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7화 〉167
167
이 글은백퍼 픽션입니다
화요일 오전, 주치의의 회진 시간이다
영어로 계속 나불대서 듣는 척만 하고 있다
인간은 골품제에 맞춰서 살아가는 존재
만 명 중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팔자 고친 사람을 두고 스피커 빵빵 터트리지만
대부분은 팔자 고치려다 인생 말아먹고, 그나마 어찌 팔자 고친 놈도 상위레벨 존에서는 근본 없는 굴러온 돌 취급 받으며 버티기도 힘들다
나 역시 부잣집 아들이라고는 하나, 진짜 부자들이 보면 코웃음도 안 나오는 평민 계층
의사도 의사 나름이지만, 여자의사는 남자의사보다 가치가 높다, 연애의 정글에 있어서는
내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을 만큼 , 큰 병원의 전문의는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허나
골품이고 나발이고 한 방에 다 우그러뜨릴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 내게 있다
송곳님
잘 산다고 팬티 백 장 입고 다니나?
설령 강철팬티를 입고 다니는 황족이라 한들, 철갑소이탄처럼 중갑을 빠개고 들어가는 비브라늄자지에 찔린다면
신분관계는 역전된다
송곳님의 신력은 ICBM을 능가한다
“이봐욧! 보호자님 제 말 듣고 계세요?”
“아 저”
“누나가 움직이려 해도 보호자 분이 최대한 막으세요, 특히 밤중에 낙상사고는 조심해야 해요, 집에서처럼 뒹굴고 장난 치다가는 병원 와서 더 다쳐요”
김옥지가 이 의사한테 뭔가 꼰질렀나 보다
얍삽하게 니가 꼰질렀다면, 나도 널 찔러야지
얼마 전까지 나는 찐따로 살아왔다
그리고 나보다 약한 자들을 괴롭힐 기회가 있어도 그런 것을 싫어했다
지금이야존잘러로 거의 변신했고 피지컬도 뛰어난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누굴 괴롭힌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허나!
나의 섹스는 송곳님이 내려주신 신의 사명
신의 일을 행하는 신의 태사자를 건드린다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뭐 김옥지는 김옥지고
화요일 오전
데이 번 간호사들과얘기도 하고, 병동 스테이션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알아본 바로는
현수경 의사는30대 중반의 돌싱
연줄도 무엇도 없이 실력으로 치고 올라온 독종
예전 같으면 여자들근처에 가면 경계의 시선만을 받았으나, 거의 존잘러가 되다보니 가만 있어도 여자들이 부른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은 자본주의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여자들이 절대 다수인 간호과
여자들의 얘기는 일적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누군가에 대한 뒷담화가 대부분이지만 듣다 보면 내게 유용한 정보도 많다
“현수경 선생님이 평이 안 좋아요, 비주류 의대 출신이라 의사들 사이에서도 그렇고, 너무 성격이 칼 같아서 병원 직원들이나 담당하시는 환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없어요”
“여기 제법 좋은 병원인데, 그렇게 여기저기서 치이면 어떻게 버티는 거죠? 이 병원에 들어오려는 의사들 많잖아요”
“일 적인 면에서 실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병원 원장이랑 그렇고 그렇다는 소문도.. 소문일 뿐이지만 힛”
보호자인 내게 말할 정도면 병원에선 다 퍼진 소문이겠구나
현수경은 특출난 미인은 아니고 볼록한 엉덩이가 관전 포인트이며, 도르코 칼날 같은 안경과 눈빛이 킬링포인트
지식인의 잘 벼려진 칼 같은 안경과 눈에 뿌린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나이 먹은 의사가 현지처로 둘만한 이유는 있겠구나
화요일 오후
병원 보호자 생활은 할 것이 별로 없다
똑똑똑 드르륵
원용이네 누나들인 김수정과 김나정이다
“다희야 잘 지냈니? 팔 양쪽이 작살났다며? 어유 목이 부러졌으면 장례식장인데 너무 아쉽 아니 다행이다 얘 호호”
“쳇쳇 다희야 양 팔을 다 다쳤는데 남자를 보호자로 쓰면 어쩌니? 머리 인대까지 늘어난 거 아니니? 걱정된다 얘”
들어오자마자 다희누나를 향해 덕담의 포문을 여는 두 여자들
이젠 세 명의 여자들 다 알 건 다 안다
“허이구 바쁜 아줌마들이 여긴 무슨 일이래? 관통이 밖에 나갈 일 없으니까, 손에 들고 온 음료수만 놔두고 가요 칫”
아줌마라는 말에 수희누나와 동갑인 수정 누나가 발끈한다
“아줌마? 나이는 내가 많을지 몰라도 몸 나이는 내가 더 어릴 껄? 다희 너 보지 나이는 환갑 아니냐? 너 맨날 남자들한테 둘러싸여서 지냈잖니 호호”
수정누나가 이렇게 변하다니, 차가운 오피스 레이디이며 표준어만 구사하던 지적인 여성이던 수정누나는 내게 채찍질을 당하면서내게는 착하고 밖으로는 외향적인 얼룩말이 되었다
“뭐? 환갑? 난 관통이가 첨이었어? 걸레년은 그 집에 있잖아!”
나정누나가 음료수를 내려놓으며 말한다
“김다희 요 욕심꾸러기 년아, 뒷치기 하다가 팔 빠졌다며? 니 잘못인데 왜 관통이를 입원기간 내내 독식하려는거야? 최소한은 지켜야 할 거 아니야!”
“쳇 관통이랑 놀다 그런 거니 관통이가 나 치료될 때까지 옆에 있어야지, 당연한 걸 가지고, 아 쫌나가 씨발!!”
“어휴 저 서방 잡아먹을 년, 관통이 살 빠진 거 좀 봐”
내 뺨을 톡 톡 건드리며 울먹이는 나정누나와, 내 몸을 슬슬 더듬으며 침을 흘리는 수정누나
빠악
참다못한 다희누나가 나정누나의 코를 이마로 받아버리며, 두 여자들은 쫒겨난다
“야! 김다희, 이게 날 쳤어? 니가 안주인이라도 된 줄 알아 넌 어차피 친누”
수정누나가 나정누나의 입을 막으며 끌고 나간다
아킬레스 건은 그래도 안 건드리겠다는 건가
“다희 너 다친 애라 그냥 가는 거야, 무식하게 폭력이나 쓰고, 음료수 그거 꼭 마셔라 내가 독 탔으니까”
“뭐래 첩년들이 칫칫”
순간 수정누나의 눈이 싸늘해진다
수희 누나가 정말 화났을 때 못지 않은 포스를 보여주는 수정누나의 차가운 눈빛
다희누나를 잠시 쏘아보더니, 몸을 돌려 다희누나가 못 보는 위치에서 날 향해 윙크를 하고 사라진다
드르륵 달칵
잠깐 나오라는 표시 같은데..
“관통아 나가면 뒤진다, 오늘 이 방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나가면 나 다 벗고 병원복도 뛰어다닐 거야, 알았어?”
다희누나도 엉덩이 후려 팬 적이 한두 번이 아니고, 자궁 파괴를 여러 번 했지만
나에겐 부드러워도 내 주변의 여자들에겐 아주 포악하다
엄마(최수영) 수희 나희 누나들은 가족이고 해서 그냥 참는 것 같은데
다른 여자들은 자기가 찾아가진 않아도, 눈에 보이면 잡아먹으려 한다
하긴
어찌 보면 몇 번 누르고 나면 기가 꺾여서 좀 시들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끊임없이 발톱을세우는 라이딩마스터 다희누나는 볼 때마다 신선해서 좋기도 하다
내 개인적으로는 지금에서도 다희누나 다정누나가 가장 예쁘게 보인다
“아우 돈 벌면 진짜 이사가든가 해야지, 저년들 보면 소화가 안돼”
“누나 이제 어린이집 교사도 짤리고 백수 아니야? 돈 어떻게 벌어”
“어린이 집 교사야 뭐 취미 삼아 한 거구, 돈 벌려면... 음 비제이 해 볼까?”
“헹 누나 성격에? 일일이 인사하고 열혈한테 알랑거리고 잘도 하겠다, 난 반대야”
“너 걱정되냐? 내가 다른 남자 만날까봐? 킥킥킥”
다른 남자 만난다면 기분이 좋을 순 없지만, 다희누나는다른 남자를 만날 순 있어도 그 뿐이다
그 남자에게 빠지거나 사귀거나 할 수 없다
일단 25센티의 종이컵 굵기에 쪼임까지 회복시켜 주는 나의 불기둥을 벗어날 수가 없다
흑형에게 간 여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제 흑형도 비교대상이 아니다
“아니 일하면서 누나 고생할까봐 그러지, 나 먹여 살리려면 누나가 일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이웃에 은경이도 비제이로 돈 제법 만지는 것 같던데”
“누나가 여캠 하면 여럿 죽어나갈 것 같은데...”
“그야 당연하지, 내 외모에 버틸 남자가 몇이나 되겠니?”
그 뜻이 아닌데
“근데 관통아 어제 하다 말았잖니? 그래서 말인데... 히힝”
베드는 삐걱거리기도 하고 해서 화장실 안에 들어가서 뒷치기로 누나를 밀어친다
말랑말랑하면서도 찰지고 큰 힙은 언제나 쑤실 맛이 난다
다만 양 팔을 못 쓰는 다희누나의 머리가 벽에 계속 부딪친다
“아우 썅 끊어치기! 끊어치기! 대가리 박살나겠네 진짜”
“아 어떻게 멈춰, 어깨로 기대고”
드르륵
“응? 환자분!! 관통씨!! 다 어디가셨어? 화장실에 있어요?”
이 목소리는 김옥지 간호사
화장실 쪽으로 다가오는 김옥지 간호사
병원 화장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문을 잠글 수가 없게 되어있다
“누나 부축하고 있어요 들어오지 마요”
다급히 내 추리닝을올리자마자 간호사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다희누나는 머리를 벽에 대고 있는 뒷치기 자세 그대로
“두 분, 뭐... 하시는?”
“아 왜 막 열고 들어와요! 누나 돕고 있다고했잖아요”
누나를 닦아주고 있다고 우겨야지 뭐
동생으로 보호자 하는 건데, 섹스하고 있었다 할 수는 없다
박고 흔드는 건 못 봤으니 무조건 우겨야지 뭐
미심쩍은 눈빛으로 쳐다보지만
“간호사로서 일이 있나걱정이 되어서 들어와봤어요, 실례했네요, 조금 있다 주사 놓으러 올게요”
드르륵 타악
"아우 저 년 때문에 둘이 있으면서 한 번을 제대로 못 뚫리네, 관통아 병원 옮길까?"
"하루만...하루만 있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