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34화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무섭기도 하고, 처음인 술자리라 어색한 면도 있었지만
같은 동네, 같은 학교 나와서 공감대도 있고
술이 계속 들어가니, 미녀와 술마신다는 마음에 기분이 점점 좋아지고 분위기도 좋아진다
다희 누나와 마신 적도 있지만, 그 땐 집의 누나랑 동생으로 마신 거라, 지금의 기분은 다르다
"깔깔깔 그래 그래 관통아, 걔들이 성격이 더러워서
니가 고생하는 거 맞아"
누나도 원용이 엄청 괴롭히셨잖아요
"나희 누나는 맨날 나 논다고 구박하고, 라희는 나 음탕하다고 일러바치고 흑흑"
"어쩜… 동생한테 그럴 수가 있니? 지들도 맨날 헛짓거리 하고 다니면서 고작 에이비 주제에 말이야"
짠 꿀꺽꿀꺽
다희 누나는 술을 못 마시는 반면, 다정이 누나는 잘 마신다
"근데 말이다 간통아 너 아까부터 나희언니랑 라희만 털고 있어"
"네? 그 그건"
"너한테 관심은 별로 없었지만, 원용이 친구기도 하고, 같은 학교도 다녔고 동네 이웃에, 이래저래 나도 좀 아는데 너 제일 괴롭히는 사람은 다희 아니었냐?"
"그래요.."
"아니야, 니 표정은 그랬어요 라고 느껴져, 나도 너 불러놓고 다희 씹자는 건 아니야, 근데 이상하잖아 저번에 수희언니에게 받은 느낌도 그렇고, 다희 놀러왔을 때도 뭐가 이상했고"
말하지 말자, 나는 얼굴에 다 드러나, 말할수록 손해야
"무슨 말씀인지 하하하 다희 누나도 다정이 누나처럼 요즘 착해졌나봐요"
"마치… 비밀연애하는 사람들 같단 말이야"
비밀연애는 아니고 송곳연애인데요
송곳이 아니었다면 시작도 못했을 연애
송곳이 아니고도 나의 열정을 받아줄 여자는 박은애 밖에 없다
안 박은애는 송곳 없이는 힘들어
"이게 또 음탕하게 웃네? 방금 무슨 생각했어? 내 가슴 보고 이상한 상상한 거지?"
"아 그런 거 아니에요, 한 잔 더 마셔요"
"어디서 말 돌려 이게?"
짠
꿀꺽 꿀꺽
취한다
다정누나도 딸딸하게 올라오는 것 같은데, 둘 다 술을 좋아하니, 브레이크는 없다
"…다"
"네?"
"아이 씨 고맙다고, 니 덕분에 나쁜 놈들 잡혀갔잖아"
"누나 디 잖아요"
"새끼가 진짜"
짠 꿀꺽꿀꺽
"간통아 낮에 말이야…"
설마 은애씨를 돌려달라고? 태우자고? 안돼 그건 안돼
다정이 누나와의 지금 술자리가 좋지만, 집에 가면 은애씨와 첫날밤이라는 그 생각만 드는데
"그럴 수 없어요! 그건 살인이에요!"
"뭐래니? 갑자기 살인이 왜 나와? 살인은 매일 몇억명씩 죽이는 니가 하는 거고"
"이젠 안 친다구요, 하는 여자가 있"
아차
"뭐? 니가? 누군데?"
"아 아니에요, 피시 안에 그녀에요 개그가 재미없었죠? 하하…하"
"넌 얼굴에 다 드러난다고 했지? 하는 여자는 정말 있는 것 같네 믿을 수가 없지만"
나를 삼키려는 뱀 앞에 선 느낌이 다시 든다
내가 누나들과 하는 건 사실 의심하기가 힘든 건데
작전은 그대로다 잡아뗄 뿐이다
"뭐 있어도 다정이 누나한테 누구라고 말할 이유도 없잖아요"
"어쭈, 한 잔 더 받아라 잔망스러운 놈아"
짠
"너, 너랑 노는 여자 빨리 불어, 안 그러면 내가 박은애씨 너희 집에다 다 까발려버릴 거야 딸꾹"
"그런 비겁한! 누나랑 상관없잖아요"
"상관있어, 이젠 내가 궁금하니까"
우리 집 여자들은 박은애를 역겹게 볼 것이다
은애씨는 화형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수희 다희 누나와의 관계를 털어놓으면?
어디까지 일이 커질지 모른다, 운명은 내게 친근을 허락했으나 사회는 아니다
은애씨는 술자리 끝나고 집에 가서 다시 숨기든지 시건장치를 하든지 할 수 있어
걸려도 불법도 아니다, 쪽이야 팔겠지만 그것 뿐이다
하지만 친근은 법에 걸린다
성문법 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더 무서운 불문법에 걸린다
나만이 아니라, 아니 나보다 누나들이 더 다쳐
나의 인생철학은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게
"맘대로 말하세요, 난 할 말 없어요"
"…"
가만히 나를 쳐다보며 생각하는 다정이 누나
노려보는 것은 아닌데, 나를 깊이 쳐다보고 있다
"그만 말해도 돼 킥킥 더 안 들어도 알 것 같으니까"
뭐지? 난 실수한 거 없는데?
짠
다른 얘기도 하고 하는데, 난 이제 너무 취한다
이래선 오늘 은애씨를 품지도 못하겠어
그리고 더 마시다가는 내가 무슨 헛소리를 할지 몰라
다정이 누나의 웃음, 상당히 찝찝하다
"뭐야? 관통이 너 벌써 취한거냐? 난 오늘 진짜 재미있는데"
"으으 저두 딸꾹 재미있는데요 이제 저 가야할 것 같아요 더 못 마시겠어요"
"쳇 누나가 뽀뽀라도 한 번 해주려했더니"
"그럼 한 잔만 더 마시고"
"됐어 자식아 일어나자"
다정이 누나가 계산을 하고, 동네까지 걸어간다
정말 눈치챈 건 아니겠지?
그래 장난치는 걸꺼야, 자백도 다른 증거도 아무것도 없었어
스윽
응? 누나가 팔짱을 껴오네
물컹
다정이 누나의 젖가슴이 팔에 닿는다
아 아 이러면…
벌떠억
"즉발기네 참…"
"아 아니 누나가"
"됐어, 장난 안 칠테니까 세우든지 말든지, 고맙다 관통아"
"아 하하 아니에요 누구라도 신고했을 거에요"
"누구가 다행히 그때 있었고 연락을 해줘서 위기를 넘긴 거야, 그리고 그것만 말하는 게 아니야"
그럼 또 뭐가? 술값도 누나가 냈는데
"낮에 너 충분히 나 덮칠 수 있었잖아, 나 그때 정말 겁먹었거든"
"아 아니에요 당연히…안해야죠"
"당연한 걸 안하거나 못하는 사람도 많아, 서로 실수로 넘어진 건 나도 알아, 그런데 상황이 갖추어지고 흥분이 되는데도 넌 참았잖아"
개념없는 여자 같으면 날 공격할텐데, 따지고 보면 낮에 안한게 내게 고마워해야할 일은 아닌데
다정이 누나에 대해 내가 색안경을 끼고 있었던 건가
"그래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만 애인모드 해줄게, 누나한테 뭐 받고 싶은 거 있어? 팬티 그런 거 말고"
"팬티라뇨?"
"원용이 시켜서 내 팬티 훔쳐가려 했잖아"
"그 놈이 그걸 불었 아앗!! 아니 그게 아니라"
"관통아 뽀뽀 한번 해주까?"
내가 벽에 기대고 다정이누나가 내게 얼굴을 천천히 들이민다
아아 내가 내가 다정이 누나와 뽀뽀를 하다니
다희 누나와 더불어 두어 살 위아래로는 적수가 없던 미녀 김다정이랑
덜덜덜덜
떨린다, 송곳을 쓰지 않고도 뽀뽀를 할 수 있다니
뽀뽀라고는 하지만, 혹시 키스해주는 게 아닐까?
그러면 흥분한 척 하면서 자연스럽게 젖이라도 한 번
"야!!!! 니들 거기서 뭐햇!!!"
서릿발 같은 목소리
이 목소리는?
나희누나와 다희누나다
다희누나는 엄청나게 화가 났는지 부들부들 떨고만 있다
너무 열이 받아서 말이 안나오는 표정
나희 누나가 우리쪽으로 다가온다
"김관통 니가 배신을 해? 누나들이 좀 괴롭혀도 그렇지, 저쪽에 붙은 거냐?"
이게 무슨 배신이냐고 말하려다
뒤쪽 다희 누나의 불타는 눈을 보고 입을 닫는다
그러나 뽀뽀하려다 분위기를 조지게 된, 다정이 누나는 입을 연다
"오랜만이네요 나희 언니, 살아계셨네요 호호"
"김다정, 순진한 애 데리고 뭐하는 거야? 관통이 얘 개털이라 빨아먹을 것도 없어"
"어머 언니 누가 들으면 제가 남자 홀리는 나쁜 년인 줄 알겠어요"
"아니냐? 관통이 건드리지 말라니까"
"언니도 만만찮으신 걸로 아는데… 연애는 당사자가 하는 거죠, 아무리 누나라도 왜 끼어드세요?"
찌리리릿
연애? 우리가 언제 연애했어?
다정이 누나가 우리 누나들을 도발하는 건가?
이대 일인데?
뒤에 있던 다희 누나가 분을 참지 못하고 달려든다
"김다정! 이 년이 내 관통이를!"
다정누나의 머리끄댕이를 잡는 다희누나
다정이 누나도 같이 다희누나의 머리채를 잡으니 개판이 된다
안돼 이제 겨우 두 집이 휴전하고 사는데
학창시절 길 가다가, 저 집 누나들과 마주치면 얼마나 불안했던가
힘이야 내가 쎄지만, 일진보다 무서운 게 일진 여자친구다
물론 내가 당했으면 원용이도 우리 집 누나쪽에 당했을 것이고
누나들끼리 싸워도 어느 정도 선이라는 게 있었기에, 딱히 나를 괴롭히진 않았던 원용누나들이지만
그래도 불안했었다
지금은 성인이지만, 찐따는 성인이 되어도 불안하다
다 떠나서라도 안 싸우는 게 좋고
내가 힘으로 다희누나를 떼어내려 하는데, 나희누나가 먼저 다희누나를 끌어안고 보호겸 제압을 한다
나는 남은 상대인 다정누나를 끌어안아 제압하고
"놔! 노으라고! 나희언니 왜 잡는 거야? 저년이 열받게 하잖아!"
겨우겨우 진정이 되고 난 후
다희누나를 계속 잡고 있는 나희누나가 말한다
"다정아 니 집에 이런저런 일 있는 거 알아, 싸워도 애들때처럼은 내키지 않고, 집에 가라 관통이한테 장난치면 뒤진다는 거 잊지 말고"
"장난친 적 없거든요"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돌아서서 자기 집으로 가는 다정이 누나
나희 누나는 발광하는 다희 누나가 감당이 안되나 보다
당장에야 피트니스 강사인 나희 누나가 힘과 체력으로 제압했지만, 계속 날뛰는 다희 누나가 버거운가 보다
"야 관통아 얘 좀 잡아라, 기지배가 힘도 없는 게 왜 이리 날뛰어?"
내가 잡으려하자 날 마구 때리려는 다희누나
닿지도 않는 거리에서 막 할퀴고 때리려한다
그래도 한참을 그러다보니, 다희누나의 힘도 빠지고
어찌어찌해서 나희누나와 힘을 합쳐 다희누나를 끌고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