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걸레에서 노예로 (1)
지난 한 달은 현우가 혜지의 외로움에 감사하는 시간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녀는 정말이지 온 힘을 다해 기대어왔고 그만큼 빠르게 현우의 색으로 물들어버렸다.
"뒷치기 할거니깐 엎드려."
잘 훈련된 개처럼 뒷치기 자세를 취하는 혜지. 현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세들을 그녀에게 가르쳐놓은 탓이다.
가슴을 바닥에 최대한 붙이고, 골반을 높게 쳐든다. 가느다란 허리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굴곡 가운데에 척추의 기립근이 도드라졌다.
치켜올린 엉덩이 사이로는 음란한 구멍들이 어서 박아달라는 듯 움찔거린다.
마치 사용을 기다리는 오나홀 같은 자세. 넓게 벌려진 무릎 때문에 치부를 숨길 방법도 없다.
심지어 그녀의 치부는 털 하나 없이 맨들맨들한 상태였다. 깔끔한 것이 더 좋다는 현우의 말에 얼마 전 왁싱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키지 않아하던 그녀였지만, 커플 왁싱을 하러 가자는 현우의 꼬드김에 쉽게 넘어가버렸다. 그녀는 커플이라는 어감이 몹시도 좋았으니까.
"졸라 섹시하네. 더 꼴리게 해볼래?"
혜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양손으로 둔부를 잡아 벌렸다.
그녀의 잔뜩 벌려진 가랑이 사이로 애액이 주욱 늘어졌다. 혜지는 그 상태로 신음을 토하며 입을 열었다.
"아흣... 발정난 개보지 따먹어줘! 자지 박아줘 오빠!"
한 달 전 혜지라면 엄두도 못 낼 원색적인 말과 행동.
현우가 혜지에게 이런 행동양식을 훈련시킨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한 달 동안 그녀의 보상체계를 공들여 망가뜨렸다.
현우를 사랑한다 믿기에, 현우가 원하는 일을 해준다. 그로 인해 현우와의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다면, 그건 그녀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주입시켰다.
그리고는 그녀의 보상체계가 성실히 일할 수 있도록 섬세히 조정했다.
그녀가 음란한 짓을 할 때마다 잔뜩 칭찬하고, 기뻐하고, 고마워했다.
얼마나 섹시한지를 상기시켜 뿌듯함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날 위해 부끄러움을 참고 천박하게 구는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게 현우는 재롱을 부리는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조련사처럼 그녀를 길들여왔다.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 점점 수위를 올려왔더니 혜지는 한 달 만에 제법 발정난 암캐처럼 구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현우는 짝 - 하고 혜지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이미 벌건 손자국이 군데군데 난 것이 현우가 그녀를 얼마나 거칠게 다뤘는지를 보여줬다.
"아앙... 오빠 좋아..."
혜지는 인상을 찡그렸지만 앙앙거리는 콧소리로 애교를 부렸다.
오빠는 자신과 달리 거친 섹스를 좋아하니까. 그리고 그건 이상한게 아닌 오빠의 취향인거니까.
거의 여자친구나 다름없는 자신은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었다.
혜지가 이처럼 싸구려 창녀보다 못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순한 양처럼 구는건 현우가 그녀를 지속적으로 세뇌한 덕분이었다.
시작은 언제나와 같았다. 슬슬 그녀를 배려해주는 섹스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솔직함을 앞세워 뻔뻔히 요구했을 뿐이다.
그리고 세 치 혀를 놀려 혜지의 이해를 강요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랑의 표현 방식이 있다고. 그리고 네가 부드러운 섹스를 좋아하듯, 자신은 반대로 거친 섹스에 좀더 흥분을 한다고.
마침 그날 반반 치킨을 먹었기에 즉석에서 치킨을 예로 들어 설득했다.
현우가 한 말은 항상 그럴싸하긴 했다.
'넌 후라이드를 좋아하고 난 양념을 좋아하지? 그거랑 같아. 넌 부드럽게 하는게 좋은가본데 난 거칠고 야만적인 섹스도 해봤으면 싶거든. 양념 좋아하는 사람한테 후라이드만 먹으라고 하는건 이기적인거잖아?'
오래 고민하다 용기를 낸 것처럼 조용히 말하며 그녀의 죄책감을 살살 긁었다.
그랬더니 혜지는 되레 미안해했다. 오빠의 취향을 물어볼 생각도 않고 오빠도 당연히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다며 사과했다.
그런 혜지가 현우의 추잡스런 요구에 고개를 끄덕이는건 보나마나한 일이었다.
음란한 말과 행동을 가르쳤던 것처럼, 거친 행위도 똑같은 방식으로 점점 수위를 높여왔다.
자신의 취향을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역시 넌 좋은 여자인거 같다고 속삭였다.
지금의 행위가 현우의 마음을 붙잡아둘 좋은 방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기대감을 품게 했다.
처음에는 작게 욕설을 읊조린다거나 엉덩이를 가볍게 때리는 정도였다.
그럼 혜지도 애교 섞인 신음소리를 흘리며 현우를 더 흥분시키기 위해 살갑게 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리치는 손에 제법 힘이 실려있었다.
"후... 존나 꼴리네. 한 대 더 친다?"
현우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반대쪽 엉덩이도 세게 내리쳤다.
짝 - 하는 소리와 함께 새빨간 손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이번엔 혜지도 고통을 참느라 제대로 신음을 토해내지 못했다.
현우도 이를 눈치채고 작게 입을 열었다. 사과만 제때 하면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걸 잘 알고 있었다.
"아... 미안. 방금건 아팠지? 내가 너무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나봐. 조심할게."
"아으... 오빠 사실 처음것도 좀 아팠거든. 때리는건 괜찮은데 좀만 더 살살..."
혜지는 결코 그만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늘은 오빠 취향의 섹스를 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어제는 그녀가 원하는만큼 다정한 섹스를 잔뜩 즐겼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그녀의 부채의식은 오늘도 그녀를 충실하게 인내하도록 했다.
그러나 혜지는 저울의 균형추가 한쪽으로 기울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평범한 연인 간의 섹스와 지금의 가학적인 섹스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럼에도 혜지는 취향을 들먹이며 이를 존중해달라는 현우의 입재간에 속아 그토록 끔찍해하던 폭력을 납득하고 말았다.
현우는 잠시 그녀의 달아오른 엉덩이를 매만지다가 구멍에 자지를 맞췄다.
콘돔따윈 쓰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와 달리 한번에 뿌리까지 쑥 밀어넣었다.
현우가 시도때도 없이 남자의 성욕을 언급하며 그녀를 따먹었기에 혜지의 보지는 현우의 물건에 맞춰진지 오래였다.
현우는 허리를 거칠게 흔들어대며 혜지의 하얀 엉덩이를 연신 내리쳤다.
다른 손으로는 고개를 쳐박고 있는 그녀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확 끌어당겼다.
혜지의 상체가 들리며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움켜쥔 머리채 사이로 땀이 송골송골 맺힌 새하얀 목덜미가 보였다.
"헉... 헉... 씨발년아 좋냐?"
현우는 혜지의 머리채를 고삐삼아 휘어잡고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힘을 실어 내리칠때마다 보지를 꾸욱하고 조여오는게 제법 감칠맛이 났다.
혜지는 현우의 거친 언행에 이제 익숙해져있었다.
그건 그냥 오빠의 취향일 뿐이고, 오빠는 여전히 착한 사람이라 믿었다.
섹스가 끝나면 언제나처럼 꼭 안고 쓰다듬어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신경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한껏 달아오른 현우를 더 자극하며 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흐읏... 하아... 오빠... 좋아... 오빠 자지 좋아!"
"개같은 년... 허리 한번 직접 움직여봐."
현우는 흔들던 허리를 멈춰세우고 혜지에게 명령했다.
혜지는 엎드린 몸을 앞뒤로 흔들며 스스로 현우의 물건을 삼켰다 뱉었다.
짝 -
"더 빨리 움직여."
현우는 혜지의 엉덩이를 때리며 무심히 말했다.
혜지는 앙앙거리는 신음소리를 토해내며 좀더 격렬히 움직였다.
퍽퍽 살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새빨갛게 달아오른 엉덩이를 움직여대는 모습이 퍽 꼴렸다.
현우는 한번 더 그녀의 머리채를 힘껏 잡아당기며 엉덩이를 내리쳤다.
"하앙 오빠... 좋아... 어, 엉덩이... 엉덩이 더 때려줘. 오빠 마음대로 때려줘."
혜지는 현우가 슬슬 사정하려한다는걸 눈치채곤 그가 마음에 들어할 법한 말을 나오는대로 뱉었다.
현우는 욕을 뇌까리며 다시 허리를 튕겼다. 점점 속도를 올려가며 밀어붙였다.
이윽고 절정의 순간이 찾아왔다.
혜지의 만족따윈 눈꼽만큼도 신경쓰지 않는 이기적인 섹스였다. 그건 차라리 배설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하... 싼다."
혜지는 현우의 말에 재빨리 몸을 돌려 현우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정액을 입으로 받아내는건 어느덧 그녀의 상식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얼마 전부터 현우의 설득에 못 이겨 피임약을 먹고 있었지만 아직은 복용 일수가 모자라 질내사정은 위험했다.
현우는 혜지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는 그녀의 입안에 정액을 토해냈다.
목구멍 깊이 싸지르고 켁켁거리는 꼴을 보는것도 재밌었지만 아무래도 그건 단조로웠다.
그래서 최근에 혜지에게 새롭게 가르치고 있는 재주가 있었다.
그녀는 현우의 사정이 끝나고도 한참을 더 귀두를 빨아댔다.
한 손은 기둥, 다른 한 손은 고환을 애무하는 모습이 한달 전의 어설픔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능숙했다.
"그만."
현우는 혜지의 볼을 손으로 툭툭 두드리며 명령했다.
혜지는 조심스레 입을 떼더니 무릎을 꿇고 앉았다. 자연스레 아 - 하고 벌린 입에는 하얀 정액이 가득했다.
현우는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봤다. 한 달의 훈련은 길거리 똥개를 말 잘 듣는 암캐로 바꾸어놓았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여자의 목에 매인 목줄이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느낌이었다.
"가르쳐준대로 해봐."
현우의 말에 혜지는 양손을 턱 밑에 바치더니 입에 머금은 정액을 손바닥 위로 모두 흘렸다.
그러더니 허락을 구하는 눈치로 현우를 흘낏 바라봤다.
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니 혜지는 혀를 낼름거리며 손바닥 위의 정액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핥아먹었다.
이게 바로 현우가 새로 가르치고 있는 재주였다.
현우는 그녀를 처음 만난 날, 그녀의 손바닥에 사정했을때부터 이를 벼루어왔다.
사실 첫날부터 정액을 먹어준 이후로, 입에 싼 정액을 삼켜서 처리하는 일은 둘 사이의 룰이 되었다.
특히 현우가 그런 그녀를 몹시도 칭찬하며 예뻐해주었기에, 혜지는 현우의 인정을 받기 위해 정액을 꿀떡꿀떡 잘도 받아먹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입으로 받은 정액을 다시 손에 뱉어 핥아먹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입에 싼것은 그냥 한 입에 삼켜버리면 그만이지만, 이건 그야말로 음식을 맛보듯 혀로 음미하는 일이었으니까.
그래서 현우가 처음 부탁했을 때 혜지는 하기 싫다고 '솔직히' 말했었다.
현우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안전장치 덕분에 정액을 핥아먹으라 강요하는건 선을 넘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현우가 포기한건 아니었다. 힘들다면, 힘을 낼 이유를 만들어주면 될뿐이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관계에 대한 그녀의 비정상적인 집착때문이었다.
혜지는 그간 부정적인 감정이 컸던 만큼 그 반작용도 큰 모양인지, 우연히 붙잡은 동아줄이 유일한 구원이라도 되는줄 착각하고 필사적으로 매달려왔다.
현우는 이를 잘 이용했다. 그녀가 붙잡은 동아줄이 끊어질지도 모른다고 때때로 겁을 줬다.
그렇게 혜지를 불안하게 만들수록, 혜지는 당장의 원만한 관계에 더 맹목적으로 집착했다.
가진 것 없는 혜지가 절대갑인 현우의 자비를 구걸하는 방법은 항상 그녀의 금기를 내어주는 것.
얼마전 다툼에서 혜지가 내어준 금기가 바로 이 정액 핥아먹기이다.
다툼의 이유는 흔했다. 대여섯번 정도 정액변기를 다루듯 거칠게 대했더니 혜지는 현우의 진심을 의심했다.
그에 대한 현우의 반응은 사과가 아닌 분노. 현우는 어떻게 자신을 의심할 수 있냐며 그녀 앞에서 다른 여자의 연락처를 모두 지웠다. 그리고 지금은 너밖에 없다고 소리쳤다.
어차피 원나잇으로 만난 부질없는 관계들 뿐이었기에 혜지의 인생을 손에 쥐고 서서히 망가뜨리는 고양감에 비할 바가 못 됐기 때문이다.
그후로도 잔뜩 상처받은 티를 냈다.
너도 내 취향을 이해해주기로 했지 않느냐, 조금 거칠게 대했다고 어떻게 사람을 쓰레기로 만드냐고 싸늘한 얼굴로 몰아세웠다.
그랬더니 혜지는 안절부절 못하며 현우를 달래기 바빴다.
결국에는 오빠가 하고 싶어하던걸 하게 해주겠다며 용서를 빌었다.
그녀는 현우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현우는 처음엔 그녀의 사과만 받고 그녀가 내미는 선물은 거절했다.
자신은 그런걸 노리고 화를 낸 것이 아니라며, 자신을 못난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그럴수록 혜지는 도리어 더 애걸했다. 그건 더이상 화해의 의미로 내미는 선물이 아니었다.
마치 항복의 의미로 바치는 공물. 자신이 너무 미안해서, 그래서 꼭 해주고 싶으니 부디 거절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현우는 그때쯤에서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바치는 공물을 흡족히 즐겼다. 그녀가 또 하나의 금기를 포기하고 구렁텅이로 몸을 내던지는 모습을 감상했다.
"오빠, 나 다 핥아먹었어. 이제 나 잘하지?"
혜지는 칭찬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눈을 반짝였다.
현우는 피식 웃으며 헤지를 끌어안아줬다.
"그러게. 아까 많이 아팠지? 나한테 맞춰준다고 고생했어."
혜지는 헤실헤실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냐 오빠. 내가 해준다고 한건데 뭐. 오빠가 좋았으면 됐어."
현우는 혜지의 말을 한 귀로 흘렸다. 아직 시킬 일이 하나 더 있었다.
"다 먹었으면 청소도 해야지 혜지야."
"아 맞다. 깜빡했네."
혜지는 침대에 드러누운 현우의 사타구니로 얼굴을 가져갔다.
그리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불알부터 귀두까지 혀를 세심히 놀렸다. 현우의 물건에 덕지덕지 묻은 체액을 꼼꼼이 핥아먹었다.
정액을 손에 뱉고 핥아먹었을 때부터 이 정도는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게 된 그녀였다.
현우는 혜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민에 빠졌다. 한 달의 시간은 순진하던 여자를 흔해 빠진 걸레년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제손으로 더럽히는 배덕감이 쏠쏠했지만 이제는 조금 시큰둥해졌다.
이 여자를 처음 만났을 때는 새로운 퀘스트를 받은 듯 했다.
하지만 그 미션을 클리어하는 데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현우는 최근 또다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에겐 또다른 자극적인 퀘스트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