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0화 (211/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 백 세 번째 과외 - IN THE CLUB 2

-부르르르르.. 턱.

키의 방향을 돌려서 오토바이의 소음을 잠재운 뒤, 유유히 핸드폰을 꺼내곤, 휴대폰을 꺼내서 비어진 주머니에는 오토바이 키를 집어넣었다.

‘응, 왠 문자?’

나의 핸드폰 액정은 문자나 부재중 전화가 왔는 지, 눈이 아픈 흰 빛을 강렬히 내뿜고 있었다. 별 생각 없이 핸드폰을 밀어서 잠금 해제 하기는 한 데, 어째 문자 내용이 불안하다?

《자기야, 나 스케쥴 끝났엉 ㅠㅅㅠ 토닥토닥해줘잉 - 정수연♥》

뭐, 별 다를 게 없는 수연이의 메세지였다. 다만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메세지가 온 시간이 1시간 전이고, 부재중전화가 2통이 있었다는 것이랄까.

아무래도 당분간은 소녀시대 숙소에 방문하는 건 자제를 해야겠다.

“젠장, 몇 시간 전에 보낸 거 잖아, 시망이네, 크흑.”

이미 바닥에 엎질러진 물, 그릇에 부어버린 탕수육 소스다. 다시 되돌릴 수도 없었기에, 더욱 씁쓸할 뿐이었다. 

“헤이! 여기야, 민식아!”

그렇게 씁쓸한 감정을 지닌 채, 힘 없는 발걸음으로 도로 위를 걷고 있을 때 쯤, 가까이도, 그렇다고 멀리 있지도 않은 곳에서 참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너네들 거기 있었네. 올, 권이 힘 좀 줬는데?”

앤써라는 클럽의 입구에 다다르니, 용화와 권이가 벌써부터 도착해있었다. 이 녀석들, 표정을 보아하니 잔뜩 들떠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

“풋, 너도 힘 줬잖아.”

자신의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써주는 내 말을 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웃고 나의 머리를 가르키며 말하는 권이였다.

“앞 머리 옆으로 넘긴게 힘 준거냐..”

권이의 말에 살짝 모순이 있다고 생각했다. 앞머리를 위로 세운 것 같은 거나 머리에 힘 준거지. 머리가 안 갈라지도록 옆으로 비대칭스럽게 넘긴 것도 힘 준다고 치는 거냐. 아무래도 권이에게 미용잡지라도 사줘야 할 것 같다.

“여튼 앞 머리가 약간 고정머리처럼 되있는 걸로 봐선, 힘 좀 준 것 같네.”

그래도 권이는 자신이 옳다는 듯, 자신이 진리라는 듯하게 내게 말했다. 다행히, 이런 권이의 모습을 많이 봐 온터라, 그의 훼이크 따위에 낚이지 않았다.

“야, 입구 앞에서 그만 이야기하고, 일단 안에 들어가고보자!”

용화는 우리 둘의 대화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표정에 신나있다. 라는 감정이 그대로 들어가있는 채로 어서 클럽 안으로 들어가자고 우리를 재촉했다.

“용화, 무척 신나보이네. 권아, 친구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 어서 들어가자.”

나는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고 어찌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있으랴. 살짝 입가를 올리고는 용화의 말대로 이제 대화를 잠시 멈추고, 클럽 안으로 들어가려고 걸음을 옮겼다.

“응! 알았어! 히히!”

옆에 있는 권이에게도 재촉하는 겸 말하자, 짜증 보다는 즐거움이 가득 차 있는 표정으로 나의 옆에 맞춰서 걸어가는 권이였다.

이 새끼들, 지금 느끼는 감정이 나랑 똑같구나. 나도 설레고 있는데, 히힛.

‘임마도 신나있네.. 뭐, 어때. 나도 신나있는데!’

지금의 기분은 2008년도 수능의 수리영역 시험지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설렘과 비타500의 뚜껑을 깠는데, 한 병 더! 라는 말이 나오는 즐거움이랄까.

“야! 빨리 안 들어와!?”

나도 좀 잠깐동안 즐거워지자. 라고 용화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용화가 연 문 틈 사이로 보이는 화려한 레이저빛이 내 몸에 닿자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폭풍같은 속도로 입장을 해야지.

“금방 가!”

권이도 어느새 내 옆이 아닌, 용화의 옆에 가 있었고, 나도 얼른 클럽 안에서 몸을 흔들고 싶어 그들을 따라 내 걸음을 재촉했다.

-쓰윽.

하지만 나의 앞길을 막는 검은 정장의 무리가 아닌 개인이 있었으니, 아무래도 입장요원으로 보였다. 근데, 점마들은 보내주고, 왜 난 막는거야?

“응?”

요원에게 하는 반말이 아닌, 당황해서 내뱉어지는 반말이였다. 절대로 오해 없기를 바랬다.

“죄송하지만, 손님. 입장료를 내주셔야 합니다.”

입장료라니, 클럽에는 술값만 내는 게 아니라, 입장료도 내야한다는 사실을 23년 살면서, 처음으로 깨달은 사실이였다. 혹시 몰라서 체크카드를 지갑에다 챙겨두고 왔는 데, 아무래도 잘한 짓 인 것 같다.

“…에, 얼만데요?”

난 조심스럽게 그 금액을 물어보았고, 그 직원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총 입장료를 내게 말해주었다.

“먼저 들어가신 친구 분들까지 합해서 육만원 되겠습니다.”

이 새끼들, 역시나 먼저 클럽 안으로 도망간 이유가 있었다. 두 당 2만원, 잊지 않겠다. 반드시 되돌려 받고야 말겠어, 나는 철저한 A형이니까.

“…여기, 체크카드요.”

이를 악물고, 왼쪽 주먹을 꽉 쥔 채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체크카드를 직원에게 건네주었다.

-뜨등, 뜨등, 뜨등.

카드영수증이 나오는 소리가 내게 참으로 구슬프게 들려왔다.

-♬♩♩♬♪♪♬. ♬♪♬♪♬.

구슬퍼지고, 우울해지는 마음도 잠시, 먹튀한 용화와 권이의 뒷통수를 시원하게 후리고선, 시끄럽게 스피커를 향해 터지는 일렉 음에 저절로 멍이 때려졌다.

“와, 클럽 음악 쥑이네.”

용화도 우리 둘과 별 다를 바 없이, 입을 벌리고는 멍을 때린 채로 클럽음악에 대해 감탄하고 있었다. 이렇게 시끄러운 음악에 어울리는 장소가 별로 없으니깐 말이다. 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권이와 나는 몰라도 용화는 어느정도 이런 류의 문화를 접해보지 않았을 까 생각했다. 물론 아까의 용화의 말은 거짓말이라는 가정하에 말이다.

“일본에서 인디로 그렇게 돌아다녔던 놈이 클럽 음악을 몰라?”

나는 일단 그렇게 용화의 말을 거짓말로 가정해놓고, 용화에게 캐묻기 시작했다. 하나라도 걸렸으면 좋으련만, 그다지 쉽게 걸릴 것 같지는 않은 용화였다.

“마, 너도 인디인데, 클럽 음악을 몰라?”

이 새끼, 내가 대충은 인디라는 것은 어떻게 아는 거지. 무서운 놈일세, 라고 말하고 있지만 설리가 분명히 말했을 것이다. 설리는 수정이에게 들었을 것이고, 수정이는 시카에게, 시카는 탱구에게. 고로 탱구가 문제였다.(!?)

“…난, 카페나 클럽 같은 데서 음악활동 안 했어. 그냥 동아리 겸 해서 학교에서만 했지.”

난 합당한 이유를 대며 용화를 이해시켰다. 용화의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것으로 봐선, 어느정도 이해가 됬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나도 카페나 길거리에서 했지, 클럽에선 절대로 안 했다. 부르지도 않고.”

그리고 자신도 일본 클럽이나 그런 데는 아예 부르지 않아서, 구경도 못 했다고 하고, 주로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나 젊음의 패기가 넘치는 도쿄의 여러 길거리에서 주로 공연을 했다는 말을 하는 용화였다.

참, 이국에서 외로이 공연하는 게 힘들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무명시절을 보낸 용화에게 살짝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저기, 셋이세요?”

용화와 인디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을 때 쯤, 별 다른 장식 없는 깔끔한 정장차림의 한 젊은 남자가 우리 셋을 향해서 다가왔다.

“네? 아, 셋인데요.”

셋이냐는 남자의 말에 나는 있는 그대로 셋이라고 그에게 말했고, 그러자 웃으며 팔의 모양새를 통해 어딘가를 가리키는 남자였다.

“아, 그럼 빈 자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빈 자리를 안내해준다고 하니, 아마 직업이 웨이터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었다. 드라마나 그런 것을 보면 나이트클럽 웨이터는 왠지 모르게 촌티가 팍팍 나는 것 같은데, 역시 강남이라서 그런가. 웨이터마저도 무지하게 세련되보였다.

어쨌든 우리 셋은 웨이터의 뒤를 따라 빈 자리로 걸음을 옮기었고, 무대와 별 거리가 안 나는, 웨이터가 안내해준 빈 테이블에 앉아 매너상 안주와 맥주 두 세병을 시키고 현란한 음악이 흐르는 무대를 쳐다보는 우리였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주문을 받고, 떠나려는 웨이터를 향해 형식적인 인사치레를 하는 나였다.

“네, 그럼 저희 앤써에서 좋은 시간 보내시다 가세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자 웨이터는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고,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우리 테이블과 멀어지고 있었다.

-또각또각.

웨이터가 멀어진 후, 어디선가 하이힐의 굽이 바닥과 도도하게 부딪히는 소리를 냈고, 이윽고 고개를 돌렸을 때 꽤나 외모에 섹시함이 흐르는 여자 셋이 우리 앞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응?”

용화는 섹시한 느낌을 풍기는 셋을 쳐다보면서 형식적인 추임새를 내뱉었다. 나는 아마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여자 셋이 당황스러워 내뱉은 추임새라고 추측했다.

“힛, 얘들아. 오늘은 클럽 물이 고퀄이당.”

그 셋 중에 제일 섹시함을 풍기는 여자는 꽤나 도도한 척을 하면서 우리를 향해 씨익 웃었다.

‘헐, 예쁘다.. 근데 이런 걸 즉석만남이라고 하는 건가.’

섹시함과 청순함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황홀해지는 미소에 나는 살짝 넋을 놓고, 이게 말로만 듣던 부킹이라고 하는 건가. 라고 생각하는 나였다.

“안녕하세요오-.”

서현이와 얼핏 비슷한 목소리이지만, 외모는 전혀 딴판인 여자도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ㅇ..”

일일히 그러한 인사를 받아주는 건 오로지 나 뿐, 그런 나에게 살짝 불만을 느꼈는 지 용화가 내 어깨를 쳐댔다.

-툭툭.

“왜?”

나의 물음에 용화는 직접 말하긴 그랬는 지, 나의 귀에 대고 사근사근 말하는 그였다.

“우리 세 명 모두 임자 있는데, 즉석만남? 킥, 웃기고 자빠짓네, 설리나 잘 지켜라, 마.”

부킹을 찬성하는 듯한 나의 표정을 읽었는 지, 용화는 내게 설리 간수나 잘하라면서, 부킹은 미뤄두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 맞다. 나도 임자라곤 엄청나서, 이런 식으로라도 늘리면 잣이 된다는 것을 용화를 통해서 다시 되뇌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의 인스틴트한 디자이어는 나도 어쩔 수 없는 데, 흑.

“죄송합니다-. 오늘은 이것 때문에 클럽 온 게 아니라서요.”

권이는 정중하게 여자 셋의 말에 거절을 했고, 여자 셋도 기분은 그리 안 나쁜 지, 무대 위로 사라졌다.

“부킹은 솔로 될 때나 하고, 오늘은 춤이나 추자.”

용화는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며, 나의 어깨를 치고는 무대를 향해 고개를 살짝 내밀었고 나는 무슨 말인 지 이해를 한 채로, 권이를 데리고 나오며 용화를 따라 무대 위로 올라갔다.

-살랑살랑.

근데 클럽문화에 대해서는 완전히 문외한인터라, 요즘의 클럽인들은 어떻게 춤을 추는 지 도저히 감이 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언제적 댄스인 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론가 사라진 권이는 제외한 채로, 용화와 함께 가벼운 춤을 추었다. 

“아, 씨이. 클럽 뉴비라서 뭘 해야할 지 감을 못 잡겠네.”

‘용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

나도 답답하고, 용화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다들 현란하고 음란하게 놀고 있는 데 우리만 건전하다 못해 뻣뻣한 퍼포먼스를 몸소 실천 중이라니, 얼굴이 점점 뜨거워짐을 느꼈다.

‘권이는 살 판 났네.’

그에 비하면 권이는 이미 클럽문화에 재빠르게 적응되는 듯 보였다. 하, 조권, 재사회화 하는 속도가 장난이 아닌데?

-쓰윽.

권이의 적응력을 피부로 느끼며 감탄하고 있을 때 쯤, 나의 허벅지를 스치는 탄탄하고도 푸짐한 엉덩이의 감촉에 살짝 당황했다.

“응?”

-부비부비.

-씨익.

날 보며 웃는 섹시한 여자, 키는 조금 아담하지만 왠지 모르게 귀여운 마스크에서 묘한 섹시함을 풍기는 단발머리의 그녀.

‘헐, 느낌 쩐다.’

그녀의 감촉에 머리가 아찔해져, 살짝 정신줄을 놓을 것 같았지만 곧바로 이성을 되찾았다.

그리고 같이 부비부비 댄스를 추면서 서로의 이름을 말한 것 같았는 데, 그녀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라곤 ‘오혜린.’이라는 귀여운 이름이 전부였다.

“아, 23년동안 살아있기를 참 잘한 것 같아.”

나는 신세계를 경험한 문화적 충격에 아직 헤어나지 못한 채 헤롱헤롱하며 자리에 드러누웠다.

“그, 그래. 세상은 아직 살 만 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용화도 부비부비를 당했는 지,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나와 같이 소파 위에 널부러져있었다.

“끼요옷!”

하지만 권이의 클럽 쏘울은 아직 그대로인지, 현란한 레이저광선 아래에서 신명나게 댄스를 추고 있었다. 

도대체 권이의 사장님은 뭣하러 2AM에 권이를 뒀는 지 모르겠다. 나는 오히려 2PM에 권이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어, 뒷모습 예술이네.’

그러던 와중, 권이의 옆의 옆의 옆에 특이하게도 수수한 차림의 어떤 여자가 조용히 어디론가 걷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

내가 바라던 워너비 스타일. 클럽에서는 저 스타일이 좀 아니기는 하지만, 내 스타일이고, 또 클럽이기도 하니 한 번 꼬셔볼까. 라고 나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용화야. 나 잠깐만.”

나는 그 생각을 바로 실천으로 옮기기로 하고, 용화에게 미리 일러두고 가기로 했다.

“왜, 물이라도 빼러 가게?”

용화는 평범하게 내가 화장실이나 간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아직 화장실을 가고 싶은 삘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물음에 살짝 웃어줬다.

“아니야, 봐봐. 저 앞에 있는 여자 좀 특이하지 않냐?”

나는 수수한 차림의 여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고, 용화는 손가락의 끝이 어딜 가르키고 있는 지 알아 챘는 지 곧바로 표정이 바뀌어싿.

“응? 그러네. 여긴 클럽인데, 왜 저렇게 스타일이 수수하냐.”

용화도 그녀의 평범한 패션에 놀라긴 했나보다. 

“히히, 클럽 온 기념으로 꼬셔볼까.”

“!?”

나의 당돌한 말투에 더 놀라는 용화의 모습, 아무래도 그는 여자친구에 관한 걱정을 하나보나 했다.

"그, 그러다가 설리한테 걸리려면 어쩔려고?”

역시나, 자나깨나 내 여친도, 자신의 여자친구도, 권이의 여자친구도 걱정하는 용화였다. 아무래도 그는 마음이 착한 게 아니라, 후환이 두려워 걱정을 하는 것이겠지.

“풋, 안 걸리면 돼.”

“…그래도.”

나는 용화의 걱정을 뒤로 하고, 테이블에서 자리를 떴고 무대로 올라가기 전 용화에게 한 마디를 더 하고 무대로 올라갔다.

“괜찮아, 너네들도 이미 공범이잖아.”

“….”

아무 대답이 없는 용화였다.

-툭.

무대에 올라서고 난 뒤, 난 수수한 차림을 한 여성의 어깨를 살짝 손으로 쳤다.

“하앙?”

그러자 고개를 천천히 돌리며, 이상한 소리를 내는 여성의 모습. 훗, 벌써부터 색기가 가득하구만.

“저기요?”

제대로 그녀의 모습을 볼 겸, 그녀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어디선가 많이 익숙한 모습이 보이는 그녀의 얼굴.

“으음?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와 패턴이네..”

그녀도 내 목소리를 어디선가 많이 들었는 지, 나 또한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였다.

“…헐?”

자세히 볼 필요도 없이, 대충의 미모로만 봐도 이 뇨석은 효민이 분명하렸다. 그렇다면, 난 효민에게 클럽에서 놀고 있다는 사실을 들킨 게 분명하고, 고로 시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너, 혹시.”

역시나 효민이 또한 나를 알아본 것인 지, 살짝 눈가를 찌푸리면서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고,

“하하하하, 아니에요. 제가 지인인 줄 알고 착각했던 것 같네요. 그럼 전 이ㅁ..”

나는 효민이가 추측할 새도 없이 재빨리 그 자리를 뜨려고 노력을 해보았으나,

-덥썩.

“히히, 웃음이 나오나 보네. 안녕, 사랑하는 나의 민식아?”

효민이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듯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