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7화 〉87 (87/175)



〈 87화 〉87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생략된 말은 나도 다희누나도 안다

누나 옆에 서있던 남자가, 처음에는 경계심을 대놓고 풍기더니, 대화를 들으면서 호감으로 바뀐 기운을 풍긴다

"아 이거 동생 분이셨군요, 안녕하세요 전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 김추낙 이라는 사람입니다"

명함을 내미는 김추낙 씨


명함을 받아보니 휴대폰 게임 앱을 개발하는 회사


제법 떠오르는 벤처기업인데


"아 저 이 회사 알아요 이런 게임하고 저런 게임 만든 회사잖아요"


"하하하 동생분이 식견이 넓으시군요, 내일 다희씨랑 식사자리  건데 같이 나와주실 수 있을까요?"

"아 감사한데 전 마트에"


"네 나갈게요 추낙씨 식사 말고 술자리로 부탁해요, 동생은 일이 바빠서 못나가요"



다희누나 술 안 좋아하는데, 그것도 팅기다가 초면에 술부터 사달라니, 이 벤처기업 사장은 저돌적인 전략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사업도 여자도... 풍문일 뿐이지만

애초에 김추낙 사장이라는 사람은 다희누나의 약속과 번호에만 관심이 있었고, 나중에 술 한 잔 내게 사겠다며 차를 타고 사라진다


"다희누나 술 싫어하지 않아?"


"흥! 니가 무슨 상관인데"


"왜 그렇게 쌀쌀맞게 그래? 술 마시다가 또 저번처럼 골뱅이 돼서 업혀갈까봐 그런 거지"


"추낙씨는 누구처럼 술 먹은 여자 모텔로 업고  가거든"

그런 게 어디있나, 남자는 누구나 보검을 가지고 있다


상황 때문에 못 꺼내는  뿐이지

"다희누나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

"몰라 임마! 내가 너 아니면 나자 없는 줄 아니?  생기고 돈 많은 남자들이 내 번호 한  따려고 얼마나 열심인데, 너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맨날 만나고 다닐 거야 쳇쳇"



꽈당

문을 닫고 들어가버리는 다희누나

다정누나 집에서 계속 있으니 다희누나가 질투를 하는건가


너만 여자 있냐 나도 남자 있다 이런건가



송곳으로 내가 급성장하는 중이긴 하나, 아직 누나들의 매력에는 모자란다

먹이사슬에서 보통 남자와 보통 여자의 관계는 보통여자가 우위


예쁜 여자와 멋진 남자 사이에서도 여자가 우위


그러나 엄청 예쁜 여자보다 엄청 멋진 남자가  우위에 있다고 한다


예쁘다는 것 멋지다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된다




내가 누나가 예쁜 것 이상으로 멋져질 수 있을까


키도 크고 인상도 더 좋아지고 20센티가 넘어갈 수 있을까



다정누나 집에 들어가자마자 다정누나와 섹스를 한다

수정누나는 기회가 될때마다 우리의 섹스를 몰래본다


다정누나 몰래 문의 잠금을 푸는 날은 보고, 아닌날은 못 보고




다정누나가 자기 방으로 내려가고, 샤워 후 자려는데 수정누나가 들어온다




월요일 새벽 01시


"들어가도 되지? 관통아"



똑똑


"아  누나 무슨  있으세요?"

"아 낮에 볼 기회가 없잖아, 너 마트 맨날 일하니? 밖에서 얘기  하고 싶은데"



설마 데이트 신청은 아니겠지만, 수정누나는 차 한 잔 같이 먹기가 정말 힘든 사람인데


차가운 인상에 다가가지도 못하는 남자들이 엄청 많았었지

딴에는 바람둥이라는 놈들이 들러붙기도 했었지만, 수정누나의 논리적이며 속사포 같은 소나기 드립펀치를 얻어맞고 시름시름 앓아누운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어



얼음공주 김수정이 무슨 일로


"한 달에 두  정도는 쉬어요"

"그래? 수요일  볼  있니?"

수요일..

이 누나랑은 어영부영 놀다가  다음날 새벽되고 그런 게 상상이 안된다


송곳의 쿨타임은 목요일 새벽에 돌아온다



쓸   쓸지는 몰라도


항상 준비하는 안보관을 가져야 한다

"목요일 날이 될  같아요, 수요일은  바빠서"

"그래 그럼 목요일 날 저녁이나 같이 먹자, 번호  바 일 끝나면 내가 연락할게"


수정누나에게 번호를 딴 것도 아니고 따이다니

세상에서 왕으로 백년보다, 낙원에서의 하루가 낫다더니


송곳을 쥔 여기가 낙원이 아니면 어디란 말이냐

응? 왜 수정누나가 주먹을 치켜들고 있는거지?

"얌마, 너 원용이었으면 맞았어, 어디 보이지도 않는 게 누나를 음탕하게 쳐다봐!"

"음탕한 거 아니에요, 찌, 찌를 생각 아니..."


"뭐? 찌찌? 이 자식이! 니가 날 노리고 있었구나!"



수정누나는 주먹을 더 치켜들다가, 한숨을 쉬며 내린다


"필터링 좀 거치고 말하자 관통아, 동네누나로서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네 누나 근데 진짜 찌찌 아닌데요.."

"너 모르는 여자도 그렇게 생각해줄 것 같냐?"



그래 나도 좀 달라져야 해, 표정이 아니라 속이 음흉해져야 하는데

사람이 너무 착하다보니 표정이 숨겨지지가 않아


난 정말 범죄 한   저지르고, 쑤실 생각만 하는 착한사람인데



"또 봐, 이 짜식"


"아 아니라구요"

"휴우.. 됐다 어쩌겠냐, 목요일이다 쉰다고 또 다정이랑 술 퍼마시지 말고"

"네 그럼 그  다정누나랑 같이 나가나요?"

"..."



따콩




화요일날 수요일날은 15시부터 출근해서 23시까지 바빴다

바쁘다곤 하지만 일 자체가 힘든 것은 아니고 해서  만은 한데

난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할까


공무원 시험은 내 머리가 나빠서 안되고, 엄마회사 쪽에 들어갈 수 있으려나


거기도  대졸이라지만, 그래도 고졸직원도 있지 않을까

 이립을 지켜야 하는데, 서른까지 놀려고 했는데 그게 쉽지 않다

"안녕하세요 관통씨"

"아 네 안녕하세요 수연씨"




이 동네쪽을 순찰하는 여경 유수연


경찰 치고는 몸이 가냘프다

상체는 많이 가냘프고, 엉덩이랑 다리는 튼튼하긴 한데 상대적으로 상체보다 그럴 뿐이다




마침 손님이 없는 시간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관통씨는 뭐 준비하세요? 회사? 공무원?"




수연씨는 나와 같은 23살이다


"저 서른까지 놀려구요, 알바만 좀 하면서"

"우와 부잣집 아들인가봐요 히히 그래도 뭐라도 해보셔야죠, 경찰시험 어때요? 관통씨 경찰하면 잘할  같은데"



경찰? 내가 경찰?

"그거 시험쳐야 하잖아요,  머리가 나빠서.. "

"에이 겸손도, 공무원시험은 머리 좋다고 합격하는 게 아니에요,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합격하는 건데, 관통씨 보니까 참을성도 많으시고 잘 하실  같아요"



참을성이야 많지, 마녀들 사이에서 꿋꿋이 버텨 지금까지 살아왔으니까

시험 준비한다고 하면, 엄마가 전폭적으로 밀어주실 거야


난 뇌지컬이 딸려서 그렇지, 시력 등등 오감이 훌륭하고

게다가 송곳님의 영향으로 피지컬도 상당히 좋아졌다


그런데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고?



수연씨는 무거운가?

파란 레깅스를 입고 오셨네, 은근히 도끼자국이 보일랑말랑 하는데

가는 상체와 허리에 영향으로 커 보이긴 하지만, 수치상으로 그리 큰 엉덩이는 아니신데

80? 85?


"어머! 어머! 관통씨 응큼하시다, 어딜 뚫어지게 보세요"



 뚫리셨나? 23살이면 여러  뚫리셨을 나이인데

"아 엉덩이가 무거워야 합격한다고 하셔서"

"어우 정말 핑계를 대셔도 진짜... 관통씨니까 넘어가는 거에욧"

"근데 공부 오래해야 하나요?"

"음 몇 달 만에 합격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보통 짧으면 1년, 길면 몇 년 이상도 해요, 그러구 계속  되는 사람도 많고"


"많이 어려운가 봐요"


"관통씨 하신다고 하면, 제가 전부 잡아드릴게요, 필기만 어떻게 해내시면 체력이야 뭐 확실하실 것 같고, 적성이랑 면접 같은  관통씨 정도면 하이패스죠 뭐 용기있는 시민이신데"



근데 그 필기가 가장 어렵잖아, 중요하고

"다음 주 쯤에 밖에서 한  봐요 관통씨, 그 때 말도 트고 더 친해져요 우리"

"네 그래요"




수요일 


마트 문 닫기 전에 사모님 아가방에 좆물 좀 공급해 주고

집에 와서 다정누나 얼굴에 팩해주고

시간 텀이 좀 있긴 했지만 좀 힘들다

당장에 두 번 하는 것보다, 그 이후가 아직은  힘들다

그래도 정액의 양과 보충력이 확실히 늘긴 했다


다정누나도 내 좆물의 양이 늘어서, 자기 얼굴에 퍼부어지는 양이 많아지자 겉으로는 빽빽대지만


속으로는 좋아하는 것 같다


그거 사모님한테 새치기 당하고 남은 건데

이제 목요일인가

송곳님이 부활하시고, 태어나서 수정누나와 처음으로 둘이서 만나는 자리가 있는 날

천재의 재능은, 하늘이 바라는 바가 있어 주신 것

안 쓰면 천재의 재능만 아까운 게 아니라, 하늘의 뜻도 거스르는 것이 된다


마찬가지로 송곳의 능력 또한 하늘이 바라는 바가 있기에, 나에게 온 것

따라서 쑤시는 건 막 쑤셔야 하는데

오늘 목요일 운명의 창 끝은 누구를 향할 것인가




목요일 아침

오늘은 마트를 쉬는 날이다


낮에 집에 있다가는 다정누나가 한잔 먹자고 할 것이 분명하다


바람도 쐴 겸, 저번에 엄마에게 들은 것도 있어서 오랜만에 나영이모네 집으로 간다

운동 삼아 걸어가던 중, 어떤 골목길에 경찰님들이 모여있다

접근 금지 테이프를 쳐놓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침 경찰님들 중 아는 사람이 보인다

유수연 순경


"안녕하세요 경찰님 무슨 사고가 있었나봐요"

"네 안타까운 일이 있었네요, 사람이 지나가다 맨홀 구멍 아래로 떨어져 추낙사 아니 추락사를 하셨어요"

"아니 맨홀뚜껑은 어디 가고요?"


"공사장 인부들이 잠시 다른 데를 보는 사이, 마침 접근금지 테이프가 어설프게 쳐진 쪽으로 사람이 지나가다 변을 당했나 봐요"



경찰님들끼리 하는 얘기가 들리는데, 돌아가신 분 이름이 김추낙이라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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