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1화 〉붕괴 1일차 (2) (71/87)



〈 71화 〉붕괴 1일차 (2)

현우는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흥분을 느끼며 허리띠를 고쳐쥐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광란의 능욕극이 펼쳐질 화장실.

심지어 오늘은 조금의 강요도 없이 오로지 그녀의 자발적인 의사로만 연출된 상황이다.

혜지는 어떤 짓이든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로  눈을 빛내고 있었다.

"후우...  오늘 진짜로 자기 힘들게  생각 없었는데... 자기가  마음에 불을 질러버리니까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아, 전 정말, 진짜 괜찮아요. 주인님이 해보고 싶은거 다 시켜도 돼요."

"봐봐. 지금도 나 미치게 하잖아. 진짜 꼴려서 미쳐버리겠네. 너때문에 내 자지 선거 보이지? "

"네, 주인님!"

"네가 세운거니깐 네가 책임지는거다? 그래줄거지? 믿어도 되지?"

현우는 그녀의 눈앞에 허리띠를 휘휘 흔들어대며 물었다.

이 허리띠를 너에게 휘두르겠다는 암묵적인 의사 표시.

단순히 목구멍을 쑤시거나 오줌을 마시게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서슴 없이 폭력도 가하겠다는 일종의 경고다.

"... 네. 책임질 수 있어요. 허리띠로... 변기년 채찍질 해주세요, 주인님."

그러나 혜지는 며칠 전 배운 멘트를 떠올리며 현우의 경고를 의연하게 받아넘겼다.

살가죽에 얇은 허리띠가 휘감기는 감각은 다시 생각해봐도 소름이 끼칠 만큼 오싹했지만 오빠를 위해서라면 참을 수 있었다.

오빠라면 기꺼이 목숨도 내어줄 수 있었고, 허리띠가 아무리 아프다 한들 죽을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자기 오늘 진짜 마음에 드네. 먼저 화장실 가자고 제안하는 것도 그렇고, 채찍질 해달라고 알아서 조르는 것도 그렇고."

"감사... 합니다.  노력할게요. 주인님 마음에 들 수 있게 제가 더 많이 노력할게요."

"나도 그럼 걱정말고 마음껏 흥분할게. 자기가 이렇게까지 노력한다는데 그걸 무시하면 도리가 아니지."

현우는 천장을 향해 우뚝 선 자지를 왼손으로 가볍게 흔들며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섰다.

이 정도면 무자비한 쾌락을 위한 퍼즐이 모두 맞추어진 셈.

광기 어린 가학심은 취향이 되었고 이를 이해하는 것은 숭고한 사랑이 되었다.

인간으로서의 모든 존엄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가 되었으며, 또한 반드시 완수해야할 사명이 되었다.

특히나  이상 촘촘해질 수 없을 만큼 촘촘해진 합리화와 정당화가 그녀의 영혼을 이중, 삼중으로 싸매고 있으니 그녀가 지금의 상황에 의문을 품을 일도 없을 터.

지금부턴 오빠를 기쁘게 하는 것이 곧 사랑이라 믿는 그녀를 추켜세우며 욕구를 충족하는 일만 남았다.

혜지는 자신이 비참한 성노예로 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결연히 의지를 다지며 제법 경건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후... 넌 뭐라고? 일단 자기소개부터 해봐."

"정혜지는 어, 주인님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걸어다니는 구멍이고, 좆물통이고..."

"야. 저번에 허리띠로 쳐맞으면서 했던 말도 있잖아. 뭐가 되겠다고 했어? 기억해?"

현우는 그녀의 중얼거림을 잘라내며 질문을 던졌다. 허리띠를 쥐고 있으니 지난 밤의 기억이 떠오른 탓이다.

"아! 주인님의 기쁨만을 생각하는 도구요! 그런 도구가 되겠다고 했어요!"

혜지는 당연히 기억하고 있다는 듯 생글거리며 아무렇지 않게 끔찍한 정답을 외쳤다.

"좋아. 기억하고 있네.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음, 주인님의 명령에 절대복종하고, 주인님의 취향에 맞는 여자가  수 있도록..."

 -

주섬주섬 말을 이어가는 혜지의 뺨을 강하게 후려치는 현우.

조금의 낌새도 주지 않고 갑자기 올려붙인 따귀에 그녀의 고개가 반대편으로 홱하고 돌아갔다.

"도구 주제에 여자는 무슨. 건방지게 여자라는 말을 왜 붙여. 정신 못 차리고 네가 아직 사람인줄 알지?"

"흐으응... 죄송합니다."

혜지는 욱신거려오는 뺨을 애써 참고 미소와 함께 신음을 토해냈다.

하지만 그 모습이 미묘하게 현우의 신경에 거슬렸다.

"야."

"... 네?"

"때려준다고 시도때도 없이 신음소리 내는 것도  그렇지 않냐?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방금은 혼내는 거였잖아. "

"아... 그럼 어떻게 할까요?"

"네 눈치껏 판단 해. 지금 신음소리를 내면 주인님의 흥분을 돋울 수 있겠구나 싶으면 내고, 아니면 말고. 그 정도 판단할 머리는 되지?"

"아... 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다시. 방금은 왜 혼난 것 같아?"

현우는 칭찬의 의미로 가볍게 웃어주고는 그녀를 향한 악의에 점차 날을 세웠다.

화장실에 들어오기 전 그녀에게 쏘아대던 매도가 꽤나 재밌었기도 했고, 아직 못 다한 말들도 많았기에 일단은 그것들부터 쏟아내볼 생각이었다.

"도구 주제에... 감히 여자라는 말을 써서요."

"그렇지. 사람도 아닌 년이 왜 자꾸 사람 행세를 하려고 그래. 넌 그냥  자지보다 못한 년이야. 뭐라고?"

"자지보다..."

짜악 -

방금과는 다른  뺨을 후려갈긴 현우는 무심히  마디를 덧붙였다.

"너한테는 자지가 아니라 자지님이지, 씨발년아. 선 넘는다, 자꾸?"

언어적 폭력과 연계하여 물리적으로도 폭력을 행사한다.

현우가 지금처럼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혜지를 몰아세우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녀의 충성심이,  그녀의 복종심이 최고 수준을 찍지 않았던가.

그러니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의 영혼을 한껏 다져놓아야 했다.

아무리 사랑이라 되뇌어도 그녀의 영혼은 폭력 앞에서 착실히 무너져 내릴 테고, 너덜너덜해진 영혼은 결국 앞으로 있을 어떤 부당한 대우에도 무감각해지고 말 테니까.

"죄송합니다. 정신 차릴게요."

그녀는 아직도 사랑과 학대를 분간하지 못 하는 모양인지 어떻게든 미소를 유지해보려 애를 쓰고 있었다.

저항 의지를 모조리 상실하고 고양이 앞의 쥐처럼 바들대기 시작하는 것은 덤이다.

"후우..."

그녀의 사과에 깊은 한숨만 내쉬는 현우.

혜지는 현우가 한동안 말이 없자 바닥에 이마를 가져다대며 용서를 빌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다.

"주인님... 멍청한 좆물통년이 잘못 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본인의 잘못이 명백한 듯 보였으니 방금의 체벌은 당연하다.

얻어맞은 뺨이 쓰라리긴 했지만 조금도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

단지, 오빠의 심기가 상한 것은 아닌지, 오직 그것 하나만이 걱정될 뿐이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자리에서 칠칠치  하게 굴어 오빠의 기분이 상한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미안한 일이었으니까.

현우의 눈치를 살피다 고개를 쳐박는 그녀의 마음이 급속도로 움츠러들었다.

"너도 좀 미안하긴 하지? 나 기쁘게 해준다고 하면서 계속 실수만 해대서."

"네..."

"어쩔 수 없지. 네가 배우는게 남들보다 느린 편이니까.  덤벙거리고 맹한 구석이 있잖아. 그럴수록 더 열심히 배우면 돼."

현우는 그녀의 능력을 한껏 폄하하며 허리띠로 화장실 바닥을 내리쳤다.

"말로 해서 안 되면 몸으로 배워야지.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잖아. 욕조 짚고 엉덩이 내밀어. 뭘 잘못 했는지도 말하고."

현우는 그녀의 뺨을 연거푸 때린 것으로도 모자라 곧바로 채찍질을 욕심냈다.

두 번째의 조교에서 그녀의 엉덩이와 등을 후려친 뒤 얼마나  손맛을 아쉬워했던가.

조만간 기필코 다시 기회를 만드리라 결심했었는데 마침 그녀가 용서를 구해오는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지금의 체벌은 너의 잘못 때문이며 정당한 이유가 있노라 주장하면 그녀의 병든 정신이 알아서 납득할테니, 거리낄 것은 없었다.

"주인님, 허리띠로 맞을 준비... 다 됐어요. 도구 주제에 건방지게 인간인  해서..."

휘이익 - 짝 -

현우는 자세를 잡은 그녀가 입을 여는 도중에 허리띠를 살짝 휘둘러 엉덩이를 때렸다.

"인간이 아니라 인간님. 자지가 자지님이면 당연히 인간도 인간님이지, 병신아."

그녀의 무례한 말실수를   번 지적한다. 노예의 언어 하나하나를 검열하는 일에는 작은 융통성도 발휘하지 않는다.

"인간님인 척 해서... 건방지게 굴어서 죄송합니다."

"후...  잘못 했는지는 잘 아네.  아무래도 맞아야 정신이 드는 타입인 것 같은데... 몇 대 맞을래? 저번에는 세 대 맞고 엉엉 울었던가? 세 대 어때?"

"아... 좋아요.  대 때려주세요. 숫자도 세고... 다짐도 생각해서 외칠게요."

"좋아. 이젠 말 안해도 척하면 척이네. 또 애새끼처럼 울고 그러진 말고."

현우는 허리띠의 길이를 적당히 가늠해 오른손에 쥐더니 뜸을 들이지 않고 바로 휘둘렀다.

포물선을 그리며 공기를 가르던 얇은 가죽은 그녀의 엉덩이를 만나 경쾌한 타격음을 만들어냈다.

휘이익 - 짜악 -

"하, 한 대! 아... 좆물통 주제에 인간님인  해서 죄송합니다."

"다짐이 고작 그게 끝이야? 생각할 시간이 모자랐나?"

휘이이익 - 짜악 -

현우는 말과는 달리 그녀가 답변을  시간조차 주지 않고 재차 허리띠를 놀렸다.

그녀가 단시간에 생각해내는 멘트에는 애초에  기대가 없었다.

싱싱하고 탄력 넘치는 여체가 전해주는 짜릿한 손맛. 현우가 기대하는 것은 오직 그것 하나 뿐이었다.

"두 대! 흡!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쓰레기 주제에 인간님에게 건방지게 굴어서 죄송합니다."

"방금 화장실 들어오기 전에 했던 말이네. 그  좀 마음에 들긴 했었어."

현우는 그녀의 노력을 건성으로 칭찬하며 자신이 새겨넣은 시뻘건 자국들을 감상했다.

오른쪽 엉덩이에 한 줄,  아래 허벅지에 또  줄.

어제 적어넣은 엉덩이의 낙서가 아직 선명히 남아있었던 탓에 붉은 자국이 묻히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게다가 이젠 신품도 아니었으니 변기년의 신품 후장을 좆물통으로 사용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낙서는 더 이상 어울리지도 않아보였다.

가벼운 감상을 마친 현우는 뒷꿈치를 달싹거리는 혜지를 가볍게 질책했다.

"자세 흐트러지지 마. 똑바로 자세 잡아."

그리고는 마지막 한 대를 비어있는 반대쪽 허벅지에 갈겼다.

엉덩이를 때려봤자 큼직한 낙서에 묻힐 테니 그 아래에 자국을 새겨넣는게 보는 맛이 있어 보였다.

휘이이이익 - 짜악 -

"세, 세 대!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도구가 되겠습니다!"

벌써 멘트가 고갈된 모양인지 이전보다 밋밋해져버린 다짐의 말.

현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푸우 내쉬고는 그녀를 불렀다.

"나 봐봐."

등을 돌리고 눈을 마주쳐오는 혜지의 눈동자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눈물은 고여있지 않았다.

당연히 방금의 체벌에 대한 억울함도 서려있지 않았다.

"안 울고  참았네. 많이 나아졌는데? 쓸데없이 징징거리지말고 이대로만 하자."

"... 네, 주인님. 그럴게요."

눈물을 금지당한 혜지는 비장한 각오로 마음을 다잡으며 울음을 눌러참았다.

자신을 벌한 오빠의 얼굴이 싸늘하진 않다. 크게 화가 난 것은 아닌 모양인지 오히려 대견함을 칭찬하는 듯한 말을 건네며 미소 짓고 있었다.

그렇기에 괜한 눈물로 지금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허벅지를 찌르르 울리는 알싸한 고통을 애써 관심 밖으로 밀어내며 입꼬리를 올렸다.

"다시 이리로 기어와서 귀두좀 빨아봐. 쿠퍼액 너무 나왔다."

다음의 명령만을 기다리던 혜지는 현우의 부름에 후다닥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청소를 하기 전 방금의 가르침도 빼먹지 않고 훌륭히 실천에 옮긴다.

"자지님을 입보지로 청소하겠습니다."

현우가 그러라는 듯 턱짓하자 공손히 귀두 끝에 키스부터 올리고는 혀를 굴리는 혜지.

자지님이라 부르며 그 앞에 무릎 꿇고 있다보니 자지에 키스로 인사를 올리던 어젯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쪽쪽  빨아먹어. 좆물이 네 년이 평생 받아먹을 주식이라면 이건 간식이니까. 어때? 맛있지?"

"흐읏, 네, 쭈우웁, 마이써요. 흐응..."

혜지는 볼을 홀쭉하게 좁혀  힘을 다해 빨아대면서 신음소리를 더했다.

입에 자지가 들어오면 터져나오는 신음성은 이젠 거의 본능에 가까웠다.

"그만. 감사 인사."

"쭈웁... 하... 간식을 먹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맛있어요."

"그러고보니 네 간식 하나  있네."

현우는 감사 인사를 올리는 혜지를 내려다보며 섬뜩한 웃음을 지었다.

"좆물 받아먹기 전에 간식부터  먹고 시작할까?"

"아... 뭔...데요?"

"자지에서 나오는게 좆물이랑 쿠퍼액 말고 또 뭐가 있는데?"

"아! 오줌...이요."

"어쩔래? 네가 달라는 만큼 줄게. 얼만큼 먹고 싶어?"

현우는 그녀에게 선택권을 제시하는 척하며 딱딱해진 자지를 쥐고 그녀의 입술을 툭툭 두드렸다.

그녀에게 바라는 대답은 어차피 정해져 있었다.

그건 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마셔주는 것.

주유기를 꽂아넣은 자동차처럼 자지를 입에 물고 콸콸 흘러들어오는 액체를 모두 목구멍 너머로 삼키는 것.

그녀가 선뜻 그렇게 해주겠다고 하면 놀란 척 감탄해주면서 칭찬해줄 생각이었고, 조금이라도 주저하면 실망한 티를 내며 비난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던 혜지는 놀랍게도 전자의 길을 택했다.

"다... 다 주세요. 다 먹을 수 있어요."

몸에 오줌을 끼얹는 플레이라면 그녀도 벌써 겪어봤고, 커뮤니티에서도 흔하게 보지 않았던가.

심지어 입과 보지로 오줌을 받아먹는 음뇨 플레이도 커뮤니티에서 보았다.

그래도 조금도 아니고 전부를 마셔준다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만큼 사랑을 증명해보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보였다.

마시는 시늉만 한다거나 조금만 받아마시는 일은 오빠가 보여준 사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니까.

오빠를 향한 자신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증명하고 싶다면 조금 고되더라도 노력이 필요했다.

마셔줄 수 있는 양이 곧 사랑의 크기라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혜지는 남김 없이 받아마시는 일을 완전한 사랑과 동치시켰다.

"자기라면 그럴 줄 알았어. 양좀 많을 수도 있는데  흘리게 중간중간 끊으면서 싸줄게. 오줌  새게 자지 깊숙이 물어."

현우는 이미 마음을 굳힌 모양인지 망설임 없이 입을 가져다대는 혜지를 말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전에 인사부터 해야지? 왜 받아마시고 싶은지, 얼마나 받아마시고 싶은지 나한테 어필해봐. 싸주는 보람이 있게."

"아... 정혜지는 주인님의 정액 받아먹는 것 말고는 아무 짝에도  쓰는 쓰레기라서... 그래서 주인님 정액 먹기 전에 간식부터 다 먹어야 해요. 주인님 사랑하니까, 그러니까 주인님 오줌도  마셔줄 수 있어요. 제발 마시게 해주세요."

두서 없이 늘어놓는 정돈되지 않은 말들.

그녀의 무의식이 느끼고 있을 혼란이 투영된 것인지 말의 경황이 없었다.

요지는 결국 오줌을 다 마셔주겠다는 말이었지만 사랑이니 뭐니 하며 사족이 잔뜩 붙어 있었다.

뭐, 대충 그 의미는 알아들었다니 상관없긴 했지만.

"나도 자기가 나 사랑하는거 알고 부탁한거야. 자기라면 분명 이해 해줄거라 믿었거든. 근데 아직 늦지 않았어. 마지막으로  바꿀 기회를 줄게. 도중에 고개 뒤로 빼거나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세 대로는 안 끝낼거야."

현우는 그녀의 정수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허울 뿐인 자비를 베풀었다.

잔뜩 인정하고 기대한다는 말을 건넨 마당에 그녀가 이제 와 생각을 고치지 않을 것이란걸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그러한 행위를 배신이라 인식하도록 끊임없이 세뇌를 되풀이 해놓았으니 그녀는 죽어도 저지를 수 없는 금기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변기년에게... 제발 주인님 오줌을 받아마실 수 있도록 해주세요. 절대로, 한 방울도 안 흘릴게요."

혜지는 자신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내비치며 커뮤니티에서 보았던 수많은 여자들을 떠올렸다.

자신이 커뮤니티에서 보았다면, 오빠도 모두 보았을 터.

오줌을 물처럼 마셔주는 여자들을 뻔히 보았는데 뭐든 해줄 수 있다는 자신이 발을 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노릇이다.

자신이 그 여자들보다 못 할게 뭔가. 그리고 오빠가 그 남자들보다  할게 뭔가.

커뮤니티를 보며 남들을 부러워하던 오빠다. 오빠도 그걸 보면서 얼마나 해보고 싶었을까.

혜지는 모종의 책임감을 느끼며 자지를 덥썩 입에 물었다.

자신이 오빠의 상상을 현실로 이뤄주어야 했다.

오빠의 하나 뿐인 여자친구가 되어서 남들도 다 해주는 일을 거절한다는건 그녀의 사랑이 용납치 않았다

"씨발년, 그래, 이래야 내 도구답지. 주인님이 시원하게 싸줄게."

현우는 큰소리로 웃으며 그녀의 정수리에 손을 올렸다.

어떻게든 처음만 뚫어놓으면 큰 어려움 없이 두 번째, 세 번째도 가능한 법.

그는 오늘 걸어다니는 소변기를 하나 얻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소변기 말이다.

현우는 나중에 밖에서도 그녀를 사용해볼 생각을 하며 방광에 힘을 풀었다.

쪼르륵 -

꿀꺽 - 꿀꺽 -

"눈 감지 마. 눈 뜨고 웃어. 존나 행복하다는  예쁘게 웃어보라고."

현우는 그녀가 두세 모금을 받아먹다 눈을 감자 잠깐 오줌줄기를 멈추고는 명령했다.

거기에 더해 그녀의 풍성한 금발을 손잡이처럼 틀어쥐고 뒤로 휙 당겼다.

현우의 손을 따라 위로 꺾여 올라가는 혜지의 고개.

현우를 올려다보게 된 그녀의 눈가에는 특유의 싱그러운 눈웃음이 가득했다.

쪼르륵 -

꿀꺽 - 꿀꺽 - 꿀꺽 -

화장실에는 오줌줄기가 만들어내는 물소리와 목울대가 꿀렁이는 소리만이 울려퍼진다.

현우는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게 느껴지는 꿀꺽이는 소리와 함께 배뇨의 쾌감에 몸을 떨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날.

약자는 강자의 먹이가 되는 것이 약육강식의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했던가.

현우는 먹이가 되다 못해 변기로 전락해버린 혜지를 내려다보며 강자로서의 권리를 만끽했다.

그녀에게는 불행하게도 자신의 정당한 권리 행사는 이제  시작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내어주는 것은 식전 간식에 불과했으니, 혜지는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받아먹기 위해 더 성실히 일해야  터.

현우는 위대한 사랑의 힘에 경탄하며 활짝 웃었다.

광기가 지배하는 밤이 서서히 막을 올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