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밤의 시작 (3)
현우는 M자로 벌린 혜지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가져갔다.
약간은 비릿한 애액냄새가 풍겨온다. 희미한 비누냄새도 함께.
다행히 질염 같은 건 없는지 딱히 악취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정도면 기대 이상으로 싱싱한 상태가 아닌가.
현우는 제품의 품질을 검사하듯 혜지의 보지 상태를 이리저리 따져보다가 합격 판정을 내렸다.
팬티를 벗기기 전까지는 거무튀튀하게 늘어진 불고기를 예상했다.
만난 지 두 시간도 안 된 남자를 집으로 초대해 다리를 벌리는 년이라면 안 봐도 뻔하니까. 팬티 옆으로 삐죽 튀어나온 잔털이 무언가 불결해보이기도 했고.
그러나 이건 그냥 평범한 21살의 보지다.
눈으로만 보아서는 하나 뿐인 남자친구에게만 몇 차례 대줬을 것 같은 느낌을 풍긴다.
혜지의 하얀 피부와 잘 어울리는 핑크빛 보지. 그리고 흰색과 핑크빛은, 둘다 더럽히고 싶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현우는 끓어오르는 흥분을 참으며 오른손의 엄지에 침을 묻혔다.
그리곤 살그머니... 혜지의 갈라진 틈 위의 볼록한 돌기로 손을 가져갔다.
"하으으윽... 오빠, 거기! 거기 더 만져줘!"
혜지는 그것이 자신을 발정시키는 버튼이라도 되는 것처럼 울컥하고 애액을 토해냈다.
그토록 애를 태우더니, 드디어 닿았다.
그녀는 전기가 통한것처럼 몸을 떨었다. 아까부터 이어진 애무로 몸이 달아올라 미쳐버릴 것 같았다.
현우는 능숙한 손길로 클리토리스를 반쯤 덮고 있던 표피를 들어올렸다.
동그란 알맹이가 쏙하고 튀어나온다. 붉게 충혈된 것이 그녀가 얼마나 흥분했는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현우는 돌기에 올린 손가락을 아래위로 미세하게 움직였다.
손끝이 닿을듯 말듯한 느낌으로, 표면을 스치듯이.
여성기를 애무하는 방법이라면 더이상 익숙해질 수 없을 만큼 손에 익은 그였다.
강하게 눌러대거나 세게 비벼댈수록 좋아할 것이란 생각은 아다들이나 하는 생각. 침을 묻힌 촉촉한 손끝을 최대한 아슬아슬하게, 미끄러지듯이 움직여나간다.
마치 갓난아기의 얼굴을 씻기듯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그건 혜지가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노련함이었다.
적당히 가슴을 주물럭거리다 자지를 들이미는 전남친에게선 이런 봉사를 거의 받아보지 못했다.
한참을 공들인 애무와 선명히 느껴지는 부드러운 배려.
혜지는 연인간의 제대로 된 섹스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다가 현우와 오늘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 뭐, 아무렴 어때. 진짜 남자친구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인데.
"하아아응... 오빠... 너무 좋아... 좋아서 죽을 것 같아... 아으으읏..."
무너진 둑에서 물이 터져나오듯 애액이 몽글몽글 샘솟는다.
입고 있던 팬티를 흠뻑 적시고도 모자랐던 모양인지, 질금질금 새어나와 엉덩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혜지는 섹스가 이렇게나 기분 좋은 것이었던가를 떠올려봤다.
사실 그녀는 섹스를 즐기진 않았다.
남자가 물건을 쑤셔넣고 허리를 흔들어대는게 혜지가 겪은 섹스의 전부였다.
그럼에도 혜지는 전남친이 섹스를 졸라오면 마지못해 응하곤 했었다.
섹스가 좋다기보다는, 끌어안고 있는 연인의 품이 따뜻했으니까.
무언가 하나로 이어졌다는 특별함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같아 좋았다.
그렇다고 혜지가 전혀 쾌감을 못 느낀건 아니었다. 그녀도 적당한 쾌감을 느끼긴 했다.
자위보다 좋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조금은 애매한, 딱 그정도의. 그도 그럴 것이, 동갑내기 남자친구는 서툴기만 했었다.
현우는 클리토리스를 만지던 손길을 조심스레 거두고, 슬그머니 입을 가져갔다.
입술을 살짝 벌려 가볍게 표피를 덮는다. 촉촉한 침으로 그녀의 음핵을 부드럽게 머금었다.
충분히 적셨다는 생각이 들자, 따뜻한 혀끝을 그 위로 가져다댄다.
그리고는 핥는다라기보다는 혀를 미끄러트려 온기를 전한다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혀를 움직였다.
이윽고 챱 - 챱 - 거리는 침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혜지는 현우의 혀끝이 가져다주는 짜릿함에 손에서 쥐가 나는 것 같았다.
침대 시트를 강하게 움켜쥔 손이 잠시도 견디지 못하고 덜덜 떨린다.
아직 넣지도 않았는데, 이 남자의 혀끝만으로 갈 것 같았다.
"흐으으음... 오빠... 오빠... 허어어윽... 개좋아."
현우는 혜지의 반응을 관찰하다 두툼한 엄지를 그녀의 질구로 가져갔다.
손에 묻어나오는 애액을 엄지를 이용해 부드럽게 꽃잎 전체에 펴발랐다.
혜지의 헐떡거림이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더 커졌다.
현우는 그녀가 느끼고 있을 흥분을 상상하며 미소지었다.
아마 미쳐버릴 정도겠지. 애무에 이정도나 공을 들이는건 현우도 오랜만이었지만, 애초에 이 나이 또래에 이정도의 능숙함을 가진 사람도 드물 테니까.
현우는 자신이 마음 먹은 오늘의 역할에 무섭도록 충실했다.
만나기 전만 해도, 대충 물고빨다 버릴 여자였지만... 지금은 새로운 장난감이 되어줄 것이란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세상 가장 소중한 여자친구를 대하듯 온 힘을 다해 혜지에게 봉사했다.
혜지는 점점 숨이 가빠져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쾌락을 못 참고 침대 위를 동동 구르는 두발이 그녀가 지금 얼마나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현우는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는 생각이 들어, 검지를 구멍 앞으로 가져갔다.
입은 여전히 혜지의 클리토리스에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상태다.
그 상태로, 입구를 꾸욱 누른다. 아니, 입구의 바로 아래, 회음부라 불리는 부분을 누른다.
바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려니 장난기가 동했기 때문이다.
이 여자가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쑤셔주길 애원하게 만들고 싶었다.
다섯 손가락과 손바닥을 모두 써서 집요하게 보지 주위를 문지른다.
손가락을 현란하게 놀리며 꾹꾹 누르고 쓰다듬는다.
질의 입구를 톡톡 건드리면서도, 절대 안을 긁어주지는 않았다.
혜지는 구멍 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손끝에 애가 탔다. 조금만, 조금만 더...
반 마디 정도 슥하고 밀고 들어온 손가락에 아 - 하고 신음을 터뜨리기도 잠시, 입구만을 꼼지락거리다 빙글 헤집고 나간다.
아무리 허리를 들썩거려도, 안쪽에서부터 불타오르는 뜨거움은 식힐 수가 없었다.
오히려 더 타오르기만 한다. 그건 혜지가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불길이었다.
"오빠... 확 넣어줘. 확 쑤셔넣어줘."
현우는 혜지의 그 말에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올리고 혜지를 내려다봤다.
녹아내린 암컷의 얼굴이 보였다.
새하얗던 귓볼과 목덜미가 지금은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촉촉히 젖은 눈동자는 현우의 자비를 바라며 애처롭게 반짝이고 있다.
이정도면 자신이 원하는 말을 듣기에 충분해보였다.
"그럼 한번 부탁해봐.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 내 보, 보지... 오빠 손가락으로 쑤셔줘. 아니, 손가락이든 자지든 상관없으니까..."
혜지의 두 눈에도 불꽃이 일렁이는 듯 했다. 그건 숨길 수 없는 욕정의 불꽃이었다.
"이제 박아줘 오빠. 나 미칠 것 같단 말이야."
애를 태워도 너무 태웠나보다.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쑤셔달라더니, 끝에 이르러서는 아예 자지로 박아달라고 빌다시피 한다.
현우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쉽게 박아줄 순 없지.'
이 여자는 아직 더 천박해질 구석이 남아보였다.
현우는 이제 양손을 모두 써서 혜지의 보지를 공략할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입을 댄 채로 손가락을 움직이면 자세가 조금 불편하기도 했고 섬세함이 떨어지기 마련이었으니까.
입에 고인 맑은 침을 혜지의 보지에 뱉었다. 무엇이 애액이고 무엇이 침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만큼 번들거리는 상태였다.
이윽고 현우는 왼손을 클리토리스에, 오른손을 구멍 입구에 가져다댔다.
왼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클리토리스를 돌리며 오른손가락으로 입구를 꾹 - 하고 아래로 눌렀다.
현우의 손가락은 새어나온 애액으로 닿자마자 흠뻑 젖었다.
그렇게 입구를 빙글빙글 헤집다가, 쑤욱 - 하고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동시에 혜지의 거친 신음이 터져나왔다.
현우는 밀어넣은 손가락으로 천천히 혜지의 스팟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질 속에서 검지와 중지를 부지런히 놀리며 혜지의 반응을 관찰한다.
손가락을 벌려도 봤다가, 아래로도 눌러본다. 그러다 손목을 돌려 위쪽 질벽을 더듬었다.
입구에서 얼마 들어가진 않은 곳에, 누르면 오목하게 들어가는 말랑한 살덩이가 느껴졌다.
현우는 그 부분을 꾸욱 누른 채로 손끝에 힘을 주고 까딱거렸다. 손톱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부드러운 지문 부위로 여기저기를 눌러본다.
오래지 않아 혜지의 보지가 움찔하고 조여오는 부위를 찾았다. 건드릴 때마다 부르르 떠는 것이 이 여자의 약점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현우는 본격적으로 손가락을 놀렸다. 찾아낸 스팟에서 1cm 정도의 범위를 정하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 검지와 중지를 번갈아가며 두드린다.
꾸욱 누르고 살살 돌리기도 했다가, 긁어내듯 앞으로 밀어내기도 한다.
그러기를 한참. 혜지는 아예 자신의 가슴을 양손으로 주무르고 있었다.
한껏 젖힌 허리와 질끈 감은 두 눈을 보아하니 절정을 앞둔게 보였다.
"흐으으으앗... 아앙. 어떡해. 나, 나 오줌 나올 거 같아. 하아, 오빠 그만. 흐윽... 그, 그만, 오빠. 나 진짜 쌀 것 같아. 오줌 쌀 것 같아."
손가락 움직이 빨라질수록, 혜지의 허리가 활처럼 말려올라간다.
발가락이 조금도 가만 있지 못하고 이불자락을 움켜쥐는게 가기 일보직전으로 보였다.
현우는 조금 더 애를 태울까 고민했지만, 생각을 바꿨다. 생각보다 잘 느끼는 여자다.
수많은 여자를 농락해보았기에, 혜지의 감도가 좋은 편이라는 것은 일찍이 깨닫고 있었다.
그럼 일단 손으로 한 번 보낸다. 그리고 혜지가 절정의 여운에 헐떡일 때 곧장 쑤셔박는다.
항거할 수 없는 폭력적인 쾌락으로 이 여자를 완전히 함락시켜버리리라 마음먹었다.
다행히 시간은 이제서야 10시. 이 여자를 가지고 놀 시간은 충분해보였다.
현우는 오늘밤이 끝났을 때 이 여자가 과연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를 생각하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