포로를 닮아있었다. 죽을 짓이 어쩌니 하며 그녀의 명줄을 조이다가 공포심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자비를 베풀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자... 그럼 이제 네 목보지나 씹창내볼까? 똥꼬는 네가 많이 아파할 것 같으니까 오늘은 목보지로 참을게."
"아, 감사합니다, 주인님! 토할 때까지 목보지 쑤셔주세요!"
"그 리액션은 좀 밋밋한데? 그거 말고 다른 말은 없어?"
"어... 쓰레기년 목보지 씹창날 때까지 가지고 놀다가... 몸 속에 정액 버려주세요. 다 받아마실게요."
"풉. 쓰레기년이라서 버려달라고 한거야? 그럼 넌 쓰레기통이네? 정액 처리하는 쓰레기통. 재밌는데? 그걸로도 자기소개 한 번 해봐."
"아... 정혜지는 주인님 정액을 처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걸어다니는 쓰레기통입니다. 주인님 정액 버려주세요."
그녀는 '걸어다니는 구멍'이라는 말을 바꾸어 사용하며 현우를 웃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앞은 보이지 않았지만 귓가에 들려오는 현우의 웃음소리에 그녀도 미소가 나왔다.
특히나 후장을 다시 따일 각오도 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봐준다고 하지 않는가.
현우의 배려에 감격한 그녀는 현우를 웃게 하는 말이라면 가리지 않고 내뱉었다.
말이 지닌 위력을 간과한 그녀의 정신은 가랑비에 옷이 젖어가듯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었지만, 그녀가 그러한 사실을 알 리 없었다.
"자기 바쁘네. 좆물통도 되었다가, 변기통도 되었다가, 이번에는 쓰레기통도 되고. 다음에는 내 강아지도 되어 주기로 했었잖아. 기억하지?"
"아... 네, 주인님."
"흐음... 그럼 내가 자기 우리에 넣어두고 길러주면 되는거야? 목줄 채우고, 똥꼬에 꼬리 쑤셔박고, 말 안 들으면 채찍으로 혼내면서."
"어... 네!"
"어째 대답이 좀 늦다? 그래도 된다는거야, 안 된다는거야? 그게 죽을 만한 짓은 아니잖아. 오히려 강아지로 삼고 예뻐해주겠다는데 고마워할 일이지."
현우는 자기라는 말을 칭찬으로 던져주며 그녀를 향한 악의에 날을 세웠다.
쓰레기통이라는 말도 얻어낸 마당에 더 욕심을 낸다고 해서 안될 것은 없었다. 포로를 사로잡았으니 얻어낼 전리품은 모두 얻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의 혼란을 이용하여 미래에 대한 동의를 얻어놓으면 나중이 편했다.
그때 그러기로 했었지하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목줄을 채우면 그 뒤는 보나마나 일사천리일 테니까.
처음에는 일종의 놀이처럼 '플레이'를 하는 척하다가 서서히 놀이가 아닌 '사육'에 가가까워지겠지.
그렇게 놀이와 사육의 경계를 뒤흔들고 뒤섞으며 점점 더 가축의 영역으로 옮겨나가면 말 잘 듣는 착한 암캐의 탄생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어리숙한 그녀를 농락하며 조종하는 일에는 시간만이 필요할 뿐이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돼요."
"그래도 된다고 대충 얼버무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널 내 좆물 받아먹는 애완동물로 사육해도 된다고. 어차피 너 내 암캐한다고 약속하긴 했었잖아. "
"아... 네! 주인님 좆물 받아먹는 애완동물로 사육해주세요. 주인님 암캐할게요."
"잘했어. 기대되네. 이제 자지 삼켜."
혜지는 현우가 쓰다듬어주는 손길을 느끼며 마음 속 찜찜함을 털어냈다.
그래, 오빠가 말하는 사육이라는게 죽을 만한 일은 분명 아닌 것 같으니까. 커뮤니티에서 보던 '도그플'을 같이 해보는 것일 뿐이겠지.
일단은 오빠의 명령대로 자지를 삼키는 일이 먼저였다.
뿌리 끝까지 입술을 가져다대는 그녀의 움직임에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오. 한 번에 끝까지 쑥 삼키네? 숨 못 참을 때까지 그러고 있다가 알아서 빼. 그리고 계속 반복."
현우의 말에 따라 귀두로 숨구멍을 틀어막고 가만히 눈을 감는 혜지. 지금의 거침없는 봉사에는 좀전에 그녀가 현우에게 느꼈던 미안함도 어느 정도 담겨있었다.
오빠는 자신을 위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단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언제나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어했는데, 자신은 잠깐이라 해도 망설였던 것이 사실.
오빠가 건네는 선물은 다 받아놓고 재고 따지는 모습이 오빠를 얼마나 서운하게 했을지를 떠올려보면 면목이 없었다.
"으으으으읍."
그렇기에 오빠의 물건으로 숨구멍을 틀어막고 뉘우치는 시간을 가진다. 오빠를 믿지 못하고 잠시나마 망설였던 스스로에게 일종의 벌을 가한다.
한계까지 숨을 참았다 빼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가 다시 삼키고.
그녀는 헐떡이는 호흡을 애써 참으며 봉사를 이어나갔다.
그녀의 숨이 부족해질수록 막혀오는 목구멍이 현우의 자지에 달라붙는다. 질식 직전에 이르기까지 조여주는 따뜻한 입 안 점막이 현우에게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현우는 그 느낌을 몇 번 만끽하다가 슬슬 질려갈 때쯤 입을 열었다.
"그만. 이젠 내가 쑤실게. 토할 것 같으면 읍! 하고 비명 질러."
"하아... 하아... 네, 주인님."
오른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왼손은 그녀의 머리채를 손잡이처럼 붙잡는 현우.
허리를 천천히 흔들기 시작하며 쭉 뻗은 오른손으로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그녀의 비명을 담는다.
두 번째 작품의 대미를 장식할 클라이막스의 촬영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