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함락 (1)
현우는 손목에 단단히 힘을 주고, 손가락을 격렬히 움직였다.
챱 - 챱 - 챱 -
질퍽이는 물소리와 함께 혜지의 애액이 홍수처럼 터져나왔다.
손가락을 적신 애액은 손을 타고 손목까지 흘러내린다.
현우의 손가락이 분주히 움직일수록 혜지의 목이 점점 뒤로 꺾였다. 단단히 힘이 들어간 허벅지가 말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M자로 벌린 채 현우를 향해 있던 다리는 그녀가 무릎을 점점 끌어올리면서 자연스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허리를 아치형으로 휘며 보지를 쑥 앞으로 내밀었다.
"오빠... 오빠! 나 쌀 것 같아. 나 싸! 허으으윽... 더... 오빠 더!"
혜지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지르더니 흡 - 하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그러더니 허리를 흔들어대며 조수를 뿌려댔다.
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와 손가락을 잘근잘근 씹어오는 질육. 방 안을 가득 울리는 비명소리까지.
이 여자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현우는 혜지가 오르가즘에 몸부림치는 순간에도 손가락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적절히 세기를 조절한다.
절정 순간에 주어지는 큰 자극은 오히려 그녀의 감상을 깨뜨릴 수도 있었으니까.
현우는 혜지가 방금의 절정에서 얻을 수 있는 쾌락을 모조리 가져가도록 섬세하게 손을 놀렸다.
큰 지진이 휩쓸고 간 자리에 여진이 닥치듯, 헐떡이는 그녀에게 조금의 쉴 틈도 주지 않고 손가락을 흔들어댔다.
그건 한 차례의 절정으로 잠깐이나마 가라앉았던 혜지의 흥분에 다시 기름을 끼얹는 행위였다.
혜지의 잔뜩 민감해진 몸은 더욱 거세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솟아난 불꽃은 잠깐 돌아왔던 이성의 끈을 다시금 놓쳐버리기에 충분했다.
혜지가 할 수 있는건 다시 헐떡거리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
"허으윽... 오빠... 살살... 그만, 오빠 그만! 허어엉."
현우는 그 광경을 구경하며 미소지었다. 살살을 외치다가 그만을 외치며 울부짖는다.
그러나 말과는 다르게 보지는 손가락을 꽉 쥔 상태로 놓지 않는다.
워낙 강하게 물어오는 탓에 손가락을 움직이기가 불편할 정도다.
역시, 어려서 그런지 조임이 쓸 만한 구멍이었다. 이정도면 거의 처녀나 다름없었다.
자신이었으면 일찌감치 씹창을 내줬을텐데 전남친이 고자새끼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현우는 질 내부의 감촉을 음미했다. 축축하고, 따뜻하고, 미끌거리는 것이 꽤나 사용감이 괜찮을 것 같은 구멍이었다.
특히 방금 막 절정을 경험한 탓에 내부가 잔뜩 부풀어올라 좁아진 상태였다.
슬슬 현우도 쑤셔박고 싶다는 욕구를 참기가 힘들어졌다.
"혜지야, 내것도 입으로 빨아줄래?"
혜지는 절정의 쾌락에 허덕이다 눈을 떴다. 빳빳이 선 자지가 얼굴 앞에서 껄떡거리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혈관이 울퉁불퉁 솟아오른 것이 조금은 흉측했다.
뾰족하게 부풀어오른 귀두가 사냥감을 노리는 작살같았다.
혜지는 잠깐 고민하다 살며시 입을 벌렸다. 현우는 좀더 그녀에게 몸을 붙이며 입술에 귀두를 문질렀다.
아까부터 흘러내리던 쿠퍼액이 그녀의 입술을 타고 주욱 늘어졌다.
사실, 혜지가 쿠퍼액이 번들거리는 자지를 입에 갖다대는 건 드문 일이었다.
성교육시간에 쿠퍼액이 무엇인지 대충은 배웠기 때문이다.
쿠퍼액은 남자의 사정에 앞서 요도 속에 남아있던 오줌찌꺼기를 닦아내는 분비물.
그리고 그런 쿠퍼액을 핥는다는건 오줌을 핥는 것과 다를 바 없었기에 전남친의 물건도 물티슈로 닦고 빨아주곤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흐름을 깨뜨려 이 남자와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오빠도 내 보지를 한참이나 빨아줬으니까라는 생각이 스스로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한편 현우는 가만히 귀두를 물고 서툴게 입술을 오물거리는 혜지를 지켜보며 어이가 없었다.
이년의 전남친은 도대체 뭐하는 병신새끼였는지, 혜지는 입을 쓰는 법도 제대로 몰랐다.
목으로 뿌리까지 삼켜주던 봉사를 즐기던 현우에게 이건 있으나마나 한 자극이었다.
그렇지만 일단은 혜지를 칭찬했다. 지금 중요한건 자신의 만족이 아니라, 이 여자의 만족이었으니까.
입으로 남자를 기쁘게하는 방법쯤이야 나중에 가르쳐도 될 일이었다.
지금껏 속삭여왔듯 그녀가 얼마나 섹시한지, 그로 인해 자신이 얼마나 흥분했는지를 중얼거린다.
"하아... 혜지야... 기분 개쩔어... 너 왜이렇게 섹시하냐 정말..."
현우는 오른손을 들어 혜지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깔끔하게 뿌리까지 염색한 금발이 제법 탐스럽게 흐드러져 있었다.
마치 고양이나 강아지를 쓰다듬어주듯 부드럽게 쓸어내려주니, 눈을 지그시 감고 슬쩍 미소짓는게... 한없이 같잖을 뿐이었다.
이 여자는, 지금 이 손이 방금까지 보지를 헤집던 손이란걸 알런지 모르겠다.
그저 손가락을 가득 적신 보짓물이 찝찝해서 닦아내는 것인데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혜지의 얼굴 가득 행복감과 설렘이 느껴져 우습기까지 했다.
보짓물을 머리에 펴발라주니 헤헤거리며 좋아하는 여자라...
어처구니 없을 만큼 얼빠진 년 같으니라고.
생각할수록 우스꽝스런 광경에 현우의 입꼬리가 씰룩인다.
아마 소중히 가꿨을 금발일테지. 모르긴 몰라도 그녀의 자랑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지금은 손을 닦는 걸레로 써먹고있지만 잘 관리한 덕택인지 매끄러운 사용감이 좋았다.
현우는 혜지의 유치한 펠라치오에 마음이 시큰둥해져 허리를 뒤로 뺐다.
물론 조금도 실망한 티는 내비치지 않고 다시 그녀의 다리 아래로 몸을 옮겼다.
"다리 좀더 벌리고 위로 올려줄래? 머리 쪽으로."
"아... 오빠 넣게?"
"응. 나 아직 못 쌌잖아."
"오빠, 그... 콘돔은?"
그 말에 현우는 하던 행동을 멈췄다. 아 맞다, 콘돔. 최근에는 노콘으로 하는게 습관이 된 나머지 생각지도 못했다.
지갑 속에 쓰다 남은 콘돔이 있긴 했지만, 왠지 내키지 않았다.
"... 어쩌지? 오늘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콘돔 가진게 없는데... 혹시 넌 있어?"
현우는 난처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혹시라도 집에 남은 콘돔 같은게 있으면 그것도 곤란한 일인데...
"으으으음... 나도 없지... 어떡하지?"
"그럼 내가 지금 나가서 하나 사올까? 바로 요 앞에 편의점 있었잖아."
혜지는 현우의 말에 고민에 빠졌다. 콘돔없이 하기는 싫었다.
얼마전 생리가 끝나 임신의 위험은 없었지만 혹시나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그치만 이 남자를 지금 밖에 내보내는 것도 못할 짓이었다.
혼자서만 잔뜩 즐겨놓고, 콘돔을 사오라고 매몰차게 내쫓다니. 말은 저렇게 해도 자신에게 실망하고 말 것 같아 두려웠다.
그러다 문득 콘돔을 챙기지 않았다는 현우의 말에 혜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역시 이 오빠는, 처음부터 순수한 마음으로 나온거였구나.
하긴 말과 행동만 봐도, 어떻게든 여자를 꼬셔보겠다는 파렴치한 놈들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물론 지금의 상황은 자신이 꼬신거나 마찬가지이고, 오빠는 거기에 응해준 것일 뿐이다.
그래, 이런 남자라면... 혜지는 어렵지 않게 고민을 끝냈다.
"... 나 얼마 전에 생리 끝나서, 괜찮긴 한데... 오빠도 나가려면 힘들텐데 그냥 하자."
"정말? 그래도 돼?"
"대신 쌀 때는 꼭 밖에 싸야 한다? 쌀 것 같으면 바로 빼야 해."
혜지는 결국 노콘섹스를 허락하고 말았다. 현우는 다소곳이 다리를 벌리고 얼굴을 가린 혜지를 마음 속으로 한껏 비웃었다.
말하는 대로 믿고, 보이는 대로만 보는 바보같은 여자다.
따뜻한 척, 착한 척을 했더니 반대로 자신을 배려한답시고 내키지도 않을 일을 애써 무릅쓴다.
찡그린 입가에서 지금의 상황을 탐탁치 않아한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 바로 이 재미지.
현우는 자신의 잘 포장된 친절이 이 여자를 어디까지 내몰 수 있을지를 상상하니 머릿털이 곤두설 만큼 흥분됐다.
아무런 강요도 하지 않았지만, 남자의 성욕해소를 위해 기꺼이 노콘을 감수한다.
시작은 가벼웠지만, 이 여자가 발을 디미는 구렁텅이의 밑바닥이 어디쯤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현우는 그 밑바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의 그럴싸해보이는 선의가 이 여자의 인격과 존엄을 어디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렇기에, 지금은 입가의 저 불만부터 풀어줄 필요가 있다.
"물티슈 같은거 있니? 넣기 전에 한 번 닦게."
"... 물티슈? 그냥 바로 넣어도 상관없는데. 침 묻어서 그래?"
"아니, 쿠퍼액좀 닦아낼려고. 쿠퍼액으로 임신할 수도 있다잖아. 아무리 생리 막 끝났어도 조심할 건 조심해야지."
현우의 말에 혜지의 얼굴에서 뾰루퉁함이 사라졌다.
동그랗게 뜬 눈 옆에는 어느새 잔잔한 눈웃음이 떠올랐다.
"하여튼... 오빠 진짜 신기한 사람이야. 그런건 또 어떻게 생각했대?"
혜지는 책상에 있던 물티슈를 건네며 중얼거렸다.
"내가 콘돔 가져왔으면 좋았을텐데... 미안해. 네가 불안한거 잘 아니까 이정도는 당연히 해줘야지."
현우는 귀두를 슥슥 닦더니 혜지를 다시 침대에 뉘이며 꿀이 떨어지는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그 말을 듣고 있던 혜지도 작게 중얼거렸다.
"... 고마워 오빠. 나 사실 좀 불안했었거든. 아니, 쫌 기분이 그랬다 해야하나?"
"알고 있어. 근데 콘돔은... 도저히 못 사러 가겠더라."
현우는 귀두를 그녀의 입구에 문지르며 하던 말을 마저 했다.
"너때문에 개꼴려서 아까부터 미칠 것 같았거든..."
혜지는 현우의 야릇한 말보다도,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단단함에 흠칫 몸을 떨었다.
귀두부터 크다. 이전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압박감이었다.
현우도 이를 느끼고 슬쩍 미소지었다.
"긴장 풀어도 돼. 내가 너 안 잡아먹어."
그러면서 따뜻한 손길로 혜지의 배를 몇 차례 쓸어내려줬다.
혜지도 그 손길에 어느정도 마음이 놓이는지 잔뜩 힘이 들어갔던 허벅지를 조금은 이완시켰다.
이제 준비가 끝났다. 지금까지의 애무가 애피타이저였다면 지금부턴 메인디쉬다.
손장난과는 비교도 안되는 압도적인 쾌락을 쏟아부어줄 차례다.
이 여자의 온몸이 쾌락에 절어 몸을 가눌 수 없을 때까지 말이다.
마음을 굳힌 현우는 자신의 물건을 혜지의 질에 문질렀다.
좁아보이던 입구가 귀두를 물어오는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