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9화 (210/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 백 두 번 째 과외 - IN THE CLUB 1

[생수! 생수! 생수 온 더 비치!]

내가 지금 티비를 통해 시청하고 있는 것은 어느 듣보잡 채널의 듣보잡 케이블 방송이었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의 내용이 뭐랄까, 여타의 다른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직설적이고 충동적인 마음이 일어나는 프로그램이었다.

가벼우면서도 끈적한 리듬의 클럽음악하며, 웨이브는 기본이요, 야리꾸리한 눈빛은 옵션이니. 클럽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내게 컬쳐쇼크였다.

[클럽에 놀러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흠. 끝을 알 수 없는 사막을 헤메이다가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랄까요. 스트레스 받을 때 마다 여기 오면 그 화가 다 풀려버리는 것 같아요, 꺄핫!]

이름이 익명처리가 되어있는 묘령의 여인의 인터뷰는 내게 클럽을 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더욱 일어나게 해주었다.

벌써부터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하는 게, 밖으로 외출하지 않고는 못 배길 상황이었다. 그래, 오늘은 난생 처음으로 클럽에 가서 한국의 트렌드한 문화를 즐겨보는거야.

“으어억, 우리나라에 저런 신비스러운 세계가!?”

하지만 불시에 내 집의 문을 똑똑 두드릴 여인들이 두려웠기에, 내 머릿 속에서 계획되는 욕구들을 감히 실천할 수 없었다.

“가고 싶다.. 가고 싶어..”

너무나 가고싶어서 현재 나의 동공은 신명나게 뒤집어 질 것만 같은 상태에 처해있었다.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면서 머릿 속이 복잡해지고 있을 때도,

텔레비젼에서는 여전히 내가 가고 싶어하는 클럽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줌과 동시에 흥미로운 영상미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었다.

으아, 가고 싶당.

‘클럽이라는 미지의 세계도 안 가보다니, 내 인생 23년 그저 우리 안에 갇힌 햄스터마냥 헛바퀴인생이었구나.’

나는 23년동안, 저런 곳을 한 번도 가보지 아니하고 여태껏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라고 심히 고찰함과 동시에 반성을 했다.

물론 여자 아이돌이랑 썸씽이 있는 것은 모두가 부러워 할 일이겠지만, 동성친구와의 도피 겸 즐기는 클럽문화는 체험을 못 하지 않았는가.

“으억, 참을 수가 없다!”

비유하자면 동남아시아의 해안에서 인도차이나 반도로 스치는 싸이클론에 견줄 나의 디자이어(Desire, 욕구)가 내 머리에서 신명나게 샘솟고 있었다.

내 스스로 자제를 해보려고 해도, 이미 내 몸은 클럽 리듬에 익숙해질 겸, 가보지도 않았는 데도 몸이 절로 까딱까닥 움직였다.

“학교 친구들이랑 가볼ㄲ..”

물론 대학교 말고, 고등학교 동창들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 때의 학교는 남녀공학임과 동시에, 인문계와 전문계도 아스트랄하게 혼합되어 있었다.

그래서 앞 반은 인문계였고, 뒷 반은 전문계였는데. 그 때의 나는 인문계였지만, 오히려 친구가 더 많았던 반은 전문계 학급이었달까.

뭔가 아이러니하지만, 그래도 전화를 걸어보았다.

-연결을 받을 수 없어..

뭐야, 왜 전화를 안 받는거야. 라고 말하며 핸드폰을 보면서 툴툴대고 있을 때 쯤, 내 핸드폰이 조용히 진동을 울렸다.

《얌마, 나 회사야》

아니, 내가 이런 실수를. 생각해보니까, 지금은 학창시절이 아니고, 그 당시 전문계 학생이었던 내 친구는 취업을 하지 않았던가.

딱히 제대로 된 직장이 없는 나에 비하면 좀 더 번듯하게 살고 있는 친구다. 어쨌든 아쉽긴 하지만, 회사라고 말하고 있으니 포기해버려야지.

‘친구가 누가 있을까..’

머리를 잠시 싸맨 채로, 누구와 함께 클럽이라는 新장소를 향하여 움직일까. 라며 참으로 걱정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뜩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친구 두 명이 있으니, 혹시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정보통에 의하면 권이랑 용화는 당분간 행사는 없는 걸로 알고 있었다.

“아, 권이랑 용화!”

불꽃같이 떠오르는 나의 인맥과 애드립. 정말 두 연예인을 친구로 두고, 같이 클럽의 여류문화를 즐기려고 한다니. 내가 할 일이 아무래도 늦은 것 같다.

지금 당장이라도 새벽의 선구적인(?) 클럽 문화 방문하기엔 아직 좋을 겐 없었다. 

[카카오톡에 접속했습니다.]

일단은 그들이 안 간다고 할 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이런 새벽에 나와 같이 클럽에 방문하려고 든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은 일이겠지.

[권, 용화님에게 수신중입니다. 연결이 될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스마트폰을 잘 써보지 않아서, 스마트폰 용어에 참 많이 약한 것 같아요.)]

‘새벽이지만, 받아라.. 받아..’

정말 별 볼일 일이긴 하지만, 나의 경우에서는 그녀들이 완전하게 잠을 자지 않는 상태라면 그야말로 자진방아라도 울려야 할 상황.

“으잉, 너 뭐야! 나 연습 중인데..”

시작은 권이의 평범한 인삿말보다 나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당황한 듯한 말투가 권이의 말에 깃들어 녹아있었다.

“으아니.. 날 잠에서 깨우다니..”

콘서트를 열심히 준비하는 권이와는 다르게, 요즘 일 없는 용화. 이번에도 용화는 어김없이 잠을 대놓고 잔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으리만큼, 입가에 침이 메임과 동시에,

어느정도 말을 해야하는 데, 잠 때문에 혀가 꼬여서 제대로 말을 못하고 웅얼거리만 하는 나였다.

“얘들아-.”

이것은 부탁을 연유로 한 움직임이 아니고, 무언가를 원하고 갈망할 때의 나의 힘찬 목소리였다.

“헐? 민식아, 방금 무슨 톤으로 나한테 말한거야? 니 땜에 잠 확 깼다, 마.”

용화도 서울에서는 별로 쓰지도 않는 사투리가 나의 콧소리에 심각하게 반응하는 터였다. 어쨌든 나의 애교 아닌 애교에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그였다.

“그거 음성 녹음 안 했지? 음성 녹음 했어도, 나한테는 보내지마.”

권이도 내게 부탁하는 말은 달랐지만, 그 본질은 용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전혀 어긋나지 않은 내용이었다.

“…흠, 여튼 내가 너네들에게 전화를 한 건 다름이 아니라, 우리 함께 건전한 20대의 문화를 이룩해보고 싶어서랄까.”

더 이상의 변론은 소용없는 듯 보이니까, 그냥 본론을 진작에 꺼내서 말할까. 싶었다. 젠장, 이랬으면 나도 안 쪽팔리고 두 친구들도 오해 안 하고.

“응?”

용화는 아직 건전한 20대의 문화의 올바른 정의를 깨닫지 못했나보다. 이렇게 리액션을 하는 것으로 봐선.

“뭔데?”

리액션이 애매한 것은 예능의 다크호스라고 말할 수 있는 권이도 마찬가지. 설마..

“너, 너네들 말이야..”

‘설마.’라는 그 궁금함 속에 감춰진 내가 하고 싶었던 질문을 그들에게 꺼내볼까 싶었지만, 왠지 한 번 이상은 그 건전한 문화에 대해 경험을 해보았을 것 같은 용화와 권이랄까.

“음? / 음?”

하지만 나의 추측의 허를 찌르는 그들의 리액션에 자꾸만 머리가 애매해지기만 했다. 뭐야, 대체 갔다는 거야, 안 갔다는 거야.

“크, 크, 클럽 가봤어?”

속으론 조금 답답하긴 했지만, 겉으로 묻자니 망설이는 감정이 수 없이 나를 괴롭혔다. 이런 질문 하나 하기가 이렇게 힘들줄이야.

“가, 가봤ㅇ.. 아, 미안. 너무 당연한 걸 물었나..”

권이와 용화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것 같으니, 당연히 가봤겠지. 라고 생각해버리는 나였다. 난 몰라도, 그들의 비쥬얼을 보라.

춘내나게 우월하지 않은가, 적어도 한 번 쯤은 가본 경험이 있겠지.

“아, 아니..”

하지만 자꾸만 나의 예상을 전혀 스치지 않고 직선으로 회피하는 용화의 대답이었다.

비쥬얼폭발 정용화군께서 건전한 문화를 한 번도 이룩하지 못했다고 하다니!

“잉?”

그 충격에, 난 대답을 ‘잉?’으로 대답했다고는 절대로 말 못했다. 그 대신 한글로 읽을 수 있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정말, 말로는 하지 않았다. 

“가볼 시간이 없어서.”

클럽에 그 동안 가본 경험이 없었던 사유를 말해주는 용화였다. 이 뇨석, 왠지 믿을 수 없는 대답을 하긴 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진심이 우러나온 대답인 것을.

“난 뭐 근 8년간, 대충 알지?”

8년이라니, 가수가 8년 이야기를 할 정도라면 아무래도 연습생을 8년이나 보냈다는 뜻이겠지?

아, 수연이도 연습생 생활 오래했다고 하던데, 몇 년이나 했었다고 했더라. 7년이었나? 그래서 수연이는 카리스마가 어느 정도 보이는 것 같은데, 권이는 흠..

“…그럼, 우리 지금이라도 그 건전한 문화를 즐기러 가볼까?”

근데, 딱히 그것은 중요한 논제가 아니고, 지금 우리가 이룩하고자 하는 내용은 클럽에 관한 것이였으므로, 지금 욕구가 활발하게 솟구치고 있으므로, 바로 그들을 데리고 클럽에 가볼까. 라고 꼬시는 나였다.

제발 꼬심당해라!

“!?”

“콜.”

용화와 권이는 살짝 당황한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결과는 콜이었다. 

그들이 내가 원하는 말을 하자, 기뻐서 하늘로 날라갈 것 같았지만 몸이 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기쁨의 퍼포먼스 겸 욕실로 달려가 목욕재개를 했다.

-쏴아아아.

신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니, 그에 대한 예의를 갖춰줘야하지 않겠는가.

일단 몸을 깔끔하게 씻고 다시 안방으로 나오자, 문자 하나가 핸드폰 창으로 띄워져있었다.

《클럽 드레스코드는 파스텔, 장소는 강남 ANSWER. -용화》

흠, 드레스코드가 조금 잉여스럽긴 했지만, 강남의 앤써라니. 내가 주변을 통해 들어본 바에 의하면 작년 무한도전 크리스마스 솔로특집을 할 때, 빌렸던 그 클럽이 아니던가.

용화도 은근히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모습이 스리슬쩍 보이고 있었다.

“머리에 힘이나 줄까.”

거울 앞에서 괜스레 헤어젤을 매만지고 있었다. 머리도 잔뜩이나 금발이고, 거기다가 장발이지 않은가.

들고 있었던 헤어젤은 그냥 다시 테이블 위에 놓고, 빗과 몇 가지 미용도구를 이용해서 앞머리를 비대칭적으로 옆으로 넘겼다.

그리고는 유일하게 소유하고 있는 하늘색의 파스텔톤 이중 카라티를 입고, 바지는 무릎 밑까지만 오는 베이지색 반바지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나였다.

‘아.. 오토바이 탈 바엔 머리를 왜 만진건가.’

뒤늦게서야, 후회하지 않았던 짓을 후회하게 되는 스스로도 가엾은 나였다.

어쨌든 갤스로 대충 알아낸 ANSWER의 위치는, 강남 프리마호텔의 건너편. 대충 앤써의 입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고 강북에서 강남으로 움직일 채비를 하는 나였다.

-부와아아앙.

내 오토바이는 새벽에 듣기엔 조금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무 차도 안 보이는 어둠의 도로에서 홀로 빛을 내며 질주하고 있었다.

한강 물결에 비치는 은은한 하늘의 별빛과 달빛. 그 아름다운 모습에 괜스레 따뜻한 미소가 입가에 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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