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6화 (227/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백 열 아홉번째 과외 - 왜 이러니 3

"우씨, 너 안 내려?"

눈을 질끈 감고, 카메라로 찍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내게 입맞춤을 시전하려는 소연누나였지만, 나와 그녀사이의 키 차이가 20cm 이상 차이가 나는터라 그녀가 까치발을 들어도 입술이 턱까지 밖에 닿지 않았다.

그렇게 쩔쩔 매는 소연누나의 모습을 오랜만에 본 나는 그녀에게서 귀여움을 느꼈다.

"귀엽네."

"귀여운 거 알면 얼른 입술 대."

그렇게 무서웠던 소연누나가 갑자기 이렇게나 귀여워질 수 있을까. 순간적으로 그녀의 아담하고 도톰한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진 나는 얼른 무릎을 낮춰서 높이를 맞춰주었고, 소연누나는 날 놓지 않겠다는 듯이 팔로 내 목을 감으며 자신의 입 안으로 조그맣게 들어가는 내 윗입술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소연누나의 벌려진 입술 안으로 들어간 내 윗입술은 아직 들어가지 않은 아랫입술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며 포개고 서로의 촉촉하고 말랑한 혀를 집어넣어 잠시동안 서로의 타액을 교환했다.

나는 능숙하게 혀를 내밀어 소연누나의 혀와 잠시 얽혔다가 떼고는 소연누나의 아랫입술 안쪽을 햝아내면서 다시 소연누나의 혀 아랫부분을 툭치며 설키었다. 소연누나는 잠시동안이라도 그 촉감을 놓쳐버리지 않겠다는 듯이 점점 진하게 나의 입술을 포개며 오므렸고, 몇 십초가 더 지나서야 몽롱한 눈빛을 서로에게 보내며 입술을 떼는 소연누나와 나였다.

"…하아…달콤해…너무 좋아…"

초점을 어디로 맞추고 있었는 지 모를 소연누나의 눈을 그윽하게 쳐다보다가, 소연누나가 옅은 신음과 함께 꺼내는 말에 나 또한 이성을 되찾으며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좋아, 누나?"

"응, 좋아."

소연누나는 내 뒷목을 꼬옥 감고 있었던 자신의 팔을 풀어헤치며, 잠시동안이나마 착한 소연누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소연누나의 이런 모습은 나와의 관계를 맺음을 통해 욕구를 해결했을 때 주로 나오는 모습이었다.

어쨌든 소연누나가 무지하게 기분 좋아하니까, 나 또한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다.

"이제 빨리 나가자, 다른 누나들이 오해하겠어."

"오늘은 무리고, 내일 올래?"

이제 테라스의 문을 열고 태연하게 감자를 든 채, 문을 열고 나오려는 그 순간 소연누나가 뒤에서 귀엽게 하는 말이 무슨 뜻인가 싶었다.

소연누나의 말에 고개를 뒤로 돌려보니, 소연누나의 눈빛은 흡사 영롱한 송아지의 눈빛을 보는 것과 같았달까.

흠, 쏭아지(소연+송아지)인가?

"응?"

"내일 하자~ 응?"

저런 소연누나의 애교는 거의 유니크급으로 보기가 힘든 것이였다. 그래서일까, 소연누나의 애교가 신선하게 다가온 나는 왠지 모를 욕구가 차오름과 동시에 뭔가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었다.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내 얼굴을 향해 꽂혀오는 의심스러운 시선이 하나 있었으니, 그 시선의 주인공은 바로 효민이었다. 역시 눈치 빠른 년..

"둘이 뭐했어?"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내가 말했으면 단번에 무엇을 했을 것이라고 쉽게 의심을 받았겠지만, 그 전에 소연누나가 선수를 친 덕분에 다행히 더 심해지는 효민이의 의심없이 주방으로 가서 요리를 마저할 수 있었다.

소연누나에게 내가 집어온 감자 몇 개를 모조리 주며 그 감자 좀 깎아서 씻어달라고 부탁하자, 소연누나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알겠다는 듯 순순히 내 말을 들었다. 하, 키스가 그렇게 좋은가? 

"감자 다 깎았어? 이리 줘 봐, 그냥 내가 씻을게."

"같이 씻자."

"아직 다 안 벗긴거야?"

"아, 아직 다 안 벗겼나보네. 미안, 얼른 벗길게."

"응, 다 벗기고 나한테 줘, 씻기고 난 뒤 바로 달구어버리게."

대화가 좀 묘하게 야릇하긴 했지만, 정작 하는 행동은 감자껍질을 감자칼로 벗겨내고 씻어야하는데, 소연누나가 칼질이 아직 서툴렀는 지 감자껍질을 다 벗겨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옆에서 같이 감자껍질을 벗겨내서야, 그것을 도마로 옮겨 잘게 썰어서 후라이팬에 몸에 좋은 올리브유를 두르고 달달 볶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다 볶아낸 감자를 접시에 예쁘게 올려담고, 다음 재료를 볶으려고 하던 그 순간.

"오빠!! 이것 좀 도와줘요!!"

"…자, 잠깐만!"

"내가 할게, 얼른 가서 지연이 도와줘."

"응.."

화장실에서 급박하게 들려오는 지연이의 샤우팅 덕분에 후라이팬의 손잡이를 잡으려던 내 손이 잠시 길을 잃은 채 어디를 잡아야 할 지 몰랐다.

지금 갈까, 라고 생각하며 망설이던 그 순간에 소연누나가 어느새 내가 있던 자리로 와서는 미리 다져놓은 재료들을 후라이팬에 넣고 둘둘 볶으며 나보고 가보라고 말을 했다.

나는 소연누나가 요리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며, 아무래도 급해 보이는 지연이가 있는 곳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뭐하는데?"

"…이거…히잉…무거워…."

"이리 줘, 내가 대신 따를게. 이런 거 잘못 들면 허리 다쳐, 너 가수라서 춤도 꾸준히 춰야될 거 아냐, 허리 다치면 큰 일 나는데, 안 되지.."

지연이가 온갖 인상을 다 쓴 채, 자신의 예쁜 얼굴을 확 망가트리며 크기도 좀 되고, 부피도 꽤 되고, 무게도 어느정도 될 듯한 욕조를 든 채 낑낑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애기를 씻기고 남은 물을 드느라 고생을 한 것 같은데, 나는 재빨리 그녀가 들고 있는 욕조를 내가 대신 받아내서는 큰 욕조 안으로 물을 모조리 떨구었다.

그리고는 댄스가수인 지연이에게 허리 조심하라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충고를 해주었다. 그러자 묘하게 바뀌는 지연이의 표정, 조금은 감동했나?

"…히히, 오빠는 마음씨도 참 착해."

역시나 지연이는 감동한 눈빛으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젠장, 그렇게 쳐다보면 부담스러워서 새로 물을 못 갈겠잖아.

"그렇게 쳐다보지말고, 얼른 샤워기나 틀어."

"아, 맞다."

-쏴아아아.

샤워기에서 시원하게 물줄기가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조금은 아담한 크기의 욕조에 물이 차츰 담겨지고 있었다. 나와 지연이를 찍고 있던 카메라는 물이 틀어지자, 분량을 충분히 찍어냈다는 듯이 다시 거실로 카메라가 움직였고, 지연이의 표정도 묘하게 바뀌었다!?

그리고는 아까 테라스에서 보았던 소연누나의 키스를 하기 전 표정처럼 묘하게 그런 감정을 잡고 야릇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 지연이었다.

"응?"

이라고 하기가 무섭게, 지연이는 눈치를 빠르게 보더니 욕실의 문을 닫고 나를 욕실의 벽까지 힘으로 확 밀어서는 내 어깨를 잡은 채로 까치발을 들어 곧바로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맞췄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눈을 감으며 키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혀를 넣겠다는 듯 낼름낼름 거렸지만 나는 재빠르게 지연이가 키스하려고 하는 것을 느끼고 괜스레 생긴 장난기에 입술의 틈을 안 열어준 채 입술만을 햝아대는 지연이의 혀를 느끼고 있었다.

이것도 재미있네, 아. 욕조 얼른 옮겨야 되는 데, 이거 뭐하는 거야..

"씨이, 얼른 키스해줘어.."

지연이는 내가 끝내 입술을 안 열어주자 심통이 난 듯 눈을 뜨더니, 어깨를 흔들며 애교를 부리면서 징징거렸다. 여자의 애교에 버틸 수 있는 남자, 어디 있을 쏘냐.

지연이의 강아지 같은 눈망울에 장난기가 사라진 나는 지연이의 어깨를 감싼 채로 몸을 돌려 이번에는 지연이가 벽에 기댈 수 있게 한 다음, 지연이의 뒷목을 잡고 내 입술을 지연이의 입술 위로 포개었다.

드라마에서 보던 딥키스처럼, 지연이는 눈을 감은 채 그 앙큼한 앵두같은 입술을 오므렸다가 피기를 반복하며 나에게 야들야들한 입술의 감촉을 느끼게 해주었고, 그렇게 애쓰는 지연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나는 혀를 지연이의 입 안으로 집어넣고 부드럽게 돌리면서 지연이의 입 안을 수놓으며 서로의 타액을 나눴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마무리로 지연이의 입술을 몇 번 덮어서 포개어 오므리기를 반복하다가 입술을 떼자, 침으로 이루어진 긴 실이 질척하게 이어지다가 또옥 욕실의 바닥에 고여있는 물과 섞이며 퍼졌다.

지연이의 눈빛은 소연누나와 별 다를 바 없이 역시나 몽롱해서 눈의 초점이 잘 맞혀지지 않은듯한 멍한 표정이었다. 

"…좋아?"

"…응! 하아, 근데 오빠…"

"응?"

이번에도 기분이 어떻냐고 소연누나처럼 별 다른 차이없이 질문을 하니, 지연이는 지연이답게 고개를 있는 힘껏 끄덕거리며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지연이는 평소에도 늘 이랬으니, 소연누나와 다르게 느껴지는 신선한 충격을 없었다.

"나…갑자기 하고 싶어졌는데…방송이라서 아쉽다…."

이게 방송이 아니었다면, 욕실에서 어떻게 됬을 지 눈 앞이 캄캄해졌다. 생각해보니, 테라스에서도 멤버들과 카메라가 없었으면, 씨발.. 마찬가지로 허리가 남아나지 않을 게 불보듯 뻔했다.

"…어쩔 수 없지 뭐."

"…아! 그럼 내일 할래? 어차피 나 내일 스케쥴 없는데! 히히, 잘 됐다."

"!?"

뭐라고…? 소연누나와의 약속은 어차피 하나 밖에 없었으니, 쉽게 허락했다고 할 수 있었다만. 지연이까지 내게 하자고 말하고 있다니, 이것이 바로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경우인가 생각했다. 한 명당 거의 두 번을 정사해야할터인데, 지연이까지 합하면 네 번이라.. 허리가 남아나지 않을 게 분명했다.

"나, 내일 오빠 집으로 찾아갈게~"

"으..응?"

본의아니게, 집까지 찾아오시겠다니. 소연누나와 지연이와 하는 시간을 잘 잡아줘야, 오해도 안 생기고, 서로 사이도 좋고, 그 대신 내 허리의 내구도는 조금 떨어지고, 약간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게좋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저녁에라도 잠깐은 고민을 해야할 듯 싶었다.

"치이, 거부하면 언니들한테 다 말한다."

"뭐를..?"

"3P 말이야, 3P."

치사하게 지은이랑 같이 한 것을 까발리려고 해?! 그걸 밝히면 내 꼬라지가 얼마나 처참하게 될 지 알면서!? 일본과 프랑스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꿈으로 꾸는 게, 재입대하는 꿈보다 더 무서운데?!

"아.. 알았어.. 내일 오자마자, 뜨겁게 반겨줄게.."

"좋아좋아, 내일 문 열자마자 폭풍키스 기대할게!"

하는 수 없이, 지연이에게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젠장.. 아까도 전화로 지연이한테 져버렸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져버리다니. 얼핏 보면 나를 제대로 조련하는 건 소연누나가 아니고 지연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씨바..'

그렇게 드는 걱정에 떨리지 않던 팔까지 떨려오는 것을 느끼며, 물이 가득 담긴 욕조를 들고 세 꼬맹이가 있는 곳으로 욕조를 옮겼다. 어쨌든 셋째도 씻겨야하니깐(첫째, 둘째는 다 씻겼다.)..

"욕실에서 뭐 했어? 왜 이렇게 늦어?"

"물 가느라 시간 좀 걸린 것 뿐인데, 언니."

이번에도 효민이가 의심이 섞인 눈빛으로 지연이와 나를 쳐다보긴 했지만, 역시 지연이도 소연누나 때와 마찬가지로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연기력 춘내나게 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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