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6화 (107/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백 두 번째 과외.

“만나면 고생할 것 같으니까, 분위기를 살펴서 노래가 끝나고 십 분후에 나가는거야. 그래 그러자!”

에프엑스 애들이 무대가 끝나고 나면, 곧바로 밴에 올라탈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 벤을 향해 몰려드니, 에프엑스 애들은 나를 신경쓸 겨를이 없겠지.

사람이 혼잡한 틈을 이용해, 더 안전한 우리 집으로 도망치는거야.

“미스터 부기! 불을 켜었지―”

이렇게 고심하고 있을 동안, 어느새 노래는 누 예삐오가 아닌 다른 노래로 넘어갔다.

도대체 몇 곡을 하는 거야. 두 세곡 쯤 하고 내려갈 것 같은데.

나는 힐끔 창문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았다. 

사실 이 대학관은 무대와 거리가 불과 오십 미터 밖에 안 되는 지라, 저 무대에서 여기를 쳐다보면 당연히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는 내가 보인다.

그러니까, 내가 더 당황해하며 쩔쩔매는것이다.

그렇게 나는 창문 앞에 쭈그려 앉아, 적(?)의 동태를 열심히 살피는 중이었다.

미스터 부기가 들어가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고 난 뒤, 두잇두잇 츄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를 부르는 에프엑스.

그것도 끝나니, 무대 인사를 하고 내려온다.

사람들은 우르르 에프엑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

이 때가 기회다!

‘쾅!’

“빠져나가야 해!”

나만 있었던 빈 강의실의 문을 우선 활짝 열고선, 왼쪽도 살펴보고, 오른쪽도 살펴보며 적의 위치를 탐색했다.

휴, 여기엔 안 보이네. 라며 안심하면서 대학관 밖으로 나가려는 그 순간, 열린 문의 오른 쪽에서 많이 익숙한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 오 갓더..”

“...응?”

너무 지나치게 귀여운 베이비 페이스. 하지만 그에 비해 커다란 키, 그래도 귀엽다.

그녀가 짓는 눈웃음은 가히 치명적인 미소라 할 수 있고, 성격 또한 밝다. 더군다나 푸산 출신이라서 사투리도 옴팡지게 하고, 결론은.

“오빠!”

“사람 잘못보셨습니ㄷ..”

귀여운 설리다. 사랑스러운 설리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보고싶지 않은 설리네. 

나는 나를 보며 환한 눈웃음을 자아내는 설리를 보며 재빠르게 다시 그 빈 강의실로 도망갔다.

그리고 다행히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고 문을 닫으려는 그 순간.

“닫지맛!”

“크헉..”

어디서 럭비 좀 하셨나보네요. 대쉬 스킬이 끝내줍니다, 그려. 매우 빠른 속도로 설리는 나에게 달려왔고, 

미처 문을 닫기도 전에 설리는 강의실 안으로 무사히 들어왔다.

“흐아아아앙― 내가 오빠 얼마나 찾았는데에!”

“아.. 서,설리야 미안하지만 이,이것좀..”

“안 돼! 절대로 안 떨어져! 안 놓칠거야!”

설리는 나에게로 와 한 송이의 꽃이 되었다. 는 훼이크고, 야무지게 찰싹 달라붙은 채 도저히 나를 놓을 생각을 안 했다.

안 본 지 한 두달이 되었지만, 프랑스 때 보다 더 탱탱해진 설리의 가슴이 내 가슴 팍에 닿은 채 비비적거리는 바람에 정신이 아찔했다.

그리고 그 아찔한 촉감에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이는 나의 존슨씨.

왜 이렇게, 서시면 안 되는 상황에만 골라서 서시는겁니까.

어쨌든 누워계시다가 서 계신 이 존슨씨를 다시 눕히려면, 일단은 설리를 억지로라도 떼어놓아야했다.

“오빠 왜 우리한테서 도망다닌거야?”

“그게.. 사정이 있어..”

말 못할 사정이 있다. 태연이도 알고, 나도 알고, 독자 분들도 아시지만 너를 비롯해 많은 애들이 모르는 그 사정.

하지만 한 두달이 지나니까 서서히 들키기 시작하고 있네.

시카도 날 찾아내고, 설리도 방금 날 찾아내서 지금 이러고 있고.

분명히 이수만 사장이 나보고 얘들한테 들키지 않게 대학교 잘 다니라고 당부했는데, 벌써 두 명이나 보다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리고 날 꽉 안아서 놓지 않으려는 설리의 팔을 잡아 자연스럽게 떼냈다.

휴, 한결 허리가 더 자유로워 지는 구나. 너무 세게 안았어.

“무슨 사정?”

“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 나중에 때가 되면 말해줄게.”

설리가 궁금하고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설리 대신 저 강의실 뒤쪽에, 나무에 의해 청량한 하늘은 보이지 않고 청엽(靑葉)만 보여주는 창문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빠, 어딜 봐? 여길 봐야지!”

“하핫, 미안.”

설리는 내가 자기를 안 쳐다보고, 저기 멀리 있는 창문을 쳐다보자 심통하면서도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나의 볼을 잡으며 시선을 자기 쪽으로 고정시켰다.

나는 딴청을 부렸다는 사람 마냥 자연스러운 연기를 했다. 그러자 곧바로 심통한 얼굴이 풀리는 설리.

근데, 설리의 눈빛이 변했다.

“...안 되겠어. 내가 여기 있는데도, 저렇게 멍을 때리는 걸 보니.”

“으응..?”

설리의 눈에 심지가 켜진 듯 했다.

그리고 무언가 결심한 사람 마냥 굳은 의지를 보이는 그녀.

“못 도망가게 도장을 찍어야겠어.”

“무슨 도장..? 설마.. 아악!”

설리는 혀를 내밀며 자신의 입술에 침을 발라대었다.

나는 그녀가 하는 말과 지금 보이는 행동에 ‘설마’하며 불안한 마음을 내비췄다.

역시나 나의 예상대로, 설리는 내 볼을 두 손으로 고정시켰다.

그리고는 그대로 입술 박치기.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설리의 부드러운 입술이었다.

기분 좋은 설리의 향과 달달한 맛이 나는 것 같은 설리의 입술의 감촉이 참으로 좋았다.

하지만, 자의적으로가 아닌. 지금 이것은 강제적으로 당하고 있는거라고.

부드러운 감촉도 잠시, 입술이 짓눌리는 듯한 느낌이 곧바로 찾아왔다.

하, 일단은 떼고보자.

“서,설리야. 일단은 대화로 해결하자.. 그리고 갑자기 왜 이래?”

“유리 언니가 남자를 잡으려면 이게 최고랬어.”

권유리 이 망할 냔이.

티파니도 그 꼴로 만들어서 날 자의적으로 아스트랄한 공간으로 인도하게 만들더니, 설리도 물들였네.

이렇게도 순수하고도 풋풋한 안개꽃 같은 설리를, 설리의 마음을, 그 순백색의 마음을.

그 순백색의 순수한 마음에 바알간 잉크를 한 방울 뿌렸구나.

음탕해졌잖아. 뭐, 연습실에서도 그랬긴 그랬지만. 그 때는 뽀뽀였지, 이렇게 몸을 부딪히는 그런 건 아니였어.

어쨌든 권유리는 황미영과 최진리를 진붉은 빛의 음탕함으로 인도한 악마같은 존재다.

만나면 가만 안 두겠어. 하지만 지금은 만나지 않는다.

왠지 지금 만나려고 하면, 여러모로 많이 맞을 것 같으니까.

맞더라도 맷집이 더 강해진 미래에 맞는 게 더 나으니까.

“저 설리야.. 너 아직 미성년자 잖아..”

“괜찮아! 윤아 언니가 내 몸은 이미 성인이래.”

임윤아도 망할 냔이네.

다 큰 스물 한 살 어른이 되어서는 설리같은 풋풋한 고등학생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뭔가 기대하는 듯 저 초롱초롱하고 음탕한(?) 눈빛을 띄는 설리를 봐라.

이것이 바로 임윤아와 권유리의 합동 작품이라는 건가.

설리는 자신의 조금 우월한 몸매에 손을 허릿춤에 받치며 콧대를 높이고 있었다.

할 수 없이, 티아라 애들에겐 씨알도 안 먹혔던 핑계를 대기 시작해야겠다.

설리는 아직 어리니까 통하겠지.

“설리야, 이런건 말이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나 오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해!! 그래서 프랑스에서도 나 혼자 손들었잖아! 난 오빠랑 결혼 할 생각도 있다고!”

제길, 블로킹당했다. 그리고 설리의 표정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더군다나 나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하는 것 까지 모자라, 결혼할 마음이 있다니.

하긴, ‘너무너무너무너무’사랑하니까 결혼할 마음이 있을 법도 하지.

하지만 나는.. 내 입장은.. 설리는 사랑스럽지만.. 내 미래는..

“설리야. 이건 진짜 소중하게..”

“필요없어.”

“으읍!?”

첫 번째 핑계가 막혔으니, 자연스레 두 번째 핑계를 말하려는데.

어린 애 답지 않게 강했다. 그리고 당돌했다. 그리고 나는 설리 덕분에 딱딱한 교단으로 세게 넘어졌다. 아아, 등이 아프다.

또한 난 설리의 말에 고민할 찰나도, 등이 따가워서 손으로 비빌 찰나도 없이 다시 강제키스를 당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입술이 짓눌린다.

이번엔 설리의 입술박치기를 거부하기 위해 고개를 돌려서 피하려고 했으나, 또 그 하얀 손으로 내 볼을 잡고는 나에게 야들야들한 입술의 촉감을 느끼게 해줬다.

“아악!”

설리는 그저 키스를 글로만 배웠고, 영상으로만 배운 것 같았다.

이건 키스가 아니라, 입고문이다.

설리가 입술을 너무 세게 부딪히는 바람에 내 입술은 얼얼해서 발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더군다나, 이번엔 너무나 부드러운 내 입술을 덥석 깨무는 것이 아닌가?

입술이 많이 아팠다.

입술이 많이 따가웠다.

입술이 많이 얼얼했다.

입술이 아파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보지만, 설리는 아랑곳하지않고 깨물은 내 아랫입술을 아기가 유아식을 먹는 마냥 오물오물거렸다.

‘츄웁, 츄웁.’

내 입술을 깨물고 오물거리던 설리는 어느샌가 아기처럼 내 입술을 쪽쪽 빨아대고 있었다.

입술을 빨아내는 소리가 적막하게 강의실에 울려퍼졌다.

너무 질척하고 끈적하잖아.

하지만 더 이상 설리에게 강제 키스를 당할 내가 아니다.

아무 짓도 안하는 손을 설리의 등쪽으로 움직인 뒤, 풍만하고도 탐스럽고도 토실토실한 설리의 엉덩이를 콰악 움켜졌다.

“하앗!”

단발의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움찔거리는 설리.

난 그 타이밍을 이용해 깨물림ed였던 내 입술을 설리의 입 안에서 떼어냈다.

난 설리가 입술을 부드럽게 부딪히는 것이 아닌, 깨물고 오물오물거리고 빠는 것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설리는 내 위에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애교스러운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 설리야, 입술을 왜 깨물어?”

“어..? 키스 이렇게 하는 거 아니야?”

응,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내 문서 - EBSI - 과학탐구 - 생물 폴더에서 공부 좀 했나본데, 어둠의 경로를 통해 둠강을 들은 것 같은 설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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