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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화 〉붕괴 1일차 (1) (70/87)



〈 70화 〉붕괴 1일차 (1)

현우는 머릿속의 끔찍한 상상과는 달리 훌쩍이는 그녀를 성의를 다해 위로했다.

의존성 인격장애에 걸린 사람들은 의존 경험을 떠올리며 부당한 대우를 한없이 감내한다던가.


목걸이를 사주고, 비싼 밥을 먹이고, 그것도 모자라서 피같은 보증금까지 되찾아 주었으니 그녀가 곱씹을 의존 경험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렇기에 지금의 순간을 만끽할  있도록, 뇌리에 깊이 담아 힘들 때마다 꺼내볼  있도록 최선을 다해 그녀를 다독였다.

지금의 위로는 그녀를 창녀로,  애완동물로 변태시켜주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테니까.

그녀가 앓고 있는 인격장애가 알아서 그녀의 의존 성향을 극대화 시켜줄 것이니 그저 위로만 해주면 될 뿐이었다.


"나는 자기 편이라는거 이젠 자기도 확실히 알지?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못살게 굴어도 난 자기 편이야."

"흐읍... 고마워. 흑, 진짜 고마워, 오빠. 나 요즘 직장에서도 힘들고... 흐윽... 아무도 나한테 말도 안 걸어주고... 인사도 안 받아주고... 끄흡..."


혜지는 횡설수설하며 억눌러 왔던 서러움을 쏟아냈다.

아무리 혼자가 편한 척, 그들의 외면이 아무렇지 않은 척 굴었어도 동료들의 싸늘한 태도는 여린 그녀가 삭여내기에는 버거웠다.

원래도 말주변이 없는 그녀였기에  단추부터 꼬여버린 관계를 풀어낼 능력은 없었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태우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기댈 유일한 안식처는 일이 끝나면 사랑하는 오빠를 만난다는 생각 하나뿐.

 생각 하나만으로 하루씩을 버텨오던 혜지는 어제 오늘 계속 되는 현우의 농락에 무력히 마음을 내어줄 수 밖에 없었다.


껍데기 뿐인 사랑과 호의라 할지라도 그것이 전부라 믿는 그녀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귀중한 선물이었으니까.

"집 주인도... 흑... 보증금도 안 돌려준다 그러고... 다들 진짜 너무해. 다 못 됐어. 흐어엉... 난 오늘 오빠 없었으면... 흑, 진짜 자살 했을지도 몰라. 오빠 없었으면  살고 죽어버렸을거야."


그리고 그녀가 내어주는건 마음 뿐만이 아니었다.

머리를 새하얗게 만드는 커다란 스트레스에 숨이 턱하고 막혀오던게 방금 전이다.

몸이 굳어지다 못해 덜덜 떨려오는 막막함 속에서 그녀를 구원해준 이가 현우였으니 목숨을 준다 해도 아깝지가 않았다.

이제껏 살면서 자신의 어려움에 귀 기울여주고, 같이 분노해주며,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는 사람이  누가 있었던가.


한 사람도 없었다. 오직 오빠 뿐이다. 자신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겠노라 말해주는 사람은 오빠가 유일하다.

그러니 자신도 그리해야 했다. 받은 만큼 베풀줄 아는 여자친구가 되어야 했다.


"내가 흑... 더 많이 노력할게. 오빠가 하고 싶다는거  해줄 수 있도록 흑...  많이 노력할게. 평생 오빠꺼 할게."


그러나 가진 것 없는 그녀가 내어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금 당장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다. 바로 그녀의 목숨 혹은 그녀의 인생 전부.

혜지는 쉴 새 없이 예속의 맹세를 늘어놓으며 현우가 보여준 사랑에 보답하겠노라 다짐했다.


"그래, 자긴 평생 내꺼 하자. 자기 아니면  또 누가 이만큼 이해해주겠어."

현우는 감정을 이기지 못 하고 엉엉거리며 소리치는 혜지를 끌어안았다.

홧김에 컨셉을 잡고 즉흥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관객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의 영혼을 굴종시키는 쾌감과 그녀의 인생을 쥐고 흔드는 정복감에 그의 물건이 끝을 모르고 솟구쳤다.


어미개의 품을 파고드는 강아지마냥 몸을 바짝 붙이고 있던 혜지도 배를 찌르는 딱딱함을 바로 눈치 챘다.

"흑... 오빠꺼 커졌다."


"그러게. 자기 말 들으면서 흥분했나봐."

"어떤 말?"

"방금 했던 말도 그렇고, 아까 했던 말도 그렇고. 날 위해서 아무리 힘들고 아픈 일도  해주겠다고,  노력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사랑스러운 말을 듣고 내가 어떻게 참아."

"흐읍... 참지 마, 오빠. 내가... 내가 빼줄게. 입으로 빨아줄까?"

손등으로 눈물을 슥슥 닦더니 희미하게 웃어보이는 혜지.

고개만 끄덕이면 당장에라도 자지를 목구멍에 삼켜줄 기세다.

"흐으음... 자기 어제 고생 많이 해서 오늘은 그냥 쉬게 해주고 싶었단 말야. 미안하잖아."


"아냐,  지금 하나도 안 피곤해. 말만 하면 뭐든  해줄  있어. 아무 것도  해주면 오히려 내가 더 슬플  같으니까, 응?"

"그렇게까지 말하면 그냥 넘어가기도 미안하네. 그럼 나 씻고 나올게. 기다리고 있어 봐."


현우는 싱긋 웃어주고는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켰다.

몸도 마음도 상쾌했다.


정액을 받아먹겠다고 안절부절 못하는 여자라니.

그녀가 점점 좆물통이라는 스스로의 본분을 깨우쳐 가는  같아 흡족했다.


"아냐. 씻으러 같이 들어가자, 오빠."


"너  씻었지 않아? 또 씻게?"

"아니, 그건 아니구... 화장실에서 하면 바닥 안 치워도 되니까..."


혜지는 그저께를 떠올리며 현우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목에도, 아니, 그... 목보지에도... 토할 때까지 박아도 되고... 오줌도 싸도 되고... 오빠가 그런거 좋아하잖아."

화장실에서 수차례 토를 하고 오줌을 받아마시던 지난 밤의 기억들.


몹시 힘들긴 했었지만 오빠가 기뻐하고 고마워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은혜를 갚는 데에 혈안이 된 그녀는 화장실에서 자신을 사용해달라 간청하며 현우를 끌어당겼다.


"아... 나야 좋긴 한데... 그래도 괜찮겠어? 난 그냥 침대에서 편하게 빨아줘도 되는데."

"그러면  마음이 더 불편할 것 같아서 그래. 오늘 오빠 한 번도 못 쌌으니까, 오빠도  쌓였을거 아니야. 오빠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한 발 빼자. 그렇게 하도록 해주고 싶어."


"와... 자기 진짜 진심이구나. 맨날 내가 자기한테 시키기만 했었는데 자기가 먼저 이런 제안하는건 처음 아니야?"


"아... 그런가? 오늘부터는 진짜 달라질  있도록 노력할게. 더 많이 찾아보고... 더 공부하고... 음... 여튼  잘할게."

"찾아보고, 공부하고, 그래서  내 취향의 여자친구가 되어준다는 말이지? 날 기쁘게 해주는, 날 이해해주는 내 전용 좆물통."


현우는 여자친구란 말이 들어갈 자리에 은근슬쩍 좆물통이라는 말을 끼워놓고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의 충성심에 게이지가 있다면 오늘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맥스 수치를 찍어버린 듯 했다.


"아, 응! 맞아. 좆물통.  오빠가 시키면 뭐든 해줄 수 있어. 진짜야. 오빠 취향인 더 심한 말 맘껏 더 해도 돼."


"그래? 그럼 내가 어제 씹창낸 네 똥꼬 오늘 또 쑤시고 싶다 그러면? 그래도 좆물 싸주세요 하면서 후장 벌릴  있어?"


현우는 씨익 웃으며 그녀를 떠보았다. 어제 비명을 질러대며 울부짖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그녀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올지가 기대 됐다.


현우의 갑작스런 말에 아 - 하는 소리를 내며 잠시 동요하던 혜지는 현우의 앞으로 걸어가 재빨리 몸을 엎드렸다.

팬티를 걷어내리는 손길과 엉덩이를 좌우로 잡고 벌리는 손길에는 조금의 머뭇거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좆물통년 후장에 좆물 싸주세요, 주인님."


거기에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어대며 주인님이라는 발칙한 말까지 알아서 덧붙인다.


현우는 몸을 바쳐오는 노예의 바람직한 됨됨이에 방금까지의 연기를 그만 두기로 했다.


순식간에 그녀의 주인이라는 본모습으로 돌아가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는다.


짜악 - 짜악 -


"씨발년이 바로 뒷보지 까고 벌름거리는거 봐라.  똥꼬 씹창내준다니까 좋아죽겠지?"


현우가 온 힘을 다해 내려친 엉덩이였기에 그녀는 흐읍하고 숨 들이키는 소리를 내며 간신히 비명을 참았다.

다짜고짜 휘두른 폭력은 한순간 대답을 잊게 할 만큼 통증이 지독했다.


"왜 반응이 없어. 어제 가르친건 어디다 팔아먹고?"


어제? 어제 뭘 배웠었지?

간신히 생각을 이어가던 혜지의 머릿속에 현우가 들려준 말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자신은 때리면서 발기하는 남자이니, 너는 맞으면서 보지를 적시는 여자가 되면 좋겠다는. 그럼 우리 둘은 찰떡궁합이고 천생연분이 아니냐는.


오빠의 그 말에 조금씩 변해가겠다고, 맞을 때마다 신음소리를 내며 흥분할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약속했었다.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일이었기에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하으으읏... 오빠 더... 더 때려줘. 기분 개좋아."

"이번엔 왜 또 오빠야. 주인님인지 오빠인지 똑바로 정해."


"아... 주인님... 주인님이요. 죄송합니다. 멍청한... 멍청한 좆물통 년이 실수했어요."


"후... 이번엔 후장 벌려댄게 기특해서 그냥 넘어가줄거야. 좆물 받아먹고 싶으면 정신 똑바로 차려."

짜악 -


현우는 그녀의 엉덩이를 한  더 내려치며 그녀의 주제를 분명히 인식시켰다.

"하아앙! 감사합니다. 정신 차릴게요, 주인님!"


"그래, 그래야 나도 싸줄 맛이 나지. 너도 내가 기뻐하면서 싸주길 바라지, 미적지근하게 찍하고 싸는건 싫을거 아니야. 맞지?"


"네... 맞아요. 저는 주인님의 기쁨만을 생각하는 도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


"주인님이 기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후장에... 후장에 박아주시면 최선을 다해서 조일게요."

현우는 그녀의 가히 경악스러울 만큼의 복종심에 혀를 내둘렀다.

그녀에게 피학 성욕이 없다는 사실은 그녀를  달 넘게 관찰한 자신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무릅쓴 채 먼저 능욕해주길 청해온다라...

그녀의 호불호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 너무도 뚜렷해보였다.

오빠가 좋아하는 것과 아닌 것.


현우가 좋아하는 일이 곧 그녀가 좋아하는 일이고 하고 싶어하는 일이지 않을까.


의존성 인격장애에 걸린 사람들은 의존하는 대상의 눈치를 살피며  대상이 기뻐할  안도와 기쁨을 느끼는 존재라고 들었으니, 추측이 틀리지 않아보였다.


애초에 어린 시절부터 자유의지를 거세당하며 길러진 존재라면 의존하는 대상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고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게 당연해보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도구로 사용해주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내가 네 후장에 박아주면 당연히 그래야지. 넌 내 좆물 받아먹으면서 살아가는 정액변기년이니까. 맞지?"

"네, 맞아요. 정혜지는 주인님 정액 다 받아마시는 정액변기년이에요."

현우의 말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순순히 긍정을 표하는 혜지.

이 정도면 그녀를 향한 매도의 수위를 높여나가도 상관없어 보였다.

그것이 비록 그녀의 존재 가치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좋네. 너한테 딱 맞다. 넌 정액 받아먹는거 말고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년이잖아.  말 맞으면 후장 계속 벌렁거리면서 대답해봐."


"아... 맞아요. 저는 정액 받아먹는거 말고는... 아무 것도 못하는 멍청한 년이라서..."

"야. 아무리 심한 말도 다 해도 된다며. 말 돌리지말고 똑바로 대답해. 정액변기 말고는 아무 짝에도 못 쓰는 쓰레기 같은 년이라고. 그런 쓰레기 년을 좆물통으로 사용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현우는 그녀의 심장을 쿵하고 쳐댈 '야'라는 말 뒤에 끔찍한 매도의 말을 덧붙였다.


어제부터 낮은 목소리로 '야'라고 부르면 잔뜩 겁을 먹는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몰아붙일 수단으로 유용하게 써먹는 중이었다.


"주인님 말이... 맞아요. 정혜지는... 정액 받아먹는거 말고는, 아무 짝에도 못 쓰는 쓰레기 같은 년이에요. 그런 쓰레기년을... 좆물통으로 사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혜지는 낮게 가라앉은 현우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긴장감을 느끼며 황급히 지시를 따랐다.

어떤 심한 말을 해도 모두 받아줄 수 있다던 다짐.


그녀의 굳건한 다짐은 방금의 말로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단단히 마음속에 자리잡아 버렸다.


"하... 진짜 존나 꼴린다. 고마워. 잘 따라줘서... 진짜 고마워. 역시 자기라니까. 분명 잘 따라해줄거라고 기대하고 있었거든. 이런 여자를 어떻게 안 사랑 할 수 있겠어."

현우는 무참히 그녀의 인격을 짓뭉갠 것이 농담으로 느껴질 만큼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를 칭찬했다.


한 번 크게 짓밟았으니 다시 숨통을 조금 열어준다. 이또한 사랑의 한 부분이라, 조금도 이상할 것 없는 연애의 일환이라 믿도록.


"아... 감사합니다. 더 잘할게요! 더... 더 많이 욕해주세요."

그리고 현우의 끔찍한 속내를 꿈에도 알지 못하는 혜지는 귓가를 울리는 따스한 말에 미소지었다.


오빠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뿌듯함. 오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안도감.

몸을 엎드린 나머지 현우의 뒤틀린 미소를  수 없는 그녀는 후장을 훨씬  넓게 벌린 채로 뻐끔거렸다.

"역시 자기는 참 착해. 나 완전 흥분했어. 이제 슬슬 화장실로 들어가자. 기어서 따라와."


"네, 주인님!"


당연하다는  그녀의 긴 머리를 틀어쥐고 거칠게 끄는 현우와 네 발로 기며 뒤따라가는 혜지.


현우가 장난 삼아 손을 휙휙 꺾을 때마다 그녀의 가녀린 고개가 따라 돌아가며 비틀거리지만 용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침을 뱉어도, 뺨을 맞아도 미소지으라던 지난 날의 가르침들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 있어. 나도 옷 벗고 따라 들어갈 테니까."


현우는 움켜쥔 그녀의 머리채를 쥐고 화장실로 던져넣으며 윗옷부터 벗기 시작했다.


바지와 팬티마저 벗어버리고 화장실의 문을 당기는 그의 한쪽 손에는 검은색 가죽 허리띠가 들려있었다.

먼저 목구멍을 쑤셔달라, 오줌을 싸달라 보채는 노예라면, 여흥을 더할 채찍질을 빼놓을  없는 노릇이다.

끼이익 -


 색 페인트가 칠해진 화장실 문이 그의 등 뒤에서 닫혔다.


그의 앞에는 한껏 비명을 질러댈 가엾은 성노예가 손길을 기다리며 무릎 꿇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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