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23화
이 글은 백퍼 픽션입니다
다행히 나영 이모가 사소한 인테리어에 관해 손을 보고 싶다 했고, 이것저것 얘기를 하게 되었다
전 주인이 잘 하다 넘겨줘서 딱히 손 볼 것은 없지만, 그래도 새 주인의 취향이란 게 있으니까
방을 밀폐로 만드는 것도 내 의견을 받아들인다
"그래요 이모, 이게 경찰이 상관하는 형사쪽이 아니에요, 구청에서 관리하는 그 뭐냐..행정..하이튼 행정 쪽 과태료인가 벌금인가 그래서 대단한 것도 아니에요 1년에 돈 백 투자한다고 생각하셔요"
"그래 그러지 뭐, 아늑하게 영화 볼 수 있게 해 드려야지 호호"
"네 dvd방은 미성년자 막 받는 거 아니면 경찰 올 일이 없어요, 여자화장실에 비데, 양쪽 화장실에 가글도 설치하면 좋고, 다 돈 들어가는 거니까 이모부랑도 상담 해 보시구"
인터넷 뉴스에 나오는 강남쪽 DVD방처럼 샤워시설 다 갖추고 이러면 몰라도, 방 막아놓는건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근처 DVD방도 막아봤더만 뭐
아직 이모의 DVD방은 오픈 전이고, 큰 공사는 아니지만 이것저것 손 봐야 하니
당장 내가 할 일은 없다
이모는 나를 야간알바로 썼으면 하지만, 언니(내 엄마 최수영) 가 나를 집에 두려 해서, 고정으로 일하라고 말하기가 좀 그런 것 같다
나도 어디 묶이는 건 싫어하지만, 이쪽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자주 올게요 나영이모, 공사 끝나면 바로 오픈하시는 거죠?"
"그래야지, 낮엔 내가 영화보면서 운동삼아 보면 되고…재미있을 것 같아 호호호"
일이 힘든 건 없지만, 결국 이게 그거 묻은 휴지 치우는 일인데
순수한 나영이모 성격에 좀 그러려나…
나이 40세에 현모양처 스타일의 나영 이모
160의 키 B컵 커트라인이며 90정도의 힙
돈 많은 사업가 남편과, 초딩 딸을 하나 두고 있다
40살보다는 갓 결혼한 새댁같은 이미지
호리호리한 몸매에 머리를 묶어올리고 다니는 작은 얼굴의 천사같은 이미지
가족(친척)들 중 보기 힘든 착한 이미지다
"담요도 여러 장 준비해주시는 게 좋아여, 방에 비치하지 말고 손님이 들어갈 때 이모나 알바가 직접 꺼내서 방에 가져다줘야 깨끗한 인상을 주거든요, 파란색 느낌의 체크무늬가 좋겠네요, 휴지통은 철로 된 걸로 하셔야 하구요"
이것저것 알려주다 보니 밤이 된다
이모부도 오시고 인사하고 안부를 묻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어휴 생각보다 시간이 늦었네
23시 쯤
보자 어제(일요일) 밤중에 쑤셨으니까
쿨타임은 수요일 밤중에 돌아온다
사실상 목요일
오늘은 아직 속도 아프고 사실상 지나갔으니, 화요일 수요일만 버티면 되는데
딸칵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1층에 다희 누나가 있다
응? 안 버텨도 되는 건가?
지 방에 피시도 잇고 층마다 정수기도 있는데 이 시간에 1층에 있다는 것은
"뭐? 뭐? 왜 뱀처럼 눈뜨는데? 이 짜식이 요즘 맨날 늦게 다녀 진짜"
다희 누나는 검은 긴 생머리
샤워 후 물기가 덜 마른 머리를 늘어뜨리고, 노란 티와 핑크표 분홍 한팻츠를 입고 있다
"흐흐흐 누나 나 기다린 거야?"
"뭐래? 이 미친놈 쳇쳇 차 마시고 있는 거 안 보여?"
킁킁킁
내게 다가오며 또 냄새를 맡는 다희 누나
생긴 건 고양이상인데, 강아지같이 맨날 냄새를 맡네
"약하지만 또 냄새나는데?"
"나영 이모 가게 다녀온 거야, 이건 뭐 바람난 남편 감시하는 것도 아니고, 뭐하자는 거야?"
"전과 없냐? 당당해?"
전과? 그러고 보니 다희 누나를 신세계로 인도한 뒤에도 수희 누나랑 하긴 했으니..
그러면 다희 누나는 나를 지금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 걸까
"너 어제처럼 술 마시고 그럴 거면 나랑 같이 가는거다 니 친구 김원용이 집에라도 말이야"
"뭔 소리야! 다희 누나 그 집 가면 맞아죽어, 밖에서야 김다정이랑 일대 일이지만 거기 누나들이 한두 명이야?"
원용 누나 김다정
24세로 클럽 죽순이이며, 다희누나와는 어릴 때부터 동창으로 항상 여왕 자리를 놓고 다퉈왔다
수희 나희 라희 도 그 집의 수정 나정 라정과 동갑이며, 사이가 매우 주옥같다
나는 남자고 어릴 때부터 원용이랑 어찌어찌 뭉개다보니, 그냥 갈구기만 하지만
우리 쪽 여자가 저쪽 집 가면 공구리당한다
반대도 마찬가지고
엄마들끼리는 친하지만, 그 외 여자들은 두 집 간 백년전쟁 상태
"내가 맞는 거 싫으면, 관통이 니가 그 집 안 가면 되잖아, 내 말의 핵심을 몰라? 맘대로 쏘다니지 말라구!"
기분이… 나쁘지 않다
좋다
내가 백수고 찐따인 걸 떠나서라도, 다희 누나와 나는 피지컬의 차이가 너무 크다
다희 누나의 외모는, 남자로 치면 고시 패스한 것 이상의 재산이다
20세기도 아니고 고시 패스했다고 남자 인생 다 풀리는 것 아니다
법원에서 시청에서 일할 때, 누구 만날 때는 나 5급 사무관이네 3급 검사네 뭐네 해도
결국 월급쟁이고, 변호사 사무실 차려도 힘들게 사는 사람도 많다
길가면 그냥 아저씨들의 한 명이고, 내가 죄 지은 거 없으면 검사고 판사고 간에 꿀릴 일도 없다
그런데 다희 누나급의 미녀는?
그냥 가만히 길만 걸어도, 아니 집에서 SNS만 해도 주위에서 알아서 숙이며 각종 편의를 봐준다
나 누군데요 라고 어필할 필요도 없다, 얼굴이 곧 명함이니까
꼭 자기가 고생해서 은행장이 될 필요가 없다, 은행장 마누라가 되면 되니까
그런데 그런 다희 누나가 나를 감시하고 옥죄려한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잖아
신은 존재한다
신의 이름은 송곳이다
하지만 나는 찐따, 여심을 울리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다, 모르니까
맨날 나를 괴롭히던 다희 누나
앙금이 남아 미운 건 아닌데, 부드러운 섹스피어의 단어가 잘 안 나간다
"내가 애야? 뭐..언제는 집에서 밥만 축낸다고 갈구더니.. 내가 알아서"
"이 이게.."
씩씩거리다 분을 못 이기고 의자를 발로 차버리는 다희누나
자기 뜻대로 안되니, 공주님이 분노하신다
콰당탕
"그러니까 니 멋대로 계속 돌아다니겠다는 거지?"
쥐로 살아온 지 20년이 넘었다, 뱀이 화내면 나도 모르게 쫄린다
"아 아냐…누나.. 요즘은 일이 있어서 그랬다니까..같이 다녀.."
"진작에 그럴 것이지, 어디서 밀당이야? 쪼끄만 게 많이 컷다 너?"
그러고 보니 요즘 키도 자지도 몇 미리지만 커진 거 같다
"근데 다희 누나, 나 거기 진짜 커진 것 같아 엄청 단단해지고.. 이왕 말 나온 거..으흐흐흐"
얼굴이 발개지는 다희누나
"뭣 뭐래는 거니? 거기가 어딘데?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이 변태놈앗!"
거기가 어딘지도 모른다면서 왜 이상한 소리라고 하는 거지?
"아니 그러지 말구, 으흐흐흐 저기 이 시간에 누가 내려오겠어, 엄마도 없는데 1층에서 한발만 좀.."
"넌 나 보면 그 생각밖에 안 들어?"
나왔다 여자들의 그 드립
남이면 몰라도 누나니까 솔직하게 대답하자
"아니 항상 그 생각만 하는데 누나가 보인 거야, 항상 누나생각만 해"
"쳇쳇쳇 거짓말꾸러기"
다희 누나의 쳇쳇 은 허락이다
누나의 손을 잡고 엄마방으로 이끈다
누가 상상이나 하겠어 큭큭
"야! 동작그만 이것들아"
허억! 누가?
2층쪽 계단에서 사신처럼 내려오는, 검은 원피스형 잠옷을 입은 수희 누나
못보던 잠옷인데..그리 야한 스타일은 아닌데 치마쪽이 좀 짧네..
근데 어디서부터 들은 거지?
"넓은 각자 방 놔두고 왜 엄마방으로 들어가? 2층이나 3층은 불편하냐?"
"…"
수희 누나가 화난 표정이다
내가 나희 다희 라희에게 약한 것 이상으로 그녀들은 수희 누나에게 약하다
하지만 평소때와 달리 수희 누나의 눈을 피하지 않는 다희누나
"왜 그래 언니? 가족이잖아 가족끼리 할 수 있지 뭘 그래? 엄마방이 뭐 어때서 귀중품 창고도 아니구"
문장에 목적어가 빠져있다, 뭘 할 수 있다는 말일까
"다희 너 저번에 1층 화장실서 샤워했지? 엄마방도 그렇고 거실 말고는 1층 멋대로 쓰지 말라고 했을 텐데?"
찌리릿
어우…
다희 누나가 여기서 받아버리면, 수희 누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된다
속마음은 몰라도, 수희 누나는 지금 가장 대리로 정론을 얘기하는 거니까
"…알았..어, 그 땐 급해서 그랬어.."
"집 안에서 급한 일이 뭔진 모르겠지만 앞으론 조심해라 너나 나희나 요즘 맘에 안 들거든"
으으으 춥다
"그리고 관통이 너, 너두 일찍 좀 다녀 빨리 '씻구' 자라"
수희 누나가 나 상대로는 거의 화수분이지만
집에서도 밖에서도 무서운 여자고, 특히 눈이 무섭다
"응 알았어 큰누나.."
"다희 너두 일찍 자구, 괜히 밤에 돌아다니지 마라"
계단을 올라가며 살짝 뒤를 보니, 다희 누나가 작은 주먹을 쥐고 파르르 떨고 있다
나도 내 여자 옆에 있는데, 다른 남자 앞에서 숙여야 하면 기분 더럽겠지..
내 여자가 있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 것 같다
이 정도면 수희 누나랑 다희 누나는 이제 알 거 다 아는 수준인가
송곳은 모르니, 그냥 삼각관계 정도로 생각하려나
수희 누나랑 같이 3층으로 걸어올라가는 중, 수희 누나가 말한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이라더니, 도도한 척은 다 하더니..치잇, 관통아 여자는 얼굴이 중요한 게 아니야, 남자를 편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해"
이론으로야 초딩도 다 아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확실히 수희누나와 할 때는 갤리온(군용 범선)처럼 돛만 펴놓으면 쭉쭉 나가긴 하는데, 다희 누나랑은 아직 내가 노를 저어야 하는 부분도 많고
더 이쁘고 발전하는 건 다희 누나, 많이 편하고 접근성이 좋은 건 수희 누나
엉덩이도 실제는 다희 누나가 좀 더 큰데, 나는 수희 누나가 더 큰 것 같다
맘껏 뒤집어놔도 될 거 같고, 도크에 배 그냥 담가놓으면 다 수리해 줄 거 같고
내 방으로 들어와 눕는다
아우 어제 술을 너무 마시고, 오늘 가게에서 일까지 하고 오니 아주 피곤하다
그래도 지금 수희 누나방에 가면, 한 발 빼 주려나
그래 빨리 '씻어' 라고 했잖아
어쩌면 다희 누나를 약올리려는 말일 수도 있지만
다 떠나서 내가 밀어부치면 입으로 한 발 정도는 빼 줄 지도 몰라
큰누나니까
그래 잠시만 쉬고, 대충 씻은 다음에 수희 누나방으로 가서 우겨보자
다희 누나가 올라오진 않겠지…
그래 조금만 쉬고
조금만…
쿨쿨쿨쿨
자고 일어나니 다음날
화요일 아침 09시
가족들은 다 나가고 없다
백수는 광합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내 방에서 또 잔다
속도 아직 아프고
역시 캪틴P
다다음날이 되어도 데미지가 들어오는구나
쿨쿨쿨
띠리링 띠리링
으응? 누구지?
뭐 어차피 원용이밖에 없잖아
"어 그래 원용아"
"아직 자냐? 간통아 오늘 우리집에 놀러와라, 한 잔 먹자"
뭐 내 나이 때는 매일 마시기도 하는데, 원용이 집에서 하루 건너 또 마시면 그집 마녀들이 조용히 있을까?
"아 나야 술 사주면 고맙긴 한데… 너 괜찮을까?"
"오늘은 아무도 안 건드려, 간통아 나 외국간다"
"뭐? 전기일 해서 돈 모으더니 섹스관광 가는 거냐?"
"아니야.. 내 아버지랑 삼촌이랑 있는 회사가 해외에서 일을 시작해서, 최소 5년 이상 나가있을 거 같다"
아버지 두 집 살림하시는 거, 동네가 다 아는데 그래도 아들은 그래도 아들은 픽업해서 키우시려는가
"간통아 나 아버지랑 삼촌이랑 내일 모래 비행기 탄다, 갑자기 얘기해서 미안한데, 자세한 얘기는 우리 집 와서 하자 간통아"
김원용 이 자식이
효도도 똑바로 안 하고 친구에게 떠밀더니, 여자들만 남겨놓고 너의 입신양명을 위해 외국으로 간다고?
사내가 어찌 이리 책임감이 없단 말인가
그래, 그래도 벗은 벗이다
무슨 선택을 해도 벗은 벗이다
떠난 벗의 가정을 지켜주는 것 또한 벗의 의무다
일단 한 잔 빨러 가자, 설마 오늘도 캪틴P는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