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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화 〉48화 (48/175)



〈 48화 〉48화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다정누나와 나는 옷을 입고 침대에 누워, 서로 마주보며 계속 쪽쪽거리고 있다

"우이 띠, 아까 말타기 하면서 완전히 갈 뻔 했는데, 언니 들어와서 산통 다 깨질 뻔 했잖아 쳇쳇"

"놀랬어 휴.. 성적인 거 엄청 싫어하는 누나인데, 하필 나정누나한테 걸리다니"

우리 집에서 남자에게 질색하는 사람이 다희누나였다면, 이 집에서는 나정누나가 남자를 멀리한다

자세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



그냥 민감한 성격의 나정누나고 하니, 자신의 영역에 남자가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는구나 생각할 


"괜찮아 관통아, 뭐 어때? 우리가 잘못된 행동  것도 아니잖아, 나정언니도 속으로는 부러울거야 킥킥"



그런가

그래 친구누나와의 섹스가 잘못된 것은 전혀없다

마찬가지로 이제부터는, 과부인 화진아줌마와의 섹스도 문제가 없는 걸까

수희 다희 누나들은 그래도 밝히기 힘들겠지..





은애씨를 제외하고

제일 편하게 섹스하는 대상은 수희 다희 누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안에서 혹은 다른 데라도  만의 장소에서 섹스하면 누가  것이냐 그런 생각

같이 커 온 누나들과의 섹스가 가장 편하다 생각했는데

다정이 누나와의 섹스는 다른 사람에게 직통으로 걸리고도, 생각해보니 문제될 것이 없다


 집의 다른 자매들이 날 안 좋게  수도 있지만, 그 정도에서 끝이겠지




근데 수희나 다희 누나와 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걸린다면?

"다희 생각하냐? 관통아"


"아 남의 속마음 좀 읽지 마, 아니야 아니라구"


"속마음은 무슨,  얼굴에 써져 있는 걸 읽은 것 뿐인데"

"읽지 마 그럼"

"어유 바부팅아, 나도 콩깍지가 씌였지 참"



술이 많이 취한 상태에서 격렬한 섹스를 마치고 나니 잠이 온다

몸이 노골노골해지며 눈이 감긴다


남은 효과시간이 아쉽지만, 수마를 이길 수가 없다

다정누나는 시기의 문제였을 뿐, 자기도 나에게  마음이 있었기에 효과가 풀려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원용아 남극은 많이 춥냐?


여기는 따뜻하다


방만 따뜻한  아니고 다른 곳도 매우




쿨쿨쿨




일어나보니 21시가  돼간다

그래도 집엔 가야겠지?


그래야 수희누나한테 담배도 받을 수 있고


다정누나랑 친해졌다곤 해도, 이 집에서 그냥 자고가기는 좀 그렇고

폰이 없어서 다정누나에게 캐톡도  보낸다


살짝 2층에 가서 인사만 하고 갈까?


2층엔 다정누나 외에도 나정 라정이 방도 있는데..

야심한 시간에 괜히 어슬렁거리는 것보다, 나중에 다시 놀러오면 되겠지 뭐




살금살금 계단으로 내려오는데, 누가 조용히 부른다


"집에 가냐?"




나정이 누나네

아까 옷  벗고 섹스하는 장면을 보여줘서 그런지 디게 뻘쭘하네 이거

"뭐야아.. 나한텐 대답도 안하냐? 다정이랑은 좋아 죽으면서?"

"아 아니에요 누나  말이 안 떠올라서, 하하"

"다정이랑 사귀는 거지?"

내가 다정이 누나보고 그래 사귀자 이런 적은 없는데

이 상황에서 아니라고 대답하려니 그것도 이상하고

이 상황을 떠나서라도 이젠 사귀는 게 맞는 거겠지?


"네 하하"

"고생이 많겠구나, 그래 또 보자"


"네 갈게요 누나"

고생이 많겠구나  무슨 말이지?


다정이랑 사귀니 니가 고생이 많겠구나 인가?

이  여자와 사귀니, 내가 우리 집에서 딲이겠구나 그건가?


것도 아니면 나랑 사귀는 다정 누나가?


나정 누나의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집에 돌아온 나는 내게는 정답이 2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희누나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왜 이제와? 그 집에서 뭐했어?"


"놀러나갔다가 술 한  한거야, 먹고 원용이 방에서 자다 왔어"

"나가지 말라는 말 못 들었어?  진짜 죽을래?"


뭐라 받아치려 했는데, 다희 누나가 슬퍼 보인다


예전에야 엄마나 수희누나 외에는 표정에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

다희누나와 친해지고 나니 좀 그렇네

정을 잘  주지만, 주게 되면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큰 여자 김다희

그냥 숙일까


하지만 밖에 나가는 것까지 통제를 받게 되면, 진짜로 목줄이 채워지는 건데

목줄을 받아들이면 대신 집 안에서의 대우는 훨씬 좋아지겠지

송곳님이 원하실까


나는 그걸 원하는가

"관통이  이젠 내 말이 아주 우습구나?  성격 몰라?  미치는 거 볼래?"

예전에 풀로 광폭화한 다희누나를 본 적이 있었다


나희 라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무서운 수희누나도 심지어 엄마도 순간적이지만 뒷걸음을 쳤었다

광폭이 풀린 다음에 수희 누나에게 밟히기는 했지만,  때의 광기는 정말 무서웠는데


"우스운 게 아니라… 좀 그렇잖아 누나,  큰 성인을 보고 나가지 말라니, 물건까지 다 뺏구"


"됐고 나가지 마,  나가면 난 니가 정말 아끼는 걸 가만두지 않을거야"

내가 아끼는 것?

설마 아는 건가?


장롱을 열쇠로 잠가놨는데…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




띠리링 띠리링




22시쯤에 나영이모가, 다희누나가 가지고 있는 내폰으로, 이모 가게 알바를 급히 좀 도와 달라고 해서, 나는 밤에 이모의 가게로 갔고

야간을 마치고 아침에 나오려는데, 이모가 일이 생겼다며 내게 알바비를 주며 저녁때까지 봐 달라고 했다


DVD방 일이란 게 중간중간 졸 수도 있고, 주말이라 해도 그렇게까지 힘든 것이 아니어서 일을 다 해주고




토요일 저녁 18시쯤에 집으로 돌아간다

DVD방 알바비는 많지 않지만, 여자속옷 한두 세트 맞추기엔 충분하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은애씨한테 새 옷을 입혀야지




아니 그냥 야간알바 말뚝을 서면, 겉옷도 자주  줄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집에서 답답하기도 하고, DVD방 일 해주고 낮에 이모 집에서 씻고 이모 집에서 자고 그러면 안 될까

 그러면 은애씨랑 보기가 힘들어지는구나


돈 버는 것도 좋지만 주객이 전도될 순 없지




집으로 가는 길에 보니, 뭘 태우는 듯한 연기가 어떤  마당에서 올라온다




이쪽은 다 넓은 마당이 있는 부자주택가이고, 새우나 고기 등을 마당에서 구워먹는 집도 많긴 한데

연기가  많은데?




으응?

저 연기 올라오는 집 우리 집이잖아?

순간 뇌리를 강타하는 그 말


'난 니가 가장 아끼는 걸 가만두지 않을거야'



설마?

"안돼!!!!"

입으로는 안 된다 말하지만,  촉은 그게 맞을 거라 말하고 있다

이모는 오늘 아침 급한 일이 있다며 정신없이 나가셨다

누구에게 전화가 와도 못 받았을 수도 있다

나도 오늘 존다고 일한다고, 가게에서 전화를 몇 번 안 받은 적이 있었다


설마 설마 아니야 아니야



콰당탕 덜컥

 타고 없다


뭐가 탔는지 파악을 못했으나,  가닥 남은 머리칼

타다 남은 교복과 옆에 내던져져 있는 파우더



수희 나희 누나와 라희가 질렸다는 듯이 다희누나를 보고 있으며

비어버린 휘발유통을 들고 있는 다희누나의 눈이 광기로 가득차있다


"내가 얘기했지 관통아, 나 미칠거라고, 가만 안 있을 거라고,  방에 저 역겨운 물건이 있는 거 내가 모를  알았어?"

덜덜덜덜

몸이 떨린다

숨이 가빠온다


"지금 태운 게 은애씨야? 다희누나가 은애씨 태운 거야?"


"은애씨? 니 방 장롱에 인형은 내가 태웠지"

아아

은애씨


자믈쇠 하나 채워놓으면 안전할 줄 알았는데


은애씨는 간다 하는 말도 못 다 이르고 어떻게 갑니까?


내가 은애씨를 죽였습니다, 저의 안일함이…




"크흑흑흑"


"허이구 정신나간 놈"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수희누나가 다희누나를 잡아끌려 한다


"얘 다희야 그만해, 그만하고 들어가"

"얼씨구? 수희 언니, 인형 있다는 거 알려준 건 언니였잖아?"

"이게 정말! 내가 태우라고 했어?"

"이제 와서  이래? 언니가 버렸어도 버렸을 거잖아"

"들어가라니까!  혼날래?"



은애씨, 나는 김원용보다 더 나쁜 놈입니다

데리고 와서 옷 한 벌, 식사 한끼 대접해드리지 못하고

이제야 싸구려긴 해도, 속옷 두 벌이라도 장만했는데

"으아아아아!!!!  속옷을 사왔는데 왜 입지를 못하니!!!"



이젠 나희누나, 라희도 내가 극도로 분노했음을 느낀다

"얘 다희야 들어가라 관통이 지금 정신줄 놨어"


"그 그래 다희언니 들어가, 오빠 이상해"

그러나 끝까지 뻗대는 다희누나

"쳇쳇 나한테 상처주니까 나도 열받잖아 쳇쳇"


"야! 김다희!  태웠어?"


"뭐? 야? 김다희? 야 김관통, 보이는 게 없냐?"



주먹을 꽉 쥔다


치고 싶다


차라리 형이었다면, 동생이었다면


그래 은애씨가 인형이란 건 나도 알아


나한테나 사람이지, 남한테는 인형이지


다희누나와 은애씨가 둘  물에 빠진다면, 한 명만 구할 수 있다면


나는 당연히 다희누나를 구할 것이다

다희누나가 은애씨보다 더 소중하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면 덜 소중한 사람을 함부로 해도 되는가?


사람이 아니라 인형으로만 봐도, 이렇게까지 할  없잖아



"너! 니가 지금 누나를 치려는 거야?"


몸을 덜덜 떠는 다희누나

공포로 떠는 건가, 분노로 떠는 건가


수희누나가 나를 잡으며 말한다


"관통아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다희 너! 빨리 들어가라니까!"


 눈엔 다희누나 아니 김다희만 보인다

"야! 김다희! 거기 서! 내가 니 옷 다 태우면 너 가만 있을거야? 내 애인을 왜 태우냐고!"


"애인? 미친.."



김다희는 나희 누나와 라희에게 밀려서 집 안으로 쑤셔진다


나는 수희누나에게 막혔다


힘으로 수희누나를 밀치고 쫒아가려면 갈 수 있다

그런데..

그러면 정말로 김다희를 때려버릴 거 같다


여자라는 것도 있지만


사람이 사람한테 폭력을 써서는 안되는 거잖아


아무리 정당화해도 폭력은 폭력이잖아

상대가 악이라 해도, 악을 치죄하기 위해선 수단을 가릴 필요가 없다 해버리면


내가 더한 악이잖아



근데 그러면… 내가 참으면.. 은애씨의 복수는 누가?


그래 애초에 내가 바보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거야

김다희의 마음도 아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대우를 받고 여기 계속  수는 없다

은애씨를 볼 낮이 없다

끼익 콰당

책가방을 챙겨 집을 나온다


가방에 담긴 것은 송곳과, 양말 속옷 몇개, 은애씨의 머리칼 몇 가닥과 입히지 못한 여자속옷

주머니에는 속옷 사고 남은  만 삼천원



아무 말도 안했지만 수희누나는 내가 가출하려는 것을 안다

"관통아 어디 가려구? 늦었잖아 돈도 없으면서"


대답하지 않고 그냥 나온다


젊은 놈이 뭐 굶어죽겠나


어디라도 갈데가…


없구나




공중전화를 해 보니 이모가 DVD방에서 그냥 일하라고 한다


마침 야간고정알바도 그만뒀고 하니 내키는대로 일하라 한다


가보자

이모 건물에  공간이 있을 수도 있고, 없으면 DVD방에서 살면 되지 뭐


가게사장이 이모고 건물주가 이모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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