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뱀의 혀 (3)
혜지는 치밀어 오르는 헛구역질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자지를 뱉어냈다.
꽤나 힘들었던 모양인지 가쁜 숨을 몰아쉰다. 그러면서도 촉촉이 젖은 눈으로 현우의 눈치를 살폈다.
“오빠, 미안. 너무 커서...”
턱 밑으로 주르륵 흘러내리는 침을 닦으며 중얼거리는 혜지.
현우는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실망도 없었다. 그러나 이참에 그녀를 한 번 몰아붙여보고 싶어졌다.
“괜찮아. 힘들면 그럴 수도 있지. 충분히 좋았어.”
말로는 괜찮다고 뇌까리면서도 실망한 표정과 맥 빠진 말투를 은근히 내비쳤다.
아까처럼 이 여자를 초조하게 하고, 불안하게 해볼 심산이었다.
혜지는 가슴이 철렁했다.
자신이 먼저 만족시켜주겠다고 큰소리를 쳐놓고 오빠를 실망시켰다는 사실이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아니야, 기다려봐. 다시 하면 잘 할 수 있어.”
“진짜 괜찮은데..."
혜지는 현우의 말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그럼 급하게 하지말고 한번 천천히 넣어봐.”
현우는 그런 혜지를 바라보며 조소를 지었다.
이 여자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 것 같기도 했다.
혜지가 절실히 원하는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한껏 베푼다.
그리고 그것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유발한다.
혹은 그녀가 어떻게든 회피하고픈 갈등의 조짐을 조심스레 들이밀고 이를 해결할 수단을 눈앞에서 흔들어준다.
그것만으로 이 여자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허겁지겁 달려들었다.
현우는 혜지의 보상체계를 어떻게 망가뜨리면 될지를 대충은 알 것 같았다.
현우의 귓가에 철퍽이는 침소리가 들렸다.
혜지는 용케도 작은 머리통을 왔다갔다하며 목구멍을 귀두에 비벼대고 있었다.
꺽꺽거리면서도 어떻게든 삼켜보려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그 모습이 가상해 현우는 마치 적선하듯 신음소리를 던져주었다.
이깟 좋아하는 척 정도야 얼마든 해줄 수 있었다. 이 여자에게서 뜯어낼게 훨씬 많았으니까.
용을 쓰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혜지는 구역질을 참아내는 것이 점점 더 위태로워 보였다.
목젖을 내리고 목구멍을 여는 법도 몰라 단단한 목젖이 귀두에 와닿는 것도 현우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우는 그녀를 몰아붙이는 것을 슬슬 그치기로 했다.
그녀가 갈등을 얼마나 불안해하는지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소득이었다.
“혜지야, 많이 힘들어보이는데 그만 빼도 돼. 나 정말 괜찮아. 이러면 오히려 내가 미안해지잖아.”
혜지는 현우의 말을 듣고 잠깐 고민하더니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흘러내린 침으로 입주변이 엉망이었다. 눈도 발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진짜 괜찮아? 나 바보같다 그치. 받기만 하고 제대로 해주는게 없네.”
현우는 아까부터 혜지의 말이 신경쓰였다. 그녀는 마치 빚이라도 진 사람처럼 갚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게 신경쓰여? 받기만 한 것 같아서?”
“응. 나 원래 뭔가 받으면 되돌려줘야 직성이 풀린단 말이야. 안 그러면 마음 불편해서 찝찝해.”
간혹 그런 사람이 있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마음 편한 사람.
작은 것 하나를 받더라도 그대로 돌려주지 않으면 스스로가 불안한 사람.
혜지가 그런 사람 같아보였다.
현우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런 호구년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저런 성격의 근원도 아마 외로움과 불안함일 것이다.
이 사람을 실망시키면 다시 혼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감정.
현우는 새롭게 알게 된 혜지의 특징을 머릿 속에 잘 갈무리했다.
써먹기에 따라 그녀를 길들일 또다른 무기가 될 것 같았다.
“지금도 찝찝해?”
“오빠가 준게 좀 큰거였어야지. 나 그런거 정말 처음이었다니까.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어.”
“그럼 마음만 고맙게 받을게. 받고 나서 쌩까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마음이 얼마나 예뻐~”
현우는 대견하다는 듯이 혜지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물론 방금의 말은 빈말이었다.
잔뜩 발기한 자지로 그녀를 쿡쿡 찌르며 다음 행동을 재촉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런 무언의 시위만으로도 이 여자를 움직이게 만드는건 충분했다.
“오빠... 그래도 발기했으니까 싸야지. 목으로 하는거말고 딴거 해줄까?”
혜지는 현우를 올려다보며 품속에서 꾸물거렸다.
살며시 현우를 밀쳐내더니 다시 손으로 자지를 잡고 흔든다.
“그럼 내가 시키는대로 빨아볼래?”
현우는 이참에 혜지에게 입으로 봉사하는 법을 교육시킬 생각이었다.
지금의 부채의식을 잘만 이용하면 그녀를 마음대로 조종하는게 가능할 것 같았다.
대답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혜지. 현우는 그걸 보더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럼 무릎 꿇고 앉아봐. 내가 설테니까.”
어느새 제법 보기 좋은 구도가 만들어졌다.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앉은 여자와 그 앞에 선 채 자지를 들이미는 남자.
남자의 성기에 봉사하는 이상적인 여자의 모습이었다.
“일단 엄지랑 검지로 동그라미 만들어서 잡아봐.”
그렇게 현우의 교육이 시작되었다. 과목은 손과 입으로 남자를 만족시키는 법.
다행히 하나뿐인 수강생은 열렬한 학습의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먼저 자지를 거머쥐는 방법과 손을 움직이는 방법을 천천히 알려주었다.
단순히 앞뒤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남자의 좆대가 가장 큰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운동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껍질을 뿌리까지 팽팽히 잡아당겼다가 다시 이완시키는 포인트를 알려주었다.
어느 정도 손기술이 혜지의 손에 익은 듯 하자 혀를 놀리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혜지는 조금의 불만도 없이 현우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차분히 집중하고 있었다.
마치 명령대로 움직이는 로봇같은 모습.
자신의 말을 곧이 곧대로 따르는 모습이 현우로 하여금 전능감을 느끼게 했다.
한동안 이것저것 지시를 계속 했더니 제법 그럴싸한 태가 나왔다.
동그랗게 거머쥔 손가락을 뿌리 근처에서 딱 기분 좋을 만큼만 움직인다.
부드러운 혀의 밑면으로 요도구를 톡톡 건들이다가 원을 그리며 귀두의 곳곳을 뽀득뽀득 문지른다.
빳빳이 세운 혀끝으로는 기둥의 뿌리부터 귀두의 아래쪽 끝까지를 정성스레 핥아올린다.
빨대로 버블티를 빨아먹듯 흡흡 소리를 내다가 현우의 지시대로 볼을 홀쭉하게도 만들어본다.
그러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랑한 안쪽 볼살에 귀두를 비벼댄다.
솔직히 말해 아직은 서툴었다. 그러나 처음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한 움직임이었다.
현우는 그후로도 혜지를 이리저리 커스터마이징했다.
놀고 있는 한 손으로는 부드럽게 고환을 주물럭거리도록 만들었다.
따뜻한 손바닥으로 조심조심 불알을 문지르는 손길이 퍽 야릇했다.
현우는 그녀의 머리를 지그시 아래로 누르며 말했다.
“혜지야, 밑에 불알도 빨아볼래?”
혜지는 허리를 굽히더니 기둥 아래로 얼굴을 가져갔다.
침으로 번들거리는 귀두가 그녀의 이마를 툭툭 때렸다.
아래로 움직이는 고개를 따라 탐스런 금발이 찰랑인다.
이윽고 불알 아래에서 가벼운 쫍쫍 소리가 들려왔다.
“아... 너무 좋다... 좀더 큰 소리내면서도 빨아봐.”
흐으읍 – 쪽 – 쪽 -
단지 입에 넣고 굴리기만 하던 혜지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음란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기둥을 잡고 흔드는 손길도 멈추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치 고급 창녀 같았다.
혜지는 현우의 적나라한 요구에 아까부터 부끄러움이 치솟았지만 순순히 명령에 따랐다.
무엇보다 자신이 먼저 하겠다고 나선 일이었고, 자신도 동의한 일이었으니까.
오빠가 아까부터 눈에 띄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 약간은 만족스럽기도 했다.
현우는 차오르는 충족감에 눈을 감았다.
불알에 얼굴을 파묻고 쩝쩝거리는 혜지의 정수리에 가만히 손을 올리니 이 여자의 주인이 된 기분이었다.
현우가 계속하여 뱉어내는 신음에 혜지도 어느 정도 용기가 생겼는지 은근슬쩍 불알 뒤쪽의 회음부도 핥아댔다.
그러나 아무래도 똥까시는 아직 경험이 없나보다.
불알 밑을 핥던 혀끝이 더 내려가지 못하고 다시 올라온다.
현우는 그게 못내 아쉬웠지만 과욕이란걸 알았기에 눌러 참았다.
잠시간 불알을 애무하던 혜지는 굽히고 있던 허리가 불편한 모양인지 다시 귀두를 찾았다.
“혜지야, 신음소리도 내줄래? 아까 네 신음소리 존나 꼴려가지고 또 듣고 싶은데... 이것저것 시켜서 미안해.”
현우는 혜지의 매력을 칭찬하는 말에 덧붙여 그리 어렵지 않은 명령을 추가한다.
미안하다는 겉치레도 예의상 한 마디 덧붙였다.
부드러운 어조로 부탁하지만, 그 내용은 천박하기 그지없다.
“아냐, 내가 오빠 만족시켜준다니까? 신음소리 아까처럼 크게 내면 돼? 아니면 작게?”
오히려 혜지는 현우에게 옵션을 되물어오는 깜찍함을 보였다.
생각보다 훨씬 순종적인 모습에 현우는 혜지가 받아들일 수 있는‘부탁’에 여유가 있음을 느꼈다.
“그럼, 좀 작게 소리내면서, 더 야하게 빨아봐. 맛있어서 못 참겠다는것처럼.”
헤지는 잠시 고민하더니 츄읍츄읍 침소리를 격렬히 내며 고개를 좌우로 돌려댄다.
아마 야동에서 본게 있는 모양인지 목을 요리조리 꺾어가며 자지를 삼켜대는 모습이 꽤 그럴듯했다.
부드러운 혀가 쉼없이 귀두를 문지른다. 손은 빙글빙글 돌아가며 좆뿌리를 자극한다. 거기에 귀를 울리는 옅은 신음소리까지.
그야말로 현우의 지배욕이 충족되는 삼위일체다. 시각, 촉각, 청각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손 더 빨리.”
이제는 완전히 명령조의 말투였지만, 혜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순순히 속도를 올린다.
그저 오빠가 참을 수 없을 만큼 흥분했구나 할 뿐이었다.
현우는 슬슬 사정감을 느꼈다. 서툰 솜씨였지만 지금의 상황 자체가 묘하게 흥분되었다.
최면에 걸린 듯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는 혜지의 모습이 꼴렸다.
이대로 입에 싸지르고 싶었다. 이 여자의 입구멍을 자신의 정액으로 더럽히고 싶었다.
“나 이제 쌀 것 같아. 멈추지 말아줘.”
현우는 더운 숨을 뱉어내며 달짝지근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혜지는 잠시 고개를 빼내더니 조심스레 물었다.
“입에... 싸게?”
“응, 안될까? 네 입이 너무 기분 좋아서 쌀 때까지 쭉 느끼다가 싸고 싶은데... 도중에 끊으면 별로잖아.”
혜지는 말없이 침대바닥을 응시하며 잠시 고민하는 듯 했다.
현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너도 가기 전에 멈추면 찝찝하잖아. 더 빨리 박아달라고 하는데 내가 허리 딱 멈추면 김샐 것 같지 않아?”
현우가 입싸를 거절하는 여자에게 흔히 써먹는 수법이었다. 그건 바로 역지사지.
한창 달아올라 절정을 앞두고 있는데 멈추면 찝찝하지 않겠냐고. 그러니깐 내 자지도 멈추지 말고 계속 빨아달라고.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었기에 혜지도 어렵지 않게 설득당했다.
“알겠어. 하여튼 말은 잘한다니까.”
다시 고분고분하게 귀두를 입에 물었다. 현우는 만족스런 웃음을 머금고 그녀의 봉사를 만끽했다.
오물거리는 작은 입속으로 자지가 끊임없이 들락날락하며 첨벅거리는 침소리를 만들어냈다.
가르쳐준대로 혀를 낼름거리며 문질러대는 모습이 현우로 하여금 우월감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