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6화 (207/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백 아흔 아홉 번째 과외 - 두 남자는 수정이를 싣고 完

*

“이범륜..? 배정우..?”

노래방으로 가는 길에, 설리가 말을 꺼낸 두 연습생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내 입에서 읊조렸다.

“응, 이범륜하고 배정우. 실력은 뛰어난 꼬맹이들인데,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인격이라고 해야하나 좀 그래.”

설리는 내 읊조림에 반응해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고, 나에게 그들에 대해 덧붙이며 부가설명을 해주었다.

도대체 인격이 얼마나 똥이길래, 설리가 저렇게 썩은 동태 눈깔마냥 표정이 잉여가 된 것인가.

“어떤데?”

괜스레 그 두 명의 성격이 얼마나 병신같은 지 궁금해진 나는 귀를 설리를 향해 더욱 더 기울이며 설리가 더 말해주길 기다렸다.

“우리 데뷔하기 전에, 그 꼬맹이들이 나 데뷔하기 전에 날 엿 먹인 적이 한 번 있었징.”

천하의 설리를 엿 먹였다라. 참으로 흥미있는 아이들이군,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저렇게 당당하고 활기차고 빈 틈 없이 밀도도 높은 설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엿을 먹었다. 라고 말할 정도면 어느 정도길래. 

“뭔데?”

궁금함은 이미 하늘을 꿰뚫은 지 오래였다. 이제는 궁금해서 손이 떨려올 것만 같았다. 가 아니라 벌써 떨고 있구나.

“히잉, 말하기 부끄러운데.. 내 가슴ㅇ..”

설리는 말하기가 부끄러운 지, 몸을 베베 꼬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고는 나에게 찰지게 달라붙으며 하는 말. 

“‥‥설리야, 어서 가자. 오늘 그 새끼들 정신 차리게 하는 날이다.”

설리가 말을 끝내기 전에 나는 재빨리 설리의 입을 막는 대신 과격하게 껴안아주며 설리의 말을 멈추게 했다.

그 곳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지만, 그래도 머리카락도 아니고, 귀도 아니고, 무려 가슴이라니.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못 하는 짓들이 없구나.

“민식아, 나도 당했어!”

이어지는 고백(이라고 쓰고 고자질이라 읽는다.)의 시간, 이번에는 연장자인 치엔누나의 고백이었다.

이 새끼들이 또래를 습격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친근한 엄마상의 치엔누나를 습격했다는 것인가.

“제삿날로 수정.”

오늘은 고사리를 끓는 물에 팍팍 데쳐서 고사리를 한껏 부드럽게 해서 연하게 먹어야겠다.

손으로 툭툭 건드려도 그냥 찢어질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게.’말이다.

“근데 얘네들이 장난을 못 친 얘가 한 명이 있었긴 한데.”

치엔누나의 고백이 끝나자, 설리가 아직 못 다한 고백을 마저 하려는 듯 보였다. 그래, 들어주자.

“누군데?”

다시 한 번 귀를 설리 쪽으로 기울이는 나. 그리고 몸을 풀기 위해, 손가락을 꽉 쥐며 으드득. 소리를 냈다. 라고 하고 싶었지만 으드득. 소리는 나지를 않았다. 아, 씨ㅂ.. 진심이 통하지 않은 것인가.

“흠, 수정이?”

수정이라, 그렇다면 점마들의 컴백 기념 타겟은 수정이로 지정된 것인가.

“다시 수정하자, 제삿날에서 헬게이트 오픈으로.”

이번에는 손가락에 깍지를 틀었을 때, 으드득. 소리가 확실히 난 듯 보였다. 기다려라, ‘이범륜’, ‘배정우’라고 불리는 두 꼬맹이들이여.

이제 날 보면 조건반사적으로 오줌을 지리거나 똥을 싸는 비트를 몸에서 자연적으로 나오게 해주마.

*

문자를 날려서 구조를 요청한 지, 벌써 몇 분이 지났다. 그래도 오빠는 올 생각이 없나보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꼭 와서 해결해주겠다고 했으니, 적어도 약속은 지켜주는 오빠니까 제발 그 전까지 아무 일만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I'm bringing sexy back-. The other boys don't know how to act-.”

두 꼬맹이들이 부르는 저 노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느님의 Sexy back이잖아. 근데, 쟤네들이 이 노래를 콩글리쉬 프로넌케이션으로 부르니까 가사가 한 음절도 빠짐없이 내 귓구멍에 꽂히고 있었다.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영어듣기정도랄까. 그냥 듣자마자, 바로 해석이 된다. 팀버레잌느님이 이 노래를 부를 땐 그렇구나.. 하면서 들었는데, 이 새끼들이 부르니까 완전 치욕스럽잖아.

‘아.. 왜 저런 저급한 노래가사를 날 보면서 읊어..’

거기다가 저급한 발음에, 저급한 노래가사까지. 금방이라도 토가 나올 것 같았지만, 내가 얘네들 앞에서 토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약점 하나 잡히게 되는 거잖아.

“Dirty babe-. You see these shackle baby I'm your slave-.”

더러운 아가씨, 족쇄를 차는 것을 봤다면 난 너의 노예야. 라는 뜻을 가진 가사를 제멋대로 지껄이고 있다니. 고개를 훽하고 돌렸다가, 이 새끼들이 설마 나에게 오지는 않는 지 곁눈질로 쳐다봤다.

‘더 다가오면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하는 속도로 니네들 볼따구를 후릴테다.’

젠장, 이 망할 녀석들이 나와의 물리적 거리를 점점 좁혀오고 있었다. 더 가까이 오면, 장전 완료된 나의 싸대기도 완벽하게 후릴 수 있으니까. 더 가까이 와 볼테면 와 봐.

“Come here girl (Go ahead, be gone with it)

  Come to back (Go ahead, be gone with it)

  VIP (Go ahead, be gone with it)

  Drinks on me (Go ahead, be gone with it)

  Let me see what you're Twerkin'with (Go ahead, be gone with it)

  Look at those hips (Go ahead, be gone with it)

  You make me smile (Go ahead, be gone with it)

  Come here child (Go ahead, be gone with it)”

해석은 가능하지만, 더 이상 저딴 가사에 해석을 하고 싶지 않다. 팀버레잌느님이 불러주신다면야 그 자리에서 동시통역을 하겠지만, 쟤네들이 부르면 동시통역 대신 한 명이 더 와서 더블 초크슬램을 날려버릴테다.

“뭐야..?”

내 생각이 혼잡해진 틈을 노려, 두 꼬맹이는 이미 나와 거리를 1m도 두고 있지 않았다. 슬슬, 불안했다. 예전에 연습생 시절 때, 설리가 울먹거리며 자신이 당했던 일을 말해줬던게 떠올랐다. 

“Get you sexy on(yes) (Go ahead, be gone with it)”

아주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둘, 그리고 손도 다가오고 있었다. 그 손들을 뿌리치고 싸대기를 갈기려고 했지만,

-물컹.

꼬맹이의 재빠른 손은 내 가슴을 움켜쥐고,

-덥썩.

다른 꼬맹이의 날렵한 손은 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꺄아아아아아악!!”

괘씸함도 느끼고, 수치심도 느끼고, 복잡함도 느끼고, 분노도 느끼지만 너무 당황스러워서 나오는 건 비명 밖에 없었다. 

*

-꺄아아아아아악!!

노래방 입구에 다다랐을 때, 날카로운 여자의 괴성이 내 귓구멍을 따갑게 찔러댔다. 이것은 필시 수정이의 목소리고 사건은 벌어진 지 얼마가 안 됬다는 뜻이리라. 그럼,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설리를 왜 쳐다봤는 지는 모르겠다. (!?)

“음?”

설리는 자신에게 향해진 내 시선에 살짝 추임새를 넣었고, 나도 괜스레 쪽팔려져서 다시 앞을 돌아봤다.

“어디서 많이 낯선 소리가..”

그리고 준비한(?) 멘트를 참으로 각본스럽게 입에서 토해냈고, 이것이 소환멘트라도 된 것인지, 어떤 방 안에서 두 남자애들이 갑툭튀를 시전했다.

-후다닥.

그리고 참으로 기쁜 얼굴로 달리는 그들. 확실히 범인은 저 두 쥐새끼(96년생, 쥐띠 ㄳ.)들이다.

“야, 크리스탈 가슴 어때? 엉덩이는 완전 탄력 있었는데.”

“말도 마, 쌀 것 같아.”

앞에 누가 있는 지도 모르고, 대놓고 [크리스탈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진 후기.txt]를 메모장을 켜놓고 입으로 쓰시는 쥐 새끼들. 이 순간만큼은 너네들은 현 대통령보다도 더 쥐 같은 놈들이다.

“훗, 뭐라고?”

설리와 天(치엔)누나가 느끼는 분노를 내 목소리에 빙의시켜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헉..”

안전하게 작전이 성공했다고 믿은 그들은, 처음 보지만 왠지 무서워보이는 나의 등장에 겁을 잔뜩 먹고 있었다.

“설리하고 치엔누나는 수정이한테 가줘.”

이렇게 꼬맹이들이 스턴상태에 있을 때, 크리스탈은 누가 곁에 와서 자신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는 성격이었기에 재빠르게 치엔누나와 설리에게 수정이한테 가라고 고했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수부대처럼 재빠르게 이동하는 그녀들이다.

“너는?”

라고 말하긴 훼이크(순간 치엔누나의 갑툭튀스러운 말에 나도 당황했다.)인 치엔누나의 급 대사처리.

“나는 이 새끼들에게 집제를 통해 고제로 다다를 수 있게 하려고.”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몸소 몸으로 체험하며 느낀 전통윤리의 사성제(四性祭, 대충 고제-집제-멸제-도제 등이 있다.)를 이 쥐새끼들한테 선행학습을 시켜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비어서, 진도를 따라올 수 있을까 모르겠네.

“그..그게 뭔데요?”

그들에게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단, 몸으로 세뇌시키는 게 더 나은 방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흠, 간단히 말하면 고통으로 해탈이라고 할까. 감히 여자의 몸을 만진 댓가를 비싸게 치뤄야겠지? 이제 너네들은 이 노래방이 지옥이 될 거다.”

일단은 몇 치의 혀를 놀려서 저 두 뇨석들을 긴장의 도가니탕으로 빠져서 허우적 거리게 할 필요성이 있었다. 나의 선전포고에 우선 땀방울을 송글송글 맺힌 채로 흘리고 보는 뇨석들이었다. 

다른 순수한 아해들이 저 불량스러운 뇨석들의 모습을 보고 쫄긴 하겠지만, 나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친 터라 저런 건 그냥 한심해보인다.

“수정아 괜찮아?”

어쨌든 두 뇨석들에게 한창 겁을 주고 있을 때 쯤, 뇨석들에게 수치스럽게 당한 수정이가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는 내 등을 툭 치면서 하는 그녀의 말. 

“흑흑, 오빠.. 왜 이제 왔어..”

서운함이 섞여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무심함을 느낀 듯한 그녀, 눈가엔 울먹거린 듯한 눈물이 고이려고 하고 있었고, 그에 따른 분노도 늘어나고 있었고, 뇨석들의 겁을 먹은 진동도 점점 진해지고 있었다.

“미안, 그 대신 니가 원하는 만큼 얘네들 정신과 육체교육을 동시에 시켜줄게. 덤으로 원한다면, 아웃까지도.”

나는 수정이에게 머쓱하게 사과를 하며, 수정이가 원하는 대로 벌을 줄 심상이었다.

“흐윽.. 아웃까지는 너무 심한 것 같으니까, 피토할 만큼 기합주고 그 다음에 아웃시켜줘.. 흐흑..”

아웃까지는 심하다면서, 아웃을 받고 피를 토할 만큼 기합을 달라니. 사실 무서운 인간은 수정이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절대로 겁을 먹어서 온점을 세 개나 찍은 건 아니다. 진짜 찍고.

“죄,죄송합니다.. 저희들이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테니까,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두 뇨석들은 드디어 자신의 죄를 깨달았는 지 나에게 사과를 요청했지만, 그 요청따윈 거절한 지 오래. 일단은 벌을 주고 보자. 라고 하는 게 내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직 저 눈빛에서 탐욕이 이글거리는 것으로 봐선, 확실히 진심은 아니였다. 진심으로 사과할 때, 그 때 더 벌을 주는거다. 히히, 나 너무 착한 거 아냐?

“용서? 일단 닥치고 저 방 안으로 들어가. 그리고 비싼 옷은 미리 벗어두고, 안 그러면 땀으로 쩔게 될테니깐.”

난 너무 마음이 착해진 나머지, 에어콘이 틀어진 곳(지금 계절은 여름이지만, 소설에서의 계절은 겨울입니다.)으로 뇨석을 밀어넣었다. 땀으로 쩔지 말라는 나의 참선의 배려랄까.

“제, 제발..”

김범수가 이 노래방에 와서 그렇게 말해도 난 너희들을 벌 줄 생각이니까 그런 소리는 하지 말아주렴.

“십 초 준다. 십, 구, 팔, 칠..”

두 뇨석들의 리퀘스트는 이미 아웃 오브 안중이었기에, 용서 대신 그들을 향해 카운트를 세는 나였다.

-후다닥.

그러자, 현실을 이제서야 직시하고 빈 방으로 재빠르게 달려가는 그들이었다. 현역 제대자의 센스가 어떤 건지 보여주지.

일단은 정신적으로 기합은 확실히 있는 듯, 은 개뿔. 벌써부터 겁을 지레 먹고는 닭털 같이 잔뜩 몸을 세운 뇨석들이었다.

“일단 내가 예약하는 노래를 불러. 알았냐?”

나는 소녀들 앞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목소리를 깔고 노래방 리모콘을 쥐며 그들에게 말했다.

“네? 네..”

왠지 비트박스를 잘 할 것 같은 놈이 대꾸를 하려는 듯 보였지만, 나의 불꽃칼히쓰마 눈빛에 고개를 다시 푹 숙였다.

“그리고 내 허락없이는 물도 마실 수 없다는 걸, 명심 또 명심하고. 어기면 리셋이야.”

그리고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SDS(삼다수)도 내 손으로 스틸하면서 그들에게 고했다.

“네..”

뭐, 어쩔 도리가 있겠는가. 까라면 까고, 구르라면 구르고, 꿇으라면 꿇어야하는 처지에 있는 뇨석들이다.

-띠딕. [The cross - Don't cry이 예약되었습니다]

정신이 아찔해지고, 목이 따끔해지는 알흠다운 고음의 천국에 오신 두 뇨석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아무래도 천국에 오니까, 감동에 겨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듯한 뇨석들이었다. 그렇게까지 감동할 필요는 없는데.

-♪♬♪♬♪♬

그들의 시냅스의 일처리가 이미 컨퓨젼을 일으키고 있을 때 쯤, 그들의 목이 카오스가 될 첫 번째 노래가 잔잔하게 반주되고 있었다.

침을 잔뜩 삼키고, 이제서야 마이크를 떨리는 손으로 쥔 그들.

“불러.”

게임(이라 쓰고 처벌이라 읽는다.)은 이미 시작되었다.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So you don't cry for me-.”

이미 하이라이트부분은 아슬아슬하게 넘어간 뇨석들이라서, 마지막 부분은 어느정도 부를 줄 알긴 개뿔, 이미 목이 따가워서 미칠 것 같은 그들이었다.

내가 제대로 하이라이트 부분을 부르지 않는 모습을 보고, 몇 번이고 하이라이트부분을 반복시켜서 그런가. 

“아, 힘들어.. 물ㅇ..”

역시나 물을 갈구하는 좀비같이 뒤뚱뒤뚱 물을 향해 기어오는 뇨석들.

-훽.

하지만 절대로 이 생명수를 너네들이 죽기 직전까지는 넘겨줄 수 없지, 그러면 생명수라는 말이 모순이 되잖아?

“어디서 감히 물을?”

-벌컥벌컥.

룰을 어긴 댓가로, 목이 텁텁한 내가 거의 물을 반 병을 마시며 벌컥벌컥 물을 삼켜댔다.

“쓰읍, 시원하다. 자, 또 노래 불러야지?”

노래방 냉장고에서 무려 1000원이나 주고 구입한 생명수라서, 역시나 시원함은 보장되어있었다. 어쨌든 뇨석들이 부를 노래 중에서 한 개가 끝났으니, 그 다음 라운드로 가볼 차례.

-띠딕. [쥬니퍼 - 하늘 끝에서 흘린 눈물이 예약되었습니다]

고음의 끝에서 피눈물을 토해보아라, 소년들이여.

“달리자, 아가들아.”

나의 남다른 선곡에 뇨석들은 그야말로 머릿 속이 초토화되고, 목청은 이미 백기를 흔들고 있을 게 분명했지만 아직 나의 목표점에 다다르기엔 물리적 거리나, 정신적 거리가 확실히 멀어보이는데.

“...”

그저 씁슬하게 웃는 뇨석들이지요.

“아, 맞다. 이왕 부를거면 폭풍으로 불러야겠지? 사랑시리즈로 가자?”

머릿 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센스있는 선곡 리스트들. 이번 메들리는 사랑으로 달려봅세, 물론 대부분의 노래가 사랑에 관한 거긴 하지만 목청이 터질만큼 사랑을 외치는 것이랄까.

-띠딕. [박완규 - 천년의 사랑이 예약되었습니다]

-띠딕. [김경호 - 금지된 사랑이 예약되었습니다]

두_뇨석들이-_울부짖는-소리_-.mp3 가 들리긴 했지만, 나는 이미 감각이 무심해지고 있었다. 벌 받을 땐 즐겁지 않았는데, 줄 때는 즐겁네. 

“너네들이라면 할 수 있어, 젊음의 패기로 이 노래를 뛰어넘어라.”

오늘 나의 기분은 그야말로 클라이막스, 선곡된 노래도 음이 클라이막스. 라임이 좋지아니한가.

“...형.”

은근슬쩍 나를 형이라고 부르는 뇨석들, 뭐. 그 정도는 간단하게 신경 안 쓰고 넘어가주지.

“응?”

“차라리 저희들을 죽이거나, 연습실에 발을 못 딛게 아웃시켜주세요. 그게 나을 것 같아요.”

드디어 눈빛에선 진심이 어우러져 나오고 있었지만 슬프게도 아직 내가 진심이 나오지 못한 것 같아서, 내 진심을 그들에게 어필해 줄 필요가 있었다.

“아니야, 괜찮아. 아웃시켜도 너네들 엿먹이고 아웃시켜야지.”

“...”

뇨석들에게서 두 번째 씁쓸한 웃음을 볼 수 있었다.

-띠링.

장장 세 시간동안 뇨석들에게 정신기합을 주고 난 후, 한껏 피곤해진 몸으로 다시 에프엑스가 있는 연습실로 들어가는 나였다.

“오빠, 어떻게 됬어?”

미리 복도에서 대기타고 있던 수정이는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서 나에게 어떻게 됬냐고 물었다. 

“어떻게 하긴, 확실히 엿 먹이긴 했는데,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달까.”

뭐, 그 뇨석들의 목을 퇴갤시킬 뻔 했으니, 어느정도 목표는 성취되었다고 할 수 있으려나. 대충 그런 뜻으로 수정이에게 말했다.

“어떻게 됬는데?”

하지만 더 자세한 상황 묘사를 요구하는 수정이, 은근히 깐깐하다?

“흠, 좋은 점은 이제 확실히 예의바른 놈들이 되었고, 위계질서도 확실히 잡아줬달까?”

확실히 그러긴 했다. 불과 세 시간 전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한 1000%는 예의가 바른 성격으로 바뀐 뇨석들이었다.

“나쁜 점은?”

“걔네들 엿 먹다가 엿 맛있게 먹는 법을 터득해버렸다.”

쳇, 이런 건 내 계획에 없었는 데 말이다. 그 놈들이 이제 엿 먹는 요령을 터득할 줄이야.

“잉?”

수정이는 이해하기 힘든 나의 드립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 말에 대꾸했다.

“진성을 어떻게 쓰는 지 제대로 깨달아 버린 것 같아, 실력 좋다고 했지? 더 좋아져 버렸어. 나한테 엿을 먹고, 감사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형님! 하면서 연습실로 뛰어가던데?”

“...그래서?”

“아무래도 연습생 중에서 실력이 가장 발군이 되었으니, 금방 데뷔하게 되겠지. 그래도, 뭐 걱정마. 확실히 개념은 심어줬으니까, 나쁜 짓은 하지 않을거야.”

수정이의 표정이 꽤나 밝은 표정에서, 잔뜩 찡그러진 표정으로 급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뇨석들에겐 확실히 나에 대해서 어필하긴 했지만, 수정이 앞에선 나를 때려달라는 것을 어필한 것 같았다.

분명히 잔뜩 괴롭혀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벌을 주다가 실력이 상승되었다면 아직 보컬이 부족한 수정이가 가만히 있겠는가. 그 뇨석들을 도와줬다고 이번엔 나를 엿먹이려고 달려들겠지.

“...죽엇!”

“내가.. 왜!?”

수정이의 힘이 충만한 주먹질은 나의 상체 부위에 정확히 꽂히기 시작했고, 나는 예상대로 펼쳐지는 전개에 괜스레 눈물이 났다.

- 두 남자는 정수정을 싣고(라고 쓰고, 두 남자는 정수정을 [노래방으로] 싣고 [가서 감히 정수정을 만지다가 민시그에게 걸려 목 퇴갤 당할 뻔하다가 노래 실력 급상승, 고로 관광당하는 건 두 남자가 아니라 민시그.] 라고 읽는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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