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백 서른 여덟 번째 과외 - 어2쿠ya 2
"흐아아암…"
서현이와 내가 자는 방문이 스르륵 열리며, 방 안에서 노숙을 한 태연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나타났다.
돈을 많이 쓰는 여자를 된장녀라고 하면, 쟤는 몸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된장녀라고 볼 수 있겠다.
"…우웁!"
"뭐야, 이순규. 날 보자마자 헛구역질을 왜 해?"
"…몰라, 니 보자마자 쏠려."
태연이가 안 씻으면 저렇게 냄새가 심하게 났나?
자연스레 태연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속이 메스꺼운 느낌이 든게 금방이라도 토를 해버릴 것 같았다.
"…설마, 잠깐만."
태연이는 예리한 눈빛을 지으며 날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코를 벌렁거리며 우악스럽게 냄새를 맡다가, 자신의 팔 냄새를 맡았다.
냄새를 맡으면 맡을 수록 혼자 베시시 웃는 태연이였다.
"…헤헤, 미안. 3일동안 안 씻었구나, 지금 씻을게!"
스스로도 민망한 것인지, 태연이의 얼굴색이 숨겨놓았던 빨간색 비디오라도 들킨 것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이윽고, 욕실 안으로 부끄럽게 러쉬하는 그녀의 모습에 살짝 웃기기도 했다. 앗, 잠깐, 거기엔 미영이가 있는데?
그녀의 러쉬를 말리는 것도 잠시, 태연은 이미 욕실 안으로 몸을 숨긴 지 오래였다.
"…꺄아악! 때때, 이러지마아아아!"
…내 저럴 줄 알았다. 오늘도 변태연의 손놀림이 시작되었구만.
나는 화장실에서 안타깝게 들려오는 미영이의 비명소리를 뒤로 하고, 입가심을 위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으흐흐흐, 일루 와, 미영씨…오늘 날 잡았어…널 해치워버릴꺼야…"
"…꺄아아악, 때때가 성추행한다아아!"
시끄럽네. 당할 거면 조용히 당할 것이지, 큰 소리까지내면 누가 보호해주는 줄 아나?
소녀시대에서 제일 죄질이 많은 탱추행범은 나도, 너도, 싴칼이도, 막냉이도, 소연언니도 막을 수 없는 그런 것인데.
"…끼야앙…"
어디서 고양이 소리가 들리나.
"쯧쯧, 잘들 논다."
"싴칼이, 벌써 일어났네?"
'싴칼'이라는 별명 한 마디에 날 무섭게 노려보다가, 표정을 푸는 수연이.
딱 보니까 나를 보고 기분이 좋아서 웃은 게 아니라, 내가 손을 대고 있는 따뜻한 만두를 보면서 웃은 확률이 99.9였다.
"그거 만두 맞지?"
"응, 근데?"
"…하나만 줘."
싴데레인 척 하지마라. 그냥 달라고 하면 되지, 망설이는 척 하고 자빠졌네.
"오, 근데 너 포니테일이네?"
"…왜, 잘 어울려?"
역시 수연이는 자신한테 관심을 가져다주면, 좋다고 기분이 들뜬 반응을 한다. 지금도 그런 상황이고.
항상 귀신처럼 머리를 늘어뜨리면서 숙소에서 퍼질러 누워있기 일쑤인데, 저런 짓을 하는 것을 보니 오늘 어디 가나보다.
"아니, 말 같아."
나는 수연이에게 용기내어 드립을 치는 것과 동시에 팔로 얼굴을 감싸 가드를 했다.
갑자기 그녀의 레프트, 라이트 훅이 내 우월한 상체에 꽂히면 어쩔 도리없이 고통을 저장해야했었으니까.
"…이 씨ㅂ…"
저 봐라, 지 입에서 험한 말 나오려고 하네. 확실히, 수연이의 분노를 올리는 데 성공했고, 나는 기회를 봐서 도망을 가면 될 듯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보다 5년이나 어린 동생을 따라하려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히잉, 뚠규는 시카 띠러여…?…히잉…그르지마여…시카…막 슬퍼지려고 그랭…시카 슬퍼요오…뿌잉뿌잉…"
"…우웁…웁…"
"…으엑, 수연언니 그게 뭐에요!"
시카 이 녀석. 수 만번의 폭행 끝에 더 무서운 것이 애교라는 것을 깨달았구나.
그래, 펜은 칼보다 강하고,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고…아, 썅. 그냥 날 치고 지나가라, 정수연 망할 것아.
죄없는 막냉이는 그저 수연의 애교의 희생양이 되고 있을 뿐이였다. 막냉이도 역정을 낼 정도라면, 수연이의 증세는 어느정도로 심각한걸까.
"…히히, 나 또 잔다!"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서현이가 스페셜하게 제조한 마쥬스를 한 잔 쭈욱 들이키더니,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하, 다시는 그런 못된 짓 하지 마렴. 진심으로 토 나올 뻔 했다.
+
"으아아…스케쥴 끄읏!"
미영이는 하루 일과가 끝났다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쁜 것인지, 만세를 외치며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미영이의 만세자세에 나는 이유없이 미영이의 손에 싸대기를 맞을 뻔 했지만.
"…흐아아, 피곤해."
스케쥴이 끝나면 항상 몰려오는 피로를 견디기가 매우 힘들다. 지금도 그러했다.
대기실 소파에 드러눕듯 앉고는 다리를 쭈욱 뻗어, 내 손으로 직접 다리를 꾸욱 누르며 주물렀다.
"…헤헤, 얘들아, 매니저 오빠가 떡볶이 사왔다!"
"떡볶이!?"
"꺄아아아악! 이 고추장 좀 봐!"
"…떡볶이?"
그 와중에 대기실에 아직 들어오지 않았던 수영이가 두 손에 무언가가 가득 들어있는 까만 봉다리를 들고서 활짝 웃으며 들어왔다.
우리 멤버들은 개코다. 다이다믹듀오 개코선배님 말고, 진짜 냄새 하나는 기막히게 맡으니까. 떡볶이 냄새가 맡아지자, 아이들은 하이에나처럼 우르르 냄새의 발단지를 향해 뛰어갔다.
좀비같은 멤버들의 러쉬에 수영이는 익숙하지만 지레 겁을 먹은 표정이었다. 나도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간식은 기꺼이 챙겨먹을 생각이 있었기에 천천히 떡볶이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나두! 나두!"
떡볶이가 점점 가까워진다고 느껴지자, 내 얼굴에도 감출 수 없는 미소가 띄어졌다.
헤헤, 얼마만에 먹어보는 떡볶이냐. 맛있게 섭취해주마.
"나ㄷ…우…우웁!"
떡볶이의 불그스름한 비쥬얼을 보자마자, 참을 수 없을만큼의 토쏠림이 느껴졌다.
이제 올라오는 것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속이 메스껍고 쓰렸다. 할 수 없이 난 토사물의 분비를 막기 위해 화장실로 뛰어갔다.
"…우웨엑…우욱…우웩…하아…우읍!"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화장실 변기의 뚜껑을 잡은 채 그 동안 참았던 메스꺼움을 모두 그 안으로 토해냈다. 변기물 안에서 빈대떡이 보기싫게 부쳐졌다.
역겨운 구역질을 끝내고 파우더를 꺼내 작은 거울로 얼굴색을 확인했다. 아, 한 눈에 봐도 아파보인다.
도대체 내가 떡볶이를 보면서 왜 구역질이 났던거지?
"…똑똑…언니 괜찮아요?"
"…어…서현아…나 괜찮아…"
막냉이 녀석, 고맙게도 내가 걱정되긴 했나보다.
역시 우리를 챙겨주는 건 막냉이밖에 없다니까, 나중에 먹을 거나 사줘야지. 서현이가 기특하다고 느끼고, 나는 뒷처리를 끝낸 뒤 화장실의 문을 열었다.
"…언니, 진짜 괜찮아요?"
"…응."
"언니, 요즘 이상한 것 같아요. 좋아하던 떡볶이 보면서 구역질 하고, 마쥬스 보면서도 구역질하고, 예전엔 그런 적 없었잖아요…그리고 요즘 많이 드시고…그래서 그런 지 배도 좀 나온 것 같아요."
"…그런가? 다이어트 해야겠다."
나는 서현이의 말을 듣고서 바로 배를 만지작 거렸다. 부드러운 게 잡히는 것이 진짜 살이 찌긴 했나보다.
조만간 헬스장을 다시 끊어서 다니든가 해야지.
+
"욕실은 우리 단듀가 차지한다, 가자 순규야!"
"오케이!"
아까 구역질도 했고, 그 덕분에 몸도 피곤하고 찝찝한 것이 샤워하고자하는 나의 욕구를 상승시키게 만들었다.
태연이는 내가 먼저 욕실에 들어가고나서, 애들한테 익살스러운 행동을 취한다음 마찬가지로 욕실에 들어왔다.
'…태연이가 뭔 짓을 할 지 모르니까, 얼른 나와야겠다.'
저번 아침에 미영이가 태연이와 같이 씻으면서 당한 전례를 비추어보았을 때, 얼른 씻고 나가는 게 상책일 듯 했다.
입고 있었던 일상복을 탈의하고, 실오라기를 하나도 걸치치 않은 나신인 내 모습을 보며 샤워기를 틀었다.
"야, 나 다 안 벗었어!"
"…아, 미안."
태연이가 옷을 아직 벗고 있는 지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래도 상관없다, 미안하기는 커녕 오히려 고소하니깐.
"…히잉, 새로 가져와야되네."
"얼른 갔다와."
태연이는 내가 예고도 없이 샤워기를 튼 덕분에 흠뻑 젖어버린 자신의 잠옷을 보더니 울상인 표정을 지었다.
난 그녀에게 새 잠옷을 가져오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내젓는다.
"아니야, 다 씻고나서 방 안으로 들어가서 갈아입으면 되지."
"그래, 너 잘났다."
"…히히."
참으로 낙관적인 태연이의 태도다. 내가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맞으며 몸을 적실 동안, 태연은 꾸역꾸역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냈다.
얼마 되지 않아, 태연이도 나처럼 하얀 속살을 드러냈다.
"…뭐, 뭐야?"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정성스레 감는 데 치중하고 있을 때, 태연이가 나의 엉덩이를 찰지게 쳐댔다.
나는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감촉에 바로 뒤를 돌아보며 태연이를 쳐다보는데, 태연이, 이 년이 기어코 일을 저지르려고 하고 있었다.
"…히히, 우리 순규 못 본 사이에 많이 찰져졌어?"
"뭘 못 봐, 이 변태연아! 한 번만 더 그러면 너 이 샤워기로 쳐맞는다? …끼얏! 엉덩이 주무르지마!"
태연이의 표정은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지하철치한을 연상케 하고 있었다.
이 녀석이 연예인이 안 되었다면, 소녀시대의 리더가 안 되었다면, 지하철에서 여자 치한이 되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으흐흐, 탄력 돋네."
"…꺄악!"
썅, 이 년이 리더야? 성추행범이야? 진짜, 들고 있는 샤워기로 헤드샷 후려야되나?
그녀의 무례한 엉덩이 유린은 멈출 줄을 몰랐다. 덕분에, 나는 샤워기로 태연이를 내려칠 뻔 했지만, 주먹만 부르르 움켜쥔 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순규 가슴도 얼마나 부드러운 ㅈ…어?"
"…꺄악, 너 진짜!…어 왜 그래?"
태연이는 '사마귀유치원'의 '쌍칼'을 연상케하는 음흉한 표정을 지은 채, 나를 덮치려고 하고 있었고, 기어코 만지지말라는 가슴을 움켜쥔 그녀였다.
아오, 이미지상 욕을 참으려고 했는 데 안 되겠다. 넌 이제 뒤졌어, ㅆ…라고 하려는 그 순간 태연이의 음흉한 표정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싹 바뀌었다.
"…너, 나랑 같은 체질이었어?"
"뭐?"
"…흥분하긴 했나보네? 이런 것도 나오고…"
태연이가 내게 보여준 것은 하얀 액체 같은 것이였다. 그게 뭔데, 자신이랑 같은 체질이라고 지껄이는건가.
난 태생부터 태연이보다 비율과 몸매의 차이가 확연히 우월한 데 말이다.
"…꺄악, 왜 만져!"
태연이는 내 가슴을 움켜쥔 채 위로 올렸다. 나는 그녀의 행동에 볼따귀를 후릴 뻔 했으나, 우연히 아래를 내려다보고나서 그 손길을 멈췄다.
내 유두에 맺힌 하얀 물방울…설마 이건.
"…뭐, 뭐야, 이건…"
"뭐긴…니가 나의 우월한 손놀림에 흥분했다는 거지. 헤헤, 어디 맛좀 볼까?"
태연이는 내 가슴을 움켜쥔 채, 자신의 입 안으로 모유가 맺힌 내 유두를 머금었다.
아오, 진짜, 이 냔이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 기분도 잡쳐죽겠는데!
"…이, 이 년이!"
"…우어어억."
나는 분노를 담아 그녀에게 펀치를 날렸고, 그녀는 맞은 곳을 부여잡으며 푹 쓰러졌다.
나의 진심이 담긴 주먹을 견디지 못했던 그녀는 마지막으로 서현이가 씻고 나서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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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요즘 이상한 것 같아요. 좋아하던 떡볶이 보면서 구역질 하고, 마쥬스 보면서도 구역질하고, 예전엔 그런 적 없었잖아요…그리고 요즘 많이 드시고…그래서 그런 지 배도 좀 나온 것 같아요.'
'…흥분하긴 했나보네? 이런 것도 나오고…?'
'뭐긴…니가 나의 우월한 손놀림에 흥분했다는 거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몇 일전부터 나에게 찾아온 이상징후, 도대체 왜 갑자기 내게 이런 일이 덮쳐오는 걸까.
불 꺼진 방 안의 침대 위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뒤척거리며 쉼없이 고민했다.
울상을 지으며 무슨 일일까, 라고 고민하던 그 순간, 단 하나의 결론이 내 머릿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서, 설마…나…임신 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