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20/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열 아홉 번째 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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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었나 ... ’

꿈 속에서의 선명하고 생생했던 그녀와의 몸 섞임 후 흰색의 방이 나오는 장면에서 난 잠을 깼다 .

비록 가상이었지만 꽤나 강렬해 , 지금 이 순간도 환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을 못할 뻔 했다 .

찬 거실 바닥에서 잠을 깨고 보니 저 멀리 여자 애들이 잠에 취해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곤 가까스로 구분했다 .

지금의 시간은 새벽 여섯 시 . 왠만한 아침형 인간이라면 일어나야 할 시간이다 .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기에 새벽 두 시에 잠을 잤는 데도 불구하고 그 놈의 습관이 뭔지 , 언제 자든간에 몸이 저절로 여섯 시에 깬다 .

참으로 난 고 3 이 아닌데 왜 이렇게 피곤한건지 , 그렇다고 잠을 더 취할려고 하면 도저히 잠이 오지않는 거지같은 내 몸이다 .

아침이 시작됨을 알리는 지 새벽과 아침 사이의 여명의 빛이 테라스를 통해 넓다란 거실을 한 가득 채웠다 .

마치 전쟁이라도 치룬 듯이 살아있는 소녀들의 주검이 거실에 수 없이 널부러져 있었다 .

“ 으 .. 으 .. ”

나는 희미한 빛이 새어 들어오는 거실에서 널부러져 있는 소녀들의 모습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감상하고 있는 중이었다 .

그러나 이 감상을 그만 두라는 듯 TV 근처에서 잠에서 깬 듯한 한 소녀의 몸짓에 나는 아무 것도 안 봤다라고 하는 것 처럼 몸을 주방으로 돌렸다 .

“ 오빠 벌써 일어났어 ? ”

“ 응 ? 윤아구나 - 아까 일어났지 . ”

“ 하암 - 오빠의 흐트러진 머리를 보니까 ..  오빠 아직 안 씻었찌 ? ”

“ 음 .. 그렇지 .. ? ”

그녀 또한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도 안하고 그냥 놔둔 채 나에게 말을 걸었다 .

난 그녀의 체면을 생각해 머리카락 모양에 대해 말을 안하고 , 웃음을 자아내는 그녀의 모습에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

그녀는 자신의 머리 모양이 어떤 지도 모르고 나에게 새벽부터 말도 안되는 애교를 날리고 앉아있었다 .

그녀니까 ... 애교드립을 애써 참는 것이지만 .

“ 그럼 먼저 가서 씻어 .. ! ”

“ 흐음 ... 그럴 예정이었어 . 근데 .. ”

“ ... ? 응 ? ”

“ 너도 씻어야 할 정도로 만만치 않닷 !! ”

// 후다닥 - //

윤아가 나 한테 말도 안되는 애교를 날렸듯이 , 난 그에 대응하듯 그녀에게 때 아닌 도발을 날리곤 화장실로 주저없이 직행했다 .

그리고 그녀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소싯적 단거리 달리기 때 발휘했던 실력을 화장실 까지 걸어가면서 보여주고 있었다 .

막상 화장실에 도착 후 그녀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살짝 뒤돌아 보니 그녀는 썩소 아닌 썩소를 날리며 ’ 훗 , 어린애 같긴 . ’

의 의미가 함축된 웃음을 지었다 . 으잇 - 스물 두 살이 스물 한 살에게 비웃음을 당한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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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곱 시 .

// 치이이익 - //

오전 일곱 시가 되어도 윤아를 제외하곤 모두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나는 알람 대신 프라이팬에 내가 아껴두었던 통조림 속 햄을 굽기 시작했다 .

역시 예열된 프라이팬에 햄을 부치자 그 소리가 예삿소리가 아니었다 . 이것은 모든 이들의 허기짐을 자극하는 소리였다 .

나로써도 , 옆에서 앞치마를 둘러매고 나 도와준답시고 지켜보는 윤아도 입 안에 가득 침이 고일 정도에 고음질 사운드 랄까 .

“ 으 .. 읏 .. 이건 햄 굽는 냄새와 소린데 ... ”

역시 나의 시나리오 대로 스토리는 전개되어가고있었다 . 먹을 것이라면 정신을 못차리는 소녀시대의 식신 수영양 께서

친히 청각과 후각에 온 집중을 기울이시어 , 잠에서 깨어나시었다 . 그리고 그녀의 모습 또한 한 시간 전 쯤에 갓 일어났던 윤아 처럼 정수리 부분이 

심하게 흐트러진 새집 머리를 하고 있었다 . 그 몰골을 지켜본 윤아는 수영을 향해 아기처럼 배시시 웃으면서 무언 ( 無言 ) 의 손짓으로 

수영을 화장실로 인도했다 .

“ 어엇 .. ?! 햄이다 ! ”

“ 설리야 . 먹을 생각은 씻고나서 해 . ”

“ 치이 .. 나 엄청 빨리 씻을거야 ! ”

“ 풉 . 맘대로 - ”

설리도 청각과 후각 , 즉 공감각적인 햄의 자극에 잠에서 깨어났는 지 주방에서 비축해두었던 햄을 모조리 다 굽는 나를 보고는 ,

지금도 어린 애 지만 .. 장난감 사줬다고 아주 기뻐하는 꼬마애처럼 눈웃음을 방긋 지었다 . 그러곤 그녀는 나 몰래 슬쩍 젓가락을 집어 

시식용 코너에서 먹는 것처럼 햄을 먹으려 시도를 했으나 , 내 옆에서 보조 겸 감시 역할을 하고 있던 윤아의 레이더망에 딱 걸렸다 .

설리는 그녀의 레이더망에 자신의 행동이 적나라하게 걸려버리자 유치원생처럼 볼을 부풀어대며 투정을 부리곤 , 수영이 있는 화장실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

난 설리가 화장실로 움직이는 동선을 한 번 슬쩍 보고는 , 다시 윤아와 함께 지글지글 햄을 굽기 시작했다 . 햐아.. 침 진짜 침고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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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여덟 시 .

“ 태연아 . 시카는 원래 저렇게 오래까지 자 .. ? ”

“ 응 - 우리 멤버 중에서 가장 늦게까지 꿈나라에 빠져있는 건 변함없이 항상 수연이였어 . 쟤 꺠우는 것도 힘들어 . ”

지금은 오전 여덟 시 , 해는 어느새 따스한 햇빛을 발산한 지 벌써 두 시간 째다 . 

햇빛이라는 알람에 맞춰 열 네 명의 소녀와 숙녀들은 다 스케쥴을 위해 달콤한 단잠에서 깨어나 몸을 깨끗이 하는 것 까지 모두 마쳤는 데 ,

오직 단 한 명 . 소녀시대 금발여신 이라 불리는 시카양께서 마지막 잠 스퍼트를 올리시며 햇살이 자신의 얼굴을 톡톡 건드리는 것도 모르고 ,

밝은 거실에서 혼자 달빛과 별빛이 한 가득 있는 꿈나라에 머물러 계시는 시카양이었다 .

“ 시카야 - !! 일어나 - !! ”

“ .. 흠 . 냠 .. 쩝 . ”

나는 부부젤라를 능가할 만한 성량으로 시카의 귀에 입을 갖다대고 크게 벌리며 말했다 .

하지만 제시카는 나의 폭발적인 음량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의치 않다는 듯 꿈 속에서의 나래를 계속해서 펼쳐나갔다 .

‘  시카는 잠 자는 거 하나는 무지하게 잘 자네 .. 물론 노래도 잘 부르지만 ... 아 맞다 ! ’

“ 태연아 . ”

“ 응  .. ? ”

“ 시카가 가장 싫어하는 음식이 뭐야 .. ? ”

“ 으음 ... 오이 ? ”

“ 오이 .. ?  오이를 싫어해 ? 고마워 내 질문에 답해줘서 - 시카 금방 깨워줄게 . ”

태연이는 나의 마지막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있었다 .

나는 그녀의 호기심 어린 표정을 뒤로 하고 주방으로 걸어가 , 요리재료로 있을 만 한 건 다 있는 우리 집의 자랑인 비싼 냉장고를 활짝 열어 ,

야채칸이라고 써져있는 서랍을 뒤지어 단 하나 밖에 없는 진녹색 빛이 아른거리는 오이 하나를 왼손에 힘껏 쥐고는

굳게 결의를 다진 표정으로 다시 금발의 그녀에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

“ 오이 ... ?! 김민식 ... 혹시 ! ”

그녀는 내가 한 손엔 오이를 힘껏 쥐고서 굳게 뭔가 결심을 했단 표정으로 시카에게 다가서자 살짝 당황한 눈빛을 지었지만 ,

내가 불순한 ( ? )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에 이윽고 안심되었다는 미소를 내게 지어보였다 .

그래 .. 태연이마저 허락했으니 , 이 강렬한 오이냄새로 그녀의 신경을 이 채소 하나만으로 가득 차게 해볼까나 .. ?

“ 후훗 - 시카야 이제 좀 일어나 - ”

“ 아 .. 알았어 .. 근데 . 크킁-  이게 무슨 냄새야 ? ”

역시나 그녀의 치명적인 약점인 오이가 통했는 지 , 아까 굉음을 질러가며 깨울 땐 안 일어나더니 

오이를 옆에 두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한 번 그녀를 깨우려고 어깨를 뒤흔들자 그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일어나겠다는 식의 답을 해주었다 .

그리고는 몇 번 코를 킁킁대더니 나에게 무슨 냄새냐고 아직까진 눈을 감은 채로 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

“ 이거 .. ? 오이라고 하는 채손데 . 오늘 이거 갔고 요리 좀 할려구 - ”

“ 뭐어어 - ? 오이 ?! , 꺄아아악 - !!! 저리로 치워 ! ”

난 그녀의 면전에다가 냄새나 모양새나 다 특이한 오이를 살랑살랑 야골리듯 흔들어 보였다 .

시카는 오이라는 말에 눈을 번쩍 뜨며 내가 야무지게 흔들어대는 그 초록색 물체의 움직임을 보고는 입을 쫘악 벌리며 내가 여태껏 들어본 비명 중 

가장 하이 톤의 비명을 여지없이 질러댔다 . 어엌 - 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네 .. !

“ 아 - 귀 아파 .. ! 비명 그만 좀 질러 ~ ”

“ 꺄아아악 ! 그럼 그.. 그거 그만 흔들면 되잖아 - !! ”

“ 히힛 - 시끄럽긴 하지만 , 근데 오이를 피하는 니 반응이 재밌어서 그만 두곤 싶진 않아 - ”

시카는 오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쫓아오는 나를 피하기 위해서 우리 집 이곳 저곳을 샅샅이 뛰어다녔다 .

나는 시카의 뒤를 계속 졸랭졸랭 쫒아다니며 오이를 흔들었다 . 마치 내가 시카를 쫓는 추싴꾼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

“ 민식오빠 그만둬요 ! ”

// 퍼어억 - //

“ 끄어어얽 - ”

여전히 오이를 흔들어대며 시카를 야골리는 나에게 누군가의 나의 등에 강력한 발길질을 날렸다 .

우리나라 속담에 있는 ' 뿌린대로 거둔다 ' 라고 시카를 여태까지 놀린만큼의 죄의 양이 있는 고통이 격렬하게 나의 등을 뒤흔들었다 .

이 느낌은 뭐랄까 , 마치 등이 모세의 기적처럼 두 쪽으로 갈라진 느낌 .. ? 이고 뭐고 아파죽겠다 !! 

“ 수정아 - 너 였어 ? ”

“ 우리 언니 괴롭히는 것 그만 둬요 - ”

“ 알았어 - 알았어 , 장난으로 한 번 해본거야 . 한 번만 더했다간 등이 남아나지 않겠다 - ”

“ 그럼 언니 괴롭히지 마요 !! ”

“ 알았다니깐 .. ”

나는 등을 신명나게 얻어맞고 난 뒤 , 오이로 시카를 놀리는 것을 그만 두기 위해 오이를 도로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

그리고나서 수정이와 시카의 애틋한 자매애를 눈으로 피부로 직접 느끼곤 훈훈함과 쓰라림을 몸소 체험하며 , 아침 일찍 일어나 했던 요리를

식탁 위로 세팅했다 . 세팅을 완료하고 난 뒤 , 열 네 다섯명의 소녀들은 벌떼같이 반찬과 밥이 차려진 거실의 커다란 테이블로 우르르 몰려왔다 .

“ 얘들아 - 이거 민식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만들어준거니깐 , 민식이한테 고마워하고 인사하고 먹자 . ”

“ 으응 - !! ”

“ 하나 . 둘 . 셋 ! ”

“ 잘 먹겠습니다  - !! 민식아 고마워 ! ”

“ 알았어 - 너네들도 차린 건 없지만 맛있게 먹어 - 그리고 스케쥴 열심히 뛰어 , 푸훗 - ”

소녀들은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 만들어준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었다 .

그런 소녀들을 보면서 왠지 아침을 준비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

소녀들은 음식들을 깨끗이 싹싹 비운 뒤 , 각자 스케쥴을 하러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

난 그런 소녀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며 한 두 명씩 보내면서 배웅해 주었다 .

“ 응 .. ? 태연아 , 너만 스케쥴 없어 .. ? ”

“ 나 오늘 뮤지컬 쉬어서 나만 스케쥴 없지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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