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이 백 한 번 째 과외 - 애교대란 下
“그러니까 니가 와서 누가 더 귀여운 지 판단을 해달란 말이야!”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말을 하고 있는 수영이었다. 아무리 내가 잉여스럽게 시간이 널널하다지만, 둘 중에 누가 더 사랑스러운 지 판단하기 위해서 나를 소환하려고 하다니.
“…내가?”
일단은 튕길 요량으로, 그녀의 부탁을 어중하게 거절하려고 생각했다.
“응, 니가!”
하지만 의지 하나는 기막히게 억센 그녀였다. 비록 전화상이지만 그녀의 자신이 넘치는 표정이 눈에 선한 듯 했다.
“…내, 내가?”
그녀의 자신감에 잠시 페이스를 잃긴 했지만, 다시 되찾아와서 그녀의 부탁을 멋지게 거절할 필요가 있었다.
“몇 번을 말해? 만약 니가 시카의 편을 든다면 나의 스페셜한 코스요리를 하루종일 흡수해야 할 꺼야, 그것만 알고있어.”
아, 스페셜한 요리라니. 그 요리가 전혀 맛이 없어서 두려운 건 아니다. 맛은 어느정도 있는데, 그 대신 감수해야할 디메리트가 내장 따위는 간단히 녹여버릴 고열량이라는 게 문제지만.
“….”
스페셜한 요리가 뿜어내는 공포의 패기에 난 잠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 존니스트 후달려서 집에 못 있겠네. 뭐가 어떻게 되든, 지옥에 가서 불사조의 깃털과도 같은 신비스러운 기지를 발휘해보자.’
결국에는 스페셜한 요리가 두려워서, 일단 어떻게든 생존을 위하여 소녀시대 숙소로 가고 보자는 심산인 채로 있는 나였다.
“민시가아아아앙-♥”
소녀시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들려오는 소리는 반갑게도 수연이의 달달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과도하게 애교가 함유되어있다는 게 얼굴에서부터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녹아버린 수연이, 요태껏 사랑스러운 수연이의 모습을 많이 봐왔다만, 이건 너무 심각한데. 정신병원 좀 방문해야하는 거 아니야?
-부비부비.
으어억, 부비부비 시전이라니. 무려 수연이의 부비부비라서 부드러운 볼살의 감촉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
어쨌든 수연이는 감촉이 좋은 여자였다(?).
“와, 왔또오?”
거기다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다가 은근히 어울리는 부담스러운 애교까지. 으아악, 수연이, 이 뇨석 대체 왜 이러는거야. 난 부비부비만으로도 족하다구!
!?
‘으어어억, 정수연의 애교에 손발이 동시에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서술로는 마치 수연이의 애교에 흠뻑 녹아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느정도 나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서 오글거림을 참으며 손 발을 감추는 중이었다.
“어? 민시그야아-. 뚜영이 보고 시퍼떠!? 난 민시그 보고 시퍼떠!”
이럴수가, 아까 전화했던 수신자가 최수영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네. 각목을 부르는 애교의 창시자, 그녀가 현관에 뜨다니!
“…살려주세요.”
일단은 목숨부터 빌고 있는 나였다. 애교는 수연이의 애교만으로도 벅차다고!
‘시공간이 오그라들고 있다! 으어어억, 더 이상 저런 애교는 버티기 싫다, 넣어둬….’
양방향으로 그칠 줄 모르는 두 소녀의 애교에 멤버들은 어디로 도피한 건 지, 눈에도 띄지 않은 상태였고, 거실과 주방은 그야말로 황폐한 황무지와 얼추 비슷했다.
“아잉, 왜 그러고 있어엉? 인누와서 나랑 자장!”
아무리 흥한 대국이라도, 망하면 보잘 것 없다더라니. 딱, 거실의 꼴이 맥수지탄이다.
그 와중에도 수연이는 애교 모드가 전혀 해제되지 않은 상태로, 거실로 사랑스러운 걸음으로 걸어가서는 소파를 손바닥으로 툭툭 쳐댔다.
-팡팡.
는 훼이크고, 심지어 소파를 터치하는 사운드마저 애교가 가득 차다니. 순식간에 애교를 일상화로 시켜버린 수연이였다.
‘살기 위해선, 역시 고렙 플레이어에게 가는 게..’
최수영의 눈빛이 진득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일단은 나에게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하고, 또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뇨자가 나에게 필요했기에 당연히 내가 향하는 곳은 주방에서 주방을 지키는 수영이가 아니라,
애교만땅으로 소파를 팡팡 치는 수연이가 있는 곳이었다.
“헤헷..”
수연이는 기뻐서 애교를 잔뜩 함양한 채 웃고,
-으드득으드득.
수영이는 분노에 가득찬 채, 주방에서 조리도구를 꺼내서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만렙 시카가 가드해주겠지.’
하지만 내 파티원 중에는 폐인모드로 만렙을 찍으신 수연이가 곁에 있었기에, 전혀 두려움이 없긴 개뿔. 지금은 수연이가 애교만땅에다가 연약한 뇨자 모드였기에, 오히려 나보고 지켜달라고 할 기세였다.
“우쭈쭈, 민식이, 시카누나가 그렇게 보고 싶었떠요?”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점점 예리한 모습으로 내게 가까이 오는 조리도구는 신경을 안 쓴 채, 나의 곁에 찰싹 붙어서는 내 몸을 더듬는 변태 수연이었다.
“…제발, 그것만은….”
그러나 내 시선은 이미 근처에 다다른 조리도구를 향해 꽂혀있었고, 방금 수연이의 모습에 살짝 수연이에게 눈이 가긴 했으나, 역시나 시선이 꽂히는 곳은 조리도구였다.
-쓰담쓰담.
아랑곳하지않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 수연이의 멘탈도 참으로 대단했다. 저렇게 칼을 두려워않다니, 아직 칼을 못 본 건지, 아니면 소싯적에 면도칼을 씹었다던지..
‘너란 여자, 이제는 다 녹아버린거야? 흑흑..’
칼이 점점 내게 다가오는 것도 슬펐지만, 수연이가 완전히 녹아버린 것도 왠지 모르게 슬펐다.
그렇게되면, 수연이가 더 이상 나를 지켜줄 수 없지 않은가. 이렇게 되면 내 몸을 숨길 수 있는 피지컬과 멘탈을 갖고 있는 히로인이라곤 퀸쏘밖에 없는 듯 보였다.
“이제, 수연이 옆에 그만 앉아있고, 민시그는 뚜영이가 차리는 밥을 먹어야되여!”
칼이 내 옆에 다다랐을 때, 수영이는 그 칼을 들고서는 다시 한 번 애교를 시전했다.
-도리도리.
비록 칼이 옆에 있더라도, 그녀의 퀘스트를 강제로라도 거부해보았지만, 생명을 지키고 싶은 나의 몸은 반사적으로 수영이의 괴력에 이끌려 주방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질질.
정말 경쾌하게 끌려가는 소리랄까.
‘이끌림ed라니.’
수영이의 힘에 강제로 이끌려 앉은 식탁에는 그녀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듯한 매력적인 모습의 음식들이 가득했다. 아무래도 비싸보이는 것이, 요리를 좀 하는 뇨자의 짓이 분명하긴한데, 일단 수영이는 아닌 듯 보였다.
“…누가 한 거야? 최수영, 니가 한 것처럼은 안 보이는데..”
내 추측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수영이에게 콕 찝어 물어보았고, 그녀는 정곡을 찔렸는 지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아, 써니가.”
역시나 재빠르게 이실직고를 하는 최수영. 훗, 눈치와 상황 파악은 너보다는 내가 더 고단수일세.
“힛, 요고요고는 순규가 한 거고오- 죠거는 내가 옆에서 도와따? 어때애? 맛있찌?”
그렇게 최수영으로부터 얻어낸 승리감에 도취해있을 때 쯤, 그 도취감을 얼른 깨라는 듯이 내가 방심한 틈에 애교로 다시 한 번 내 옆에 붙어 앉아서는 치고 들어오는 수연이었다.
“으어억….”
방심해있다가 당한 애교공격이라서, 그 내상은 더욱 더 컸고, 원래는 속으로 앓고 있었던 게 대다수였는 데, 이번에는 겉으로도 앓아버렸다.
“나 잘해찌이? 응? 먹어봐앙, 이거 내가 한거에염♥”
굳이, 자기가 한 계란말이를 젓가락으로 콕 집어서는 나에게 토스할 필요는 없지만, 후탈을 보장하지 못할 것 같아서 억지로 입을 벌리는 나였다.
-움찔.
계란말이에서 느껴지지 말아야 할 짠 맛이 혀로 닿자 살짝 몸이 움찔거리긴 했지만, 뭐, 괜찮겠지. 하하하-.
“히힛.”
오늘따라 이렇게 웃는 수연이가 은근히 두렵다. 혼또니, 레알로.
“자아, 아아앙-. 하세염-.”
그녀의 그칠 줄 모르는 애교에 이미 멘탈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들어간 상태, 지금은 백골이 진토가 되어도 넋이라도 있고 없고 할 게 아니라, 그냥 없다고 칠 수도 있을 모습이었다.
“질 수 없ㅇ.. 꺄악!”
수영이는 수연이의 애교에 질 수 없다는 듯, 수연이가 만들어놓은 결괘를 파열시키려고 했으나, 오히려 카운터공격을 당해서 거실 바닥에 나부러졌다.
-꿀꺽.
어쨌든 수영이가 바닥에서 이성을 찾고 있을 동안, 나는 계란말이(Made in jessica) 하나를 겨우 입에다가 집어넣을 수 있었다.
“맛이 어때앵? 수연이의 사랑이 듬뿌우욱 들어가 있는 밥이? 달콤하지? 정 반찬이 밋밋하면 수연이 입술이라도 먹을ㄹ..”
입술이라니. 입술이라니. 멤버고, 얘들이고, 독자고, 샤이널이고, 심지어 작가도 다 읽고 있을텐데 입술이라니.
-콰앙.
봉인을 해제한 듯, 굳게 닫혀있던 성문이 열리듯, 굳게 닫혀있던 핑크빛 파니파니 티파니의 방이 활짝 열리는 소리가 내 귀를 시끄럽게 찔러댔다.
“아오, 더 이상은 못 참겠네!”
봉인해제된 여자1(이라 쓰고, 태연이라고 읽는다.)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수연이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언니, 이렇게 하실 바엔, 차라리 절 죽이세요!”
봉인해제된 여자2(이라 쓰고, 서현이라고 읽는다.)는 얼굴이 잔뜩 빨개진 채로 수연이를 향해 말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야한 멘트를 꽂는 정도는 서현이가 더 쩌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차피 니네들이 아무리 발악해봤자, 나! 이순규의 주부애는 절대로 못 이겨! 그치, 민시가아, 우웅♥ 우웅♥”
봉인해제된 여자3(이라 쓰고, 순규라고 구수하게 읽는다.)는 가소롭다는 듯 수연이를 쳐다보고는, 자신이 개발한 주부애를 내 앞에서 마음껏 시전했다.
나는 이미 수연이의 애교에 내상이 심해진 탓에 순규의 애교마저 흡수해버린다면, 더 이상 내상을 가드할 내공이 없었기에 또 한 번 크리티컬을 맞을 수 있었다.
“쿨럭..”
역시나,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순규의 애교에 그대로 데미지를 흡수해버리는 나였다. 젠장, 육체적으로 느끼는 고통보다 더 괴롭다니.
“아냐, 아냐, 순규의 애교보단 내 애교가 더 낫찌!? 내가 더 귀욥찌이-.”
태연이는 순규의 애교와 귀로 들은 수연이의 애교에 질 수 없다는 듯 말도 안 되는 애교를 부려가며 나에게 은근슬쩍 붙으려고 하고 있었다.
‘단신듀오가 단체로 맛이 갔나..’
나는 태연이와 순규의 갑작스런 모습에 살짝 맛이 간 게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을 했다. 아무래도 단신듀오_전용_백신.EXE라도 깔아서 바이러스를 막아야 할 모습이랄까.
“니들은 그래서 안 돼..”
단신듀오가 한참 서로의 애교를 뿜어내며 배틀을 하고 있을 때 쯤, 봉인해제된 여자4(이라 쓰고, 유리라고 섹시하게 읽는다.)가 와서는 색기를 잔뜩 뿜어낸 채로 내게 오고 있었다.
-쓰윽.
그리고는 만져짐ed 당한 내 엉덩이에, 나는 율추행범을 당황스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정작 용의자는 태연한 모습이였다.
“야, 권유리, 만지지마!”
그러나, 목격자 정수연은 전혀 태연하지 않다는 듯, 유리에게 다가와서 따지려는 듯한 기세로 말했다.
-쓰윽.
“!?”
는 개뿔, 여기 싴추행범 하나 추가요.
“우씨, 정수연! 너야말로!”
자기는 만져도 되고, 남은 만지면 안 되고, 정작 당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전혀 상관할 필요없다는 개인주의를 소녀시대 숙소에서 배우고 가는 나였다.
-투닥투닥.
이것은 율싴이 정겹게 싸우는 소리. 이하 생략.
‘아, 정말 여기서 탈출하고 싶어진다..’
오랜만에 온 소녀시대 숙소는 역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지옥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탈출감이 강하게 속에서 생겨나는 나였다.
-포옥.
아니, 이것은 왠 포옹이란 말입니까. 으헝헝, 이제는 멘탈 트레이닝으로도 모자라 대놓고 스킨십이냐. 라는 생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
그러자, 강아지웃음을 빵긋 지어내면서 나에게 백허그를 시전하고 있는 미영이를 볼 수 있었다. 이런, 동네 미영이같은 냔.
“히히, 민시가아, 파니 이뽀?”
얘는 태생이 외국인터라, 한국말이 어수룩해서 그런 지 저절로 말을 늘어뜨리기가 가능했고, 그래서인지 미영이는 그냥 일상적으로 말을 해도 애교가 충만했다.
그래서 남자팬이 많은 것도 있지만, 그녀의 꿀벅지도 역시 남팬 드레인에 열심히 일조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하하, 이쁘긴 한데, 나 좀 살려줄래?”
미영이의 강한 스킨십에, 미영이의 찰벅지의 찰짐이 내 다리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 등 위로 겹쳐진 미영이의 보드라운 순두부도 느낄 수 있었다.
아, 살려줘.
“오빠아아아아-.”
미영이가 드디어 자신의 스킨십에 스스로 만족하곤느 백허그를 풀 때 쯤, 연쇄적으로 윤아의 부담스러운 애교가 내 귀에 작렬했고.
‘으어어억..’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는 내상이 심장에 입힘과 동시에, 쓰러지기 전 서현이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오, 오… 서현아, 오빠를 살려주렴.”
그래서 손을 뻗어, 서현이에게 구조를 요청했고 서현이는..
“…오빠앙, 서현이랑 놀아죠여♥”
사상 최강의 서트루(서주현+트루) 챠밍(Charming, 애교)를 내게 시전했다.
‘………’
볼을 잔뜩 부풀리진 않았지만, 어느정도 부풀리고는, 언제 립글로즈를 발랐는 지 촉촉해진 입술 위로 예술적으로 올려진 손가락하며, 살짝 들어올린 발까지.
완벽한 자세로 애교를 시전한 서현이었다. 으아니, 막내가 이런 짓을 할 줄이야.
-주룩.
-풀썩.
결국 내상은 겉으로 드러나버리고, 나는 서현이의 애교에 코피 따위나 흘린 채, 차가운 바닥에 널부러졌다.
“으으으….”
몇 시간이나 드러누워있었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오래 드러누운 것처럼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하지만 머리가 지끈할 새도 없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소녀들.
“…뭐야, 이 분위기는.”
아까의 내상이 완연히 회복되지 않아, 분위기 파악을 덜 못하고 있는 나는 멍한 눈빛으로 그녀들을 쳐다보았다.
“…너, 딱 말해.”
그러자, 수연이가 잔뜩 차가워진 모습으로 내게 무언가를 말하라고 했다.
“…뭐가?”
하지만, 그 무언가를 내가 알 턱이 있나. 그저 뭐가? 라고 되물을 수 밖에 없는 처지랄까.
“이 중에서 누구야?”
그러자, 태연이는 더 진지한 표정으로 선택을 해버리라는 말을 했다.
“…그러니까, 뭐가?”
하지만, 그 선택해야하는 대상이 무엇인 지, 내가 알 턱이 있나. 다시 뭐가? 라고 그녀들에게 되물었다.
“너 진짜!”
-퍽.
‘으어억, 좋은 펀칭이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유리에게 주먹으로 세게 등짝을 맞아야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왜 그러냐니까!?”
“니가 또 어쨌길래, 수영이도 넘어가버리냐!”
나의 잘못이 무엇인 지, 그녀에게 물어보니, 그녀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수영이도 나에게 넘어가버렸다는 개소리?
“!?”
“헤헷, 내가 말하려고 했는데 애들이 말해버렸네. 어쩔 수 없지, 사실 나도 너 좋아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했다. 소녀시대는 일곱 명으로도 충분히 매우 벅찬 데, 거기서 한 명 추가라고? 그야말로 미칠 노릇이었다.
“….”
“저기요? 난 아무 짓도 안 했는ㄷ….”
“그 말을 우리보고 믿으라고?”
나의 진실된 말로 그녀들을 이해시키려고 했으나, 그녀들은 이미 분노에 이성을 잃은 채 이번에는 피지컬적으로 내게 고통을 주려는 심산인 듯 보였다.
-휙!
“나란 남자! 이제는 피할 수 있는 남자!”
하지만 나란 남자, 수 많은 경험을 토대로 회피율과 LUK을 기막히게 찍은 남자. 간단하게 그녀들을 제치고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으아니!?”
“잡아!”
민시그를 놓친 소녀1(태연)의 괴음과 민시그를 놓친 소녀2(순규)의 짜리몽땅한 추임새가 들리긴 하지만, 나는 이미 주차장으로 열심히 달리는 중이었다.
-다다다다닥.
“하하하, 탈출이다!”
나는 주차장에 다다르자, 내 오토바이를 찾았고, 내 오토바이를 찾자마자 주머니를 뒤적거렸는 데, 열쇠가 없다?
-나는요오오오-. 오빠가아아아-. 좋은 거어어어얼-. 아이쿠!
그러자 들려오는 아이유의 신명나는 좋은 날. 난 수신자가 누구인지, 확인도 않은 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있잖아요, 지금 숙소인데요오.”
이 말투는 필시, 서현이렷다. 서현이가 무슨 용무로 내게 전화를 한 건 지 살짝 궁금하긴 했지만, 너무 궁금하면 해라고. 그 호기심을 애써 참아보았다.
“…네, 말씀하시죠, 서현양.”
“오빠, 오토바이 키 여기 있는 것 같은데요?”
으아니, 오토바이 열쇠가!? 나는 그것이 필시 서현이가 나를 낚으려는 계략에 불과하다고 생각을 잠깐 하긴했다.
[짤랑짤랑.]
하지만, 마치 인질이 된 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처럼 열쇠의 짤랑거리는 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전달되고 있을 뿐.
‘젠장, 이런 실수를 해버리다니.’
실수를 반성해도, 이미 늦었다. 그녀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히히, 내 앞에서 감히 탈출을?”
“으어어억..”
결국 주차장으로 직접 나를 포박하러 행차하신 순규님에게 멱살이 잡힌 채로 다시 소녀시대 숙소로 소환을 당하는 나였다.
- 애교대란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