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44화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크으으 죽인다, 역시 낮술이 최고 아니냐? 관통아"
"그럼요 누나 속이 다 풀리네요"
소주에다, 원용이 방을 뒤져서 나온 캪틴을 말아서 마신다
다정누나 제멋대로긴 하지만, 나랑 잘 맞는 면도 있구나 편해
응? 편하다구?
내가 다정누나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할 줄이야
"참 관통아 그 얘기 들었냐? 화진 아줌마 말이야"
"네? 화진 아줌마요?"
"못 들었나 보네, 그 아줌마 남편분이 아래 밤인가 어제 새벽인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대"
"!!!! 정말요?"
"응 그래, 참 착한 아줌마인데 안됐다… 그치?"
편한 사람을 여친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가족은 가족이라 안되고, 화진이 아줌마는 유부녀라 안 돼서, 같이 밖에서 데이트 할 수는 없지만 정말 편한 여자 박은애를 여친으로 하겠다 생각했는데
남편이 가셨다고? 그럼 솔로잖아
"남편분이 지방에서 시부모님 모시고 올라오다가, 남편 쪽 가족들이 모두 다 돌아가셨대, 그래서 어제 밤에 우리 집에서는 수정이 언니가 대표로 장례식장 다녀왔어, 수희 언니도 왔다더라"
"… 아줌마가 충격이 크시겠어요…"
"그래… 상대차량 운전자가 음주로 중앙선 넘어서 그렇게 된 거래, 관통아 넌 절대 음주운전 하면 안돼 알았지? 뭐 당장은 차도 없지만"
"걱정마세요 누나 면허도 없어요"
"아우 이 찐 아 아니다, 남자들 입으로는 다 안한다 하면서 음주운전 하길래…뭐 사고 안나면 더 좋지"
내 느낌이 그런건가, 다정이 누나가 나름대로는 나를 배려하면서 말하는 것 같다
친해지기 전에는 우리 집에 다희 누나도 나보고 찐따새끼라고 자주 그랬는데
물론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낮술은, 그것도 해장술은 처음 한 잔이 힘들지 그 뒤로는 술술 넘어간다
술이 주는 엑스타시 또한 훨씬 크다
물론 그 대가도 크지만, 사나이는 술을 마실때 뒷일을 생각하면 안된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마시면 된다
"크으으 야 관통아, 근데 그러면 우리 데이트 할 때 나 어떻게 태워줄 거야?"
"누나 술 취했어? 데이트라니"
"이 짜식이 반응이 왜 이래 이거? 데이트 두 번이나 했잖아, 왜? 나 싫냐?"
갑자기 왜 치고 들어오는 거지?
아니 그것보다… 에이 아니겠지
"누나 장난치지 마, 나 순진한 남자야"
"이게 슬슬 말 놓네, 쳇쳇 그래 말 놔라, 그리고 장난 아닌데? 저번에 나희언니 앞에서도 말했잖아 장난 아니라고"
진짜야?
"알아 관통아, 니가 나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고, 내가 너 가지고 노는 게 아닐까 의심하는 것도 알아"
왜 날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찌질한 걸까
왜 나같은 걸 이라는 생각을 내가 하고 있다는 걸 어필하는 꼴이잖아
"서로 알아가자는 거야, 내가 너한테 호감이 있으니까, 어느정도 알지만 더 알고 싶으니까, 너도 나한테 호감 있잖아 안그래?"
"아 아니야, 누나 남자 많잖아 클럽도 맨날 다니고"
갑자기 다정누나의 눈이 싸늘해진다
아 나도 모르게 나를 방어한다는 게 말이 쎄게 나가버렸네
"아 아뇨 그 그게 누나가"
누나의 눈빛이 다시 부드러워진다
타고난 눈매가 워낙 무서워 그래도 무섭지만, 기분을 푼 듯하다
"말 편히 하라니까, 그래 고등학교 때랑 20대 초반에 남자 많이 만났지, 최근까지 클럽도 자주 다녔고, 별 대단한 놈 없더라, 욕심 생기면 다 똑같고"
내가 다정누나를 나쁜 쪽으로만 생각했나…
"나는 남자 아니야? 나도 밝히는데?"
"알아 너도 다를거라 생각 안해, 그래도 넌 최소한은 참을 수 있잖아, 동네에서 자주 봐서 편하기도 하고"
저번에 같이 자빠졌을 때 내가 누나 안 덮친 걸 말하는 건가
"자 관통아 일단 완샷하고"
"어 응"
꿀꺽꿀꺽
점점 술로 인해, 다정누나의 말로 인해 기분이 급상승하며 좋아진다
이쁜 여자가 자기 좋다는데, 술까지 실컷 마시는데 기분 나쁠 남자가 누가 있을까
"호감은 관통이 니가 먼저 표시했잖아, 원용이 시켜서 내 팬티 훔쳐가고, 길에서도 은근 계속 보고, 아니냐?"
"아니 저 팬티는 누나꺼가 아니라, 원래는 수정누나 헉!"
"근데 관통이 너 요즘 약간이지만 키 큰 거 같아, 분위기도 좀 좋아지고"
갑자기 송곳의 설명서가 생각난다
-사용할수록 송곳도 사용자도 강해진다-
헛소리 같지만 분명히 자지의 강도와 길이 굵기가 달라졌다
그게 다가 아니었나
키도 좀 큰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매력도 올려주는 건가
갑자기 송곳으로 다정누나를 찌르고 싶다
나에 대한 애정을 '좀마' 강화시켜서 실토를 받고 싶다
아닌가? 송곳은 자백제가 아니다
애정이 큰 상대에게 사람이 진실만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애정이 커지면 거짓말을 더 하기도 한다
오늘이야 쿨타임 때문에 어차피 안 되지만, 돌아가는 거 보니까 이런 관계면 둘만 있는 상황이 또 올 거 같은데
찌르는 게 맞는 선택인가….
진심을 알기 위해 찔러야 하나 아니면 진심을 알고 나서 찔러야 하나
어느 선택지를 고르든, 결과가 무엇이든
섹스는 할 수 있구나
다희누나와 버금가는 독사 김다정을 내가 먹을 수 있다니 흐흐흐
따콩
"아얏! 왜 때려?"
"너 지금 나 어떻게 하면 따먹을까 그 생각했지?"
"아니야! 어떻게 찔러야 할지 아앗!"
"그게 그 소리잖아! 찔러? 이 새끼가 진짜, 얌마 사귄다 해도 내가 쉽게 줄 거 같냐? 쳇쳇"
쳇쳇?
열려라 참깨 와 동의어인 쳇쳇?
"내가 여기저기 막주고 다니는 년 같냐? 아 진짜 생각하니까 또 열받네, 김다희지? 너한테 내 악담한 년 김다희 맞지?"
"아냐 아냐 다희누나 아니야"
"아니기는… 그건 그렇고 너, 김다희랑 무슨 사이야?"
"누나동생이잖아 알면서 왜 물어?"
"그 뿐이냐?"
매섭게 노려보는 다정누나
내 속을 다 안다는 눈빛
"관통이 너 저번에 분명히 하는 여자가 있다고 했어, 세상에 여자가 한둘이냐? 니가 누구라고 말해도 내가 어떻게 알아? 근데 넌 끝까지 숨겼지 마치 죄 지은 사람처럼 말이야"
"아 아니야 말 꼬지 마"
"말 안 꼬았거든, 너와 내가 같이 아는 여자라는 말인데, 그러면 내가 의심할 사람이 누구일 꺼 같니?"
그냥 니 엄마(박혜정) 라고 할까?
사실이잖아, 다정 누나도 나도 아는 여자고 실제로 섹스하기도 했으니 말은 되는데
그 말 했다간 정말 맞아죽겠지?
어쩌지? 이대로 가만 있으면 인정하는 거잖아
"여자의 감으로 말이야 관통아"
나왔다 전가의 보도, 여자의 감
"수희 언니도 의심은 가는데, 저번에 나랑 다희랑 싸운 날 백프로 확신하게 되었지, 다희가 너랑 남매 이상의 무슨 관계라는 걸"
아 그날 다희누나가 '내 관통이를' 라면서 다정누나에게 달려들었지
"관통아, 널 야단치려는 게 아니야, 다희년이 나에 대해 걸레라고 소문내고 그런 거 생각하면 화는 나지만, 내가 니들 친근했다고 떠벌리고 다닐 정도로 선을 넘지는 않아"
"섹 섹스 안했어"
"됐어 그만 말해, 너 얘기할수록 다 보여"
제길.. 그럼 왜 그러는데? 궁금해서?
나중에 다희 누나랑 싸울 때 약점 잡으려고?
"아 말 안한다니까 누구한테도"
"…"
"내가 너한테 관심이 있으니까, 너두 생각해봐 니가 나랑 만나려는데, 원용이랑 내가 그러고 있다면 가만 있겠냐?"
이거야 뭐… 할 말이 없잖아
"나랑 사귀자 관통아, 내가 다희보다 더 나아, 최소한 여자로서 너에게는 말이야"
"치잇 원용이 없으니까 나 부려먹으려는 거잖아, 내가 아무리 무식해도 모를 것 같아?"
"맞아, 니 속이 다 보이고 그 외에도 니가 편해서 만나자는 거고, 너 부려먹으려는 것도 맞아"
"역시 눈꼬리 찢어진 악마! 내 누나들이 가만 있을 것 같애?"
톡톡
내 엉덩이를 손으로 톡톡 치며 웃는 다정누나
표정이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이다
이게 아닌데
"농담이야 안 부려먹어, 만약 너한테 뭘 받아도 나도 그 이상으로 해 줄 거고, 니가 스스로 좋아서 나랑 다닐 수 있게 나도 최선을 다할 거고"
스스로 좋아서?
다정 누나도 송곳 줏었나?
근데 왜 누나가 말하면서 가슴을 내밀지?
"갑자기 누나가 그런 말하니까 이상해"
"난 갑자기가 아니야, 니가 신고도 해줬지만, 날 덮치지 않은 그날, 난 너한테 이 말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그러려니까 좀 그렇기도 하고 니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아서 망설였어"
그런가…
내가 다정누나와 사귀면 어떤 삶이 펼쳐질까
아니야 아니야 오히려 사귄다면 화진아줌마가…
"당장 대답 안 해도 돼, 한 잔 먹자 관통아"
술자리에서 말 끊기면, 분위기 어색해지면, 한 잔 마시는 건 국룰이다
이래가지고선 다정누나를 송곳으로 찌르지도 못하겠어
나랑 사귀고 알콩달콩하게 잘 지낸다면, 찌르나 안 찌르나 별 차이가 없고
안 사귈건데, 내게 호감을 이미 가지고 있는 상대를 찔러버리면?
섹스하자고 찌르는 거니 섹스까지 해버리면?
과도한 오버클럭이 CPU 에 걸린다
모르겠다 술이나 먹자
뇌를 내려놓고 실컷 마시다 보니 17시 경이 된다
이제 슬슬 이 집 여자들이 들어올 시간이다
이제 좀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강적들
집에 계속 안 들어갈 수도 없고
"어? 관통아 가려고? 원용이 방도 비었는데 그냥 자고 가지 그러냐?"
"딸꾹 너무 취해서, 나중에 올게 딸꾹, 집에 가서 빠 아니 어쨌든 가야 돼, 잘 있어 화진이 누나"
"킥킥 진짜 취했네, 알았다 잘 가라 은애씨한테 안부 전해주고"
"그래 은애씨는 딸꾹 내 본처야 누나한테 형님이라구"
"킥킥킥 알았어 빨리 가 임마"
일어나니 그 다음날
금요일 오전 07시다
어제 원용이 집에서 내 방까지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래 술 마시다가 원용이방까지 어떻게 갔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아 이거 술 좀 줄여야 하나
폰을 보니 캐톡이 와 있다
다정 누나가 보낸 캐톡이다
보낸 시간은 어제 밤 23시
'아직 자냐? 형님은 잘 계시고? 킥킥 일어나면 연락해라 쪽'
근데 1 이라는 숫자가 없다, 누군가 읽었다는 소리다
그리고 내 폰으로 누가 다정 누나에게 답장을 했다
'그럴 일 없어 이 개@@ 같은 년아'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