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백 예순 번째 과외.
먹색 하늘에 만연하게 핀 누르스름한 밝은 빛의 보름달이 구름 사이로 걸려있을 때 쯤, 용화의 여자친구 분은 주위의 눈치를 보다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그 쪽으로 꽂혔고, 그녀는 긴 머릿겻을 손으로 잡으며 용화에게 말했다.
“용화야, 나 일 때문에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어, 그래- 가봐.”
역시 부산사나이라서 그런 것인가, 떠나가는 사람 붙잡지않는 그런 쿨한 모습, 참 보기 좋은 모습이다. 나는 오히려 떠나가야 할 사람이 안 떠나가서 문제지만 말이다.
“응, 오늘 즐거웠어요-. 나중에 또 뵈요.”
용화는 남자친구랍시고 마중나간다고, 자신의 여자친구의 뒤를 잠시 따라갔고 우리들은 인사를 하는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준 다음, 다시 고기를 먹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설리가 갑자기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멍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왜?”
“오빠아.. 나 스케쥴.. 히잉..”
에프엑스 스케쥴은 밤에도 있나보다, 아마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라거나 화보 촬영일 것 같은 냄새가 풀풀 난다.
아직 미성년자가 세 명이나 있는 그룹에서 밤행사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 말이다.
“음, 그래. 뭐, 난 너 때문에 온 거 였는데 의외로 여기서 친구가 생길 지는 몰랐네. 여기서 더 놀다가 갈게.”
“웅.. 이따가 스케쥴 끝나면 전화할게에-.”
용화도 여친을 따라 배웅을 나갔으니, 내가 안 나가면 주위의 시선이 그리 곱지 못할 것 같아 자의적으로 설리가 힐을 신는 것을 도와주고, 밴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오빠아-.”
“응?”
“싸랑해애-. 내 맘 알지?”
“알았어, 나도 사랑해. 설리야-.”
“히힛..”
밴 앞에서 잠깐동안이지만 사랑의 밀담(?)을 매니저 형님 앞에서 과감히 나누고, 그녀를 떠나보냈다.
아무래도 매니저 형님이 솔로인터라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설리가 내가 좋다고 말하는데.
설리를 배웅해주고 난 뒤, 다시 고깃집으로 들어가선 자리에 앉아 끊임없이 리필되는 고기를 집어먹었다.
“하하, 설리가 많이 좋아하나봐?”
용화는 멀리서 잠깐이나마 보인 밀담을 하는 장면을 목격이라도 한 건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나는 고기를 입에 웅얼거린 터라서 말은 할 수 없었기에,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처를 행했다.
그렇게 남자 셋, 그리고 가인양만 남은 채 고기를 열심히 흡수 or 섭취 하고 있는 데, 갑작스럽게 가인양이 한 층 긴장된 표정으로 권이에게 말했다.
“권아..”
“왜?”
“누나, 가봐야 할 것 같은데?”
가인양이 저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니, 무언가 앵간히 중요한 일이 생겼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누난 또 왜?”
“그게.. 르샤언니 집합명령 떨어졌어..”
“아.. 얼른 가 봐..”
“그..그래, 이따가 전화할게..”
권이는 손을 흔들어주며, 황급히 떠나는 가인양에게 인사했다. 가인양은 얼마나 급하면 우리에게 말할 틈도 없이 그렇게 사라져버렸을까.
나르샤 누나의 집합명령이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하긴 청춘불패에서 봤던 그 성인포스를 보자면 충분히 그럴 여지가 다분했다.
가인양마저 권이 곁에서 떠나보내고 나니, 이제 고깃집 안에 있는 우리 식탁의 범위 안에서 있는 여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권이, 용화, 나까지 합해서 오로지 남자 세 명 뿐,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입가에 썩소 비스무리한 묘한 미소가 걸쳐졌다.
“이모!”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통한 우리들은 모두 일제히 식당 아주머니의 호칭을 크게 불러댔다.
“네에-. 갑니다-.”
그러자 카운터 곁에 돌아다니던 아주머니가 쪼르르 달려왔고, 식탁 위에 놓여있던 주문서를 들어 주문을 받을 준비를 마쳤다.
“여기 소주 한 두 병 더 주시구요, 삼겹살도 삼 인분 추가해주세요.”
역시 소주 여러 잔을 입에 걸치고, 삼겹살을 안주삼아 먹으니 말도 안 되게 입 안에서 눈이 닿아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처럼,
삼겹살 또한 내 혀에서 그렇게 많이 맴돌지 못하고, 목 아래로 삼켜져 내려갔다. 서민들의 애환을 여실없이 드러내주는 두 소재를 마주한 채로 말이다.
“야, 용화야. 근데 넌 아까 다혜씨랑 얼마나 사귄거야.”
나의 질문에 용화는 일 수를 계산하려는 듯, 턱을 괸 채로 입을 폈다, 오므렸다를 오라지게 반복했다.
“흐음, 일 수는 나중에 계산해서 알려줄게, 어쨌든 일본 가기 전에 사귀었으니까 오래되었긴 오래되었지.”
일본 가기 전까지 사귀었다면, 결국엔 데뷔 전부터 다혜씨랑 사귀어왔다는 말이 되는 거 잖아.
나도 한 여자랑 지조있게 놀아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기엔 너무나 일을 많이 벌려놔서 그런 지, 이제는 그런 걱정 보다 허리 걱정을 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았다.
“아, 그렇구나. 근데 다혜씨, 우에노 쥬리랑 닮은 삘이 좀 나는 데.”
왠지 텔레비젼에서 그렇게 이상형이 ‘우에노 쥬리.’라고 말한 이유를 대충 알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여친이 그 배우랑 비쥬얼이 비슷하니까, 여친이랑 비슷한 마스크를 가진 이상형을 말한다면,
알 만 한 사람을 빼고, 모르는 사람들은 그의 이상형드립에 아쉽게도 웃을 수 없었다.
“그치, 그치? 나도 처음에 봤을 땐 놀랬다니깐?”
권이도 나의 말에 반응을 하며, 용화를 살짝 쳐다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고기 한 점을 더 집어먹었다.
“아, 그래서 이상형이 우에노 쥬리라고?”
“하하..”
용화는 내 물음에 대답대신 멋쩍은 웃음을 내비치며 뒷머리를 살짝 긁었다. 그리고는 말 없이 소주 한 잔을 들이켰다.
“근데 설리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아니, 어떻게 사귀게 됬어?”
권이가 뒷북을 치나, 아까 설리랑 어떻게 알게 된 건 지 말한 것 같은데.
“음..? 아까 말했잖아, 효민이 통해서라고.”
“에이, 그런 거 말고..”
짜식, 내가 설리에게 호감가진 이유를 물어보는구나. 근데 먼저 대시한 건 설리인데.
“음.. 뭐 그냥, 귀엽고 뭐 그러다 보니깐..”
권이의 예리한 질문에 대충 얼버무리며 답했다. 하, 뭔가 찝찝한 느낌이 살짝 들긴 든다.
“푸하핫, 어린 애들 좋아하는구나.”
“그건 아니란다.”
순간 빈 소주병을 들고서 권이의 정수리에 스매싱을 후려줄려고 했으나, 연예인 폭행건으로 훅 가고 싶진 않았기에 그건 애써 참으며 말했다.
“칫, 그나저나 효민이는 왜 그런 이야기를 안 했지?”
“어? 너 효민이랑 알아?”
“응, 친구인데?”
헐, 왠지 권이에게 잘해주지 않으면 권이가 효민이한테 한 토도 빼먹지 않고 모두 고자질 할 기세인데.
그렇다면 나의 목숨이 보장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야.. 야, 권아.. 효민이 한테는 내가 설리랑 사귀니뭐니,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왜?”
“질투한다..”
젠장, 순식간에 무의식적으로 본심이 튀어나온 듯 보였다. 어떻게든 빨리 내가 던진 드립을 수습해야해는데.
“음, 사촌인데 왜 질투해?”
“어? 아아, 그게.. 하하하.. 자기는 남친 없는 데 내가 있다고 하면 날 죽이려고 들거야.”
“음, 걔 남친 있다던데?”
으아아, 수습하려다가 일이 더 꼬이는 상황이 되버렸다. 아직 말빨이 비루한 나로서는 이런 상황을 수습하기엔 곤란하다는 건가.
아무래도 부산에 사는 장민석씨를 데리고 변호를 해달라고 부탁해야 할 기세다.
“그 아까 문자보니까, 막 ‘자기야~ 오늘 알지? 못하면 죽는다 ㅋㅋ’라고 보내던데?”
젠장, 효민이랑 친한 것도 모자라서, 아까까지만 해도 같이 있었다니. 아마 방송국 일정 상 겹쳐서 만나게 된건가보다.
“아까 같이 있었냐?”
“응.”
“...하하하.. 여,여튼 그냥 말하지마. 말하면 어쨌든 난 죽어..”
수습할 수 없다면, 애걸복걸하며 비는 수 밖에. 부산사나이의 존심이 좀 깎이겠지만, 자존심 보단 더 중요한 건 내 목숨이다.
“음, 뭐 알았어.. 친구부탁이니깐.”
권이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거려주었다. 하, 다행이다. 더 크게 불어났다면 정말 큰일이 되었어.
“야, 그런데 우리 친구 된 기념으로 전화번호라도 알아야지.”
용화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일단은 용화와 먼저 번호 교환을 하고, 그 다음엔 권이랑 번호 교환을 했다.
“어, 이 번호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음? 사건을 수습한 줄 알았는데? 점마, 보기와는 다르게 의외로 기억력이 좀 되는가 보다. 저런 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하하하, 워낙 흔한 번호니깐.”
“아,아닌데.. 아, 아까 효민이 번호.. 으읍!”
“생각해내지마, 그냥 먹어.”
내가 먹으려고 쌌던 쌈을 그대로 권이의 입 안으로 강제로 집어넣었다.
권이가 괴로워 하는 것 같았지만, 점마가 생각해낸다면 나의 몇 시간 뒤는 불안해질지 모른다.
“근데, 니들 스케쥴 없냐?”
“없다-. 니는?”
“나? 일반인인데 있을리가 없잖아.”
용화와 권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계속해서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
도대체 우리가 얼마나 먹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소주병은 대 여섯병 이상 쌓여있고 간 불판만 해도 여 닐곱개는 될 것 같았다.
우리는 1차는 고깃집에서 마무리 짓기로 하고, 바로 2차를 달렸는데. 2차를 하는 장소는 길거리에 있는 포장마차였다.
“아이구, 이게 누구야. 깝권이네!”
포장마차에 들어서자마자 무려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권이를 알아본다.
권이는 아주머니가 자신을 알아보고, 딴 애들은 못 알아보는 것을 보자 씨익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먼저 앉아있고, 권이는 사진과 싸인까지 해주고 비어있는 자리로 들어와 앉았다.
“깝권이 인기좋네.”
“하하, 내가 이 정도야.”
“좋댄다-.”
권이는 콧대가 높아졌는 지, 어깨를 으쓱거리며 특유의 깝을 쳐댔다.
“저.. 싸인 좀..”
권이가 으쓱거리며 콧대가 하늘을 향해 높아질 것 같은 동시간에 용화에게 어느 풋풋한 여대생이 와서는 수줍게 싸인을 해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용화는 씨익 웃으면서 그 여대생과 사진까지 찍고나서야 다시 자유의 몸이 되었다.
“연예인이긴, 연예인이네.”
“흠, 뭐-. 우리가 이 정도 급이야.”
“칫.”
이 녀석들, 몇 번 싸인해주더니 콧대가 높아지는 것을 멈출 줄 모르는구나.
근데 나는 연예인이 아니라도 안 꿀리는 게, 난 여자친구들이 너무 많다는 거, 훗.
“저.. 저번에 청춘불패하고 영웅호걸에서 나와서 인터넷뉴스에 뜨신 분 맞죠..?”
어디선가 내 등을 툭툭 건드리더니, 어느 대학 퀸카라고 불러도 될 만한 급의 외모를 가진 여대생이 수줍게 날 쳐다보고 있었다.
“네..? 맞는데요.”
“어머 팬이에요!”
으헝헝,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란 말인가. 난 연예인도 아닌데 팬이 왜 있냐구.
“당신의 빛나는 외모와 일반인 답지 않은 예능감과 어휘력에 반했어요.”
참, 사람 쑥스럽게 칭찬하시는 예쁘장한 여대생에게 싸인과 사진까지 찍어주고, 다시 보냈는데.
이래도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되겠지. !?
“훗.. 내가 이 정도야.”
“말빨이면 된다는 건가.”
말빨만 되도 어느정도는 되겠지. 하지만 날 아는 여자들은 그 말빨을 간단히 씹어버리는 게 문제다.
여튼 점점 사람의 목구멍에 술이 들어가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우리의 이야기의 화제는 남자들의 이야기로 전환되었다.
“야, 너 설리랑 했냐?”
순간 용화의 거리낌없는 말에 입에 머금고 있던 소주를 그대로 뿜어버릴 뻔 했다.
“켁켁.. 뭘 해..”
“에이, 자식. 싸나이 답지 않게 빼기는..”
“콜록.. 뭔 소리야, 난 모르겠는데?”
애써 시치미를 떼보지만, 아마 그 모습을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찌질해보일 것 같았다.
“에이, 뭐 어떄. 나도 가인누나랑 한 거 다 말했는데.”
“뭐, 나도 아까 여친이랑 경험담도 말했잖아. 다 말했는데, 너만 말 안했어, 마.”
“이 자식들이.”
알면 다치는 건데. 근데 요 녀석들이 먼저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기에, 어쩔 수 없이 나도 말해야 하는 판국이 되었다.
“자, 꺼려말고 어서.”
“... 뭐 그래. 했다.”
“우우우우-. 성폭행이다-.”
“우우우우, 원조교제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덮치는 쪽은 내가 아니고 설리 쪽인데,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으려나.
갈취당하는 건 나인데. 어쨌든 깝도 골라서 해야했기에, 알아서 소주병을 들어 필터링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
“이 병을 너네들 머리에 후리면 곡선 모양으로 휘어질 지, 아니면 산산조각 날 지 탐구하고 싶어졌나봐?”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아무래도 흉기(?)를 들고 협박하다 보니까, 고개를 푹 숙이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그들이였다.
“야야, 근데 어떠냐? 설리..”
“뭐가 어때.”
“좋냐?”
제길, 부끄러울만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네. 이걸 대답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
“뭐, 어리니깐.”
“오오오..”
애써 시크하게 말해보려는 척을 했는데, 달아오르는 얼굴은 어쩔 수 없나보다.
“야, 이런 얘기 하지말고 딴 거 하자.”
정용화 이 녀석. 네 놈이 가장 음탕하게 말했으면서 먼저 빼기는.
‘나는요오오오-. 오빠가아아아아-. 좋은 거어어어얼-.’
“잠깐만.”
미처 전화번호를 보지 못하고, 일단은 자리에 일어나서는 밖에서 받았다.
“야아아아아!!! 너 어디야!!”
“아오.. 귀 떨어지겠네.”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름아닌 효민이의 파워목청이였다. 하마터면 고막이 터져버릴 정도로 소리가 너무 컸다.
“내가 얼마나 기다리는 지 모르지? 그리고 오늘 못 하면 죽는다고 했지!!”
“아아.. 알았어, 갈게.”
목소리에서 살인을 저지를 기세가 드러나서인지, 왠지 집에 가기 전에 티아라 숙소를 들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예감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떠야겠다고 생각했다.
“어, 누군데?”
“아는 애, 아무래도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다.”
용화와 권이는 이해해주겠다는 듯 나의 뒷모습에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해주었다.
“효민이랑은 진짜 무슨 사이인 지, 다음에는 알려줘-.”
뒤쪽으로 권이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운전하면 음주단속에 걸릴 기세여서, 할 수 없이 서비스원을 불러서,
몇 만원을 준 다음, 이 오토바이를 내 집의 주차장까지 주차해달라고 부탁했다. 서비스원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도로를 달렸고, 나는 티아라의 숙소로 택시를 타고 달렸다.
‘츕-.’
티아라의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효민이가 기다렸다는 듯 현관까지 버선발로 뛰어가 내 입술을 덮쳤다.
그리고는 살짝 풍겨지는 술냄새에 다시 입술을 떼는 그녀였다.
“읍.. 술 냄새, 술 마셨어?”
“하하, 조금.. 왜? 하기 싫지?”
하기 싫다고 말해라, 제발.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몸 섞는 건 피하고 싶다.
“아니? 처음에도 너 술 마시고 했잖아.”
젠장, 살짝 암울해진 나는 효민이에게 질질 끌려서는 침대로 그대로 내던져졌다.
그리고 효민이는 씨익 웃으면서 바로 내 배 위로 올라타서는 다시 내 입술을 음탕하게 덮치고 있었다.
아, 신은 춘내나게 내 마음을 들어주지 않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