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38화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행복한 밤이 지나고 낮이 밝았다
지금은 토요일 13시 경
송곳님의 쿨타임은 96시간으로 변경되었기에, 월요일 오후 정도는 되어야 돌아온다
마트에서 담배를 사오는 길에, 마트로 장을 보러가는 화진 아줌마를 만난다
아줌마, 꿈에서 봤어요 얼마나 고통받고 계시는지를
제가 찔러드려야 하는데
노란색 긴 치마와 상의를 입고, 항상 그렇듯이 머리를 뒤로 올려 동그랗게 묶은 화진 아줌마
그저 그런 아줌마 룩인데, 같은 옷이라도 옷걸이가 누구인지 얼마나 맵시입게 입었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화진 아줌마
"어머? 관통학생 잘 지냈어요? 호호호"
"네 아줌마 많이 보고 싶었어요"
헉 요즘 내가 자신감을 너무 얻었나? 나도 모르게..
"아? 호호호 관통학생이 저 많이 생각해주셔서 고마워요, 최근에 강도도 잡으셨다면서요? 동네에 듬직한 청년이 있으니 든든하네요 호호"
"네 제가 뭘 특별히 한 건 없고 경찰님이"
"아유 겸손하시기까지 호호호 이미 소문 다 났어요 난투극 끝에 기적적으로 두 명의 흉악범들을 제압하셨다면서요? 어휴 관통학생 아니었으면 그 집 정말…"
소문이 어떻게 난 거지? 난 신고만 했는데
고생한 건 경찰님들인데 좀 미안하네…
"평일에 저희 집에 한 번 들려요 그릇도 돌려줄 겸 와서 차나 한 잔 해요, 무용담도 듣고 싶어요 호호호"
"아 하하 네 그럴게요"
아 맞다 저번에 화진 아줌마가 우리 집에 음식 가져다주셨지
찾아갈 좋은 명분이 있구나
그런데 평일이라
나도 아줌마의 남편이 있는 주말보다는 평일날 찾아가는 게 얘기만 하더라도 더 편할 것 같아 평일날 가려고 했는데 잘 됐구나
활짝 웃던 화진 아줌마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더니 나를 향해 말한다
"저…관통학생… 저기…"
"네 무슨 말씀을…"
"저 그… 혹시 관통학생 집에서 우리 거실이…"
!!!!
아는 거야?
내가 다락방 좁은 창문을 살짝 밀고, 아줌마 집을 몰래본 걸 아는 거야?
그래 밖에서는 보호색 때문에 미닫이 창문을 창문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내가 열고, 내 눈에 그 집 거실과 사람을 봤으면, 아다리 걸렸으면 저 쪽에서도 내가 보였을 수 있구나
조심히 본다고 봤는데, 화진 아줌마도 나처럼 시력이 아주 좋으신가…
꿀꺽
"아 네 거실이 왜요?"
네 소파에서 남편이랑 섹스하시는 거 봤어요, 거실 인테리어 좋던데요 이럴 수는 없잖아
그 날 꿈에서 화진 아줌마가 말한 것이, 실제로도 진짜였나?
내가 가끔 보는 걸 아시는 걸까?
아니면 어쩌다가 한 번 나를 목격하셨나?
딱히 본 것도 없이 밑도 끝도 없이 그냥 툭 찔러볼 아줌마는 아닌데…
"아 아니에요 저번에 부부싸움 하다가 남편이 거실바깥 유리를 깨서.. 호호 옆집에서 안 시끄러우셨나 해서 호호…호"
화진 아줌마, 나보다 더 거짓말이 어설프구나
나는 그냥 그런 거고, 화진 아줌마는 워낙 착하게 솔직하게만 살아오셔서 거짓말을 잘 못하시는 것 같다
내가 화진 아줌마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아 네 괜히 부끄러운 얘기만 했네요 미안해요 관통학생"
"아니에요 하하 하"
아줌마와 인사하고 내 집으로 돌아온다
확신은 아닌 거 같아
자기 집을 몰래본다고 확신하면서 그 대상에게 집에서 차 한 잔 하자고 할리는 없잖아
지인에게 나중에 밥 한끼 먹자 이것도 아니고, 그릇이야 진짜로 돌려주러 가야 하는 건데
찍거나 망원경을 쓴 것도 아니고, 걸려도 잠깐 창문 열었다 그러면 끝이긴 한데
의심은 어느 정도 하는 것 같다
차 마시면서 물어보려는 건가
으음
그 꿈이 진실이 함유되어 있었구나
그렇다면 화진 아줌마가 집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도 사실일까
그 꿈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사실이 아닌 걸까
나 혼자 머리굴려봐야 정보도 부족하고 알 길이 없다
바뜨(BUT)
나로선 알 수 없지만
그분은 가능하시다
송곳님은 가능하시다
송곳의 효과도 '아주' 에서 '좀마'로 바겼다
'좀마' 의 효과가 궁금하다
송곳을 줍기 이전에 내 생각으로는
섹스를 하고 싶은 대상은 두 명이었다
옆집 화진 아줌마와, 앞집 장은경 누나
우리집이나 원용이집 여자들을 상상하며 수없이 자위를 한 건 맞지만
평소 때 누나들과 진짜로 한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고, 마주치기 무서운 그 집 누나들도 마찬가지
현실적으로 가능성 없는 건 화진 아줌마나 은경이 누나나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줍기 전에는 그랬는데
사람의 생각은 컴퓨터처럼 순식간에 포맷되지 않는다
누나들과 상상만 하던 것이 실제로 현실이 되었다
비대칭 전력은 나만 가지고 있고, 또다른 상상이 정말 현실이 될 수 있다면
그리고 현실로 저질러도, 상대여자도 즐겁고 나도 뒤탈이 없다면
과연 누가 비대칭무기를 집 안에 묵혀두기만 할까
아니 묵혀두고 참을 수 있을까
남편과 알콩달콩하게 잘 사는 여자 찌른다면 또 몰라도
내가 목격했던 화진 아줌마의 부부간 섹스는 결코 아줌마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어
송곳의 흥분과 애정효과는 무한 지속이 아니다
대략 두 시간 가량, 이것은 업그레이드 된 이후에도 설명서에 그대로다
잉꼬부부 와이프를 찌른다면, 이후 그 여자에게 죄책감을 남기겠으나
내가 꿈에서 본 대로 아줌마가 고통받고 있는 게 맞다면
나의 송곳 섹스칼리버는 아줌마의 숨구멍을 뚫어주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과부인 수희누나, 이쁜 외모에도 어릴 적 트라우마로 섹스는커녕 남자랑 손 한번 안 잡아봤던 다희누나
그리고 외롭던 원용엄마 박혜정
전부 다 송곳으로 인해 행복하잖아
물에 빠진 화진 아줌마에게 지푸라기가 아니라 동아줄이 될 수 있다
찔러서 했다고 가정하면
송곳은 나만 아는 거고, 화진 아줌마 본인이 자의로 섹스한 것은 사실
흥분은 사라져도 기억은 남는다
마음은 자기가 했던 행동과 자기가 느꼈던 감정에 쉽게 따라간다
화진 아줌마에 대해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웃의 착한 아줌마를 모른척 할수 없다
잘 살고 있는데 내가 오해한 거라면 나도 일 저지를 생각은 없다
그래 시작이었던 수희누나와 같다
찔러만 보자, 찔러만…
나에 대한 애정이 '좀마' 증폭되는 화진 아줌마는 다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나는 화진아줌마를 다치게 하려고 찌르려는 것이 아니다
기수에 대한 고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송곳은 빠진지 0.1초만에 송곳으로 인한 모든 상처를 완치한다
상해의 결과도 존재할 수 없다
아줌마는 송곳을 알 수도 없지만, 내 양심에 비춰봐도 기껏해야 옷 뚫은 손괴 정도다
아줌마를 구원하기 위한 것이기에 희롱도 아니다
그야말로 완벽하기 그지없다
송곳 쿨타임이 돌아오는 월요일 오후 거사를 결행한다
저번부터 생각했지만, 여기저기 순간의 욕구를 참지 못해 아직도 화진아줌마를 못 쑤시고 있지만
더 이상 고통받는 이웃을 방치할 수 없다
나는 강도도 잡은 모범시민이 아닌가
바로 옆집의 헐벗고 연약한 여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어찌 모범시민이라 민주시민이라 자부할 수 있단 말인가
인생이란 깨고나면 끝인 한 번의 꿈이며 환상이다
토요일 저녁
엄마도 들어오시고 온 가족이 다 들어와서 집이 붐빈다
집에 자주 안 들어오는 엄마는, 집에 들어오면 자식들의 방도 들락날락거리며 얘기를 하시기에
집 안에서의 섹스는 힘들다
물론 밖에 나가서 하자고 수희누나나 다희 누나를 조르면 가능성은 있지만
간만에 들어온 엄마에게 다 잡혀있다
더구나 나희누나도 저번부터 나에게 음침한 웃음을 띄고 있다
궁금한 표정 같기도 하고, 나 알아 이런 표정 같기도 하고
내 철학을 지키자
휘어질지언정 숙일지언정 부러지지 않는다
섹스는 정말 훌륭한 쾌락을 주기도 하지만, 법이든 도덕이든 단 한 번의 실수 혹은 사고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소심하게 보여도 어쩔 수 없다
난 오래가고 싶다
그리고 굳이 내가 누나들을 조르지 않아도 되는 이유
은애씨
내가 은애씨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은애씨는 인형이었을 뿐이었지만,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을 때 비로소 그녀는 나에게 박은애가 되었다
원용이가 박은애 이름 지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악한 놈은 국가의 보물을 들고 외국으로 튄 매국노이며, 감히 은애씨의 몸에 김라정의 교복을 입힌(이름표가 붙은) 추악한 놈이다
그놈에게 은애씨는 은애씨가 아니라 지 동생 김라정이었을 것이다
김원용이 박은애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쨌든 은애씨와의 첫날밤도 치러야 한다
예를 들어 수희 누나와 내 방에서 문 걸어잠그고 섹스하다가 엄마가 문 열라고 한다면?
옷 입고 문열면 섹스는 안 걸려도 의심을 받을 수 있다
허나 은애씨는 장롱에 접어넣고 나면, 내 방 안에 아무도 없으니 의심받을 일도 없다
은애씨는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나노과학의 역작
뻣뻣하게 서 있기만 할 수 있는 인형이 아니다
모든 체위를 소화할 수 있는,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인형 아니 사람
굽히고 접고 해서 좁은 공간에 접어뭉개넣을 수 있다
왜 늦게 문열었냐고 엄마가 따져도, 결국은 딸치다 늦게 연 것 정도일 뿐
주말은 리얼돌과 함께
토요일 밤 23시
역시나 수희 다희 누나는 내 방에 오지 않는다
엄마가 언제 군기순찰을 돌지 모르니, 오늘은 포기하는 듯 하다
내 방 안의 장롱문을 두드린다
똑똑똑
"은애씨 문 열어도 되겠죠? 부끄러우시면 대답 안 하셔도 돼요"
"…"
역시 언제나 나의 방문을 거절하지 않는 은애씨
김라정의 교복은 그대로 입고 있지만, 이름표는 내가 찢어버렸다
조만간 쇼핑몰에서 속옷 겉옷 등을 주문해야겠어
은애씨를 꺼내 소중히 침대에 눕힌다
아름답다
인형같은 미녀가 아니라 정말 인형
나에게는 사람이지만
너는 행성이 아니다
그 자체로 빛을 발하는 항성이다
나는 당신을 누구의 대체품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NTR을 하지 않습니다
김원용이 돌아와도 당신을 지킬 것입니다
놈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만
"은애씨 제가 먼저 벗을까요?"
"…"
훌렁훌렁
"그런데 은애씨 좀 소극적이신 거 같아요"
"…"
"네? 침대 옆에서 서 보라구요? 오랄을 먼저 해주신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