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92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누나 기분이 별로 안 좋으세요? 술을 잘 안드시네요"
"공무원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거든"
무슨 비상이 걸리면 자다가도 튀어나가야 하는 것은 일반 행정직 공무원에게도 해당이 된다
남자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여자들도 불려나가겠지
근데 다른 여자 공무원들은 많이 마시기도 하던데
경찰도 쉴 때는 막 마시는 사람 천지인데..
"하하 그러시군요"
"공무원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내 신조가 언제나 침착해야 한다는 거야, 그런 면에서 술은 최소한이 좋지"
아니다 술은 최대한이 좋다, 남을 괴롭히지 않는 선에서라면
또한, 언제나 침착해야 한다고?
군복무 시절, 올림픽방송을 보는데 어떤 여자선수가 사격을 하고 있었고, 중계하는 아나운서가 그랬다
'저 @@@선수는 어떠한 경우에도 침착성을 잃지 않는 것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대한의 품에 금메달을 가져올 가능성이 아주 큰 선수입니다' 라고
그걸 보던 고참 한 명이 흥분하며 말했다
"씨발 보지에 좆 들어가바라, 흥분 안 하나! " 라고
그렇다
언제나 침착이란 말은 있을 수 없다
신은 몰라도 인간은 항상 침착할 수 없다
항상 침착하게 보이는 사람은, 안 보일 때 마음껏 풀어지기 때문이다
프로는 쉬는 것도 잘 쉬어야 한다
활시위도 안 쓸 때는 풀어놔야 한다
다 같은 맥락에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헛똑똑이인 수정누나는 무슨 괴변을 늘어놓고 있는가
공무원이고 나발이고 간에, 항상 침착해야 한다며 맥주 두세 잔에 몇 시간을 끌고 있다
자기 집 안에서도 언제나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이는, 24시간 긴장하는 여자
그나마 몰래 보는 취미를 가져 요즘, 얼굴이 좀 펴진 것 같지만
이대로는 사람이 오래 못 간다
항상 오피스룩이라는 갑옷에 자신을 가두고 사는 여자
경도가 훌륭해봐야 강도가 없으면 유리칼일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쑤셔드려야 한다
못 생겼으면 몰라도, 아주 이쁜 여자가 몰래 보는 못된 취미를 가지고
자신을 억압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두고 본다는 것은, 송곳님의 태사자로서 직무유기다
오늘 약속장소에 나오기 전부터 수정누나에게 불편한 감정이 있으셨던 송곳님
여친의 언니 정도면, 쑤셔드려도 전혀 쓸데없는 오지랖이 아니라며 괜찮다 하신다
"관통아, 너 술 이거 마셨다고 또 음흉하게 나 쳐다보냐?, 난 다른 애들처럼 곱게 안 넘어간다, 동네동생이라고 봐주는 것도 여기까지야"
"알았어요 누나"
내 눈빛이 음흉이 아니라 사랑으로 보이게 해드리죠
그리고 내가 다정이랑 공연해드린 게 몇 번인데
설마 맥주 한 잔 사고 퉁치자는 심보는 아니시겠죠?
"음 벌써 10시네 집에 들어가자 관통아"
"네 그래요"
어디서 찌를까
집에 들어가면 당장 다정누나가 달라붙을 텐데
밤중엔 문을 잠가놓고 자는 수정누나
게다가 조용한 교육은 힘들 것 같다
밖에서 해치워야 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한 수정누나가 화장실로 간다
화장실 가는 길에는 CCTV가 있지만 화장실 바로 앞에는 없다
남자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의 바로 옆
대기하다 누나가 나올 때 찔러야겠다
남자화장실로 가서 나의 섹스칼리버를 꺼낸다
서리한의 시린 한기를 뿜어내는 송곳님
파지감이 더욱 좋아진 송곳님은 내 손에 착 달라붙는다
잘 달라붙기는 한데, 손이 얼어붙는 것 같다
피에 대한 무섭도록 차가운 욕망
송곳님의 검신은 은색 롱기누스의 창
창의 끝은 장갑차라도 뚫어버릴 듯 날카롭다
이 정도의 무기가 엉덩이를 쑤신다고 생각하니
내가 찔리는 것도 아닌데 공포감이 들 정도다
잘못 쑤시면 불구가 되고도 남을 정도
그러나 송곳님은 엉덩이에서 빠진 지 0.1초만에 모든 상처와 감염 게다가 고통까지 없애버리신다
진정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딸칵
또각또각
화장실에 들어갔던 누나가 나온다
송곳을 허리 뒤에 끼우고 나도 따라나간다
타이밍에 맞춰 나가니, 검은 정장을 세련되게 입은 수정누나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앞을 지나가고 있다
대체 왜?
누나가 무슨 권리로?
술집 화장실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것이냐?
여기가 장례식장이냐?
수정누나 28년의 세월동안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이웃 잘 만난 것도 복입니다
송곳을 쥔 이웃을 만난 것은 복이 터지는 수준입니다
간다 그녀를 구원하기 위해,그녀를 억압하는 오피스룩을 홀랑 벗겨버리기 위해
"어멋? 관통이잖아, 남자 화장실에서 갑자기 누가 나오길래 놀랐다 얘"
그냥 지나갈 법도 한데 뒤에서 누가 나오자 확인부터 하는 수정누나
요즘 시대에 여자가 긴장을 왜 해
여자가 긴장해야 하는 순간은, 그 순간에, 그 부위로만 하면 된다
수정누나가 자기 앞을 보며 말한다
"관통아 나 다리 아프니까 니가 저 앞에 나가서 택시"
푸우욱 쏘오옥
"잡아 줄래? 근처에 모텔이야 많지만... 난 내 첫경험은 호텔에서 하고 싶어 호호홋"
"누나 따끔하지 않았어?"
"응 방금 엄청 아픈 것 같았는데 착각인가봐 멀쩡한데 뭘"
"내 손톱이 길어서 말이야, 누나 엉덩이를 찔러버렸어, 정장에 빵꾸났어"
"괜찮아 괜찮아 남자가 살다보면 여자 치마에 빵꾸낼 날도 있는 거지 뭐, 관통이 니가 한 건데 호홋, 빽으로 가리고 가면 돼, 그게 뭐라구 헤헤"
근데 첫경험이라고?
도도한 미녀가 28살까지 한 번도 안 해봤다고?
아무나 자기 배 위에 올라타는 것이 싫어서 그랬나
수정누나한테 들이댈 정도면, '아무나' 가 아닌 남자들도 많았을 텐데
나랑 다정누나 섹스까지 몰래볼 정도인 수정누나인데, 자기가 관심이 없었다는 것도 좀 그렇고
뭐 채찍과 곤장 몽둥이의 삼위일체면 다 실토하겠지
"관통아 뭐 생각해? 택시 좀 잡아달라니까"
"공무원이 시민한테 택시 잡으라고 시키게 되어있어?"
"아 아니지 호호 미안 내가 실수했네, 그래도 호텔은 가줄 거지?"
모텔이야 몇 걸음 앞에 있지만, 호텔은 그래도 몇 분 정도 택시를 타야하는 거리에 있다
택시에 탄 내내 내 옆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수정누나
C컵의 가슴이 무기인 것은 자기도 아는지, 계속 내 팔에 밀어문때면서 날 자극한다
호텔 객실 안
나는 나영이모 집에서 나오면서 청바지로 갈아입고 왔다
추리닝을 그대로 입고 왔다가는 바로 수정누나에게 뺀찌를 먹을 것 같아서였다
옳은 선택이었다
추리닝을 입고 왔다면, 지금 내가 풀고 있는 이 허리띠가 없었을 테니까
"아힝 나 먼저 씻고 올게, 급하게 그러지 마 관통아, 누나 처음이라니까"
철써억
한 번 접어 두 겹이 된 가죽허리띠가, 수정누나의 엉덩이에 골고다의 채찍처럼 휘감긴다
"꺄악!! 누나를 왜 때리는 거야?"
"누나? 누나가 여기 어디있어? 그리고 난 때린 적 없어, 애무한 거지"
"관통아 암만 그래두 나 수희랑 동갑이야, 니 큰누나랑 친구라고"
"수희도 이젠 내 밑이 될 거야, 그리고 상황파악이 안 되나 본데"
철썩 처얼썩
"아윽! 너 진짜! 너무 아프잖아, 이런 취향이었어 관통아?"
"수정이 너한텐 이게 맞춤식인 것 같아, 왜? 싫어? 그만하고 나갈까?"
내가 각목으로 두들겨 패도 수정이는 날 원할 것이다
'대빠이' 의 효과는 그 정도다
물론 깨고 난 뒤도 생각해야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지만
최소한 엉덩이 까고 어디 누구에게 보여줄 생각은 못하게 될 것이다
"..."
"싫은가 보네, 난 누나가 알을 깨고 나오려는 새인 줄 알았어, 내 착각이었구나, 죄송했어요 수정누나 저 갈게요"
미련없이 가방을 들고 객실 문 쪽으로 간다
다다다닥
내 옷깃을 잡고 늘어지는 수정이
"깨야지!!! 박살내야지!! 이제 부화할 수 있는데, 노크만 하고 가는 법이 어디있니? 관통아 너 이렇게 무책임한 남자였어? 누나가 불쌍하지도 않니?"
"누나?"
"수..정이"
"관통이?"
"관통..씨"
철썩 철써억
"오빠요!! 관통오빠!"
신이 바벨탑을 무너뜨리며 언어가 갈라졌다 했나
그것은 입의 언어일 뿐, 진짜 언어는 안 갈라졌다, 만국공통어는 남아있다
주먹
이것은 만국이 아니라 외계인도 알아듣는 영원불멸의 언어다
"수정아 난 널 치료하고 싶다, 너 관음증 있지?"
"으 응 나이들면서 최근에 생겼어"
"나랑 다정이 섹스 보면서 더 불타올랐고?"
"응"
방법이 없다면 모르겠으나, 수정이는 마음만 바꿔먹으면 굳이 남의 섹스를 몰래 볼 필요가 없다
"대가리 박아"
"응? 바닥에? 그래두 나 여자인데..."
철썩 철썩
"여자나 남자나 수술할 땐 칼로 째는 거 아니야? 여자는 수술할 때 케이크 자르는 칼로 잘라?"
"아흑! 알았어 알았어"
남자들은 군대를 떠나서 다 안다
머리 박을 때는 다리를 벌려야 머리가 그나마 편하다
다리를 쫙 벌려, 무게를 세 지점으로 분산시켜야 하는데
책상물림으로만 여지껏 살아온 수정이가 대가리 박을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기껏해야 고등학교 때 수련회 가서 엎드려뻗쳐 정도였겠지
더구나 아직 자신의 이미지를 소중히 여기는 수정이
정장치마가 벌어지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다소곳이 검스를 신은 발을 모으고 머리를 박는다
정장에 어울리게 스타킹까지 신었으니 발이 미끌리기까지 한다
꾸당
"장난해? 나 진짜 간다"
"아니야 실수야 흐잉 다시 박으면 되잖아"
"넌 선생님한테 반말해? 공무원이면 선생님한테 말 까도 되는 거야? 너 치료하는 사람한테!"
철썩철썩
얼마 전 업그레이드 된 송곳
효과가 '좀마' 에서 대빠이' 로 바뀌었다
수정이에게서 보이는 송곳의 '대빠이' 강력한 효과는 '대빠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