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백 마흔 한 번째 과외.
“우웅..”
어째서 내 오른쪽에는 시카가 누워있는 거지.
“흐으.. 편하다..”
어째서 내 왼쪽에는 써니가 있는 건가.
“오빠 어깨 넓다아..”
어째서 내 어깨에서는 윤아가 내 목을 감싸안은 채로 효민이처럼 구는건데.
“우걱우걱.”
어째서 람뽀누나는 항상 자리가 고정인건데!?
* 상황 설명.
오늘은 효민이와 함백구, 그리고 퀸쏘가 돈을 벌러 스케쥴을 뛰러 가는 날이다.
그래도 내가 놀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람뽀누나가 있으면 자동으로 호출되거든.
‘문자왔탱, 문자왔싴, 문자왔율, 문짜왔융, 문짜왔현, 문자왔셩, 문자왔규, 문자왔효, 문자왔묭’
뭐, 소녀시대가 자기네들이 신기한 것을 내 핸드폰에 깔아주겠다며 내 핸드폰을 잠시 스틸해서 하는 행동이 뭔지 했더니,
이런 상큼하고 신선한 짓을 해놓았다니, 여튼 꽤나 요상하고 긴 시간의 문자알림음을 끝까지 듣고는 문자를 확인했다.
〈얼른 와서 소파해야지〉
이젠 나를 이웃으로 생각하는 지, 아니면 소파로 생각하는 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람뽀누나의 문자를 보자니,
오늘도 어김없이 허벅지엔 쥐가 날 것 같다.
소파 유지비도 안 주면서, 무비용으로 날 이용하는 람뽀누나를 살짝 피하고 싶지만,
안 그러면 밤에 호되게 당해서 거의 안 덮치는 댓가로 소파가 되는 중이었다.
하지만 소파를 해도 당할 때가 가끔 있는 곤란한 상황도 있다.
여튼 람뽀누나의 강제적인 호출로 오늘도 어김없이 티아라 숙소를 가야하는 이유가 생겨버린 나는 투덜거리며,
중국에서 수 년간 일한 공장직원이 레버를 당김으로써 움직이는 기계를 이용해 만든 야구점퍼를 유색의 면티 위에 걸친 다음,
엘레베이터를 통해 위로 올라가서는 열려있는 티아라의 숙소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음, 효민이와 함백구와 퀸쏘가 스케쥴에 갔다니깐 안에는 있어봤자 람뽀랑 큐리누나랑 막냉이 두 명이 있겠네.
살짝 안전한 멤버구성도(지연,람뽀만 조심하면 됨.)에 안심한 나는 오늘은 좀 편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문 안으로 들어가, 나 왔다는 식의 가벼운 인사를 했다.
“우쭈쭈, 왔어 우리 쟈기?”
“!?!?... 니,니가 어떻게!?”
순규가 어째서 티아라 숙소 안에 있어서는, 현관에 들어선 나의 탐스런 엉덩이에 왜 손바닥으로 터치를 하는겨.
난 순규가 나에게 궁디팡팡을 한 것보다, 순규가 여기 있다는 게 충분히 놀랄 사유가 되었다.
“어떻게긴요, 티아라 숙소에 놀러왔죠. 여기 있으면 민식이 오빠가 알아서 온다고 해서. 헤헷..”
“히잉, 나 혼자 오려고 했는 데 윤아랑 순규가 따라왔어-.”
나에게 과감하게 궁디팡팡을 시전한 순규의 아담한 모습의 뒤에는 꽃사슴 윤아양과 정시레양이 있었다.
그녀들은 나를 봐서 반가운건지, 모두 바보같이 해맑은 빙구웃음을 지어댔다.
하지만 시카만은 원래 자기 혼자만 오려고 했는데, 어찌하다보니 순규와 윤아가 따라붙게된게 많이 아쉬웠는 지, 내가 현관에 있는 내내 징징거리고 있었나보다.
“기억 안 나? 너. 열 여섯명의 공용 소파잖아.”
“어째서!?”
“뭐, 특등석은 내 차지여서 상관없어.”
아, 나의 의견은 전혀 반영이 안 된, 소녀시대와 티아라간의 협약 내용 중 하나?
여튼 이렇게 된 것도 내 잘못이긴하니까 이해하도록 노력은 해보지,
근데 어째서 항상 특등석은 람뽀누나의 차지였던것일까.
“근데 어째서 람뽀누나만..”
“뭐, 다들 개기길래 후드려팼지. 그치 애들아?”
‘흠칫, 흠칫, 흠칫.’
젠장, 퀸쏘가 서열 1위인 줄 알았는 데. 소파에 관련된 것은 람뽀가 서열이 1위인가보다.
람뽀가 소시 애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말을 하자, 순간 세 명이 동시에 움찔거리는 모습은 우연이 아니었다.
아마, 내가 오기 전. 서로 내 무릎 위에 앉겠다고 경쟁을 펼쳤나 본데, 가만히 보고 있던 람뽀누나가 주먹 좀 쓴 듯 했다.
힘윤아도, 구수한 순규도, 정시레양도 섣불리 다가서지않는 그런 패기라니.
역시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옛 속담은 전혀 근거 없는 말이 아니었어.
“그..그보다, 쟈기 그렇게 편하다며!”
“응, 민식이 푹신해.”
“그럼 우리도 베고 누워봐야지.”
“오빠, 위에서 엎드려도 되지?”
제품설명회도, 제품시연회도 아닌데. 람뽀누나는 나를 물건 다루듯 굴고 있었다.
람뽀누나의 한 번 베보라는 말에, 옆에서 기대지도 못했던 순규양과 윤아양과 시카양은 거의 동시에 내게 달라붙었다.
순규는 내 왼다리를 베고 누웠고, 시카는 내 오른다리를 베고 누웠다.
그리고 윤아는 효민이가 했던 자세랑 똑같이 내게 팔을 감싼 채로 기대어있었다.
근데, 효민이가 엎드렸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다. 음, 그게 어떤 느낌의 차이인 지는 차마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말하면 웬지 모르겠지만 윤아가 불쌍해보여.
어쨌든 티아라가 날 소파로 이용하나, 소녀시대가 날 소파로 이용하나 마찬가지로 참을 수 없는 질량에 내 옆에서 놀고있는 막내들과 팩하는 큐리누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큐리누나, 얘들아. 나 좀 살려줘..”
“난 지금 팩 중이라서 못 도와줘-.”
도움을 요청하자마자, 손바닥을 흔들어 보이면서 도와줄 수 없다는 표시를 하는 큐리누나였다.
근데, 큐리누나는 내가 왜 놀러왔다하면, 항상 팩을 하고 있다는 게 수상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팩 할 때는 움직이면 효과도 못 보고 떨어지니까 큐리누나의 거절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다면, 믿을 만한 뇨석들은 바로 티아라 막내들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기대치 맥시멈의 눈빛으로 막내들을 쳐다보았다.
“에잇에잇, 받아라 마귀할멈!!”
“뭐어!? 그럼 너는 마귀할아범이다!!”
아이구,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화영이와 지연이는 서로를 할아범과 할멈으로 놀려대며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중이였다.
음, 역시 막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본전도 못찾을 것 같으니깐, 그냥 오늘도 소파로 살아가는 잉여로운 인생을 흐느끼자.
“아아.. 편하다앙, 이 좋은 걸 왜 진작에 몰랐지?”
“그러게요. 써니언니, 헤헤.. 나른하다..”
‘와삭와삭.’
순규양은 내 왼쪽에서 자신의 보드라운 볼살을 내 허벅지 위에서 부비대면서 꽤나 편한 듯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윤아양도 내 위에 엎드려있다가 점점 나의 따뜻한 온기에 나릇해지는 지, 금방이라도 눈을 감아 달콤한 오수를 취할 기세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이대로 자면 내가 고생해! 반드시 너님들은 깨어있어야만 해.
여튼 소녀시대는 내 몸에 머리를 배며 잠을 잘 준비를 하는 동안, 람뽀누나는 여전히 티비를 보면서 내 앞에 누워서는 과자를 먹어댔다.
왜 자꾸 과자를 먹어서 내 까만 바지 위에 부스러기를 남기는 지 모르겠지만, 어쩌겠어. 내가 이해해줘야지..
“우웅..”
미녀는 잠꾸러기, 잠꾸러기는 시카다.
삼단논법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시카는 미녀라서 그런 지 잠이 아주 많게 되는 것인가!?
여튼 시카는 다른 멤버들보다도 더 일찍, 더 편하게 내 허벅지를 배고는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다.
자는 모습이 천사같고, 귀엽긴 하지만 소시 멤버들도 항상 시카가 잠을 자면 업어가도 깰 줄을 모른다고 하던 그 처자가 아니던가.
시험삼아 어깨를 흔들려고 했지만, 이미 어깨 부근은 윤아에게 제어력을 뺏긴 상태여서 시험할 방도가 딱히 없었다.
그렇다면 쿨하게 포기다. 늅늅.
여튼 바깥은 많이 쌀쌀해, 점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는데.
이와는 반대되게, 내 옆에는 36.5도의 온기를 갖고 있는 생물들이 주위를 둘러싸고는 들러붙는 바람에 추운날인데, 땀이 삐질삐질 나와 금발의 머릿칼을 적시고 있었다.
“나 왔어, 민식이 옆자리에서 쉬어야ㅈ.. 우오왕! 내 자리가 없서!!”
흠, 일찍 끝나는 스케쥴이었던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그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나의 정기를 빼앗는 데 일조하는 서큐버스 세 명. 함백구양과 구미효양과 퀸쏘양 아닙니까.
그 중에서도, 두 번째를 차지하는 은정누나는 자기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순규의 모습에 슬픈 표정을 한 가득 지어보였다.
낄낄, 이런 은정누나의 모습이 참 귀요미라니깐.
“은정 언니, 나한테 기대.”
“응? 진짜?! 써니야 그래도 대?”
“뭐, 나도 편해-. 얼른 인누와-.”
“우웅..”
하지만 그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순규양의 배려로 인해, 은정누나는 간접적으로 나마 내게 밸 수 있었다.
은정누나는 애교를 부려가며, 순규양의 복부 혹은 허벅지에 베고 누우려고 했으나,
항상 순규의 옆에 들러붙어다녀, 순규양의 병풍인 효민양이 우리 쪽을 향해 소리쳤다.
“안 돼, 써니는 내 꺼야!”
그렇게 소리치고는, 순규를 배고 누우려는 은정누나를 살짝 밀쳐서는 순규의 맨들한 허벅지 위에 효민이의 머리가 뉘여졌다.
“헤헤.. 써니야앙-.”
“으윽.. 넌 좀 떨어져..”
“왜애애애애-.”
“난 은정언니가 좋다규.”
“히잉, 넌 내 꺼라서 절대 못 줘.”
효민양이 여자라면, 순규양은 남자 역할인가보다.
순규는 하도 효민이가 들러붙어서인지, 이제는 좀 떨어지면 안되냐며 효민이를 나무라지만.
효민이는 천상여자의 성격을 가져서 그런 지, 순규를 포기하지 않으며 점점 더 순규의 허벅지에 달라붙었다.
저러다간, 나 까지 질투할 기세의 효민양의 모습이다.
어쨌든 효민이가 그렇게 떡하게 써니의 허벅지를 차지해버리니, 갈 곳 잃은 함백구양은 바닥에 쭈그려앉아서는 청승을 떨고 있었다.
“함졍, 나한테 기대.”
“우우우우, 역시 람뽀언니 밖에 없어-.”
“으윽.. 나 힘든데..”
하지만 람뽀누나의 몹쓸 배려심으로, 내가 온 몸으로 느끼는 질량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비약적으로 감소하는 나의 힘. 도대체 내 몸에 몇 명이나 배고 누워있는 지를 모르곘다.
딴 애의 허벅지에 누워있다지만, 그 무게가 고스란히 내가 느껴진다는 걸 알려나.
벌써 여섯 명의 머리가 내가 고개를 내리면 주옥같이 내 허벅지 위에 수놓아져있었다.
뭐, 나의 불만표출은 곱게 접어 하늘 위로 휘익-. 하고 날라갔지만 말이다.
“어라..? 꽉 찼네?”
“소연 언니, 나한테 기대요.”
“아! 그러면 되겠네.”
믿었던 시카마저, 자신의 허벅지 위에 소연누나를 얹히다니.
요즘따라 통통해진 소연누나여서 그런 지, 질량이 조금 더 증가했다는 것이 몸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여튼 이젠 일곱 명이 달라붙어서 그런 지, 굉장히 무겁다구.
“하아.. 시카 너 마저..”
“미안, 힛..”
“아.. 오랜만에 시카에게 기대보는 것 같네.”
시카를 살짝 째려보며, 살짝 한 숨을 내뱉으며 시카에게 말했지만.
시카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귀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도대체, 정시레양은 몇 살 때부터 그렇게 귀요미인 지 모르겠어. 태어날 때 부터 귀여웠나?
아, 요즘따라 시크릿 가든을 많이 봐서 그럴까. 자꾸만 스타일이 김주원을 따라가고 있었다.
헤어스타일도 그렇고, 요즘 생각하면서 치는 대사도 그렇고.
하하. 시카가 싴라임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나.
여튼, 퀸쏘의 오랜만에 기대본다는 말에 볼을 불그스레 붉히는 시카였다.
흐음, 아무래도 과거에 시카와 소연누나. 그리고 소연누나가 과거에 소시 애들을 대상으로 무슨 행동을 벌였는 지,
어느샌가부터 사뭇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언젠가 시간 나면 소연누나에게 물어봐서 파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