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백 여든 세 번째 과외 - 영원히 너와 꿈꾸고 싶다 1
쓸데없는 걱정, 남이 보기엔 니콜이라니. 하악하악하면서 고민할 틈이 있느냐. 라고 말하고 있겠지만,
지금 나는 심각했다. 도대체 몇 명이란 말인가. 태연, 써니, 유리, 티파니, 윤아, 제시카, 서현을 비롯하여
수정이, 설리, 치엔누나. 그리고 은정누나, 효민이, 보람누나, 소연누나, 지연이, 그리고 지은이까지.
불과 몇 일 전만 해도 하라구라는 새로운 여햏까지 늘이고 말았다. 문제는 나의 우유부단한 성격이었다.
“저.. 그 니콜아.. 그건, 단지 호감이야..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하는 소중한거라고.”
겉치레만 요란한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니콜이는 아직 나랑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웬만해선 이런 말도 안 되는 라인에 집어넣을 순 없었다.
“으음.. 사랑이 뭐야?”
하, 걱정이 되었긴 했지만 이 정도였을줄이야. 사랑의 올바른 정의를 아직 자세히 모르는 그녀였다.
물론, 나도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선이 그려졌다.
“그건..”
운을 떼려던 입술이 잠시 멈췄다. 머릿 속에서 수만가지 생각이 뒤얽히고 설키며 혼란하게 만들었다.
“내가 멤버들을 좋아하고, 엄마아빠를 좋아하고, 팬들을 좋아하는 게 사랑 아냐?”
“...”
생각해보니, 애매했다. 단순히 호감만으로 그럴 순 없는 것이니까. 니콜이가 말했던 것처럼 좋아하기보단 저런 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랑에 가깝다.
“난 잘 모르겠으니까. 그 사랑, 오빠가 가르쳐주면 되겠다아.”
“!?”
갑자기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나보다 더 멋지고, 잘 생기고, 키 크고, 지고지순하고, 마음씨 좋은 청년들이 수두룩한데,
그들을 다 제치고, 나보고 가르쳐달라고 하는 이유가 뭐냐고.
“오빠는 하라를 사랑하니깐 하라랑 한 거 아냐?”
니콜이 이런 예리한 말을 할 줄 꿈에도 몰랐는데. 니콜이의 말에 괜히 생각이 숙연해졌다.
그러고보니, 내가 얘들을 사랑해서 하는 건가, 아님 그저 단순한 호감에서 벌이는 일인가.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복잡해지는 건 내 머릿 속이었다.
“니콜아, 나중에 사랑에 대해서 말해줄게. 지금은 안 되겠어, 미안..”
그것보다, 니콜이는 지금 무슨 음탕한 일이라도 벌일 눈빛이었기에 우선은 회피해야했다.
사랑에 대한 건, 침대 위에서 좀 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듯 싶었다.
내가 갑자기 뛰는 바람에 쫓는 타이밍을 놓친 니콜이는 멀리서 내게 소리쳤다.
“오빠아! 꼬옥, 꼬옥- 알려줘야 해!”
미안하다, 니콜아. 그건 잘 모르겠어.
“하, 내가 얘들을 사랑하나.”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아까 했던 고민을 마저 해보기로 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분위기, 태초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듯한 어두운 조명.
고민하는 것을 풀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모습이었다.
“사랑 말고 단순한 호감으로 내가 그런 것은 아닐까.”
단순한 호감? 그렇게 단정짓기에는 나에게 애정을 하염없이 베풀어주는 소녀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늘이는 건 싫지만, 잃을 위기에 처하면 뺏기고 싶진 않은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내가 너무나도 욕심쟁이인 것 같았다.
“소녀시대 애들부터 시작해보자.”
잠시 머릿 속을 비우고는 그 비운 곳에 소녀시대 애들을 하나씩 놓아보았다.
“우선 태연이.”
대학 때 잠시 커플이었다가, 어쩌다보니 깨지게 된 연지 이후로 사귀게 된 연인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첫 관계를 그녀와 맺었고, 그녀도 또한 첫 경험의 주인공이 나였기에 제일 소중한 애들 중 한 명이었다.
비록 장난끼가 심하긴 해도, 그 만큼 자신의 멤버들도 아끼고, 나도 아껴주는 아이가 아니었던가.
그래서 유일하게 내가 떠나는 이유를 말해준 게 태연이었으니깐, 그 만큼 믿을 수 있는 얘였으니깐.
태연이라면, 몇 년을 떠나있어도 기다려줄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 아이 중의 한 명이었다. 그렇게 믿고싶다.
하지만, 유일하게 태연이가 두려운 점이 있다면 요즘따라 유럽에서 했던 짓이 흥미있었는 지 또 하려고 한다는 것이였다.
“그 다음 순규.”
사실, 관계는 태연이랑만 맺고 그 뒤에는 맺지 말아야했다. 태연이에서 멈췄어야 올바른 사랑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망할 놈의 최음제가 뭐인지, 결국 하지는 말아야 할 짓을 했다.
늘려버렸다. 그 대상이 순규였다. 근데, 신기하게도 순규에게도 사랑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도 그거였고,
사실 순규 덕분에, 수만옹과 사과를 하고 또 소울프렌드가 되지않았는가. 흠이라면 그녀가 너무 음탕해서 탈이지만. 그 만큼 귀엽고 순박한 면도 없지않아 있다.
“다음은 유리.”
유리, 내가 아끼고 아끼던 기타를 부순 장본인. 덕분에 유리와는 살짝쿵 갈등이 그려지긴 했지만,
얼마 안 돼 그것이 풀려버렸고, 망할 놈의 본능 때문에 순규에 이어 그녀마저 끌어버렸다.
거기다가 나를 처음부터 서스럼없이 대해서 그런 지, 가끔은 여자친구인 모습도 보이지만, 대개 또래친구로 느껴졌다.
또래친구로 느껴진다고 해도, 그건 느낌일 뿐. 내가 대해주는 건 여자친구처럼 대해주고 있다.
그녀들이 내게 말했듯, 자신과 있는 시간만은 자신만 봐달라고 말했기에. 그리고 유리랑 있으면 무언가를 잃는 것 같았다.
유리를 얻는 대신, 기타를 잃었고. 유리를 구한 대신, 추억이 많은 한 친구를 잃게 되었으니까.
“하, 티파니..”
말도 안 되는 과외였다. 내가 그 과외를 왜 자청한 건 지 모르겠다. 그리고 파니는 그 과외를 즐긴다.
여태껏 관계를 맺을 때도 그런 연유에 하긴 했지만, 과연 내가 그녀에게 호감으로 해주는 것은 아닐까. 싶었지만,
태연이랑 관계를 맺고 난 후, 소녀시대 숙소로 놀러가서 파니를 보고 속으로 많은 갈등을 빚었던 내가 아니었는가.
그리고 너무나도 해맑지만, 가끔은 그늘이 져있는 모습이 걱정되기도 했고, 안 지는 일 년이 지났지만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은 많은 듯 보였다.
그러니까, 좀 더 그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흐음.. 그리고 윤아..”
유리만큼 장난끼가 많다. 하지만 은근히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은 듯 보이는 그녀였다.
만나산에서 있었던 일도 그렇고, 말은 안했지만 소녀시대 숙소로 놀러갈 때 어디 마트만 갔다하면, 윤아랑 갔던게 부지기수일정로 많았다.
그리고 맨 처음 소녀시대를 봤을 때도, 태연이와 함께 윤아도 보지 않았던가. 요즘 윤아가 많이 힘든 표정을 지어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윤아는 윤아니깐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 믿고 있다.
“서현이.”
의외였다. 어쩜, 텔레비젼에 나왔던 이미지와 상반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순수한 그 자체라고 단정짓겠지만, 그것은 오해.
내가 보기엔, 은근히 적극적이면서도 음탕함을 지니고 있는 아이를 말하라면 서현이를 말할 자신이 있었다.
요즘에 내가 문자를 보내기만 하면, 척척 기다렸다는듯이 답장을 하는 건 서현이가 대부분이었으니깐.
그리고 서현이를 보면서 느낀건, 확실하게 서현이 앞에선 음식 갖고 장난치면 큰일난다.
“일단은 소녀시대에서 마지막은 시카.”
으흠, 이상하게도 소녀시대 애들에 대해서 거리낌없이 생각해낸 것 같은 데, 어째서 시카에서 살짝 흔들리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다른 애들이 나를 죽이려고 달려들때도, 유일하게 나를 곁에서 지켜준 것도 시카고.
우연인 지, 인연인 지는 모르지만 수영을 쪼매도 못하는 시카가 깊은 곳에서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도, 구해주었지 아니한가.
그리고 소녀들 몰래 숨어서 살던 나를 찾아낸 것도 시카였고, 시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빙구웃음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로 웃었고,
그녀가 울 때도 아련한 마음을 지닌 채로 그녀를 쳐다보았었다. 시카는 태연이 만큼이나 내게 오묘한 감정을 지니게 해준 여자였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저 차가운 이미지였다가, 가면 갈 수록 써니만큼 귀엽고 애교스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바뀌는 그녀였기에 더 더욱 그랬다.
“아.. 다른 애들은 나중에 생각해버리자, 소녀시대 애들만 생각해도 머리 아파 죽겠네.”
f(x)를 비롯하여, 티아라와 아이유, 그리고 카라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고민은 일단 소녀시대까지만 해야겠다.
더 이상 생각했다간 머리가 아파서 한 숨도 못 잘 지경에 다다를 것 같았으니깐.
어쨌든, 이런 고민을 한 번 쯤 하게 해준 니콜이가 고맙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관계를 맺는 걸 원한다고 해도, 지금의 나로서는 웬만하면 튕길 생각이다.
혹시 또 모른다. 내 이 우유부단한 성격 하며, 남자의 생물적 본능이 어떤 조화를 이뤄내 또 나를 괴롭게 할 지.
일단은 생각을 그만두고, 마침 침대에 앉아서 고민했고 하니. 곧바로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나였다.
‘나는요오오오-. 오빠가아아아-. 좋은거어어어얼-.’
“으으으.. 뭐야.. 아직 새벽인 것 같은데..”
젠장, 잠을 아직 제대로 자지 못했는 데. 나를 깨우는 이 모닝콜스러운 핸드폰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아파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핸드폰을 확인하고 모닝콜을 끄려 했지만, 발신자에서 ‘탱구’라고 써져있는 걸 봐서는
끄다간 그녀에게 혼나버릴 것 같았다. 혹시 모르지, 우유에다가 또 무슨 이상한 것을 탈 지.
“아우.. 탱구야, 왜..”
아직까진 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헤롱헤롱하며 방문 밖을 빠져나갔다.
일단은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서라도 물 한 잔이라도 마셔야 나을 것 같아서랄까.
나는 태연이로부터 온 전화를 받으면서 태연이에게 왜 전화를 걸었냐고 물어보았다.
“어.. 잤었어..?”
태연이가 은근슬쩍 미안한 말투로 말했다. 고작 잠 깨게 한 것 갖고, 뭘 그렇게 미안해하나.
참, 마음이 여리네.
“응.. 왜.. 무슨 일이야?”
“혹시, 윤아 거기 없어?”
물을 마시면서, 이게 왠 뭔 소리인가 싶다. 분명히 윤아라면 숙소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을텐데 말이다.
이 새벽에 또 어딜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새벽부터 태연이가 윤아를 나에게 찾는 이유는 뭐란 말인가.
“응? 윤아는 왜 나한테 찾아?”
나는 태연이의 질문에 살짝 어이없어하며, 다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나한테 ‘거기에 윤아 있냐.’라는 질문을 한 이유가 태연이에겐 있을텐데 말이다.
근데, 나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태연이에게서 나오는 말은 내가 물을 먹다가 헛기침을 할 정도로 꽤나 놀란 말이였다.
“윤아가 없어졌어.”
윤아가 없어졌다니, 도대체 멀쩡하게 잘 있기만 하던 윤아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