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1화 〉91 (91/175)



〈 91화 〉91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목요일 저녁

수정누나를 기다리며 동네 인근 가니역 술집에 앉아있다

가만 앉아만 있기도 뭐해서 마른안주와 소주를 시켜서 홀짝대다 보니 저녁 19시가 된다


다정누나 집의 장녀 김수정 28세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며 차갑고 무뚝뚝한, 오피스룩만 고집하는 침착한 여성

C컵의 가슴과 90의 힙, 미혼


우리 집의 수희누나와 비교해 가슴의 컵은 더 크고  사이즈는 약간 작다


까칠한 이미지는 딸치기에 묘하게 끌려서, 학창시절 원용이놈에게 부탁해 수정누나의 팬티를 넘겨받은 적이 있었지


나도 그 대가로 수희누나의 속옷을 넘겨줬었지만



경찰이나 교정직 공무원(교도관) 같은 제복공무원들과는 달리 일반 행정공무원들은 비교적 복장이 자유롭다


동사무소의 일선 공무원들 같은 경우에는 일하기 편하게 스판바지나 청바지 같은 옷을 입는 여성들도 많은데

수정누나는 부서가 어찌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지금까지 항상 오피스룩이다

정장에 검은 머리를 동그랗게 뒤로 올려묶은 단정꾸러기


역삼각형의 고양이상 얼굴, 찢어진 눈

말수는 거의 없지만, 계속 들러붙는 남자에게 개쪽을 줘서 쫒아내는 것을 여러번 봤었다

또각또각


"관통아 금방 왔구나"


"아뇨 저 1시간이나 기다렸"

"마른안주가 뭐니? 과일 시켜, 맥주랑"


"하하 누님 동네 술집에선 소주를 드셔야 분위기가"

"..."

"네 누나"





제미 분위기 있게 과일이랑 맥주 마실 거면  비싼 데서 사주던가

소주를 메겨야 말이 잘 나오는데


다른 것도  나오지만




맥주   먹이는데 30분이 걸린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미녀랑 술마시니 좋긴 한데


수정누나는 놀러나온 게 아니라 날 관찰하러 나온 듯하다

어우 체하겠어


다정누나 다희누나 수진누나(마트 사모님) 강은애


전부 나름대로는 성격도 있고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그래도 술자리에서는 나름껏  빼고 마셨는데

술을 거의 안 마시는 다희누나도, 섹스는 안 해봤지만 나희누나도 주량대로는 막 빨아제꼈는데




못 마셔서 그런 거면 몰라도, 자기가 술 마시자 해놓고 잔에 입만 살짝 가져다대고 이러면 좀 그런데


"관통아, 다정이랑 완전히 사귀는 거 맞니?"


완전히는 뭐지?

"네 사귀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어요"

"너 집에 들어가도 우리 집 자주 놀러올 거야?"

"네 그래야죠 수정누나나 다른 가족분들 불편하시지 않으면요 하하"

"불편한  뭐 있어 단칸방 쓰는 것도 아니고 화장실도 따로인데, 자주 놀러와 계속 있으면  좋고"


 정도면 수정누나 치고는 상당히 호의적인 말투인데

근데 이런 얘기 하자고 불러낸 건 아닐테고

영화감상료인가, 매일 실시간 영화 보는 대신에 술 사주는 거야?

그러면 맥주 한 잔 가지고는 안 되는데


영화 찍느라 다정누나랑 나랑 얼마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데

우리가 좋아서 찍은 영화이긴 하지만


니들이 좋아서 만든 작품이니, 내가 맘대로 봐도 된다 이런  이치에 안 맞잖아

쌩포르노를 보셨으면 적어도...



"저번에 강도 잡아준 것도 고맙게 생각해"


"아뇨 이웃으로서 당연히"

"근데 너 왜 또 날 음흉하게 쳐다보니?"

"그게 섹 아니 이쁘셔서요 헤헤"



수정 누나 앞에 있으면, 알몸인 기분이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나는 다 알고 있는 것 같아


실제로 다정누나와의 섹스이긴 하지만, 수정누나는  알몸을 계속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내가 수정누나의 섹스나 샤워를 몰래보면서, 수정누나보고 술 한  먹자고 했으면 누나는 나왔을까

몰래보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누나지만, 내가 부른다고 나올 누나도 아니야



그럼 난 왜 나온 거지?

무서운 누나, 차가운 누나, 내가 얹혀사는 집의 장녀, 같은 층에 사는 사람


이런 사람이 부르니 나온다고 생각은 했지만

내가 술자리 안 나온다고 해서 집에서 나가라, 이럴 누나도 아닌데

내가 수정누나에게 돈 받을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간단히 말해서 나도 수정누나랑 같이 있고 싶으니까 나온 거잖아

이쁘니까, 더 자세히 말하면 꼴리니까




그러면 수정누나는 술자리로   불렀을까?


그리고 정말 궁금했던 것, 이 정도 되는 누나가 나와 다정누나의 섹스를  몰래보는 거지?

"눈빛 점점  음흉해진다 색히야, 깔아 임마"

"네, 근데  누나, 오늘 하실 말씀 있으세요?"

"그냥, 너 보고 싶어서"




내가 보고 싶다고?

"누나, 평소에도 자주 보시잖아요, 더 자유분방한 제 모습을"

"까불래 임마, 같은 집 산다고 드립 함부로 치지 마"



자기는 같은 집 산다고 막 보면서

수정누나와의 특별한 접점은 살면서 없었다

한  위에 다정누나는 이래저래 길이나 학교에서 자주 봤지만, 내가 중2 때 성인이 되었던 수정누나

내가 고등학교 때, 대학 다니면서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던 수정누나

우리집의 실질적 왕고인 수희누나랑 맞수로 보였던 수정누나이기에, 언제나 내게는 대단히 높게 보였다



"난 니가 다정이랑 사귈 줄은 생각도 못했어, 덕분에 너에 대해 모르던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응? 그래도 술 좀 마셨다고 이제 본격적인 얘기가 나오는 건가


"모르던 거라뇨? 어떤 걸 말하시는지.."


"너두 알잖아,  입으로 말해야 해?"

뭐가 이렇게 당당한 거지


아니 그것보다 깔려면 확 다 까든지, 답답해 죽겠네


우리 집이나 이  여자들이나, 워낙 이쁘다 보니, 자기들 나름대로는 몰카 방지용 기기를  가지고 다닌다

카드식으로  것도 있고

집에서야 방심하지만 기기는 켜져있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촬영을 하지는 않는다


나도 원용이도 다른 여자들도


"관통이 너 갈수록 몸이 좋아지더라, 니네 집에서 억압받다가 우리 집에서  먹어서 그런가, 커지더라구...키가"

"네 네 수정누나가 잘 '봐주신' 덕분이죠 뭘"


내가 수정누나였다면, 적당히 유혹을 해서 섹스하자는 말을 유도할  같은데

의미없는 가정이긴 하다, 살아온 모든 게 다르고 성별도 성격도 취향도 다 다를 테니까


하지만 은근히, 아주 약간이지만 나와 같은 향기가 나는 것 같은데



"요즘 다정이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서, 언니인 나도 좋아, 너 지금은 가출상태지만, 들어가도 우리집에 계속 사는 건 어때?"

"계속 가출하라는 말씀이에요?"

"아니 지금은  데가 없어서 우리 집에 있는 것도 있잖아, 그게 아니라 집에 돌아가도 지금처럼 자주 오라고, 우리 집을 너희 집처럼"

"그 그건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너 온다고 하면, 내가 다정이랑 방 바꿀게ㅡ 그러면 3층에 너랑 다정이 둘만 있는 거잖아, 어머니들끼리도 다 좋다는데 뭐가 문제니?"

우리 엄마도 다정이누나를 꼬셔서 우리집에 들어앉히게 하라했으니, 동의는 한 것인데

엄마가 내것이 되기 전의 일이야

내가 다정누나 집에 살면서 다정누나를 우리 집으로 꼬시느라 시간을 보내고, 어찌어찌 성공해서 다정누나를 들어앉히는 것을

지금도 동의할까



물론 엄마는 내것이기도 하지만, 엄마이기도 하기에 내가 여친을 만들어 들고오는 것을 동의할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 집 누나들은...




"관통아  어머니 생각 내가 모르는 거 아니야, 당장 다정이를 데려올 수가 없으니, 너보고 꼬셔오라는 거겠지, 정 안되면 둘이 독립시킬 수도 있고"

하긴 저쪽 집도 다 머리좋은 사람들인데


"뭔지 모를 때는 급한 일부터 하면 돼, 뭐가 급한지도 모르면 니가 할  있는 일을 하고, 그마저도 모르겠으면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돼"

다정누나 집에서 살면서 섹스를 하고, 다른 자매들도 노리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어릴때부터 무섭긴 했지만, 그만큼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던 원용이 누나들과..


송곳님이 계시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근데 수정누나는 왜 그렇게까지


섹스 때문인가

섹스를 몰래보기 위해서?



"나도 니가 들어오니까 재미있고 좋아, 맨날 기지배들 화장품이랑 이상한 향기만 맡다가 니가 들어오니까 중화도 좀 되고"



그래, 여자들 많은 집이  좋은 것만은 아니지, 같은 여자 입장에서나 남자 입장에서나 불편한 점도 분명히 있어

"니 마음만 확실하다면야, 내가 우리 집에서, 너한테 수희역할 해 줄 수 있어, 아니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할 거야"


"수정누나는 포지션이 수희누나와는 다른 걸로 아는데요?"


"수희는  벗고 나섰고, 나는 아닐 뿐이야, 너 하나 품는 건 쉬우니까 니가 그런 걱정  필요는 없어"

정확한 속내는 모르겠지만

내게 손해는 아닌데

내가 집에 복귀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다정누나 집엔 들릴 건데


 편이 있으면 좋지


다만 정말 날 위하는 건지, 무슨 속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정말 순수하게 남을 위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네 알았어요 누나"

"그래 잘 생각했어, 다정이가 나에 관해 씨부렁대도 질투니까 듣고 흘리고"

"질투요?"


"그래, 지 남친 델구사는데, 지보다  이쁜 여자가 옆에 있으니 질투하는 거야, 여자들끼리는 자매 간에도 잘 그러곤 해"

"그 자매가 혹시 수정누나인가요?"

"그럼 누군데?"

"...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미모의 평가에 있어서는 객관적이란 것이 없으니

이제 술도 좀 들어갔고

물어보자,  정도까지 왔는데

숨을 크게 내뱉고


"저 수정누나, 근데 누나 정도의 미녀께서..왜 보시는 거죠?"

"... 그래서..싫냐?"



처음으로 인정


"아뇨 싫고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보여주는 입장에선 궁금하잖아요"

"쳇쳇  그냥 악취미가 있어서 그래, 너 싫으면... 문 걸어도.."



수정 누나가 말을 돌리며 더듬는 건 처음본다 태어나서

수정누나가 술이라도 많이 들이키면, 술신공으로 캐볼 수도 있는데

2시간 째 맥주  잔 째

책가방이 부들거린다


두 시간 동안 맥주 피처 하나 가져다놓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냐며, 송곳님이 노하신다


니가 언제 입으로 여자를 알아갔냐며, 어설픈 로맨스 배우 코스프레 하지 말고


본업에 충실하라 하신다




쿨타임이 돌아온지도 20시간 가량이 지났다


중간에 수진이(나영이모 딸)와의 피땀이 흐르는 섹스를 보셔서 그런지 참고는 계셨지만



송곳님 스스로가 피를 드신 것은 아니기에, 피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신다


그냥 사무실 들어가서, 피시 본체를 통으로 뜯어오면  아는 사실인데


무슨 맥주를 마시는 것도 아니고 증발시켜가며 지지부진한 대화를 이어가냐고 격분하신다

신은 자애롭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분노하시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또한, 여지껏 송곳에 찔린 여자들을 보면

다 어떤 것에 고통받고 있었고, 내가 송곳으로 찌름으로서 구원했거나 구원하고 있는 중이다


나의 색욕만을 채운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해서 여자를 위해서 송곳님을 위해서 찔러야 한다


수정누나는 어떤 것에 갇혀있을까

대충 짐작이 가기도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짐작 뿐이고, 안다한들 뭘 해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가야지

고통받는 여인의 구제

명분또한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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