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4화 (245/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백 서른 일곱 번째 과외 - 어2쿠ya 1

2011년 1월의 어느 날.

그녀의 가슴을 움켜쥔 채, 마지막 스퍼트를 향해 열심히 허리를 놀리고 있었다. 

미처 쥐지 못한 그녀의 커다란 가슴은 크게 곡선을 그리며 아름답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수려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나의 분신은 그녀의 탄력적인 조임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속에서 끓어오르는 허연 것을 울컥울컥 토해냈다.

"…하아, 어떻게 해…?"

햇살보다 즐겁게 웃던 그녀는 예정되지 않은 사정에 걱정하는 표정을 드러냈다. 

"…응, 왜?"

"오늘 안전한 날 아니란 말야…히잉…"

아차, 마법이 진행되고 있는 기간이였나. 그녀의 표정엔 걱정이 맺히는 지, 점점 어두워졌다.

순규의 입장에서도, 안에다 하라고 말은 하지 않았는 데 이렇게 제멋대로 사정해버리면 그녀 또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나는 미리 준비해둔 게 있었기에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나 무정자증이거든."

"…!?"

나의 말에 무척이나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 그녀.

바보 아닌가, 내가 여태까지 무정자증이였던 것을 몰랐단 말이야? 는 물론 헛소리고, 순진하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집어 잡아당기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풋, 놀라긴. 물론 백퍼센트 거짓말이고, 여기 이런 일 일어날 줄 알고 미리 챙겨뒀으니까 지금 먹어. 어? 근데 왜 그렇게 노려봐?"

순규는 내가 건네준 알약 형태의 피임약을 받아들고서는 도끼눈을 만든 채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무슨 잘못한 일이 있다고? 죄책감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데 말이다.

"…너."

"나, 뭐."

"…의심가게, 이런 일 있었다는 듯 준비성이 철저하다?"

날카로운 년. 하지만 그녀와 있었을 때는, 그 누구와 했더라도 그녀만 바라보아야 했기에 능글스러운 모습을 보여야했다.

나는 당황스럽긴 했었지만, 귀여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고 엉덩이를 쓸어내리면서 말했다. 

"얼른 먹기나 해."

"알았어."

우선 손바닥 위에 놓인 알약을 자신의 입 안에 털어넣은 나신의 순규는 내게 물잔을 받고는 물을 꿀꺽꿀꺽 삼켰다.

물을 너무 많이 삼켜서 넘친 것일까. 그녀의 입가 밖으로 물줄기가 새어져 나왔고, 그 물줄기는 우월한 그녀의 몸을 훑으며 내려갔다.

이 녀석, 역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히히, 준비성 많은 자기를 위해서 이번에는 다르게 가볼까? 흐르는 물부터 햝아줘야되?"

망할 년. 물을 햝아내라는 거야? 

하는 수 없이 바로 연속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물이 흘렀던 흔적을 따라가는 수 밖에 없었고, 물이 흐른 끝에는 거창한 그녀의 수풀림이 자리잡고 있었다.

+

몇 달 뒤. 

"…우웅…흐아암…"

잠을 더 청하려고 해도,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알락방구같은 찝찝한 기분이 주변에서 흔치 않게 느껴졌다는 이유가 첫 번째요, 주체할 수 없는 기상근성이 두 번째의 이유였다.

짧지만 비율은 좋은 자신의 몸매를 비몽사몽 스캔하다가, 팔을 쭈욱 뻗어, 자랑스럽게 부풀어오른 내 가슴을 감상했다.

"…후훗, 킁킁…근데 이건 뭔 냄새여."

미니 화생방이 있다면 바로 이 곳이다. 코가 시큰해지는 게, 엄마가 보고싶다. 아, 어머니의 된장국같은 구수한 냄새가 방 안에 풍겨졌다.

어서 이 곳을 탈출해야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나는 내 방을 뛰쳐나왔다.

"…후아, 살 것 같다아…."

"언니, 일어나셨어요?"

2011년을 기념해서 새로 바뀐 내 룸메이트는 탱구가 아닌 예의 바른 막둥이였다. 

서현이는 술버릇이 발동되었다하면 지리게 무서운 효연 언니를 피했다고 다행이라고 웃었고, 나는 더러운 탱구를 피한 것에 대해 안심했다.

미영이는 더러운 탱구랑 제일 큰 방을 쓰게 되었고, 이제 혼자 자는 것은 깔끔을 떨기로 유명한 유리였다. 

그리고, 수연이와 윤아는 같은 방을 쓰고, 초딩(김효연)과 식신(최수영)은 한 방의 룸메이트가 되었다. 

"어, 그래…아, 서현아. 너 방에다 뭔 짓 했어? 왤케 냄새가 구려?"

"…아, 아까. 일어나서 씻고 나니까 태연언니가 두콩이 든 채로 그 방으로 가는 것 같던데."

아오, 이 더러운 탱구냔이 작년의 룸메이트의 우정을 잊지 못하고 기어코 기어서 들어왔구나.

내가 너님의 완두콩을 빼앗아 숙소 밖으로 던지는 참혹한 모습을 너님의 눈의 담게 만드리라. 라는 굳은 의지가 탱구냄새나는 방 안으로 발을 딛게 만들었다.

아흑, 청국장 향수 뿌린 기분이야.

"언니, 마 드실래요?"

"마? 유리도 아닌데, 웬 마?"

"마가 건강에 참 좋대요. 언니도 마셔봐요."

큰 유리잔에서 두둥실 흔들거리는 허여멀건한 마와 우유의 조화를 보자니, 약간 가슴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째, 청국장 냄새 맡으면서 저것을 마시게 된다면 침대에다가 빈대떡 하나 부칠 기센데.

"에이, 난 안 먹을래. 유리나 줘."

"히히, 맛있는데?"

아무리 맛있다는 연기를 하면서 날 마쥬스의 세계로 인도하려고 해도 소용없단다, 막냉아. 너나 많이 먹으렴.

이 언니는 이미 건강해지기 위해서 먹은 식품들이 한 두 개가 아니란다. 피부를 위해 토마토도 먹어보았고, 계란 노른자도 조금씩 먹어보았으며, 진짜 몸에 좋다는 민식이도 먹어봤ㅇ…아, 이게 아닌데.

"용화도 주고, 남편 챙겨야지?"

"…용화오빠랑 그런 사이 아니라니깐요?"

"누가 뭐래, 과민반응이야, 히히."

"…씨잉."

용화한테는 미안하지만, 서현이를 놀리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용화를 이야기하는 게 최고였다.

비록 촬영은 끝나고, 기자들이 그렇게 추궁하던 용화와 막냉이는 애초에 커플이 아니었지만, 같이 일했던 감정을 생각하면 충분히 놀릴 거리가 되었다.

막냉이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면서 귀엽게 빨개지는 게, 놀리는 맛이 확실히 있었다. 

"됐어요! 마나 먹을래요!"

"응, 그래. 너나 많이 드ㅅ…우웁!"

서현은 포기했다는 듯, 아직 다 마시지 않은 마와 우유의 조합액을 야무지게 삼키고 있었다.

시원하게 서현이의 입 안으로 흡수되는 마의 알흠다운 모습을 보자니 뜬금없이 헛구역질이 나왔다. 엥?

"…언니, 저 먹고 있는데."

"…아…미안, 왜 이러지?"

음식에 대해 그리 편식하는 편이 아닌데, 특히 마는 가끔씩 먹을 정도로 그리 싫어하는 식재료가 아닌데 말이다.

오늘따라 왜 저렇게 마의 모습만 봐도 절로 구역질이 안에서 일어나는 지 모르겠다.

"…우웁!"

"아, 언니, 진짜!"

"미…미안. 걍, 만두나 먹어야겠다. 만두 좀 줄래?"

마음을 추스리고 호흡을 가다듬고, 서현이가 손에 쥐고 있는 컵을 보자 다시 헛구역질이 나왔다.

서현은 따박따박 '언니, 마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 데 그렇게 싫어할 정도로 헛구역질 하시면 어떡해요.' 라고 나를 타일렀다.

아놔, 내가 헛구역질 하고 싶어서 하는 거냐고. 내가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제멋대로 구역질이 나오는 걸 어떻게 멈춰.

"만두요?"

"응, 만두."

마쥬스는 뒤로 하고, 갑작스럽게 방금 해가 뜬 아침부터 포동포동한 만두가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다.

서현은 내 입에서 만두라는 소리가 나오자,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놀랐다는 뜻이었다.

"언니가…왜 갑자기 만두를?"

"…그러게, 왜 먹고 싶어졌지."

그저께도, 어제도, 티비에서나 현장에서나 만두요리라곤 전혀 나오지 않았는데 말이다.

기막히게 집 안에 만두가 있는 것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지, 나도 신기할 따름이였다. 

그게 무슨 상관이랴, 서현이에게 만두가 담긴 그릇을 받자마자 곧바로 전자레인지의 덮개를 열어 그 안에 만두를 밀어넣고는 해동버튼을 눌렀다.

꿀꺽, 잘 돌아간다.

"아, 뜨…뜨!"

젠장, 1분 이상 돌리는 게 아니었는데. 약간 뜨거운 접시의 온도 때문에, 나는 접시를 잡으려고 하자마자, 접시와 닿은 손가락을 바로 귀에 갖다대었다.

다행인 것이 있다면, 하마터면 부실 뻔한 살림살이를 안 깨트리고 전자레인지 안에 내비둔게 전부였다.

뜨거운 김이 조금이나마 식혀지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 다음,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김이 점점 옅어져가고 있었을 때, 식탁 위로 만두접시를 올리고는 하나를 집었다.

그리고는 입을 크게 벌리며, 먹음직스럽게 생긴 만두를 한 입 베어물었다. 크으, 맛있다.

"…언니, 평소에 만두 살 찐다고 안 먹지 않았어요?"

"몰라, 오늘따라 꿀 같아. 흐음~ 맛있어."

이 맛을 어찌 내 말솜씨로 쉽게 표현할 수 있으리오. 굳이 용기를 내어 표현을 하자고 한다면, 무릉도원에서 구름을 타고서 노니는 신선이 먹는 복숭아의 맛과 유사하다.

그렇다고 만두에서 복숭아맛이 난다는 건 전혀 아니다. 아뿔싸, 하이에나들이 유유히 새어나오는 만두의 스멜을 맡은 것일까.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좀비들이 하나 둘 씩 신음을 내며 기어오고 있었다.

특히 LA산 황미영씨가 헝클어진 머리를 전혀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좀비처럼 식탁에 다가왔다.

"써니야, 만두 맞지?"

"만두 처음 봐? 어, 만두 맞는데 왱?"

굳이 만두라는 것을 왜 물어보는 것일까. 어제 숙취해소가 덜 된 게 확실했다. 신이 난다고 그렇게 막걸리를 쳐마시더니 꼴 좋다..

라고 하기가 무섭게, 그녀는 내가 방심하는 사이를 노려서 하얀 팔을 뻗어 목표물인 만두를 집었다. 

"앗, 뜨거!"

후훗, 내가 종이로 싸서 먹는 거 보면 감이 안 오나? 알아서 손을 불찜질하는구나. 

뜨겁게 데인 미영이의 모습을 보자니, 흡사 중학교 때 숙제 안 해와서 선생님한테 손에 매질당한 불쌍한 동급생이 떠올랐다.

"남의 것 탐내니까 벌 받는거야, 저리 가라 황미영. 훠이!"

"…히잉, 하나만 줘어어어어…"

어디서 같은 여자끼리 앙탈이야? 

귀여운 사랑하고 9대1과외하기하고 구별 못하는 애교하고 자빠졌네. 그 글에서는 내가 일을 해서라도 만두를 갖다주겠지만, 이 글은 아니다?

이 글은 그저 남녀간의 뜨거운 사랑을 주제로 담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현대사회에서 현대인들이 서로 부리나케 경쟁하고 있는 모습을 풍자하는 글이란다. 그 현대인들이 우리에 대유가 된거고, 민식이는 현대인이 얻고자하는 최종의 목표인 것이지.

"싫어."

"빨리 줘어어어어어어어…얼르으으으은!"

그건 민식이한테나 통할 애교야, 이 망할 것아. 주부애로 스스로를 단련한 내게 그런 어리석은 앙탈이나 부리다니. 혼자서 거울 보면서 앙탈하다가 헛구역질이나 해라.

"싫다니까."

"저번에 나 막 잘 챙겨줬자나아아아…제바아아아아알…"

끝나지않는 로스앤젤레스의 근성같으니라고. 내 패기로 널 끝내주지.

"아오, 확 마! 너, 니 팬들한테 너 아이큐 140이라고 폭로한다!? 어따 폭로해주까? 강심장에? 라디오스타에? 해피투게더에? 라디오에? 골라 잡아."

"시정하겠습니다."

나의 협박 한 마디에, 애교를 심하게 부리던 미영이는 어디 가고, 차가워지고 싶은 도시 여자인 황미영이 내 옆에 있었다.

미영이는 애써 도도하게 머리를 넘기고 부스스한 머리를 긁으며, 표정을 찡그리고 있는 채로 화장실로 까치발을 들며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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