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스물 다섯 번째 과외 .
// 다다닥 - //
‘ 처녀에게 모유가 나옵니다 . ’
// 탁 - //
나는 진한 검정색의 바탕의 키보드판을 살구빛이 나는 나의 손가락으로 자판 몇개를 눌러
네이버 검색창에다가 ‘ 처녀에게 모유가 나옵니다 ’ 라고 쳐놓고는 엔터버튼을 살포시 눌렀다 .
‘ 처녀인데 모유가 나와요 ’
‘ 임신도 아닌데 모유가 나와요 ’
‘ 처녀인대 성 관계후 모유가 나옵니다 ’
역시나 정보의 바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인터넷 다운 모습이었다 .
나는 처녀에게 모유가 나옵니다라고 쳤을 뿐인 데 무려 몇 천건이나 되는 정보들이 사르륵 내 눈 앞에서 펼쳐졌다 .
태연이에게 모유가 나온다는 건 희귀한 증상이 아닌 듯 했다 . 처녀가 모유가 나온다는 것은 꽤 흔한 일인가 보다 했다 .
그 중 정확도가 가장 높은 게시글 하나를 누르니 , 나의 걱정을 없애주고 안심시켜주는 문장 하나가 눈에 띄게 들어왔다 .
‘ 가슴을 너무 흥분시키면 모유가 나올 수도 있어요 ’
‘ 휴우 .. 다행이다 . 근데 내가 섹스할 때 너무 애무했나 .. ’
이 글을 보고는 심도깊은 깨달음을 얻으며 ,
다음부턴 관계를 맺을 땐 애무를 너무 진하게 안하기로 굳게 다짐하는 나였다 .
‘ 걱정은 덜어냈으니 , 이제 피파온라인이나 즐겨볼까 . ’
게임종합 일간검색어 일 위의 위엄을 달리고 있는 피파온라인을 즐기기로 하는 나였다 .
그리고 최근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이라서 인기가 부쩍 올라간 게임 . 오늘은 스타플레이어가 이적시장에서 떠야 할 텐데 .
.
.
.
“ 앗싸 ! 마이콘 ! ”
오늘은 운수좋은 날이라도 되는 걸까 . 평소에 나의 운에서는 나올 리가 없는 마이콘이 덥썩 내 눈앞에서 싼 이적료를 내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다니 .. 설마 이렇게 행운의 연속이 펼쳐지고 엄청난 불행이 찾아오는 게 아닐까 . 라는 생각을 해보는 나였다 .
// 딩동 - //
“ 아 . 분위기 한참 달아올랐는 데 .. 누구세요 ?! ”
기분이 좋아서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나의 기분을 방해라도 하듯이 현관문 쪽에서 초인종소리가 들려왔다 .
나는 그 초인종 소리를 듣고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끄고 밖에 누군가가 있을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
그리고 누구인 지 묻는 것을 잊지않고 말하면서 현관문 손잡이를 돌려서 열 준비를 하였다 .
“ 옆 집에 사는 이웃인데요 . 심심한데 놀아주실래요 ? ”
옆 집에 산다면 지금 바깥에서 들려오는 이 여자 목소리는 필시 소녀시대 멤버들일 것이다 .
문을 열어주는 순간 본격적으로 내가 살고 있는 이 행복한 집은 필시 난장판이 될 것이고 ,
문을 안 열어주면 냉정한 남자라고 필시 나중에 멤버들을 만날 때 무시와 냉대를 받을께 불보듯 뻔했다 .
할 수 없이 난 전자를 택하여 내가 잡고 있는 이 손잡이를 돌려서 문을 열었다 .
“ 하이 ! ”
“ 그래 . 안녕이다 - 우리 집에서 떠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찾아와 ? ”
“ 우리 집엔 재밌는 거 별로 없는 데 네 집은 널린게 재밌는 거 잖아 - 그래서 즐기러 왔어 . ”
“ 어쩔 수 없지 . 부수지만 않으면 돼 , 들어와 - ”
문 열어주기가 무섭게 그녀들은 거실로 달려가 온갖 게임기와 놀이도구를 건드리며 , 내 예상대로
거실을 난장판 아닌 난장판을 만들어놨다 . 저것들을 언제 치워야 하는 걱정에 사로잡히며 고뇌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
“ 민식아 - ”
“ 왜 ? ”
“ 나 어제 거실에서만 주구장창 마셔대서 니 방 구경 못했는 데 방 구경 좀 해도 돼 ? ”
“ 유리 네 맘대로 해 . ”
“ 진짜 ? 그럼 들어간다 - ”
유리는 고뇌하고 있는 나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건드리더니 , 내 방에 들어가도 되냐고 허락을 구했다 .
난 그녀가 내 방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것만 부서트리지만 않으면 되었기에 , 그녀가 방에 들어가는 걸 허락해줬다 .
그러자 유리는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내 방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
별로 걱정은 안했지만 , 그래도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조심스레 그녀의 뒤를 쫒으며 내 방 안으로 함께 입성했다 .
“ 와아 - 역시 남자 방이라서 그런가 .. 이상한 냄새가 자욱하네 . ”
‘ 뜨끔 . ’
“ 이상한 냄새라니 . 도대체 무슨 냄새 ? ”
“ 헤헷 - 몰라 . 어쨌든 이상한 냄새가 나 . 어엇 ? ”
유리는 나의 방에 들어오자 고개를 이 곳 저 곳을 돌려가며 가구들을 샅샅이 둘러보고 있었다 .
그러다 어디서 이상한 냄새라도 되는 지 콧구멍 평수를 넓히고 눈가를 찡그리고는 말을 했다 .
난 그녀의 말에 어딘가 모르게 몸이 움찔거렸지만 그녀가 쳐다볼 때는 딴 곳을 쳐다보며 아닌 연기에 열중했다 .
그녀는 이상한 냄새에 대해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어딘가를 둘러보다가 뭐 신기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 그녀의 동공의 크기가 급하게 확장되었다 .
“ 어 ? 이거 기타아냐 ? 민식아 너 기타 쳐 ? ”
“ 응 ? 가끔 치는데 ? ”
“ 풋 - 새 거좀 사지 . 이게 뭐야 - 낡아서 칠 맛도 안나겠다 . ”
‘ 빠직 - ’
“ 하핫 - 그래서 나중에 새 걸로 하나 뽑아볼려고 . ”
유리가 나의 기타를 보고는 비꼬는 식으로 말을 했다 .
난 그녀의 말에 살짝 머리가 화끈거렸지만 , 애써 아닌 척하곤 헛웃음을 지으면서 그녀의 말에 대꾸했다 .
하긴 내가 봐도 좀 낡은 모습이였다 . 산 지 10년이 되었으니 , 주변 환경에 건조해지면서 사막의 땅 갈라지듯이
기타의 여기저기가 흠집 투성이였고 기타줄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기세였다 .
“ 치잇 . 기타 갔고 놀려니까 재미 없어 . ”
// 휘익 - //
“ 기타 함부로 던지... ㅈ .. !!!!! ”
// 텅 ! 쩌억 - //
유리가 나에겐 소중한 의미가 부여된 기타를 낡았다고 하며 바닥에 팽개치듯 던지었다 .
그 기타는 내가 가장 아끼고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안 된 기타였는 데 , 그녀의 손에서 짐짝 내팽개치듯 던져지며 딱딱하고 차가운 방바닥으로 추락했다 .
그리고 나무가 갈라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나의 보물 1호 같은 기타는 더 이상 기타가 아닌 불쏘시개로 써야할 것 같은 모양새로 두 동강이 났다 .
난 기타가 반쪽으로 나는 것만은 막고 싶었는데 그건 이미 늦은 일이었고 , 지나간 과거였다 . 지금 내 눈앞에서는 선명히 기타가 두 동강이 나있을 뿐이었다 .
난 그 허망함에 아무 말 없이 분노의 폭포수가 내 머릿속으로 차오르는 것도 막지 않고 단지 침묵으로 말을 대신했다 .
“ 민식아 .. 미안 . 나도 살살 던진다고 던졌는 데 . 이렇게 두 동강 날 줄은 몰랐어 . ”
“ .... ”
‘ 기타가 낡은 게 네 눈 앞에 보이는 데 ! 그걸 던진다는 자체가 참으로 착오적인 발상아니야 ? ’ 라며 지금 나의 소중한 기타를
내가 손 쓸 도리도 없이 부셔버린 그녀에게 분노와 증오가 섞인 육두문자의 문장들을 한 뭉텅이 퍼부어주고 싶었던 심정이었지만 ,
그저 나의 주먹을 세게 꽉 쥐며 그 주먹에다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태양의 표면온도와 같은 정도의 분노의 열기를 내보냈다 .
“ 진짜 미안하다니깐 .. ? 응 .. ? 그리고 남자가 쪼잔하게 뭐 이런 것 가지고 사색이 되냐 .. 기분 좀 풀어 .. 응 ? ”
“ ... 나가 .. ”
“ 어 .. ? ”
“ 네 귀 장식으로 달렸어 ? 나가란 말 안들려 ?! ”
“ ... ”
그녀는 내가 화나있는 상태라는것을 조금이라도 눈치 챈건지 나의 기분을 풀어주려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 .
하지만 나는 화가 사그라들기는 커녕 그녀의 말에 불난 곳에 휘발유와 적절한 바람을 뿌려주고 불어주기라도 한 듯이 어찌할 수 없을 만큼 화가 치솟았다 .
그래도 난 애써 억제할 만큼 억제하고 절제된 말투로 유리에게 말했다 . 유리는 나의 말에 꽤나 당황했는 지 떨린 목소리로 말했고 ,
그런 그녀의 짧은 말이 끝나고 난 뒤 쉴 틈도 주지않고 매너따윈 베풀어주지도 않은 냉랭한 말투로 다시 한 번 그녀를 충격에 빠트렸다 .
그녀는 그 충격에 한 동안 말을 하지 못하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어벙한 표정으로 방을 나갔다 . 하지만 그녀도 배려의 말투가 조금도 섞이지 않은
나의 말에 살짝 화가 나기라도 한 듯이 문은 쾅 - 하는 소리를 내며 세게 닫았다 .
나는 유리가 내 방에서 거실로 나가고 난 뒤 아까처럼 분노 상태라는 것이 얼굴에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것 과는 달리 , 애써 마음을 진정하며 .
침대에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저 멍하니 앉아있다가 차가운 바닥에 이제는 그 쓸모가 사라진 기타의 줄을 살짝 매만졌다 .
그리고는 이제는 그저 두 개의 쓸모없는 , 쓸모 있어봐야 불쏘시개 이상의 가치가 아닌 커다란 나무조각덩이가 된 기타를 원래 있었던 자리 그대로 옮기고 난 뒤 다시 침대에 앉아 그것을 쳐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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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똑 - //
“ 수영아 - 유리야아 - 시카야아 - 윤아야아 - 효연아아 - , 민식이네 집 안에 있는 거면 문좀 열어줄래 ? ”
// 철컥 - //
“ 아 - 고마워 .. 효연아 ”
태연이와 파니는 급하게 생긴 스케쥴을 끝내고 숙소로 왔는 데 , 멤버들이 없자 다들 놀 것이 많은 민식이네 집으로 갔을 거라 짐작한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파니와 함께 민식이네 집으로 가서 현관문의 손잡이를 당기었다 .
하지만 완벽하게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민식이네 집의 문이 쉽사리 열릴리가 없었고 , 할 수없이 문에 매달리며 노크를 하면서 애원을 하자 ,
효연이 집 안에서 살며시 잠금장치를 풀며 문을 열어주었다 . 그리고 이에 대해서 효연에게 고마움의 말을 전하는 태연이였다 .
“ 효연아 유리 왜 저래 ? ”
“ 몰라 , 민식이 방 나오니까 저래 . ”
파니가 소파에 가만히 앉아서 화난 상태로 TV를 보는 유리를 보고 효연에게 왜 저러는 지 말했고 , 효연은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대충
상황을 눈치 채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태연과 파니에게 귀띔해주었다 . 그리고 태연은 뭔가를 느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
‘ 민식이의 여자친구로서 , 소녀시대 리더로서 둘을 화해 시켜야겠어 . ’
“ 아 ! 태연아 ? 왜 내 팔을 잡아 - ”
태연은 자신이 생각한대로 실천하기 위해 , 유리에게 달려가 그녀의 가련한 팔을 붙잡고 같이 그의 방으로 끌고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