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조교 1일차 (2)
현우는 혜지의 몸에 좀더 음란한 낙서를 새겨넣고 싶었다.
몸에 글씨 쓰는걸 쉽게 허락했으니 몇 자 더 적어넣는건 어렵지 않아보였다.
"자기야, 아까 했던 야한 말 있지."
"뭐? 정액변기 그거?"
"응. 그것도 적어도 될까? 이왕 올리는 사진 더 야하고 좋잖아."
"오빠도 그 사람들처럼 자랑하고 싶구나~ 적어적어. 적고 싶은거 다 적어봐."
혜지는 꺄르르 웃으며 자신의 하얀 몸을 도화지로 내어주었다.
현우는 창작의욕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의 하얀 배로 립스틱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두 줄에 걸쳐 상스러운 말을 적었다.
아직 그녀의 역치를 몰랐기에 적당한 수준의 말을 골랐다.
[21살 걸레년♡]
[개보지에 박아주세요♡]
"꺄하하. 오빠 존나 간지러워. 뭐라고 적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따 다 적고 사진 찍어서 보여줄게."
현우는 하트를 마저 그리고 립스틱을 아래로 내렸다.
왁싱을 해서 매끈매끈한 보지둔덕이 그를 반겼다. 그곳에도 음란한 말을 새겨넣었다.
[질싸가능 정액변기]
"다리 M자로 들어봐. 허벅지 안쪽에도 적을거 있어."
혜지는 고분고분히 다리를 들었다. 안쪽살에 립스틱이 와닿자 간지러운지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현우는 왼쪽 허벅지에는 [98년생], 오른쪽 허벅지에는 [중고 오나홀]을 적었다.
오늘은 첫날이니 이정도에서 만족할 생각이었다.
마음같아선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더럽고 천박한 말을 적고 싶었으나 꾹 눌러참았다.
"다 적었어? 사진 찍어서 나도 보여줘."
"응, 잠시만 기다려."
현우는 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를 찰칵하고 찍었다.
위에서 찍으니 허벅지의 멘트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자기야 벽에 기대고 앉아서 다리 M자로 벌려봐. 허벅지 것도 나오게."
혜지는 몸을 일으켜 현우의 지시를 따랐다.
새하얀 젖통과 분홍빛 꼭지 위로 아이디와 닉네임이 보였다.
배와 보지둔덕에는 음란한 낙서가 가득했다.
쩍 벌린 허벅지에는 제품의 제조년월처럼 그녀의 출생연도가 적혀있었다.
현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혜지는 현우의 지시대로 양손으로 V자도 했다가, 혀도 내밀었다가, 빽보지를 잡고 활짝 까뒤집기도 했다.
얼굴이 안 나온다는 사실과 오빠의 흥분된 모습이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현우는 그렇게 대여섯장의 사진을 더 찍은 후 혜지와 같이 사진을 둘러보았다.
"와... 나 진짜 개 야하다. 이정도면 아까 그 사람들 글올린거 쌉 바를 수 있겠는데? 우리 오빠가 짱 먹어야지~"
혜지는 사진을 이리저리 넘기며 감탄했다. 현우가 적어놓은 멘트에 대해 조금의 불쾌함도 없어보였다.
"이거 올리면 추천 엄청 찍힐걸? 추천수 세 자리도 가뿐하겠다."
현우도 싱글벙글 웃으며 좋아했다. 자신의 장난감을 자랑하는 소년같아 보였다.
혜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그러다 문득 아까 본 말이 떠올랐다.
"오빠 근데 오나홀은 무슨 말이야?"
"아, 그건 남자들이 사용하는 자위도구인데... 여자들이 사용하는 딜도나 바이브 같은 말은 들어봤지?"
혜지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그정도의 성지식은 알고 있었다.
"그게 막대같이 생겨서 보지에 넣는거라면 이건 구멍이 뚫려 있어서 박아넣는거야."
"아, 그럼 오나홀도 아까 정액변기 같은 느낌인거네? 오빠가 꼴리면 쓰는."
혜지는 하나를 가르치니 금세 또 다른 하나를 깨달았다.
현우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은 선생님의 칭찬을 바라는 학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현우는 그 모습이 퍽 사랑스러웠다. 제법 자신의 취향을 이해한듯 보였다.
"그렇지. 내 여자는 오나홀처럼 언제든 박게 해준다, 그만큼 남자의 성욕을 이해해줄 줄 아는 배려심 깊은 여자다라고 자랑하는거지."
혜지는 그렇구나, 하며 추임새를 넣었다. 그녀는 오빠의 취향을 좀더 알 것 같았다.
단순히 연인 사이의 더티토크를 뛰어넘는 천박하고 음란한 말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지금껏 여러 야한 말을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오나홀은 듣는게 처음이었다.
"오빠는 그런 말이 좋은거야? 아, 뭐라고 하는건 절대 아니고 그냥 물어보는거야."
"응, 난 그런게 좋아. 이 여자를 내 소유의 물건처럼 느끼게 해주는 말들. 넌 어떻게 생각해?
"뭘 어떻게 생각해. 그냥 그런걸 좋아하나보다 싶은거지. 이상하게 생각 안한다니깐. 지금도 기분나빠서 물어본거 진짜 아니야."
혜지는 자신을 믿어달라는듯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호소했다.
현우는 그 모습에 먹이를 던져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맙네. 우리가 천생연분이긴 한가보다. 이런거 이해해주는 여자는 자기가 처음이야."
혜지는 그 말에 헤실헤실 웃으며 입을 맞춰왔다.
현우는 가볍게 쪽 입을 맞추고 방금 막 떠오른 생각을 입에 옮겼다. 말로 하는 세뇌는 반복할수록 견고해지는 법이니까.
"말했다시피 이게 내 사랑의 방식이야. 난 네가... 인격이니 존엄이니 하는 것들을 내려놓을수록 더 사랑스러워. 그만큼 날 믿고 이해하고 사랑해준다는거니까."
앞으로도 수십 번 반복할 말이었다. 이건 꽤나 중요했다.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확실히 주입시켜야 혜지를 그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었다.
"오빠가 적은 말들이 그런 말들이야?"
"그렇지. 정액변기니 오나홀이니 하는 말은 널 사람이 아니라 물건으로 취급하는거잖아. 근데 그럴수록 난 소유욕이 채워져서 마음이 편해져. 완전 내 것 같잖아. 내가 네 주인같고."
혜지는 현우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현우가 의도한 대로 물들어갔다.
자연스레 거부감은 사라지고 그의 취향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까부터 스스로를 끊임없이 납득시키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결론에 팍하고 이르렀다.
이게 바로 오빠의 사랑방식이고,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그리고 자신은 그런 오빠를 이해해주고 감싸안아줘야한다고.
"그럼 오빠는 내가 야하면 야할수록 좋아하는건가?"
"음... 그거랑은 쫌 다른게... 단순히 야한걸 넘어서 약간 수직적 관계라고 해야하나? 네가 스스로를 물건이나 노예처럼 까내리는 것도 좋은데, 내가 네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하는 것도 좋아."
"예를 들면?"
혜지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오빠의 취향을 더 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 모든걸 이해하고 받아주고 싶었다.
"규칙이나 행동방식을 훈련시키는거지. 너한테 정액 핥아먹기 가르친거처럼. 싼다고 하면 바로 입에 물고, 싸고나서도 귀두랑 불알 애무해주고, 내가 그만이라고 하면 무릎꿇고 앉아서 입 벌리랬잖아."
혜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는 작은 행동도 일일이 정해 지시하곤 했었다.
그땐 별 생각없이 따르기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빠의 취향이 묻어나온건가 싶었다.
"그것처럼 여러 규칙을 훈련시키고 싶어. 내가 말한걸 잘 기억했다가 그대로 해주면 기쁠 것 같아. 이 여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날 위한거구나 생각될테니까."
"훈련시키고 싶다니까 무슨 말인지 딱 알겠다. 그러니깐 내가 오빠의 애완동물 같은게 되어달란거네?"
"... 그 말도 좋은데? 거의 완벽히 맞아. 나만 바라보고, 나한테 충성하고, 훈련받은대로 행동하고. 난 그럴수록 더 사랑하게 될 것 같거든."
혜지는 흐으음하며 오빠의 말을 차분히 정리했다. 이젠 확실히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아까 그 사이트에도 암캐니 뭐니 하는 말이 있었던거구나. 그거 여자보고 하는 말 맞지?"
"응. 벌리라면 벌리고 빨라면 빠는 여자보고 하는 말이지. 주인 말이라면 뭐든 절대복종하는 애완동물 같은 여자. 내 여자가 이렇게나 사랑스럽다고 자랑하는거야."
"나 이제 정말 다 이해했어."
혜지는 들고 있던 휴대폰을 내려놓고 현우에게 안겨왔다.
아까부터 부풀어있던 현우의 자지가 배를 쿡 찔렀다.
"나보고도 오빠만의 암캐가 되어달란거지? 절대 배신도 안하고, 시키면 뭐든 다하는?"
현우는 그 말을 듣고 치솟는 흥분에 몸을 떨었다.
맹해빠진 여자였지만 가끔 가다 의외의 영리함을 보일 때가 있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바로 그거야. 절대 배신 안하고 충성스러운 암캐. 어감이 이상하니까 반려동물이라고 할까? 아니면 동반자?"
"풉... 그게 뭐야. 그냥 암캐라고 해. 아까 보니 다들 그렇게 말하더만."
"여튼 그래서... 그렇게 해줄거야?"
"흐음... 어떡하지?"
혜지는 터질듯이 발기한 현우의 자지를 거머쥐며 장난기 짙은 미소를 지었다.
손을 조금씩 흔들어대며 한동안 현우의 애를 태웠다.
현우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시뻘게진 눈으로 혜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오빠는 운좋은 줄 알아. 나처럼 예쁜 강아지가 어딨다고."
혜지는 현우를 끌어안으며 작게 속삭였다.
"내가 오빠만의 암캐가 되어줄게. 사랑해 오빠."
놀랍게도 혜지는 사귄지 하루도 되지 않아 여자친구에서 암캐가 되었다.
스스로를 끌어내리면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어보였다.
사랑이 헤지의 이성을 또 한 번 마비시킨듯 했다.
현우는 그 과정이 너무 순조로워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후... 나 너무 꼴려서 안되겠다..."
현우는 혜지를 툭 밀치며 입을 열었다.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개년아."
혜지는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듯 곧바로 자세를 취했다.
혜지의 촉촉한 눈망울이 옅은 미소를 머금고 현우를 올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