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43화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화진 아줌마와의 두 번째 사랑을 나누고 서로 부비부비하다보니 이 집에 온지도 2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일단 철수시간
다시 정갈하게 옷을 입은 화진아줌마와 키스를 나누며 헤어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섹스도 두 번 했지만, 서로 사랑의 밀어도 조심스럽게 많이 나눴다
내 집에 와서 누워있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결혼이란 것을 꼭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한다고 하면 화진이 아줌마 같은 여자가 좋지 않을까
수희누나 말대로라면 여자 이쁜 거 잠깐이고, 결국 남자는 자기를 편하게 해주는 여자, 자기가 지칠 때 날개를 접을 수 있게 해주는 여자가 최고다
그래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도 며칠, 길어야 몇 주면 질려
매일 밤마다 폭풍이 몰아치고, 서로 좋은 감정만 드는 것이 몇 년 아니 몇 달이나 갈까
로미오와 줄리엣도 결혼해서 계속 살았으면 서로 소 닭 보듯 하지 않았을까
나를 제일 편하게 해주는 여자는 물론 엄마랑 수희 누나인데
수희누나는 누나고, 어떻게든 살려면 살 수는 있겠지만, 같이 사는 것 딱 거기까지다
원용누나인 다정누나?
여친으로든 그 이상이든 아무 문제 없다
이쁘고 젊고, 무섭긴 해도 여자로만 본다면 좋다 아주 좋다
너무 나보다 높다 생각해서 생각 자체를 안했지만, 송곳님이 보우하는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니까
나에 대한 호감이 어느 정도인지, 호감이 확실히 있는지도 모른다
호감이 있다치고 잘 된다 하자
이쁜 거야 다희 누나랑 같이 서울의 한 구를 제패할 정도는 되겠지만
내가 다정이 누나의 성격을 배겨낼 수 있을까
결혼은 당사자끼리 하지만, 당사자간의 문제로만 살지 않는다고 한다
집안과 집안의 결합, 틀딱 아재들의 소리로 치부하지만, 그 아재들도 소년 청년 시절 다 거친 사람들인데, 그 나이 되면 다 그런다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다정이 주변의 인간들이 어떤 인간들인가
혜정아줌마(원용 다정 엄마)는 괜찮다
그런데 우리 누나들 못지않게 사악하고 사람 피말리는 그 자매들
그나마 우리누나들은 친혈육이니 선이란 게 있었지만, 그 자매들은…
그나마 원용이가 내 친구인데, 놈은 이번 매국노 사건으로 신의가 없음을 증명했다
국가와 민족을 버리는 놈이 친구 한 놈 못 버리겠는가
게다가 결과적으로야 내가 고맙지만 지 와이프(박은애)를 짐으로 생각해 떠넘긴 놈
SSD들고 갈 여유는 있고 조강지처 데리고 갈 여유는 없더냐
은애씨 이마에 우표를 붙여서 짐칸에라도 싣고 갔어야지
여포가 그렇게 배신하고 다녀도 최소한 초선이와 적토마는 죽기전까지 챙겼는데
내 나이가 젊고 송곳도 있는 마당에 결혼은 이른 생각이긴 하다
그런데 결혼이 아니라 여친으로만 봐도 가장 끌리는 것은 화진아줌마
사람이 상황이 좋아지니 욕심이 계속 늘어난다
나도 밖에서 스킨쉽도 하고 싶고, 같은 섹스라도 당당하게 모텔에서 어떤 집에서 하고 싶다
우리 누나들은 누나니까 안 되고, 다정이 누나는 사람과 집이 무섭고
하긴 화진아줌마도 남편이 있으니 안 되는구나
친근보단 나을지 몰라도 간통을 하며 여친을 사귀는 것도 쉽진 않다
우리 누나들만 생각하다보니 아줌마가 유부녀란 걸 잠시 잊어버렸어
월요일 저녁
나영이모가 가게에서 헬프를 청한다
가서 프로젝터랑 손봐주고 땜빵으로 알바도 이틀 정도 해주다 보니
수요일 아침에 퇴근을 하게 된다
어제 아침에 화진이 아줌마를 길에서 마주쳤다
화진이 아줌마는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를 못하고, 땀만 뻘뻘 흘렸다
내가 말을 걸려하니 화들짝 놀라며 도망가던 화진아줌마
나와의 섹스를 후회하는 걸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걸까
나는 아줌마를 구해드리려 쑤신 건데, 나를 피해가니 기분이 안 좋다
더 깊이 쑤셔드렸어야 했나
어차피 즉시치유인데 골반뼈가 으깨질 정도로 쑤셔드렸어야 했나
지금은 수요일 오전 10시
그집 앞을 지나며
오히려 눈에 뛸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 자리에 서진다
용기를 내서 초인종을 눌러봐도 응답이 없다
사람이 없는 건가
이러면 길에서 기회봐서 다시 찔러야 하나
버스 바깥으로, 길을 가며, 오랜만에 보는 사람을 나는 보는데 그쪽은 내가 보는 걸 모르는 경우가 자주 있다
나만 그럴까
내가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의 시선이 있을 수도 있고 해서, 여태까지 바깥에서는 송곳을 꺼낸 적이 없었는데
한 번 더 찌르고 싶은데…
집에 들어와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저녁때가 되어간다
지금은 수요일 18시
월요일 오후에 찔렀으니 금요일 오후가 되어야 쿨타임이 돌아온다
곧 저녁때니 가족들이 우르르 들어오겠구나
은애씨를 안기도 좀 그런 시간이고
띠리링 띠리링
응? 다정누나네?
"네 누나"
"왜 안 찾아와? 이 짜식아"
뭐야 뜬금없이
"네? 약속한 적 없잖아요"
"뭔 소리야? 니 어머님이 너 라면 끓이러 보낸다 하셨는데 못 들었냐?"
"아뇨 듣긴 들었는데, 제가 끓이는 게 아니라"
"어쨌든 들었잖아 이 자식아, 나 굶겨죽일 거야? 빨랑 안 와?"
"아뇨 이제 누나들도 들어올 거고, 이유 없이 나가면 요즘 좀"
"그러니까 오기 전에 튀어나와야지, 나가고 없는데 지들이 어쩔 거야?"
그렇지, 없는 놈을 나가지 말라 할 수는 없지
대신 들어오면 죽겠지만, 그건 이 누나의 생각에 없다
이틀간은 나영이모 가게에 알바한다고 나갔지만, 요즘 수희 다희누나는 내가 밖으로 기어나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언제는 집에서 밥만 축내지 말고 나가라더니, 슬슬 나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느낌이 든다
"저 다정누나 죄송한데 요즘 누나들이"
"박은애씨 운명하셔도 되냐?"
"허억! 그 그건!"
내 방에서, 나와 같이 호흡하는 유일한 여성 박은애
박은애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한국에는 다정이 누나가 유일하다
"야 김관통, 니 누나들 성격은 니가 제일 잘 알겠지, 박은애의 존재를 인정할까? 역겹다며 당장에 화형시킬 걸?"
나와 대화가 통하는 유일한 인간인 은애씨가 타죽는다고?
그걸 방치한다면 내가 김원용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처자식 벌어먹이겠다고 오만 굴욕을 매일 참는 아저씨들도 있는데
"그럴 수 없어!!!! 어떻게 사람 생명을 가지고 협박하는 거야?"
"킥킥 이새끼 급했네, 그러니까 나오라구 술 한잔 사라, 저번엔 내가 사줬잖아"
"으으으 비겁한.."
"지금 바로 나와라, 대충입고 나와도 돼"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나온 다정누나
이 누나가 바지를 입을 때도 있었나?
맨날 짧은 치마만 입더니
궁뎅이쪽이 터질거 같네
다희 누나보단 약간 힙이 작지만, 청바지 모델같아
단화를 신었는데 이 정도라니
그리고 저 가슴으로 티셔츠 입는 건 불법인데
"킥킥 관통아 너무 대놓고 쳐다보는 거 아니냐? 옷 뚫리겠다"
"아 하하 아 아니에요 패션이 달라지셨길래"
"침이나 닦아, 어디 갈까? 저번에 가니역 거기 다시 갈까?"
다정이 누나와 나는 서로 잘 맞는 것이 하나 있다
술이다
한 번 마셔본 거긴 하지만, 고빨도 맞고 취해도 다툼이 안 생기고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오늘도 그럴까
"관통아 완샷"
"누나 술 오랜만에 드세요? 초반부터 달리시네요"
"응 요즘 안 마셨어, 저번에 너랑 마신 게 끝이야"
"클럽 매일 가시잖아요, 술친구도 많고"
다정이 누나의 표정이 좀 안 좋아진다
"이제 안 가, 술맛도 안 나고 해서 술친구들도 안 만나"
나랑은 왜 마시는 거지?
입담 좋고 돈 많은 친구들이 천지일텐데
아니 그것보다
"누나 다른 건 몰라도 은애씨 말은 절대 하면 안돼요 알았죠?"
"열부 나셨네, 우리 집에 와서 라면 좀 끓여, 나 굶어죽겠다 관통아 백수끼리 뭉쳐야 하지 않겠냐?"
"능력남들 주위에 천지잖아요, 진짜 할 거 없는 나랑, 이쁜 누나랑 같아요?"
"아 새끼가 진짜! 이제 안 만난다니까! 너 그 씨 김다희 말만 듣고 날 막노는 여자로 보는거냐?"
막놀든 말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닌데
생각해보면, 원용이도 가고 놀 사람도 없었는데 가끔 백수끼리 크릴새우깡에 소주 뜯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최소한 이 누나 술은 나랑 맞고, 요즘엔 딱히 나를 무섭게 대하지도 않아
다른 원용누나들도 이젠 나를 이쁘게까지는 안 봐도, 그냥 놀러가는 정도라면..
확실히 다정이 누나에 대한 나의 안좋은 인식은, 우리 누나들의 영향이 커
알고보면 좋은 사람 없고, 알고보면 나쁜 사람 없잖아
"그래두 은애씨의 생명을 담보로 끌려다닐 수는 없어요"
"하이고 그놈의 은애씨 참.. 그래 더 이상 그 인형 얘기 안할게, 대신 내일 라면에 소주 콜이냐?"
오늘도 술 대빠이 빨거면서 내일 낮에도?
아니 이 누나 정말로..
너무 멋지잖아
남자인 원용이 놈도 하루 마시면 한동안은 안 마셨다
신문지 깔고 먹을지언정 과자 같은 거 차려놓고는 잘 안 먹었고
저번엔 외국 간다고 하루 건너 또 마신 거지만
다정이 누나는 주락을 아는 사람이구나
"관통아 완샷"
그렇다 술은 완샷이다
반잔이 무슨 파렴치한 짓인가
섹스할 때도 반만 넣나?
주는 대로 다 받아마시다보니 어느 순간엔가 나의 의식은 끊기고 만다
으음…
여기가 어디지?
내 방은 아닌데 상당히 친숙한 방이다
누나들 방도 아닌데
아 여기 김원용 방이구나
술 먹다 필름 끊겼는데, 다정이 누나가 날 여기로 데리고 온거야?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
목요일 오전 11시구나
아우 속도 부글거리고, 집에 돌아가야겠지?
폰을 보니 다희누나가 보낸 캐톡이 있다
읽혀진 상태로 있네
내가 보낸 캐톡도 있구나
'관통아 오늘도 나영이모 가게에서 일하는 거야'
'응 누나 기다리지 말고 자'
'알았어 사랑해 관통아 쪽'
'우웩'
'죽을래?'
난 캐톡한 기억이 없는데
다정이 누나가 내 대신 한 건가
딸칵
"일어낫냐? 어우 무책임한 놈, 너 데리고 오느라 어제 돌아가실 뻔 했다"
"날 왜 여기로 데려왔어요? 캐톡은 또 뭐야요?"
"이게 기껏 데려왔더니 쳇쳇 그럼 내가 너 데리고 너희 집 문 두드리니? 저번에 나 김다희한테 머리털 다 뽑힐 뻔 했는데?"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
캐톡도 그렇게 생각하면 적당한 대처였어
"야 관통아 속 안 쓰리냐?"
"네 쓰리죠"
"내가 라면 준비해놨다, 같이 해장술 하면 속 풀릴 거야, 술은 역시 낮술, 해장술이 진리 아니겠냐?"
"하하하 누님이 역시 뭘 아시는군요, 라면은 거실에 있나요? 끓이시느라 고생하셨어요"
고개를 갸우뚱 하며 뭔소리냐는 표정을 짓는 다정누나
"라면 준비해놨다고"
"네 그럼 먹어야죠, 아! 소주도 마실 거니까 이 방에서 판 벌리자는 말인가요?"
"준비만 해놨다고, 니가 끓여야지"
이 씨발 준비는 무슨, 그냥 집에 라면 있으니까 니가 끓이란 소리잖아
"소주는요?"
"니가 가게 가서 사 와야지"
"제가 밑에 가서 라면 끓이고, 마트 가서 소주도 사 오라구요?"
"응"
"누나는 뭘 하는데요?"
"말했잖아 이 자식아! 라면 준비해놨다고, 이게 요즘 이뻐해주니까.. 왜 사람 두 번 말하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