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6화 〉붕괴 1일차 (7) (76/87)



〈 76화 〉붕괴 1일차 (7)

현우는 그녀의 붉어진 살결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약하게 때린다고 때렸는데 그녀의 연약한 피부가 달아오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젠 진짜  외운  같은데?"

"네!  외웠어요."


"그래도 다시 떠올려 봐. 한 번만에 통과할 수 있게. 바로 시험칠거야."

현우는 그녀의 통통해진 젖꼭지를 가지고 놀며 명령했다.

안대를 쓴 채 화장실 벽에 고정된 혜지는 자신의 몸에 적힌 말들을 머릿속에 그려나갔다.

왼쪽 젖가슴부터 시작해 대각선 아래의 허벅지까지.

수십 번이나 큰 소리로 외치며 기억하려 애쓰는 동안, 낯설기만 했던 여섯 문장은 그녀의 머릿속에 확고히 자리잡아버렸다.

이제껏 살면서 무언가를 외우려고 이토록 노력한 적이 있던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천지 속에서 오직 여섯 문장만을 되뇌이길 수십 분.

자신의 몸 위에 적힌 문장들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외우고  외웠다. 어디를 때려도 헷갈리지 않도록, 적어준 그대로 말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최대한 생생하게.


비록 계속 실수를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멍청함을 다시 깨닫기도 했었지만, 마치 오빠와 정답 맞히기 게임을 하는 것 같아 재미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생애 최고의 집중력을 끄집어낸 혜지는 현우가 적어준 여섯 문장을 그녀의 의식 너머 깊숙한 곳에 새겼다.

"시작한다? 준비 됐지?"

"네!"

현우는 그녀가 준비하는 동안 숨겨두었던 휴대폰을 꺼내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손에는 아까 틴트를 들고오며 같이 챙겨온 그녀의 주민등록증을 든 채로.

소리가 나지 않는 카메라 어플을 켜 동영상 녹화 버튼을 누르는 현우.

눈을 가린 그녀는 꿈에도 알지 못할 은밀한 촬영회가 시작되었다.

"아까 인사했던거 기억나지? 그것부터 다시 해봐. 창녀라면서 이름이랑 나이 말하던거."

현우는 그녀의 상반신과 주민등록증이 같이 나오도록 앵글을 잡고는 자기소개부터 시켰다.


그녀의 사진, 이름, 그리고 주소지까지 모두 나오는 영상 위에 천박한 자기소개가 덧대어진다.


"저는 주인님 전용의 창녀고... 아, 21살 정혜지입니다. 개보다 못한 년을 따먹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기억하고 있는데? 말한 김에 그것도 해주라. 아까 반성문 기억나지? 뭐뭐 해줄  있다고 했었어?"


"음... 보지랑 후장으로 주인님 정액  받아주는 좆물통도 해줄 수 있고요! 오줌도 받아주는 변기통도 해줄 수 있어요! 아, 목줄 차고 주인님이 기르는 개도 될게요!"


역시... 공포에 복종하는 애완동물도 나쁘지 않았지만, 최고를 꼽자면 사랑에 눈이 먼 애완동물이 아닐까.

현우는 카메라 앞에서 재롱을 떠는 그녀의 모습을 빠짐없이 영상에 담았다.

천박한 말을 내뱉으면서도 기쁜  생글거리고 있는 그녀의 미소에서는 조금의 어색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긴, 잡아죽일 기세로 으름장을 놓다가 살살 달래며 놀아줬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으랴.


덕분에 그녀의 자연스러운 보조개와 싱그러운 미소를 건져냈으니 나쁘지 만은 않은 거래였다.

현우는 그녀의 주민등록증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기고는 휴대폰을 고쳐쥐었다.


"후... 꼴리네? 그 상태에서 검사 자세. 다리만 옆으로 쩍 벌려."


잔털이 솟아나기 시작하는 그녀의 보지가 카메라 앞에 모습을 비쳤다.

휴대폰의 플래시까지 키고 그녀의 비부를 찍어대는 현우.


일자로 다물린 모습만 찍기는 아쉬워 휴대폰을 들지 않은 왼손을 이용해 소음순을 잡고 벌렸다.


"좆물통 뻐끔뻐끔 해."

그녀의 질구가 플래시 앞에서 수줍게 오무렸다 펴진다.

현우는 그녀의 클리토리스와 요도구, 심지어 안쪽의 질주름까지 꼼꼼히 비쳐가며 촬영했다.

휴대폰 화면을 바닥을 향한 채로 촬영했기에 어떻게 찍히는지는  수 없었지만 잘하면 그녀의 자궁구까지 찍혔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의 보지 촬영은 이쯤이면 되었다 싶어 플래시를 끈채 한 발 물러났다.


지금부턴 세상에서 가장  떨어지는 시험을 영상으로 남길 차례다.

첫 문제는 그녀의 하얀 뺨.

 - 짝 - 짝 -


왼손바닥과 손등을 번갈아가며  대를 연거푸 때렸다. 연습 때에 비해 훨씬 더 힘을 실은 탓에 그녀의 고개가 좌우로 휙휙 꺾였다.

"사, 사랑해, 오빠. 멍! 멍멍!"

"나 많이 사랑해? 나 없으면 못 살 만큼? 진짜 나 없었으면 자살 했을 거야?"


"... 응, 사랑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오빠 없었으면 자살 했을거란거 진심이야. 오빠 밖에 없어."

"그렇게 말해주니까 기분 좋네. 자기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것 같아. 밑에도 바로 갈게."

현우는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그녀의 왼쪽 젖가슴을 세게 갈겼다.


짜악 -

"흐읏... 오빠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여자친구가 되겠습니다!"


"그 말 확실히 새겨. 다음!"

짜악 -


오른쪽 젖가슴도 연습 때와는 비교도  될 세기로 후려쳤다. 그녀의 탐스런 가슴에 새빨간 손자국이 새겨지며 출렁거렸다.

"항상 오빠를 기쁘게 하겠습니다!"


현우는 그녀의 말을 듣는  마는 둥 하며 어떤 방식으로 배를 때릴지를 고민했다.


연습 때는 손바닥으로 찰싹거렸지만, 지금은 영상을 찍는 만큼 조금은 특별한 액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휴대폰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바꿔든 현우는 적당히 힘을 실어 주먹을 내갈겼다.


퍼억 -

"끄읍..."

이른바 배빵이라고 불리는, 주먹으로 자궁을 가격하는 플레이. 특별한 손맛은 없었지만 소중히 보호받아야 할 부위를 함부로 대한다는 정복감은 있었다.

"설마 까먹은거 아니지?"

"아니에요. 멍청한 쓰레기 년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까먹은 줄 알고 놀랐잖아. 다음은 보지야. 다리 더 벌리고 보지 내밀어."

현우는 때리기 좋도록 자세를 잡는 그녀의 보지에 한 번  휴대폰을 가져갔다.


여러 번 찍어서 나쁠 것이 없기도 했고, 이번 장면은 클로즈업 촬영이 필요했으니까.


"연습 때랑 다르게 클리 때릴거야. 아프면 참지 말고 큰소리 내도 돼."

원래라면 배꼽과 클리 사이, 낙서한 부위를 때렸겠지만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으니 좀더 분발하여야 했다.

따악 -

엄지와 중지를 튕기며 그녀의 콩알에 딱밤을 먹이는 현우.


손톱과 부딪힌 여린 살이 섬뜩한 비명을 만들어내자 그녀의 입에서도 비명이 터져나왔다.


"끄으으으윽! 흐으으... 언제든, 어디서든 구멍을 벌리겠습니다!"

일순간 사고가 정지해버릴 만큼의 격통이 찾아 왔지만 혜지는 무사히 정답을 외쳤다.

굳이 문장을 떠올리지 않아도 될 만큼 몸에 적힌 글자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건 네 후장도 포함이다? 어제 내가 아다 떼준 네 중고후장."

"흐윽... 네."

"졸라 봐. 어제 후장 따먹어줄 때 했던 말 생각하면서."


"아...  주인님... 구멍... 씹창내주세요. 앞보지든 뒷보지든 주인님 원하는 대로 좆집으로 써주세요. 최선을 다해 조일게요."

"잘했어."

현우는 갸날픈 목소리로 종알대는 그녀의 입술을 촬영하고는 허벅지로 시선을 옮겼다.


이제 단  개의 문제만이 남아있었다.


"허벅지는 동시에 간다. 허리띠로 때릴 테니까 채찍질 끝나고 말해. 다리는 계속 벌리고 있고."

 발 뒤로 물러나 허리띠를 거머쥐는 현우. 휴대폰은 다시 왼손으로 옮긴 채 오른손에  허리띠를 휘두른다.


휘익 - 짝 - 휘이익 - 짜악-


"한 대 더!"

휘이이이익 - 짜악!


왠지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한 대는 온 힘을 실어 내리쳤다.

듣기에도 살벌한 가죽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입이 열렸다.


"아으으으으윽! 잘못을 하면 어디든, 몇 대든 맞겠습니다! 죽지만 않는다면 어떤 명령이든 따르겠습니다!"

각 허벅지에 적힌 문장들을 연이어 말하는 혜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것이, 방금의 문장들이 얼마나 그녀의 뇌리 깊숙이 새겨져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잘 했어. 통과야. 봐, 하면 잘 하잖아."


"흡... 감사합니다."

현우는 촬영 버튼을 다시 눌러 녹화를 종료하고는 휴대폰을 욕조의 머리맡에 내려두었다.

언제든 그녀의 사회적 인격을 파멸시킬 수 있는 영상을 손에 얻었지만 아직 촬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눈을 가린 안대를 풀어주기 전에 찍어야  동영상이 하나 더 있었다.


새로운 촬영 장소는 욕조 안. 장르는 이라마치오 구토물. 방금의 여배우만 새 무대에 초대한다면 언제든 촬영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방금 외운 여섯 개는 까먹지 마. 어차피 매직으로 적어놔서 잘 지워지지도 않을 테니까 씻을 때마다 보고."


"네, 주인님."


"이 정도면 너도 정신 차렸을  같고... 슬슬 목보지 쑤시면서 한 발 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아... 좋아요!"

혜지는 현우의 말에 반색하며 고통도 잊은 채 미소지었다.

화장실에 들어온 직후 그 어느 구멍도 사용해주지 않던 오빠가 드디어 구멍을 사용해준다니.


오빠의 화가  풀린 것이 틀림 없었다. 그저 감사하고도 다행스런 일이다.

"일단 손 풀어줄게. 안대는 그대로 둬. 오늘은 눈 가리고 목보지 써보고 싶으니까."

"네!"


테이프에 묶인 그녀의 손을 풀어주는 현우. 그러다 등 뒤에서 도로 묶어버린다. 혹시 모를 사고의 가능성을 남겨둘 순 없었다.

"그냥 손도 뒤로 묶고 하자. 그러고 쑤시는 것도 흥분될 것 같아서. 괜찮지?"

"네, 괜찮아요."


좀전까지 죽음 직전의 일도 감수할 용기를 낸 그녀였기에, 어떤 방식으로 목을 쑤신다 한들 무서울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오빠를 위해 용기를 내어 제안했던 구토 플레이였지만,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당연히 해주어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최악을 상상하며 공포에 떨던 사람에게 막상 그보다 덜  일이 닥치면 감사함과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 사람 마음이었으니 말이다.

현우가 어떤 악랄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수 없는 그녀는 목보지로 만족해주는 현우의 자비에 안도하며 욕조로 따라들어왔다.

좀전의 카메라에 다시 불이 들어온다.

세트장에 배우가 입성했으니 이젠 감독과 연출만이 남았다.


그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두 번째 촬영회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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