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백 일흔 번째 과외 - 보일듯 말듯 下
"나 따라하다 너 쓰러져."
"…히히, 나도 모르게 그만."
효성이는 새빨개진 얼굴로 나를 힐끗 쳐다보면서 실실 웃었다. 나도 그녀의 웃음에 따라서 웃었다. 내 손에 남은 효성이의 촉감을 어서 빨리 잊어야한다. 효성이를 효성이로 봐야지, 음탕한 생각으로 봐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
"저거 하자."
"…엥, 저거?"
"안 그러면 근력 안 생겨(근거없는 말입니다)."
나는 케이블크로스오버(네이버검색)를 가리키며 말했다. 효성이는 남자들만 할 법한 엄청난 포스의 운동기구를 보고서 1980년대 미국 코미디 영화에나 나올법한 과장된 표정을 지으면서 몸을 떨었다. 내가 보기에 효성이는 시트콤하면 잘 어울릴 듯 했다.
"…할게."
"가볍게 15kg부터 할래?"
효성이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마치 롱스톤에게 조이기 공격을 당하는 박하츄의 곤란한 표정처럼 말이다.
"…15kg? 힘들지 않아…?"
효성이는 지레 겁먹은 표정이었다. 해보지도 않고서 그런 귀여운 표정을 짓다니, 그러면 5kg 정도 내려주지.
"음, 알았어. 5kg 빼서 10kg은 할 수 있지?"
"…노력은 해볼게."
효성이는 걱정되는 표정으로 케이블크로스오버의 밑으로 걸어갔다.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하는 그녀의 표정이 심심한 헬스장에서의 유일한 볼거리였달까. 나는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효성이와 마주보며 어떻게 잡아야하는 지 포즈를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이렇게 하는 거야, 할 수 있지?"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양 팔을 뻗어 케이블의 양 손잡이를 잡았다.
"…이렇게?"
"응, 그 자세에서 엉덩이 너비만큼 발 벌려."
"…이렇게?"
나 역시도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거렸다. 효성이는 내가 말하는 대로 잘 자세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무릎을 약간 굽히고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여서 중심 잡아. 그리고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느낌으로 손잡이 당겨."
"…끼잉…이렇게?"
"…음…어…그렇게."
효성이는 완벽하게 자세를 잡고서 내가 시킨대로 손잡이를 쭈욱 당겼다. 그녀는 나시를 입고 있었던 터라, 덕분에 그녀가 가슴을 모으는 자세가 되었다. 거기다가, 자세 자체가 상체를 숙이는 자세라서 건너편에서 지켜보고 있는 나에게 있어선 존슨에게 찾아온 또 다른 비극의 장면이였다.
"…히히…이렇게 하는 거…흐으…맞아?"
"……."
"…민식아?"
"…어, 어?"
정신을 차릴 때마다 눈에 아른거리는 효성이의 모아진 커다란 가슴의 모습에 다시 정신을 놓곤했다. 효성이는 자신의 몸매가 야하다는 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해맑은 표정으로 신음소리에 가까운 숨소리를 내뱉으며 내게 말했다.
"…이렇게 하는 거 맞냐구우…"
강아지영이 괴롭혀요(전효성 ver.)인가. 분명 효성이는 날 괴롭힐 의도가 없을 것이였다. 근데, 나는 왜 이렇게 괴롭지. 강지영 때문에 내성이 생긴 줄 알았는데, 역시 저런 비쥬얼에 저런 미모는 신선해서 그런걸까.
"어, 그렇게 하는 거 맞는데 무릎을 더 굽히면 좋겠다."
"…히힛, 알겠어요. 선생님!"
"…!?"
선생님이라니, 겨우 나이 스물 셋인데 같은 동갑인 자리에게 선생님이란 소리를 듣다니. 이 무슨…굳잡인 소리란 말인가.
"…음, 표정이 왜 그래? 선생님이라고 하니까 이상해?"
"…아, 아니…그냥."
기분이 묘했다. 이상한 과외를 하고 있는 진리나 미영이도 내게 선생님이란 말을 해본 적이 평소엔 없었으니까, 하는 시간이라고는 허리가 신명나게 움직이고 있을 그 때 밖에 안 된다고 생각했다.
"…흐음, 그래. 선생님보단 코치님이 더 낫겠다,…코치님!…헤헤."
선생님이라고 부르든, 코치님이라고 부르든, 어떤 방식으로 부르든 효성이가 말하는 것 자체가 소름이 돋았다. 케이블크로스오버를 당기며 운동하고 있는 효성이는 어떤 각도에서 보든 나를 꼴릿하게 만들 수 있었기에, 그나마 그녀의 장점인 커다란 가슴이 안 보이는 뒤쪽으로 가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효성이 자세가 불안불안하니 도와주기도 해야겠고.
"그렇게 당기면 다친다니깐."
"…그럼 어떻게 하라구, 니가 와서 내 손 잡고 도와줘."
스타들은 다 이런가. 강지영도 그렇고, 효성이도 서슴없이 말하네.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효성이의 말에 나는 진짜로 효성이의 뒤로 가서 효성이의 손을 잡고 같이 당겨주었다. 두 명이 같이 당기니 그녀가 드는 힘은 덜하겠지만, 나는 허리를 뒤로 빼서 그녀의 엉덩이와 안 부딪히게 하려고 애쓰는 중이라 은근히 힘들었다.
"이렇게, 알았지?"
"…크흥."
'…크흥!?'
그녀의 엉덩이와 내 존슨이 닿지도 않았는 데 이 무슨 괴상한 신음소리란 말인가. 아래로 시선을 내려보아도 내 존슨과 그녀의 엉덩이와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방심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효성이의 등짝에서 나는 은은한 그녀의 체취와 땀이 만들어낸 뜨거운 열기였다. 거기다가 내가 하체는 안 붙어도 상체는 붙다시피하니, 그녀가 내 상체가 닿는 감촉을 충분히 느꼈을 테고, 숨은 쉬어야되는데 한 세트씩 움직이느라 힘에 바쳐서인지, 여러 경우가 섞여서 그런 이상한 신음소리를 만들어낸 듯 했다.
"…으아, 효성아 다시 너 혼자해봐."
"…크흥, 알겠어."
그녀의 골반과 내 존슨이 서로 살을 맞대지 않은 이유는 존슨이 줄어들 때 다가가서 도와줬기 때문이었다. 다시 부풀어오르는 지금, 곤란한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피난(?)을 가는게 상책인 듯 해서 휴게실 의자로 가서 터질듯한 심장박동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휴게실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몸이 참 이상하다. 정상적인 운동에 대해서는 별로 힘들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데, 유독 그런 야한 운동만 하면 힘들다는 느낌을 바로 받는 지. 이것도 페로몬과 관련있는 증상은 아닐까, 혼자서 추측해보았다.
'…좋은 거야, 나쁜 거야.'
단전호흡을 일찍이 열심히 수련한 덕분에, 부풀어오른 존슨을 가라앉히는 것은 식은죽먹기였다. 이게 다 카라의 정니콜 선생(21, 여)이 크게 공헌하신 바이지. 수강의 댓가로 밤마다 내 침대를 차지하셨지만. 물 한 병을 순식간에 들이키고 마음을 진정하며 다시 효성이가 있는 그 곳을 향해 걸어갔다.
"…크흥!"
아, 전효성은 왜 저런 소리만 골라서 내는건데. 단전호흡으로 가라 앉혔던 존슨이 다시 탱탱하게 바지를 뚫을 기세로 튀어나왔다. 단전호흡, 단전호흡이 필요하다! 하지만 저런 장면을 보면서 단전호흡이 될 리가 없었기 때문에 내 바램은 보기좋게 실패했다.
'…아, 미치겠다.'
정말 이렇게까지 버티는 건 고역이다. 이러다가 이성을 놓게 되면 효성이의 손을 강제로 잡고 남자 샤워실이라거나, 여자 샤워실로 데려가서 그녀를 덮칠 생각을 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면, 그 다음부터는 효성이를 볼 때마다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제대로 볼 수도 없고. 이런 생각으로 내 머릿속이 복잡한 와중에도 효성이는 그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녀의 옷이 위로 들리는 바람에 그녀의 매끈한 복근이 내 눈까리에 신명나게 담겼다.
"…하앙! 다했다!"
"다 했어? 힘들테니, 이거 마셔."
방금 효성이가 케이블 크로스 오버를 끝내고 나서 진짜같은 신음소리를 낸 것 같지만, 일단은 모른 척을 해야했다. 존슨이 그 신음소리를 제대로 들었다면 또 다시 섰겠지만 지금은 줄어드는 중이었다. 이러기를 수없이 반복하니, 멘탈이 벌써 지치는 듯한 고된 느낌을 받았다. 더군다나 다음으로 해야할 것은 가장 큰 시련 중 하나가 될 듯한 윗몸일으키기였다.
+
"자, 발 잡아줬으니까, 윗몸일으키기 한 세트 실시."
"…하!…하!…하!"
"잘 한다!"
효성이는 깍지를 뒷통수에 끼고 윗몸을 일으켜서 팔꿈치가 무릎에 닿도록 했다. 첫 세트는 곧장 잘하는 듯 했다. 늘 그렇듯, 효성이는 잘 했다. 그것을 도와주는 내가 효성이가 운동하면서 보이는 모습 때문에 멘탈이 붕괴되는 바람에 쓸데없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것 뿐이지. 시간을 보니, 10시. 조금만 더 운동하고 마무리해야할 듯 싶었다.
"이것만 하고 운동 끝내자."
"…하!…하!"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나. 아니면 윗몸 일으키기 때문에 힘들어서 대답을 못하는건가. 나는 효성이가 아무 말을 안 하는 이유를 후자라고 굳게 믿고, 효성이의 발이 고정이 되도록 손에 힘을 꽉 주다가 나는 손에 힘이 덜컥 풀려버리고 말았다.
"…발 잡아!"
"…아! 미안."
본의 아니게 효성이의 바지도 딱 붙은 스판 소재의 옷인터라, 효성이의 다리 사이를 어쩌다 보게 되었고, 그 곳에는 동전 투입구같은 그녀의 도끼자국이 보였다. 패인 그늘을 본 나는 존슨이 드디어 운지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진짜, 내가 이 정도 버틸 정도로 미친 놈은 아닌데, 참 오늘은 오랫동안 많이 버티는 듯 했다. 이미 한 번 한 애들이었으면 바로 샤워실로 끌고갔겠지만. 효성이는 아직 몸을 나랑 한 번도 섞어보지 못한 여자아이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그런 프리미엄이 붙은 듯 했다.
"…하! 끝!"
"…하아."
다행이다, 김민식. 너 오늘 큰 일 치뤘어.
+
런닝머신을 한바탕 뛰고 나서 의자에 앉아서 쉬고, 싸이클을 한바탕 밟고 나서 의자에 앉아서 쉬고, 효성이가 케이블크로스오버를 하는 것을 코치하다가 또 의자에 앉아서 쉬고, 효성이가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을 때 난 그녀의 가슴을 보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큰 충격에 빠져버려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다. 오늘의 운동 일과는 이렇게 끝을 냈다. 이게 앞으로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하지도 못하고 진짜 완벽한 지옥이 따름없다.
"…히이, 힘들었지만 진짜 운동한 것 같아."
"처음인데 의외로 잘했네."
"…헤헤, 이게 다 코치님 덕분!"
코치님이라는 말보단 민식이라는 말이 덜 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코치님! 코치님!' 거리다가 '민식아! 민식아!'거리면 뭔가 심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차마 내 본명을 불러달라는 부탁을 하지 못하겠다.
"그럼 각자 씻으러 가자."
"그래!…어, 재밌겠다. 저거 해볼래?"
각자 씻으러 가려는 데, 효성이가 내 팔을 손으로 붙잡으면서 나머지 손으로 가리킨 곳은 다름아닌 스쿼시장이였다. 뭐, 헬스장 종합이용권을 끊어서 저것을 이용하는데에도 불편함이 없긴 한데.
"…응? 스쿼시 할 줄 알아?"
"…아니, 근데 해보고 싶어."
역시나, 스쿼시 경험이 전무인 효성이었다. 또, 효성이한테 스쿼시를 가르치려고 들다가 된통 요동치는 그녀의 탄력있는 몸매에 역관광당하는 건 아닌 지 모르겠다.
"할 줄 알아?"
효성이가 내게 되물었다. 전에 헬스장 다녔을 때는 스쿼시 위주로 운동을 했으니, 당연히 할 줄 알았다. 나는 스쿼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호경을 끼고 라켓을 효성이에게 쥐어준 채 시범삼아 포즈를 시연했다.
"대충 이렇게 라켓을 잡고 휘둘러, 이렇게."
"…이, 이렇게?"
효성이의 라켓을 휘두르는 솜씨는 하자답게 어설펐다. 스쿼시라는 운동에서 선무당이 사람 잡을 걱정은 없었으므로, 나는 부담없이 효성이를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위를 너무 잡지 말고 손을 좀 더 아래로 내려서 느슨하게 중간 부분을 잡아."
"…이렇게?"
이번에는 제법 휘두르는 효성이었다. 가르치다보니, 효성이도 은근히 운동을 잘 하는 타입이라고 느꼈다. 나는 나중에 걸그룹 체육대회라도 하면 효성이가 유감없이 자신의 운동실력을 뽐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김칫국을 시원하게 마셔댔다.
"잘 하네, 이제 그 포즈로 공 한 번 휘둘러봐."
"…어…어…음…에잇! 꺄악!"
효성이가 비명을 내며 친 스쿼시구는 벽을 여러번 튕기며 내 쪽으로 향했다. 살짝 치랬더니 젖먹던 힘까지 다 내서 아주 세게 휘둘렀나보다. 강속으로 날아오는 스쿼시구를 미처 라켓으로 막지 못한 나는 스쿼시구가 좋지 않은 곳을 스친 것을 그저 지켜보고야만 했다.
"…아흐윽."
난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고, 좋지 않은 곳을 스친 스쿼시구는 또 다시 벽에 부딪히고 난 뒤, 그제서야 멈췄다.
"…미, 민식아 괜찮아? 어뜨케…히잉."
괜찮을 리가 없다. 효성이의 강스윙 덕분에 난 하마터면 고장난 자X(줄여서 고자라고 한다)가 될 뻔 했으니. 멘탈을 붕괴시키는 것으로 모자라, 이번엔 나의 피지컬마저 완벽하게 무너뜨리다니. 전효성, 너란 여자는 정말 여러모로 대단한 여자야.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
"…으으."
다시 눈을 뜰 때는 여전히 스쿼시장이였다. 아무래도 눈을 감았다 뜨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분 가량이었나보다. 눈을 떴을 때, 내 얼굴 주위에서 따뜻하고 뭉클한 기운이 느껴졌다. 무엇인가 했더니, 그녀의 얼굴 대신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봉긋한 두 언덕만 보이는 것으로 봐선, 대충 어떻게 누워있는 지 깨달았다.
"…미안해서 어떡해…"
"괜찮아, 내가 방심했나보다. 너한테 걱정 끼쳐서 오히려 더 미안하다."
나는 효성이가 해주는 무릎베게에서 머리를 떼며 오뚜기와 개구리소년처럼 엎어져있다 허리를 세우며 일으켰다. 일어서는 동안 다리를 휘청거리긴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눈치를 채지 못한 듯 싶었다.
"…계속 치자."
"응…."
효성이는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저런 눈시울이 시큰해지는 표정을 보니, 내 마음도 시큰해졌다. 존슨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 아직도 얼얼하기만 했다. 효성이가 이제 강스윙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나는 나의 중요부위를 스치고 지나간 스쿼시구에게 눈빛을 부라리며 무언의 눈싸움을 하다가 라켓으로 효성이에게 살짝 스쿼시구를 서브했다.
"…이얍!"
금세 기운을 차린 효성이는 다시 밝은 표정으로 요상하게 휘두르기 시작했고, 포즈는 정말 초보같았지만 은근히 잘 받아치는 바람에 잘 놀았다. 물론, 효성이가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다 스쿼시구를 치려고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흔들리는 그녀의 큰 가슴때문에 꽤나 고생하긴했지만.
"…히히, 이거 재밌다."
"그래?"
"…응, 우리 이거 맨날 하자!"
스쿼시를 맨날 하자니, 주구장창 스쿼시만 치는 것은 아니겠지. 윗몸일으키기로 맨날 도끼자국 보는 것보단 재밌을 듯 싶었다. 그것보다, 효성이가 다음에 운동 같이 할 때는 온 몸을 가리는 운동복 좀 입고 왔으면 소원이 없겠다. 이렇게 몸매가 한 눈에 보여서 더 자극적이기만 한 이런 운동복 말고.
"…너 스케쥴 없어?"
"으음…두 달간 자유?"
"…조, 좋구나. 하지만 난 스케ㅈ…"
"헤헤, 너도 매일 올거지?"
효성이는 자기 얼굴이 땀에 절어서 섹시해보인다는 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선홍빛 잇몸까지 보이며 신나게 지을 뿐이었다. 나는 효성이한테 '내가 요즘은 연예인인 너보다 바쁘다.' 라는 것을 어필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녀가 재빠르게 지은 눈웃음 때문에 아쉽게도 블록당한 듯 보였다.
"…그, 그래."
"…히히, 코치님~"
"…으아아아, 붙지마!"
애기같은 얼굴에, 애기같지 않은 농익은 몸매. 그런 신기한 매력을 가진 효성이는 나를 유혹시켜버렸다. 물론, 효성이는 날 유혹시키려는 의도는 일절 없었겠지만.
- 보일듯 말듯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