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101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즉 천사님들이라 할 수 있다
준비만 해놨을 뿐이다 준비만
벨을 누르자, 화진누나가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무릎 위로 살짝 올라간 나풀리거리는 점박이 치마
단추로 채우는 반팔 상의
역시나 머리를 올려서 뒤로 묶은 정갈한 스타일의 화진누나
가는 목이 안돼 보인다
오늘 저 목이 얼마나 아래위로
"관통학생, 일하느라 고생했죠? 맛있는 거 다 돼가요 잠깐만요 호홋"
맛있는 게 맛있는 것을 만들어놓다니, 이것이 진정한 창조경제인가
"어머 관통학생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사 왔어요? 나 취하게 만들려구요? 호호호"
팔로 내 몸을 슬쩍 치는 화진누나
저번 섹스 이후에 나에 대한 경계심을 거의 없앤 듯하다
그런데 내가 술보다 더한 것을 들고왔다는 것도 알까
누나는 전남편에게 억압당하며 살았다
거친 것에 대한 반감이 클 것이다
또한 나에게 마음을 연 것은, 내가 화진누나의 의사를 존중해주었기 때문이다
억지로 밀어붙이면 반발만 살 것이다
그래 가지고만 온 거잖아
적당히 분위기 봐서 이번이나 다음에 얘기해보고, 싫다면 안 하면 되지 뭐
제육볶음과 알탕
사실 말만 양주지, 막걸리 사발에 마셔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캡틴P
국산 술이기에 양주인지도 의문이 제기되지만
어쨌든 캡틴에게는 과한 안주다
"누나 캡틴은 말이에요 소주랑 섞어마시면, 도수가 내려가고 다음 날 속이 불편하지 않아요"
도수가 내려간다는 말은 뻥이지만, 정말 다음날 속이 불편하지 않다
그 다음날 일어나니까
"호호호 대학 새내기 때, 예비역 선배들이 마시는 거 보고 처음이네요 이 술은"
알 수 없는 미소를 띄며, 술을 받아마시는 화진누나
그러고보니 화진누나랑 술마시는 건 처음이구나
여자가 남자보다 술을 못 마시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체질 상 남자보다 알콜에 취약하고
체중이 남자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것이 주량이지만, 그나마 육체적으로 이유를 대 보면 위의 두 가지인데
161 정도의 날씬한 화진누나는 체중이 가벼울 것이다
C의 젖가슴과 95정도의 힙이니, 그 키 대의 여자들에 비해서 가볍지는 않겠지만
나보다는 많이 가벼울 것이고
공부만 주구장창 하던 명문대 책순이다 보니
별로 많이 마셔본 경험도 없겠지
시간은 많다, 어느 정도만 누나가 마셔줘도 나의 필승이다
한참 후
"호호호 술이 다 떨어졌네요, 어쩜 좋아, 이제 분위기 오르는데 깔깔깔"
내가 좀 더 마시긴 했어도, 화진누나도 초반 외엔 그다지 빼지 않았다
누나는 취하긴 했어도 기분이 좋아보인다
"흐음..제가 과실주 꺼내올게요, 어차피 보지도 않는 장식품이라, 오늘 마셔요 호홋"
과실주는 달지만 도수가 높다
"저.. 이런 말 하면 여자가 빼는 맛 없다고 보실지 몰라도.."
"네 네 편하게 말해요 누나"
"그 날 관통학생이랑 관계한 이후로... 관통학생이 예쁜 여자랑 다니는 것도 보이고..."
아 다정누나랑 다니는 것을 봤나
다른여자인가
적극적으로 누나 품에 안기던 내가 섹스 두 번 정도 하고 잘 보이질 않았으니
화진누나 입장에선 내가 목적을 이루고 관심을 놓은 것처럼 느껴졌겠다
"저 누나.."
"관통학생, 내가 관통학생을 독점할 수는 없다 생각해요, 하지만 요 며칠은 정말 우울했어요 지나간 인연인가 싶어서, 난 아니었는데.."
"누나 우린 계속 같이 갈 수 있어요"
말은 돌려서 하지만, 화진누나는 내가 누나는 먹버한 게 아닌가 생각한 모양이다
내가 일하는 마트에 찾아올 정도면, 혼자서 생각을 많이 했나보다
"네 같이 가요 우리"
누나가 내 손을 잡는다
손이 잡히는데 반응은 다른 곳에서 온다
벌떡
"큼... 험 험 누나 "
조용히 미소띤 입을 가리며 고개를 돌리는 누나
"괜찮아요 반응.. 없는 게 안 좋은 거죠 호호 큼"
한두 잔 더 마시다보니, 둘 다 좀 취한 상태가 되었다
"누나, 누나는..섹스할 때 때리고, 묶고 그런 거 어떻게 생각해요?"
놀란 토끼처럼 날 쳐다보거나, 펄쩍 뛰며 이상하게 쳐다볼 줄 알았는데
"으흠..서로의 의사만 존중된다면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너무 그런 건 상대보다 다른 데 집착하는 것 같아 별로지만요"
예상 외이기도 한데,결국은 정론이기도 하다
근데 은근히 느껴지는 게, 뭔가를 해 본 것 같기도 하고..
생각만 하기로는 화진누나는 남성상위 즉 남자를 배 위에 올리고 다리만 벌리고 누워 섹스를 할 것 같은 이미지다
얌전한 누나가 남자의 몸 위에 올라타 몸을 마구 흔들고
배시시 웃으면서 엉덩이를 들이밀며 뒷치기를 대 줄 거 같지는 않다, 남자가 달려들어서 뒤로 박히는 거면 몰라도
물론 나는 화진누나와 섹스를 두 번 하면서 정상위만 하지는 않았다
요부 이상가는 사까시도 받아봤고, 정상위 말고 다른 체위도 해 봤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긴 한데, 누나는 어디까지 받아줄까
그냥 뒷치기만 해도, 충분히 내 파괴욕과 욕정을 만족시킬 수 있는데 꼭 얘기할 필요는 없겠지?
"후후 관통학생 표정 보니까 저랑 뭐 하고 싶은 게 있나봐요? 그냥 얘기해 봐요, 싫으면 안 하면 그만이잖아요"
송곳은 책가방 다른 주머니에 있다, 그것은 제외하고
책가방 메인지퍼를 열어, 여러 내용물을 방바닥에 쏟아붇는다
"어머멋! 관통학생 이런 걸 책가방에 항상 가지고 다녀요?"
"아뇨 아뇨 오늘 도착한거에요, 저두 처음 사 보는데"
"히힛 그걸 믿으라구요? 관통씨 이제 보니 응큼쟁이야 정말.."
"진짜에요 봐요 이거 라벨도 아직 안 뜯었잖아요"
"후후훗 귀여워"
날 헤드락 걸듯이 끌어안는 화진누나
화진누나는 마트 사모님의 여동생이다
마트 사모님 첫째 신수진
중학교 교사 둘째 신나진
과부. 셋째 신화진
이전에는 화진 누나랑 사모님이랑 얼굴은 정말 닮았지만, 스타일은 정반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화진누나의 분위기가 사모님이랑 닮아 보인다
"알아요 장난친 거에요, 그리구 관통학생이 맘대로 어쩌고 다녀도 괜찮아요, 날 존중해주고, 자기만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남자가 아니란 걸 아니까요"
아이고.. 너무 금칠을 해 주시는데
물론 너만의 생각을 밀어붙이지 마라 라는 의미도 있는 말이지만
사람 말 하나하나 다 분석하면 피곤해서 어찌 사나
다가오는 느낌, 꼴림 이것이 전부인 것이지
"혹시 누나.. 이런 거에 대해선 친구분들이 뭐라고 하시던가요? 안 좋게 말하죠?"
"..."
이 집은 화진누나의 집이다
그러나 지금은 술자리
누구의 소유고 점유고 이런 것은 강려크한 알콜의 힘 앞에서는 뒤집힌다
조금 남은 캡틴과 과실주를 섞어 화진누나에게 주입한다
나의 별자리는 술병자리
술의 바다 안에서는 내가 유리하다
물의 정령사가 바다 위에서 싸우는 것이랑 같다
역시나 알콜은 합법적인 마약이며, 자백제다
"난..그런 얘기까지 하는 친구가 없었어요, 먼저 결혼하거나 남자를 많이 만나는 선후배 여학생들은 있었지만.."
"네.."
"하지만"
"?"
"들은 적은 없지만 해 본 적은 있어요"
순간 마시던 술을 내뱉을 뻔 했다
이미지 상으로는 사귀는 사이에 뒤치기나 오랄 한 번 요구해도, 어쩜 그런 걸 이라고 할 것 같은 화진누나가
묶고 때리는 걸 해봤다니
사실 묶고 때린다고 해 봐야, 정말 심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성인남녀끼리 겨우 이거? 라고 할 수도 있는 작은 거지만
자유롭게 살자는 내가 오히려 상대의 외면만 보고 틀 안에 갇혀있었던 건가
"신혼은 짧았고, 남편과 전 금새 소원해지기 시작했어요, 남편에게 다른 자극을 주면 다시 불타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제가 남편에게 권유했는데.."
그 남편분에게는 이게 좋지 않았을까
내가 그 분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일부지만, 화진누나를 대하던 방식을 생각하면..
"효과가 어땠나요? 누나"
"그 사람은 그냥.. 돌진해서 밀어넣는 것을 좋아했어요, 한두 번 써보다가 버렸죠, 시도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이 잘 안 서서 그렇긴 했지만요"
"네..."
"호호 부부 사이란 게 별일이 다 있어요, 은밀한 둘 만의 공간에서 맨날 마주보고 사니까요"
항상 은밀하진 않으셨어요, 끼지는 못했지만 저두 아주 가끔 하시는 걸 봤거든요
어쨌든 그렇구나
무슨 상황극을 해도 뭔 지랄을 해도 남자가 발기가 잘 안 되면 섹스가 제대로 될리가 없다
아까는 잠시 다르게 생각했었다
예전 화진누나를 덮치다시피해서 섹스를 하던 남편분은 채찍 같은 것도 좋아하리라 생각했는데
무조건적인 공격이 아니라 이것저것해보고 이러는 사이에 자지가 죽어버리면, 변죽만 울리다 정작 삽입은 해보지도 못하고 끝난다
술의 흥분으로 자지를 세워, 술의 약효시간에 화진누나를 뚫던 전남편
모르긴 몰라도 약도 먹었겠지
잠시간의 발기로 뭔가를 해내야 한다면, 그냥 밀어쑤셔박자 라고 생각하셨구나
변화를 싫어하셨을 수도 있고
"누나, 나 누나와 맨살로만 섹스해도 낙원에 있는 기분이에요, 누나와의 섹스에 불만은 없지만 전"
"해요"
"네?"
"관통학생이 하고 싶은 거 하자구요, 관통학생은 절 아껴주잖아요, 나도 상대가 관통학생이라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요"
역시 화진누나는 천사다
예전, 순간적으로나마 화진누나를 힘으로 먹으리라 생각했던 내 자신이 미워지고, 참은 내가 대견하다
또한, 나 자신의 선입견으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를 속단했던 내가 어리석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하드코어한 것은 잘 알지도 못하고 아직 생각도 없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해나가다 보면 서로가 더 발전할 수 있을거야
어떤 식으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