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2화 (93/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여든 여덟 번째 과외.

“민식이를 찾으면..?”

“찾으면?”

일단 첫 도전자는 파티장의 위엄을 펼치고 있는 권유리(21.여) 양. 

꽤나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파티장은 이것이다.’라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유리였다.

제시카도 개선장군인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리에게 살짝 당황한 모습이다.

“우선.. 재밌잖아!”

“핏. 재미없어. 다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유리의 발언은 제시카가 콧방귀를 뀔 정도로 형편없는 대답이었다.

제시카는 시니컬하게 유리의 말을 간단하게 짓밟은 뒤, 다음 차례인 순규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재미있게 놀 수 있어!”

“풋. 나 혼자서도 재밌게 놀 수 있어. 다음.”

“히잉.”

가끔 가다가 섬세하면서도 허점을 찌르는 면모를 보이는 순규라 제시카는 침을 꿀꺽 삼키기도 했으나,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헛웃음만 나오는 말에 침 괜히 삼켰다. 라는 생각으로 순규도 씹어버리는 제시카였다.

“윤아 너는?”

“민식이 오빠를 찾으면!!”

“오빠를 찾으면...아잉..”

“왜 저래..? 어쨌든 윤아 너도 탈락. 그럼 이제 남은 건 파니네..? 낄.”

다시 제시카의 시선은 윤아에게 넘어갔다.

윤아는 자신의 쪽으로 오는 시카의 날카로운 눈빛이 느껴지자, 일단은 질러놓고 보는 그녀였다.

그리고는 뭔가 음흉한 생각을 했는 지, 손으로 자신의 바알개진 볼따구를 가리고 있는 가리고 있는 ‘연기파’ 가수 윤아다.

제시카는 그런 윤아의 모습을 보면서 혀를 끌끌차고 맨 끝에 있는 티파니를 쳐다 보면서 씨익 웃었다.

“파니야, 너는?”

“으음, 민시기를 찾으며언!”

“찾으면?”

“찾으며언!”

역시나 명성 그대로 띨파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티파니(21.여)양.

계속해서 ‘찾으면’이라는 가정문만 보여주는 해외파 출신 티파니였다.

제시카는 네 명 모두가 확실하게 자신을 설득하지 못하자, 씨익하고 웃으면서 자신의 3일동안의 휴가가 편하게 보장되는 것 같자,

슬슬 마무리멘트를 치고 방 안으로 들어가 편히 쉬려 했다.

“풋, 거봐. 나한테 좋은 게 없잖아? 그럼 난 이제 들어가ㅂ..”

“시카야.”

“왜?”

“너 민식이 싫어해애?”

“...”

마무리가 되나 싶었는 데, 의외로 날카로운 파니의 공격에 당황해하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제시카다.

시카가 민식이를 찾아주길 바라는 유리는 꽤나 날카로운 눈매로 상황의 흐름을 알아채고, 슬슬 시카에게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시카 너, 민식이 싫어했구나?”

“아,아니거든!?”

상황은 파니의 말로서 완전히 뒤집혀버렸다.

이제는 제시카 공, 민식이 찾기 파티 4명 수 였던 상황이 말 그대로 반대로 뒤집혔다.

유리는 일단 비꼬는 식의 말투로 제시카의 심리를 툭툭 긁으면서 압박해왔다.

그런 유리의 말에 제시카는 말을 더듬으면서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렇게 제시카가 말을 더듬었을 때, 유리의 눈빛은 순규에게 전달되었고 순규는 알아챈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왜 민식이 안 찾는데?”

“그..그냥!”

순규의 2차 공격에 아까의 시니컬한 제시카는 어디가고, 지금의 제시카는 당황모드로 말을 버벅거리는 해빙 시카에 불과했다.

순규의 공격도 제시카의 심기를 툭툭 긁어대자, 이번의 유리의 눈빛은 윤아를 향해 쏘아붙여졌고 그 눈빛을 느낀 윤아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 싫어하는 구나..”

“아니라니깐!?”

완전히 세 명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놀아나고 있는 제시카였다.

윤아는 ‘이것이 바로 정극 연기자’라는 위엄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부딪히면서 지나가는 소리로 말하듯 대사를 내뱉었다.

그런 세 명의 공격에 제시카의 얼굴은 점점 탐스럽게 익어가는 시골의 햇사과마냥 붉은 빛을 한 가득 머금었다.

“아.. 시카가 민식이를 싫어하는구나아..”

완전히 시카의 심리에 쐐기를 박아버리는 티파니의 말.

네 명의 파티원 중 오늘 MVP를 굳이 꼽자면, 티파니 일 기세였다.

민식이를 찾는 데, 대학교라는 첫 어시스트를 하고,

제시카를 당황하게 만든 것에 모자라 아예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정도라니.

다른 세 명의 파티원들도 이게 과연 평소에 띨띨한 티파니의 모습이 맞나 싶을 정도다.

“아.. 알았어!! 찾아줄게! 그 놈의 민식이, 내가 찾아서 확인사살 할테니까 너네 기다리고 있어!! 으아!!”

“푸훗, 시카야 진정해. 푸힛.”

제시카는 이제 당황하다 못해, 네 명에게 화를 내며 반드시 민식을 찾아서 사살해버리겠다는 뜨거운 의지를 눈빛에 담았다.

오랜만에 싴병장의 재림에 반가워하면서 씨익 웃어대는 네 명.

그리고 이 상황을 가만히 관전하고 있다가 시카가 로어를 써대자 그녀를 말리며 웃어대는 효연이었다.

“히힛, 성공이다!”

거실을 휘젓고 다니며, 휴일을 정찰에 써야되서 분노하는 시카와는 달리.

저런 상태라면 민식이를 곧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피식피식 웃으며, 오늘의 기적같은 승리를 만끽하는 네 명이었다.

**

“뭐, 오늘 회식?”

“응. 너 오늘 월급 탔잖아, 사장님은 먼저 집에 가신 건 너도 이제 잘 알테고, 오늘 좀 쏘라고. 힛.”

완전히 무서운 여자들이다.

자기네들 월급 타는 날은 기억도 못하면서, 내 월급 타는 날은 어찌 그리도 잘 기억하는 지..

아주 날 농간하다 못해, 괴롭히고 있는 두 누나다.

“아, 오늘 돈 쓸 생각 없는데..?”

“아잉.”

김유진님께서 평소에는 사용하지도 않던 애교를 시전하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유진 누나의 애교에 내가 그녀에게 줄 수 있는 건 기분 좋은 무시뿐이었다.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며 두 누나의 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다.

‘싹’

“어, 쓰벌. 내 현금카드!?”

“히힛, 여기 있지롱. 순순히 따라오면 여기 있는 돈 중에서 3~4만원 만 쓸게. 근데 저항하려 한다면, 월급 반쪽인 채로 한달 버텨야 할 지도 모른다.”

어디서 소매치기 좀 했는 지, 손에 쥐고 있는 지갑에서 야무지게 현금카드만 빼가는 민정누나.

그 고양이 마냥 애교스러운 외모가 의심스럽더니, 역시나 이런 바람직한(?) 과거의 행동을 적절하게 행동했군.

민정누나는 내가 현금카드를 되찾으려 쫓아오자, 슬슬 유진 누나와 뛰기 시작하면서 나를 고깃집으로 유인했다.

현금카드를 되찾았을 때 쯤, 이미 나는 고깃집의 실내 테이블에 앉아있었고 민정 누나가 내 옆에 앉으면서 출구를 완벽히 봉쇄했다.

그렇게 나는 새 초록색 병들과 친해지면서, 카드 안에 있는 5와 0 4개가 붙여진 숫자가 앞에 마이너스가 달라붙는 것을 보며 넋을 놓은 사람처럼 씨익 웃었다.

넋을 놓은 채로 길거리를 걷다가, 눈을 떠보니 이미 두 누나는 집에 가서 없고, 외로이 잉여스럽게 고깃집에 남아있는 나였다.

아, 여기서 새벽이 될 때까지 내가 쳐자고 있었던 건가.

나는 입에 묻은 침의 흔적을 손으로 지우며 어지럽게 펼쳐진 길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근데. 지금 비 오네?

“음? 벌써 집 앞이네. 일단 비밀번호를 누르고..”

다시 정신줄을 놓고 길을 걷다가 줄을 잡으니, 내 눈 앞에 펼쳐져있는 건 아파트 입구의 문.

그것 또한 아스트랄한 형태로 보였다.

으으.. 내가 얼마나 쳐마신겨..

어쨌든, 간단히 비밀번호를 누르고 아파트 안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일 층에 멈춰있는 엘레베이터의 버튼을 꾸욱 누르곤, 문이 열릴 때 그 사이로 밍그적거리며 들어가서 다시 내 층을 눌렀다.

그리도 식당에서 수면을 했는 데도 불구하고, 시간은 아직 새벽이라서 그런지 눈꺼풀은 시간이 되면 닫히는 셔터문 마냥 내 눈을 덮기 시작했다.

“아,안돼!”

“읭?”

아무리 내가 술에 취했어도, 밖에서 위급해보이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기에, 내 몸은 저절로 열림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자 다행이라는 듯 한 숨을 쉬며 비에 흠뻑 젖은 한 여자가 엘레베이터 안에 들어섰다.

그 모습에 나는 내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고, 나도 비에 약간 젖었다는 것을 느꼈다.

술을 마셔서 그런가, 내 몸 참 둔해졌네.

“고맙습니ㄷ.. 아, 민식이구나. 민식아?”

“응..? 어.. 효..효민이구나.. 헤헤..”

그 여자는 엘레베이터 버튼을 꾹 하고 눌렀고, 자신이 눌렀던 층 밑에 내가 누른 흔적이 있는 것을 알아채자

그녀는 내게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난 날 부르는 그 소리에 그 여자를 쳐다보았고, 비에 젖은 듯한 모습의 여자는 효민이었다.

나는 의도치 않게 술로 인해 꽐라가 된 혀로 대응하며 인사를 했다.

“너 왜 이 시간에 혼자 있고 또 술은 왜 마셨어..?”

“어..? 아.. 효민이 너 비 다맞았네..”

“응? 아.. 어..”

취객의 대표적인 특징.

1. 물어본 것엔 동문서답을 해버린다.

를 그대로 이행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 자신의 질문에 애매모호하게 씹힌 효민이는 당황해하며 내 말에 반응했다.

그렇게 엘레베이터의 문은 서서히 닫혀가고, 딱 올라가려고 했을 때였다.

‘번쩍’

‘쿠콰콰쾅!!’

“꺄아악!!!!!”

“어? 정전인가..”

비록 밀폐된 엘레베이터였지만, 번개가 한 번 크게 세상을 하얗게 만들었다가 사라졌는 지 천둥소리 또한 천하장사 마냥 우렁찼다.

그 소리와 함께 우리 둘을 비추던 엘레베이터등은 완전히 소등되어버리고, 정전이 되기라도 한 듯 불그스름한 비상등이 아주 어두우면서도 은은하게 우리 둘을 

어렴풋이 비추었다.

갑작스러운 엘레베이터의 정전에 효민이는 깜짝 놀라하며 소리를 질러대었고,

나는 술에 취해서 인 지 대수롭지 않게 이 상황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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