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조교 1일차 (8)
그러나 현우는 그것으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엎드려 있는 그녀의 얼굴에 들이민다.
모름지기 남자는 시각과 청각과 촉각에 흥분하기 마련.
시각적 자극은 그녀의 등에 적힌 노예 계약서가 충족시켜준다.
촉각적 자극은 그녀의 벌름거리는 구멍을 쑤시는 손가락이면 충분했다.
“개보지 조였다 풀었다 해. 손가락 잘근잘근 물어봐.”
그녀의 질벽이 꿈틀거리며 손가락을 씹어댔다. 덩달아 조그마한 항문주름이 움찔거리는게 보인다.
현우는 잔털 하나 없는 후장을 내려다보며 입맛을 다셨다. 저 구멍도, 조만간 좆집으로 만들어줄 예정이었다.
그녀의 뒷보지를 따먹으려면 어떤 말로, 그리고 어떤 상황으로 그녀를 꾀어내는 것이 좋을까를 떠올리며 뒤틀린 미소를 지었다.
“흐으응... 어때, 요, 주인님? 저 잘하고 있어요?”
“보지 조임이 좋냐고? 그건 그렇게 묻는게 아니야.”
“그럼, 요? 흐으읏...”
현우는 그녀에게 또 하나의 멘트를 가르쳤다. 자신이 말하는 족족 흡수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비록 그 멘트가 무척이나 야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정신에 자신의 취향을 주입시킨다는 사실 자체가 흥분되었다.
이 여자의 모든 말과 행동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둔다는 것. 그건 현우의 소유욕을 뿌리부터 충족시켜줬다.
“외웠지? 앞으로는 네 씹구멍을 써주면 이렇게 물어봐야 해. 이해했어?”
“하읏... 네, 주인님... 제 보지의 조임은... 마음에 드시나요?”
혜지는 방금 가르쳐준 말로 공손히 구멍의 사용감을 물어왔다.
현우는 마음같아선 ‘조임도 변변찮은 쓰레기 허벌보지’라매도하며 그녀의 인격을 짓밟아대고 싶었다.
그리곤 목을 조르고 뺨을 때리며 더 조이라고 다그치고 싶었다. 엉덩이나 젖가슴이 떨어져나갈 듯 갈겨대는 것도 괜찮아보였다.
그러나 오늘은 사귀게 된 첫 날이었다. 그렇게 급발진을 해대면 개병신같은 전남친새끼랑 다를게 없었다.
현우는 후우, 하고 호흡을 골랐다. 치솟던 충동이 조금이나마 진정 됐다. 앞으로도 날은 많았다.
“제법 쓸 만한 오나홀이네. 계속 쪼였다 풀었다 해. 엉덩이도 빙글빙글 흔들어대면서.”
“하으으읏... 네, 주인님. 조임이... 쓸 만하다고 으응,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잘 조일게요!”
그녀는 아까 배운 감사를 표하는 방법대로 무엇이 감사한지를 붙여 말했다.
현우조차 잠시 까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더 의욕 넘치는 학생이었다.
“... 잘했어. 감사인사하는 법도 잘 기억하고 있네. 계속 그렇게 하면 돼. 훈련 받은 그대로, 잘.”
현우는 가볍게 그녀를 칭찬하며 원래 하려던 명령을 꺼냈다.
“휴대폰으로 찍은 노예계약서 보이지? 네 입으로 또박또박 읽어봐. 이름도 넣어서.”
시각과 촉각은 이미 충분했으니 화룡점정으로 청각을 가미할 차례였다.
혜지는 그녀의 목소리로 자신의 등에 적힌 노예계약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방 안에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갸날픈 소녀같은 목소리는 놀랍도록 천박한 말을 읊고 있었다.
“아응응... 노예,계약서! 첫째, 저 정혜지는... 으으읏... 인간 이하의 성노예 입니다! 둘째, 김현우님의 명령에, 흣... 절대 복종합니다. 셋째, 아아아앙 오빠... 아니, 주인님...”
그녀는 셋째를 말하려다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꼬집는 손길에 비명을 질렀다. 쾌락보단 고통이 더 크게 밀려왔다.
“씨발년이 손가락으로 쫌 쑤셔주니깐 존나게 적셔대네. 좋냐 개년아?”
“흐으윽... 좋아요, 개년 보지 쑤셔주셔서 좋아요!”
그녀는 감사를 표하는 방법이 입에 익은 모양인지 시키지 않아도 무엇이 좋은지를 말했다.
“후우우... 개꼴리게 하네. 좋냐고 물으면 앞으로도 뭐가 좋은지 계속 그렇게 붙여서 말해주라. 다시 읽어.”
“네, 주인님! 음... 셋째, 주인님의 명을 어길시... 흐읏, 벌을 받겠습니다. 넷째, 주인님의 기쁨이... 하으으읏... 주인님의 기쁨이 곧 제 기쁨입니다. 다섯째... 주인님의 기쁨을 위해서... 제 몸과 마음을 하앙... 다 바칠게요!”
현우는 그녀가 노예선언을 낭독하는 내내 능숙한 솜씨로 그녀의 스팟을 애무했다. 벌써부터 손목을 타고 뚝뚝 흘러내리는 씹물이 느껴졌다.
“주인님... 흐으읏 다 읽었어요!”
혜지는 현우를 부르며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녀도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다.
질내를 능숙하게 희롱하는 손가락이 언제나 그랬듯 큰 쾌감을 가져다줬다.
특히 그녀는 오늘 현우를 위해 봉사하는 섹스만을 했었기에 욕구불만을 느끼던 상태.
때마침 그녀를 자극하는 집요한 애무는 금세 몸을 달아오르게 했다.
그러나 이건 현우가 어느 정도 의도한 바였다.
먹이와 함께 종소리를 들려주면 나중에 종소리만으로 침을 흘려대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복종을 맹세하는 상황과 쾌락을 연결시킨다.
나중에는 고통과 쾌락까지도 연결시키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잘했어. 계약서대로 잘 할 수 있지? 고개 돌려서 나 봐봐.”
혜지는 보지에 꽂은 손가락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조심하며 살금살금 상반신을 틀었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현우의 손가락은 슥하고 보지를 빠져나가 그녀의 입에 틀어박혔다.
현우는 조심스레 고개를 트는 그녀의 머리를 휘어잡고 목 깊숙이 손가락을 찔러넣었다.
일단은 손에 끈적이는 보짓물을 닦아낼 생각이었다.
혜지는 이미 한번 겪어본 상황이었기에 쪽쪽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빨았다.
‘이젠 박히고 싶은데... 한 번 졸라볼까.’
혜지는 달아오른 몸을 식혀줄 쾌감이 필요했다. 입에 문 손가락을 청소하며 오빠의 가랑이를 흘긋 보았다.
두 번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꼿꼿이 서있는 굵은 기둥이 보였다.
혜지는 귀두로 조심스레 손을 뻗어가며 다른 한손으로는 자신의 균열을 매만졌다.
촉촉한 습기가 묻어 나오는 것이 별다른 애무 없이 바로 박아넣어도 무리가 없어보였다.
“저... 주인님. 보지에 박아주시면 안돼요?”
그러나 현우는 그 꼴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허락도 없이 자지로 뻗어오는 손도 그랬지만 제멋대로 보지를 문질러대는 모습이 건방졌다.
아마 아직 제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 까닭일테다.
첫날이지만 호된 가르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아니, 오히려 첫날이기에 더 괜찮을지도 몰랐다.
원래 뭣도 모를 때 기선을 잡아야 군기가 바짝 드는 법이었다.
현우는 마음을 굳히고 잔뜩 찌푸린 인상으로 말을 꺼냈다.
“후우... 누가 네 멋대로 보지 만지래?”
“네?”
그녀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네 몸의 통제권은 누구한테 있다고 했어? 생각도 고민도 없이 시키는 것만 하랬지, 내가 언제 너보고 보지 문지르라고 한 적 있냐?”
“아... 없어요 주인님...”
“잘 들어. 난 똥오줌 못가리고 제멋대로 구는 암캐를 원하는게 아니야. 그건 그냥 훈련 안된 길거리 똥개니까.”
혜지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양손을 배 앞에 모으고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꼼지락 거리기만 했다.
“죄송해요... 그, 기분이 좋아서... 그래서...”
“죄송하면 어떻게 하라고 그랬더라?”
현우는 혜지의 뺨을 툭치며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 혜지는 재빨리 몸을 엎드리고 빌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의 허락도 없이 보지를 만져서...”
혜지는 혼란에 빠졌다. 이것이 죄송해야할 일인가란 의문이 불현듯 솟구쳤다.
'아니야, 그러기로 한 게 오빠와 나의 규칙이었으니까.'
헤지는 떠오르는 꺼림칙함을 애써 무시하고 생각을 정리했다.
규칙을 어긴건 자신이었으니 지금 오빠가 화를 내는것도 당연하다.
굳이 규칙의 타당성을 따져묻기보다, 자신이 잘못한게 맞다는 그릇된 합리화가 혜지의 심리를 정당화했다.
그녀는 결국 눈앞의 갈등을 해결할 가장 손쉬운 수단을 골랐다.
오빠가 가르쳐준 방식대로 엎드린 채 용서를 빌었다.
“똑똑히 기억해. 넌 내가 명령한 대로만 움직이는거야. 생각하려 하지마. 지금 넌 인간이 아니라 뭐라고?”
“주인님 소유의 암캐요...”
“그래. 네 스스로 인간이 아닌 암캐라고 말했으면서 왜 인간처럼 굴려고 그래?"
현우는 혜지를 몰아세울 다음의 말을 섬세히 골랐다. 그녀의 책임감을 나무랄 생각이었다.
“첫날이라고 몇 번 넘어가줬더니 대충 어울려주고 끝낼 생각이었어? 내가 말한게 너한테 장난같이 들린거야? 너 고작 그 정도 헐렁한 결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한거냐고.”
“절대, 절대 아니에요... 제가 잘못했어요.”
예상대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잘못을 비는 애처로움이 인상적이었다.
현우는 한 번 더 몰아세울까를 고민하다가 전략을 바꿨다.
그녀의 혼을 쏙 빼놓으려면 날카로운 말만 내뱉기보다 부드러운 말을 섞는게 나아보였다.
그녀처럼 여린 사람을 상대로는 강하게 다그치다 타일러 주는 것이 때때로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으니까.
현우는 어투를 부드럽게 누그러뜨렸다.
“내가 말한 소유는 그렇게 쉽고 가벼운게 아니야.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내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도 아니고, 네 마음을 받아들인 것도 아니야.”
혜지는 여전히 고개를 쳐박고 납작 엎드려 있었다.
“난 네가 날 진심으로 이해해주길 원해. 그래서 우리가 정말이지 운명같은 관계가 되길 원해. 그것도 평생.”
사실 엎드린 혜지의 마음 속에서는 지금의 상황에 대한 불만도 약간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현우의 부드러운 말을 듣자 결국 모든 원인을 다시 자신에게로 돌렸다.
“제가 잘못했어요, 주인님... 진짜 하라는 대로만 할게요. 제가 잘 몰라서 실수했어요. 더 잘할게요.”
혜지는 한차례 더 현우의 자비를 구걸하며 용서를 빌었다.
남들이 보기엔 말이 안되는 상황 같아도 의외로 간단한 원리였다.
큰 위협을 가하다가 작은 친절과 호의를 베풀면 피해자는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을 옹호하고 만다. 세상은 이를 스톡홀름 증후군이라 부른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가해자가 조금씩 베풀어주는 호의에 안도하면서 불합리함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혜지에게는 오빠의 실망과 그로 인한 관계의 악화는 어떻게든 피하고픈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동안 오빠의 여자친구가 되기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했기에 지금의 이 관계가 목숨만큼이나, 아니 목숨보다 더 소중했다.
그럴수록 혜지는 현우가 베푼 작은 호의에 기대어 지금의 불합리함을 용인한다.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그의 용서를 빌 기회와 방법이 있다는 것에 오히려 안도한다.
혜지는 자신의 가벼운 행동이 현우를 실망시켰기에 그가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자신이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되뇌였다.
“네 스스로 네가 어떤 존재라고 했어? 내가 어떻게 행동하라고 했고?”
“저는 인간이 아니라... 주인님 소유의 암캐에요. 그래서 주인님이 명령하는대로만 하고, 주인님한테 통제권을 맡기면 돼요.”
헤지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핵심을 짚었다. 현우는 그제서야 그녀의 뒤통수를 가볍게 툭툭 치며 입을 열었다.
“침대 밑으로 내려가서 검사 자세.”
혜지는 벌떡 일어나 침대 밑으로튀어갔다. 그리곤 현우가 알려준 대로 기마자세를 취한 채 보지를 내밀었다. 양 손은 뒤통수 뒤에서 깍지를 껴 맞잡은 채였다.
그런 그녀의 눈에는 불안함만 가득했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분노나 의문은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