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백 마흔 번째 과외.
* 7일 中 6일째 밤
“가능해!”
“불가능해.”
“아니야!”
“맞아.”
“안 힘들어!”
“힘들어.”
어젯밤에 왔던 지연양께서 쓰러지지도 않고, 이번에도 찾아오셨네.
어제의 용건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낯뜨거운 용건이였다면, 이번에는 귀찮게 호텔을 돌아다니자는 제안을 한 지연양이다.
지연양은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고 하는데, 내일이 귀국하는 날이라서 그냥 편하게 쉬고 싶다고.
왜 날 가만히 못 내두니, 이 파릇파릇한 공룡아. 우우우
지연양은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또 무슨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생각을 했는 지, 나랑 말싸움을 하다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힛.. 그럼 언니들 앞에서 어제 있었던 일 다 말한다?”
“뭐, 뭐를..”
어디서 근거없이 자신감을 내뿜는가 싶었지만, 그래도 그 근자감에 불안한 낌새를 느끼며 벌써부터 말로 내가 당황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자 우리 착한 지연양은 말이죠. 제 앞에서 씨익 웃더니 입술을 귀 근처에 갖다대며 살랑살랑 가는 목소리로 말하더군요.
“어제 오빠가.. 내 다리를 잡고 벌려서..음.. 막.. 쑤..읍!!”
“하하하하, 그래. 지연아, 탐방하자 탐방. 하하하하.”
지연양은 어제 있었던 일들은 언니들 앞에 부끄럼과 스스럼없이 고백하려나봅니다.
정말 못됐어요. 하하, 할 수 없이 지연양의 더한 폭로를 막기 위해서라도 어색한 웃음연기를 해보이며 지연양의 입술을 막는 나였다.
지연양은 자신의 입술을 덮고 있는 손을 떼보려고 애를 썼지만, 더 이상의 폭로를 막기서라도 여자이지만 약간이나마 힘을 써야했어요.
그것도 보통 여자애도 아니고, 힘지연이잖아요, 힘지연.
가끔 힘은정보다 더 빡셀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여튼 지연양의 귀엽지 못한 반협박에 결성되어버린 ‘큘뽀지순융셩현 호텔탐방대’.
티아라쪽 줄임말의 어감이 좀 그렇긴 했다.
여튼 나는 동대문에서 뜨개질만 40년을 하신 뜨개질 장인이 ‘한 코, 한 코’ 정성스레 뜨신 베이지색의 니트와 심플하게 슬림한 청바지를 매치하곤,
마음에 들게 물들어진 찰랑찰랑한 금발을 휘날리며, 내 방을 출발점으로 高피로 블록버스터 모험을 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한 걸음을 내딛으면 뒤에서 동시에 일곱 개의 가지각색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라차라차타타-.”
“닷닷닷닷닷닷 나를 따라와봐-.”
성큼성큼. 시크한 발걸음으로 호텔 복도에 깔린 고급스러운 카페트를 밟고있는 데, 뒤에서 뭔 괴상한 노래들이 들려왔다.
시큰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니, 큘뽀지순융셩현 호텔탐방대는 이상한 춤과 노래를 부르는 등. 괴상한 행동을 일삼았다.
“뭐 하냐..?”
“자매그룹 노래홍보! 왜..?”
“아, 아니야. 하던거 계속하세요.”
부끄럽지도 않은가보다. 대수롭지 않게 철판을 얼굴에 깐 채 말하는 그녀들을 보자니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왔다.
소녀시대는 에프엑스를, 티아라는 남녀공학을. 그래 열심히 홍보해라, 나는 니네들이 눈치 못채게 앞으로 빨리빨리 걸어갈테니.
웬만해선 쪽팔리지않은 데, 오늘은 레알 쪽팔리다. 누구한테, 내 일행이라고 말하지 말그래잉.
어쨌든, 호텔 탐방을 하는 첫 번째 장소는, 역시 먹보들이 많아서 그런 지 뷔페로 저절로 발걸음이 가나보다.
“우왕, 완전 진수성찬.”
“신난다!”
“우리 이거 다 먹어도 되요?”
아무래도 람뽀도 있고, 지연이도 있고, 수영이도 있고, 윤아도 있으니까, 네 명 모두 신나하는 표정을 지으며,
저절로 몸이 음식이 담겨져 있는 곳으로 끌려가는 지. 자석을 만난 철가루마냥 금새 그 쪽에 서선 접시에 음식을 수북하게 담고 있었다.
내가 아무래도, 요런 뇨석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맨 마지막에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편인 여러 요리들은, 이미 네 명의 식신들에게 탈탈 털려 쬐금밖에 남아있지않았다.
젠장,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들.
그저 늅늅거리며 아해들이 있는 테이블을 한 번 쳐다보았는데, 뭔가 문화재로 지정될 기세의 탑들이 무더기로 보이긴 했지만.
그녀들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자세한 묘사는 생략하고, 원래 보지 못했던 것 마냥 못 본 척을 했다.
그나마 적게 드시고 계시는 서현양과 큐리누님의 사이에 앉아, 뷔페에서 깨작깨작 식사를 했다.
이 뷔페에서 우리가 먹은 것은 기획사에서 계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저 음식들이 탈탈 털리는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는 뷔페 오너의 쓸쓸한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아, 먹기가 미안해지는데.
“후아, 배부르다아-.”
“후아, 배부르다아-.”
“후아, 배부르다아-.”
어디선가 합창소리가 들려와, 소리가 들려오는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살짝 돌려보았다.
그러자, 수영양과 지연양. 그리고 람뽀누나가 배를 툭툭 치면서 꽉 찬 포만감을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음, 그런 건 딱히 나에게 대놓고 안 보여줘도 되는데. 여튼 한 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똑바로 돌렸다.
그러자 옆에 있었던 큐리누나는 마찬가지로 식사를 다 했는지, 우아하게 이쑤시개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었다.
“오빠아아아아아-. 나 더 먹고 싶어!”
“더 먹고 싶으면 네가 갖다 퍼먹으면 되지, 나보고 어쩌라고.”
“아이돌의 체면이 있어서 더 이상 못 먹는단 말이야!”
“풉, 그 체면 이미 깨진지 오ㄹ.. 아악! 꽃사슴이 발굽으로 내 등을 찍네, 찍어.”
나와 등을 마주댄 채, 열심히 육식과 채식을 골고루 하시던 윤아양은 어느새 접시 하나를 야무지게 비웠는 지,
등을 내 쪽으로 돌리며, 특유의 징징대는 말투로 나의 귀를 괴롭게 하고 있었다.
더 먹고 싶으면 자기가 가서 먹으면 되는 간단한 방법을 왜 안 하려고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 딴에는 아이돌의 체면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말에 가볍게 터지고는 당연한 사실을 말하고 있는데, 등짝에서 따가운 촉감이 선명하게 느껴져왔다.
그리고 얄밉다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며, 여지없이 삐진 연기를 하고 계신 임배우였다.
어쨌든, 꽃사슴의 다리는 힘으로 이루어진 덩어리니 많은 남성분들은 다리에 몸이 채이지 않게 조심하시길.
“언니들, 그렇게 폭식하면 콜레스테롤 쌓여서 죽어요.”
서현이는 식신들이 폭식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오랜만에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들은 하나같이 위해주는 척을 하면서 그녀들에게 결정타를 내리고 있었다.
참. 서현이는 태연하게 그런 말 하는 게 웬지 모르게 무섭단 말이야.
근데, 살짝 웃긴 건 서현이도 고구마요리 같은 건 많이 먹고 계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지, 낄낄-.
“이 때닷! 핫!”
“으윽!?”
여튼 다들 식사가 끝난 것 같으니, 정리를 할 겸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서로 많이 먹었다며 시끄러워져서, 머릿속이 소음들로인해 어지럽고 복잡해있었다.
이 때를 노린 것인가, 평소에 나를 잘 보살펴주고, 괴롭혀주기로 유명한 순규양은 과감하게 내 등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내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을테는, 순규의 ‘핫’이라는 소리가 내 귓가에 꽂혀있었다.
그리고는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묵직하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그런 무게의 순규가 내 등에 매달려있었다.
음, 어쩔 수 없이 나는 순규가 목에 매달리는 모습을 계속 했다간, 내 숨이 막혀 혼절 또는 사신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순규의 맨질맨질한 허벅지를 잡고는 할 수 없이 어부바자세를 취했다.
하,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맨질맨질한 순규의 허벅지와 등에 전달되는 순규의 뭉클한 순두부에 난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
어쨌든, 안 그래도 그냥 걸어가는 것도 찝찝해 죽겠는 데, 순규를 어부바 한 채로 걷는 바람에 찝찝함과 피로감이 배로 느껴졌다.
“우리 저기 가자!”
“미쳤냐.”
“순규도 가고 싶다앙.”
“저런 데 가면 쫄딱 망해요!”
두 번째로 가게 된 곳은, 수영의 삿대질이 멈춘 카지노란 상큼한 곳.
난 수영의 손가락의 방향에 있는 카지노를 보자마자, 약을 잘못 먹은 거 아니냐며 그녀를 나무랬다.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人 , 고등학교 때 배운 공통사회에 입각하자면,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다수결의 원칙을 따라야했다.
그래서 다수결을 통해 정하니, 찬성 5(큘뽀순셩융) - 반대 3(민시그, 서현, 지연) 라는 씁쓸한 결과가 나왔다.
내 주변 사람들의 경험으로 비추어봤을 때는 정말 여기 가는 건 무리수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가고 싶다.”
“지연이 넌 안 돼! 넌 미성년자잖아. 언니들 좀 말려라.”
지연이는 자기가 반대표를 던져놓고는, 언니들의 레버를 당기는 상큼한 모습이 유혹이 되었는 지,
반대표를 찬성표로 돌리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연이를 설득하며, 반대표 세 표를 지키려고 하고 있었는 데, 어디서 람뽀누나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민식아, 왜 이렇게 구슬 많이 나와?”
“음, 뭔 소리ㅇ.. 아,아니!? 777!? 잭팟!?”
람뽀누나는 재미삼아 한 슬롯머신에서 ‘777’이라는 말도 안 되는 화면이 뜨고 있었다.
그리고 잭 팟임을 여지없이 드러내주는 듯 구슬이 쏟아지는 소리가 야무지게 들려왔다.
나도 놀라고, 당사자인 람뽀누나도 놀라고, 내 등에 업힌 순규도 덩달아 놀라고, 남은 애들도 놀라고, 보고 있던 독자분들도 놀라고.
정말 팬픽이니까 가능한 일이지. 실제 상황이였으면, 과연 가능한 상황일까, 낄낄-.
“쟈기얌, 나도!”
“응?”
내 등에 업혀있었던 순규양도 어느새 내 옆에 있던 슬롯머신을 내려서 뭔가 만들어낸건지,
네일아트를 한 손가락으로 나를 툭툭 치고는 옆에 있던 슬롯머신을 가르켰다.
나는 설마 하면서 그 쪽을 쳐다보았고, 다행히 순규는 ★★★ 모양의 일치된 화면이었다.
그래도 맞춘 건 맞추니까 구슬이 어느정도는 쏟아지고 있었다.
“하, 나도 해볼까.”
나는 얘들이 하도 슬롯머신으로 구슬을 많이 버니깐, 나에게도 운이 작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여전히 순규를 업은 채로 순규의 ★★★이 뜬 슬롯머신에 1000円(람뽀가 번 상금 빌림.)을 집어넣고, 레버를 당기니.
‘7 ★ ♠’
우왕, 완벽하게 실패했다. 역시 하늘이 내게 운을 줄 수 없는가보다.
그 대신 여복이 있지않느냐 생각하겠지만, 과연 여복이 옳은 표현일까. 여난이 옳은 표현일까.
낄낄, 난 후자에 가능성을 두겠어.
“순규야, 이제 내려와.”
“싫은데에-?”
여튼, 카지노에서 씁쓸한 결과를 얻어내고 겜블링따윈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며 위험한 그 곳에서 빠져나오는 나와 탐방대였다.
그리고 순규를 하도 오랫동안 업고있다보니, 체력이 노쇠해져서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래서 후들후들 떨려오는 다리로 겨우겨우 버텨가며, 순규에게 부탁해보았지만 애교를 부리며 거절하는 귀여운 순규냥이었다.
“흐윽, 왜 내가 무거워?”
“다리 후달려..”
“히잉, 쟈기가 나 무겁다고? 그거 할 때는 내려놓아달라고 해도 절대 안 내려 놓았으면서..”
“이런.. 제랄!”
“힛..”
젠장, 보는 눈과 듣는 귀가 많은 이 곳에서 그런 드립을 치다니.
역시 남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날 당황시키는 소녀시대 멤버들 중 일원답다.
아, 뭐. 이렇게 다리 아픈 건, 무려 순규를 업고 있는 데 참을 수 있겠지요.
하하 하하하, 난 괜찮아요. 하하 하하하.
“뭐, 그래도 쟈기 등에서 오래 업혀있었으니. 좀 이따가를 위해서라도 잠시 내려가있어야겠다. 히힛..”
“!?”
순규의 의미심장한 말에 살짝 소름이 끼쳤으나, 람뽀누나가 자기가 돈을 땄으니깐 옷을 사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바람에, 우리의 다리는 쇼핑몰 안을 씐나게 걷고 있었다.
람뽀누나는 어김없이 큐티한 병아리색의 옷을 주로 샀고, 큐리누나는 호피무늬의 의류.
수영양은 보이쉬한 스타일. 순규는 역시 애교쟁이라서 그런 지, 러블리한 스타일.
지연이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야시시한 스타일, 서현이는 외모와 성격에 알맞게 청순한 스타일.
나는 뭐, 야구점퍼 하나 고르고. 윤아는 뭐 고르나 보고 있었더니,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청바지만 골라대고 있었다.
“윤아야, 왜 너는 위에 입는 옷 안 사?”
“응? 어차피 음.. 할 때.. 오빠가 찢어버리니깐.. 읍!!”
벌써 몇 명의 입을 막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몇 명째 섹드립을 쳐대는 거지 모르겠다.
지연이도 협박하면서 쳤고, 순규는 업히면서 쳤고, 윤아는 방금 치고.
후아, 세 명째 섹드립을 치는구나.
어쨌든 순규와 윤아, 그리고 지연이에게 주로 상큼하게 시달리며 쇼핑몰도 빠져나왔다.
한 층 더 아스트랄하게 피곤해진 몸으로 무거운 발걸음으로 호텔을 탐험하고 있었다.
“언니들, 오빠 좀 놔둬요! 지연아, 너도!”
여튼, 니트가 물에 젖은 솜뭉텅이만큼 무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 쯤.
서현이가 뒤에서 나에게 찰싹 달라붙은 채 움직이고 있는 윤아양과 순규양 그리고 지연양을 나무라며,
나를 그녀들로부터 떨쳐나올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나는 그런 서현이의 호의에 고마울 뿐이고. 이를 지켜보던 여자 아해들은 의심스럽게 서현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머, 현아 왜 그래? 너, 민식이 좋아해?”
“아,아니에요!”
“용 서방은 어쩌고?”
“그,그건 방송이구요!!”
뭔가 횡설수설하는 것 마냥 앞 뒤가 안 맞게 말하는 서현이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사악한 두 소녀들인 순규양과 윤아양은 트집을 잡으며, 서현이를 놀려댔고, 서현이는 장난인 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열심히 발끈하며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고 있었다.
그런 애매한 서현이의 모습에 수영이도, 순규도, 윤아도 흘기는 눈빛을 서현이에게 보내고 있었다.
“그럼, 좋아한다는 거잖아.”
“아,아니에요!”
“민식 오빠는?”
“안 좋아해!”
서현아, 그렇게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으면서 안 좋아한다고 말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늅늅.
어쨌든, 서현이 놀리기에 지연이도 참여했는 지 은근히 떠보면서 놀려대고 있었다.
“음.. 그러면 일처다부제야?”
“아, 아니라니깐요!! 흐윽..”
큐리누나도 장난에 참여했는 지, 딱 봐도 장난스러운 말투로 서현이를 놀려댔다.
그러자 서현이는 서운한 지, 또 발끈하며 이번엔 레알 울상을 지어댔다.
이번엔 내가 울린 것도 아닌 데, 다 왜 나만 쳐다보노.
“워워, 서현이 그만 놀려.”
“우쭈쭈, 서현아 미안해앵-. 언니가 고구마 케익 사줄게.”
“히잉.. 네..”
나는 분위기를 추스리고, 순규는 서현이를 달래려고 하는 듯 서현이에게 협상안을 내걸었다.
서현이는 그 협상안이 마음에 들었는 지, 울상을 짓다가도 반색한 표정을 지으며 눈가에 적셔진 눈물을 닦아냈다.
풋, 귀엽네.
여튼, 서현이를 놀리는 헤프닝을 마지막으로 호텔 탐방도 끝나다시피 했고.
어느새 시간도 새벽을 향하는 터라서, 모두 각자의 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나도 내 방으로, 큘뽀지님들은 티아라 방으로, 순융셩현님들은 소시 방으로.
피곤함을 가득 느끼는 채로, 침대 위에 드러누워버리곤 뒹굴뒹굴 굴렀다.
“하암, 힘들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가네.”
“벌써 자아?”
“허헙!? 누구야.”
“으음.. 왜 자꾸 먼저 자려고 해?”
내 방을 연 사람은, 언제 우리 방 열쇠를 가져간건지 손가락에 열쇠를 건 채 내게 다가오고있었다.
가까이서 내 방을 연 사람을 보니, 현 소녀시대에서 애교와 활력소를 맡고 있는 순규양이었다.
하지만, 눈 풀려있는 모습이 제 정신이 아닌 듯 한데. 음탕모드인가.
“순규야 왜..”
“나, 아까 니가 나 업고 있을 때부터.. 나 여기 축축했었다?”
순규에게 여기에 온 용건을 물으니, 곧바로 대답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다리 사이로 옮기고는,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몇 번 손가락으로 부비적대더니, 끈적끈적해보이는 모습의 손가락을 보여주는 음탕한 순규양이였다.
아아, 내일 귀국이란말이야. 살려달라고.
‘끼익-.’
하지만 내 의지와는 달리, 음탕한 순규양은 씨익 웃으면서 문을 닫았다.
그 후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 지, 나와 순규양만 알 뿐.
*
그렇게 짧았다고 생각하면 짧았고, 길다고 생각하면 긴 것 같은 아스트랄한 일본 여행은 어느새 내 추억 중 하나가 되어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