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2화 (213/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 백 다섯 번째 과외 - 강아지영이 괴롭혀요 3

“오빠아, 오늘 지영이만 스케쥴 펑크나서 숙소에서 놀고, 우리 넷은 다 스케쥴 때문에 바빠-.”

평범한 주말의 아침. 나는 어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잠에서 깨어나 꼭 여자애들 중 한 명의 전화는 받는 꼴이 되어버렸고, 오늘의 대상은 하라구였다.

카라에서는 거의 내게 자신들의 정보소식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하라구, 오늘은 지영이의 스케쥴이 펑크났다고 말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걸, 왜 나한테 알려주는데?”

근데 그러한 정보통을 도대체 하라가 왜 나한테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면서까지 알려줘야되나 싶었다. 

“지영이 좀 조심하라고. 전에도 조심 안 해서 나한테 그렇게 맞았잖아.”

나의 질문에 하라는 미리 지영이의 행동을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말해준 것이라고 내게 대답했다.

하긴 하라의 말이 어느정도 옳은 면도 있긴 했다. 하라 앞에서 다른 퀘스트를 깨려다가 보기좋게 깨지지 않았는가. 더 이상 그런 악몽이 반복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었다.

“아..? 알았어.”

나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그 암울한 기억을 떠올리며 전화 상으로 들려오는 하라에게 대답했다.

“누가 뭐래도, 오빠는 내 꺼니깐. 힛, 몰라. 여튼 끊을게에-.”

정말, 하라구. 집착 하나는 끝내준다, 전에도 단 둘이 있을 때는 눈빛이 싹 변한 채로 어떻게든 날 빼앗기지 않으려고 수많은 궁리를 하고 있더니 이번에도 마찬가지구만.

“아아, 내가 네 꺼 되야해?”

나는 그런 현실을 쉽게 수긍할 수 없어 몇 번이나 수없이 되물어 보았고, 되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저 모양이었다.

“응, 내 꺼 되야해. 내가 이미 오빠 몸에 침 다 발랐으니깐 어디 도망갈 시도조차 하지망.”

침이라니, 나도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언제 침을 발랐나 싶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그랬을 것이라 어느정도 믿었다. 

“아..”

이런 더러운 세상, 어찌하여 나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여자애들은 하나같이 내게 저런 집착이 있는 모습을 보이는건가.

‘끄아, 언제까지 나는 그녀들의 육노예가 되어야만 하는가!’

그냥 건전한 관심이었으면 어느정도 받아줄 수 있었겠지만, 조금 아니면 그 보다 더하게 불건전 할 수도 있는 관심이라서랄까, 아직까지는 그런 불건전한 관심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다.

‘그래도 뭐, 숙소만 안 간다면 안전빵이겠징.’

그 때의 생각이 곧바로 정말 아이큐 두 자리수나 하는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띵동.

한심한 생각을 한 지 얼마 지나지않아, 누군가가 우리 집의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고, 인터폰 영상을 통해 우선 누군지 확인하니, 젠장. 강지영이다.

‘젠장, 강지영이 이 곳으로 찾아오는 것을 예상치 못하다니. 나의 실수다.’

아까의 실수를 지금 참회해봤자, 소용없는 일. 일단은 소파에 앉아 어찌할 지 생각해보았다.

‘아아, 모른 척 하면서 봉인해야지.’

흠, 아무래도 자는 척을 하면 열어달라고 말하다가 포기하려나. 그래, 그게 낫겠다. 나는 내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바로 소파 위로 드러누웠다.

-쾅! 

주먹으로 세게 문을 치는 소리가 거실까지 선명하게 들려왔다. 무슨 여고생이 힘이 저렇게 세.

‘춘내나게 시끄럽네. 그래도 난 의지의 한국인.’

하지만 내가 괜히 한국인이 아니라고, 소음공해로 나의 귀를 퇴갤시킨다 하더라도, 난 절대로 너를 안으로 들이지 않을 것이다!

-쾅! 쾅! 쾅! 쾅쾅쾅쾅쾅쾅쾅쾅!!!!!!

는 취소, 괜히 사극 따라하다가 주민들한테 퇴갤당하게 생겼다. 시방, 새벽부터 술 쳐먹고 문 두드리나. 템포가 느리면서도 거치네. 

“아, 씨발. 주민신고 들어오겠다..”

계속되는 문 두드리는 소리에 더 이상 안 되겠다. 라고 생각한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지영을 어쩔 수 없이 내 집 안으로 들이기로 했다. 흑흑, 나쁜 냔.

-덜컥.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보이고 있죠. 한 쪽에는 세안도구와 목욕도구를 챙겨온 그대가.. 음? 

“헷, 오빠 깼어?”

꼭, 너 때문에 깼던 것은 아니지만, 만약 아직까지 자고 있었더라면 아마도 니가 봉인해제 했을거야.

“응. 문 소리에 깼어, 자칫하다간 문때기 그냥 박살나겠네.”

하지만, 지영이가 미안해지게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는 지영이가 미안해질만한 말을 그녀에게 하고 있었다. 역시나, 약간은 미안한 지 표정은 조금씩 변하는 그녀였다.

“히힛, 안 나오니까 그러지이. 히잉, 근데 혹시 일부러 안 열어준 건 아니지이?”

문을 세게 두드린 이유가 무엇이었는 지, 내게 말해주는 지영이. 그래, 결국엔 내 잘못이구나.

“…하하하, 설마 그럴리가!”

일부러 안 열어준 것 아니냐는 지영이의 말에 나는 어색한 웃음을 터트리며, 차라리 이렇게 뻘줌하게 있느니 지영이를 안으로 들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 나는 지영이의 등을 거실 쪽으로 살살 밀었다.

“헤헷, 그래-.”

지영이는 나의 말에 안심하고는 바로 쪼리를 벗어내고는 거실을 향해 앙증맞게 걸어갔다.

‘하아, 하마터면 속셈을 들킬 뻔 했네.’

나는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속마음을 들키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근데, 왜 숙소에 있다 말고 내 집에 왔어?”

어쨌든, 오늘은 펑크난 날이니 집에서 가만히 TV나 보고 있어야 할 지영이가 여기엔 왜 온 건지 궁금했다. 더군다나, 저런 세욕도구를 들고서 말이다. 지네 집에는 욕조도 없는거야!? 물론 나도 없고, 샤워부스만 있긴하지만.

“아항, 갑자기 우리 숙소에서 차가운 물만 계속 나와서리, 히잉..”

여자답게 냉수마찰하면서 온 몸을 전율시키면 그게 뭐 어때서. 가 아니라, 여자는 남자와 달리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어머니의 말이 떠올랐다.

아, 지영이는 여자였지. 

“응, 근데? 나보고 고쳐달라고?”

그렇다면 나에게 수리를 부탁하려고 여기에 온 건 아닌가 싶었다. 나는 공고에 나오지 않은 터라, 그런 걸 고쳐줄 수 있을리가 없다. 

“아니이, 이따가 언니들 오면 수리기사 아저씨 불러서 고치기로 했어-.”

역시나 수리문제 때문에 내게 온 건 아닌 지영이, 그렇다면 도대체 여기에 온 저의가 뭐지.

“아, 그럼 여기는 왜 온 건데?”

나는 다시 한 번 세욕도구를 들고 나를 보면서 대화를 하는 지영이에게 다시 이 곳에 온 이유가 뭔지 물어보았다.

“힛, 당연히 욕실 쓰려고 왔지. 오빠, 써도 되지?”

그러자 생글생글 웃으면서 욕실로 향하며 욕실을 써도 되냐고 묻는 지영이, 그런 걸 허락할 리가 없잖아!

“…….”

“짠! 어때, 소녀스러움이 풋풋하게 느껴져? 여튼 난 씻으러 들어갈게에.”

잠깐 몸이 경직되어있는 나와는 달리, 지영이는 나에게 세욕도구의 앙증맞은 모습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웃음을 날렸다.

경직이 풀리기 바로 직전, 그녀는 어느샌가 욕실 안으로 들어가있었다.

“이 냔이 누구 맘대ㄹ..!!”

-콰앙.

내가 말하고자 하는 문장이 완성되기 직전, 욕실의 문은 쾅하고 닫히고, 지영이는 진짜로 씻으려는 듯 보였다.

‘아, 타이밍 시망요.’

누구한테 옮긴 타이밍병인 지는 몰라도, 요즘따라 안습인 내 타이밍을 보자니 눈물이 앞을 가릴 것 같았다.

“아, 티비나 보자.”

욕실 사용을 막아봤자, 뭐하리. 그냥 아무 생각없이 티비나 보면서 개강일만 기다리는 게 대학생의 낙이오니.

-스멀스멀.

티비에서 나오는 드라마에 불같이 열정을 태우며 집중하고 있을 때 쯤, 김이 스멀스멀 희미하게 어디선가 나오고 있었다.

‘헐, 이게 무슨 난데없는 김이란 말인가.’

-휙.

나는 이게 도대체 주방에서 나오는 주전자의 김인지, 욕실에서 나오는 김인지, 하면서 고개를 훽하고 돌려보니, 주방에는 아무 김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

욕실의 문 틈이 조금 많이 열려있던터라, 김이 스멀스멀 내 쪽으로 보였던 것이었다. 칠칠맞게 남자가 있는 데서 문을 열고 샤워를 하다니, 아무것도 보지않고 샤워에 집중하고 있을 때 쯤, 조용히 문을 닫아줘야겠다. 아무래도 바람 때문에 열린 듯한 문틈이었다.

-후두두두두둑.

그녀에게 거리를 가까이 하기 전, 쓸데없이 샤워기에서 흐르는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내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 젠장. 왜, 그저 문을 닫으려 가는 것인데, 어찌하여 나는 이상한 상상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문을 왜 열고서 씻고 있나..’

문고리를 잡았으면 그냥 문을 닫아주면 될 걸, 나는 어디서 못된 생각이 들었는 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휙.

‘살짝.. 살짝 보, 볼까..?’

망할 남자의 본능, 고작 여고생의 탐스럽고 글래머한 라인을 봐서 무엇하리. 그런 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만큼 흔하다. 가 아니라 전혀 흔하지가 않다! 거기다가 지영이는 외모 또한 우월하지 않은가.

-퍽.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목숨을 담보로 하찮은 성욕을 채우려고 하다니.’

라고는 말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미친 짓이 분명하므로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고는 내 스스로 자책하며 거실로 다시 걸어갔다.

“오빠아앙-.”

그 때, 뒤에서 지영이가 날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르는 것이 들렸고, 고개를 돌리자 촉촉하게 젖은 머릿칼의 지영이의 풋풋한 얼굴이 보였다. 

“응?”

“나 부탁 있는데에-.”

도대체 샤워실에서 요청할 만한 부탁이 뭐가 있을까. 라며 순간 진짜로 무엇이 있을 지 생각한 나였다.

“…뭔데?”

“나 등 좀 밀어줄래?”

등을 밀어줄래? 라니, 이 뇨석이 남자의 인스틴트를 이용해 나를 홀리려는 게 분명하렸다. 자칫하다간 진짜 하라의 말처럼 지영이에게 낚일 뻔 했네.

“…보자보자하니깐, 야!”

나는 참다참다못해, 그녀에게 잠깐의 호통을 내질렀고 지영이는 살짝 깜짝 놀라며 몸을 움찔거렸다.

“히힛, 장난장난-. 오빠, 욕실 문 살짝 열려있던데, 혹시 몰래 훔쳐본 거나 그런 거 한 거 아니지?”

그리고는 바로 살랑살랑 웃음을 지으면서 장난이라고 말하는 지영이, 그리고는 혹시 몰래 자신의 몸을 훔쳐본 것이 아니냐며 도끼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미, 미쳤냐? 내가 왜 널 훔쳐 봐!”

생각은 있었기에, 조금 찔려 말을 더듬는 나였다. 하지만 결론은 훔쳐보지 않았다. 였으니깐, 그 뒤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칫, 아깝네. 훔쳐보라고 열어놓은 거였는데에-.”

…뭐라고? 바람 때문에 열린 게 아니라, 일부러 고의로 열어놓은 것이란 말이야? 씨방, 강지영은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나를 괴롭히는 지 모르겠네.

“야!”

“히힛, 장난!”

이번에도 장난이라고 말하면서 욕실 문을 닫은 채, 샤워를 마저하는 그녀였다.

“하으으-. 따뜻하다앙.”

자신의 길게 늘어뜨려진 머리를 수건으로 싹싹 털면서 물기를 없애며 거실 쪽으로 오는 지영이였다.

-부비부비.

그리고는 소파에 대자로 딱! 누워버리고는, 내 허벅지를 밴 체 가만히 얼굴을 부비부비거리는 그녀였다.

“…강아지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말이라고 할 수도 있고, 생각해서 나온 말일 수도 있고. 어쨌든, 강아지라. 그럼 지영이는 강아지영인가. 

“응? 내가 그렇게 귀여워?”

뭔, 개소리야. 강아지처럼 구는 거냐고 물어봤는 데, 자기가 그렇게 귀엽냐니. 어이가 없긴 했지만,

‘딱히 아니라곤 말 못하겠고..’

부정 또한 딱히 할 수 없었다. 외모에서 풍기는 모습 자체가 베이비페이스인데, 근데 키가 커서 자이언트베이비라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 눈에는 그냥 꼬맹이로 밖에 안 보인다. 왜냐하면 그녀와 나는 10cm 이상이 차이 났으니깐.

“헤헤, 일루 와 봐아, 오빠아.”

지영이는 얼굴을 부비대다가 자리에서 허리를 일으키더니, 그로 인해 공백이 생긴 자리를 손바닥으로 팡팡 쳐대며 내게 말하는 그녀였다.

“왜.”

“글쎄, 일단 와보라니까안-.”

나는 왜 그 곳으로 가야하는 지,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대답 대신 나의 질문은 완벽하게 씹은 채, 어서 오라는 말을 하는 그녀였다.

어쩌겠나, 까라면 까야지..

“오빠는 하라구 언니 어디가 좋아?”

역시나 옆자리에 앉으니, 딱 내게 붙으며 대화를 하려는 그녀였다. 지영이는 나에게 하라의 어디가 좋은 지 묻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하라가 조용히 하자고 했는 데 그 냔의 입이 방정인 지 여기저기 멤버들과 현아한테는 떠벌리고 다닌 듯 했다. 이런 망할 냔 같으니라고, 광주에서 한 언약은 곱게 접어 하늘 위로 발사했단 말인가. 이런 농약같은 가시나야!

“응?”

“외모?”

“으음..”

하라구의 외모, 꽤나 이쁘게 생긴 게 여신이라고 불릴 외모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좋은 건 아닐테고.

“칫, 나도 귀엽게 생겼는데.”

가만히 보니, 지영이는 대답을 안해줘도 지가 알아서 자문자답을 할 것 같았다.

어쨌든 자신의 외모도 귀엽고 예쁘장하다면서 볼을 크게 부풀리는 그녀, 자문자답하고 자화자찬을 동시에 하는구나.

“허리? 그건 언니가 이겼고.”

이번에는 자신의 허리에 허리춤을 하면서, 자신의 허리와 하라의 허리를 비교해보는 지영이, 아무래도 허리는 하라의 개미허리가 압권이지 않을까 싶다.

“...”

“힛, 근데 언니는 어디가 등인 지 모르잖앙.”

“풋..”

하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지영이의 역습에 살짝 웃음이 지어지는 그녀였다. 허리는 완패해도, 가슴은 완승이라는건가. 

“그러니깐 하라언니보다는 내가 더 좋지않아? 이 감촉이라면 난 자신 있는데. 히힛..”

‘으어억?!’

그리고 이어지는 난데없는 지영이의 부비부비, 그녀의 부드러운 순두부 사이에 내 팔이 끼어 묘한 감촉을 자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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