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7/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열 여섯 번째 과외

“ 응 ?  유리누나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 ”

“ 어 ? 승리야 안녕 !! 헤헤 - 오랜만이다 - ”

써니와 있을 때와 비슷하게 뒤에서 어느 남자의 목소리가 유리에게 말했다 .

유리도 꽤나 그를 반겼는 지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 보였다 .

나도 그 남자의 정체가 궁금해 살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 

그 곳에는 우리나라의 남성 아이돌 그룹인 빅뱅의 승리가 가히 여성에겐 살인적일 ,  눈 웃음을 지으며 활기 찬 유리의 인사에 대응했다 .

“ 근데 ... 옆에 있는 남자 분은 누구예요 .. ? 처음 보시는 분 인데 . ”

“ 히히 .. 내 옆에 있는 얘는 ... ”

“ 김민식이라고 합니다 . 유리랑은 친한 친구 사이죠 . 서로 초면인데 악수라도 할까요 ? ”

승리가 유리에게 존댓말을 써가며 나에 대해 질문을 했다 .

그러자 유리는 입을 열며 나에 대해 소개 하려던 것을 난 스스로 입을 벌려 육성을 내며 승리의 질문에 유리 대신 답해주었다 .

그러면서 겸사겸사 승리와 쉐이크 위드 핸즈 ( # 팬픽보고 ,공부하고 Shake with hands : 악수하다 ) 를 했다 .

승리는 나의 적극적인 태도에 꽤나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 흠 - 내가 너무 나섰나 ?

“ 하하 - 재밌으신 분이네 .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

“ 유리랑 친구니까 .. 동갑이겠죠 ? ”

“ 어 .. ? 형이시네 - 그렇게는 안보였는데 . 그럼 민식형 유리누나만큼 저랑도 친하게 지내요 - ”

“ 그래 - 나도 중앙대생이니 자주 만날 것 같은 데 - 그럼 나님은 이만 리포트 내러 가야되서 .. ”

“ 형 - 잘 가세요 . ”

“ 오키 - 승리 너도 공부 열심히 해 . 유리 너도 - ”

“ 걱정 붙들어 매셔 - ”

어릴 때 부터 가졌던 나의 쓸만 한 능력 한 가지 . 

그것은 초면인 사람들과도 무서운 속도로 친해지는 [ 폭풍 친화력 ]이다 .

그 위용이 어느 정도이냐 한다면 , 방금 본 걸로 알지 않겠는가 . 빅뱅의 승리와 빠른 시간에 친해져버리는 이 친화력 .

소녀시대 얘들의 친화속도를 전부 다 합쳐도 , 나를 따라 잡지 못할 걸 ? 

난 그렇게 혼자 자뻑모드에 빠진 채로 유리와 승리에게서 떨어지곤 나는 A4 15매의 영어로 구성되어 있는 리포트를 들고서 

중앙대학교 외국어대학교를 향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발을 앞으로 향해 움직였다 . 

.

.

.

// 똑똑똑 - //

" 들어오세요 . “

난 리포트를 들고선 , 왠지 모르게 위엄이 넘쳐보이는 밝은 갈색 빛의 고운 나무결을 자랑하는 것 처럼 보이는 ,

광택이 줄줄 흐르는 나의 영문과 교수님이 계시는 개인 집무실을 손목을 돌려 손등으로 가볍게 세 번 치었다 .

그러자 , 교수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인자하신 말투로 그 노크에 대한 대답을 하셨다 .

“ 헤헤 - 교수님 안녕하세요 . ”

“ 아니 .. 항상 수비수 학점 ( D E F ) 을 면치 못하던 , 우리 영문과의 자랑 김민식군 아닌가 ... ? 여기까지 어쩐 일로 일찍 왔는가 ? ”

“ 히히 - 교수님 , 재밌는 말투는 여전하시네요 . 리포트 내러 왔습니다 . ”

“ 뭐 .. 뭐라고 ? ”

교수님은 나의 등장에 재치있는 말투로 나를 반기셨다 . 

그리고 내가 리포트를 낸 다는 말에 , 쓰고 계시던 안경의 다리를 한 번 집고는 

심봉사가 심청을 보고난 뒤 눈이 번쩍 뜨이는 것처럼 교수님도 날 그렇게 쳐다보고 계셨다 .

“ 자네 .. 개과천선이라도 한 건가 .. ? ”

“ 아니 .. 교수님 어찌 그런 섭섭한 말씀을 .. 단지 조금이라도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일찍 온거랄까요 .. ? ”

“ 그렇다면 기쁜 마음으로 자네의 리포트를 읽어보지 . 그런 의미로 즉석에서 학점을 매겨주겠네 . ”

“ 꼭 그러실 필요까진 없습니다 . 교수님 . ”

“ 허허 - 촉박해하기는 , 여기 앉아서 기다리게나 . ”

난 두근두근 떨리는 심장을 애써 제어해가며 교수님의 책상 앞에 놓여있는 가죽 소재의 의자에 내 몸을 얹었다 .

.

.

.

“ 오래도 기다렸군 . 자 - 학점을 바로 말해줄까 ? ”

“ 네 . 맞는 것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니까 말해주세요 . ”

“ 김민식군 축하한다 . A- 다 . 여태까지 쓴 거보다 좀 더 현실성있는 경우의 리포트라서 가산을 부여했고 ,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찍 와서 가산점을 부가해줬다 . ”

“ 에이 마이너스요 ?! 진짜요 ?? ”

“ 믿지 않는군 . 여기 확인해봐 . ”

교수님이 건네준 나의 다섯시간 동안의 피땀이 묻은 그 흰색 바탕의 보고서엔 선명히 빨간색 색연필로 그려진 A-가 있었다 .

오 신이시여 . 나에게 이런 축복을 주시다뇨 . 소녀시대 , 교수님 , 신님 , 내 손 다 사랑합니다 !! 

“ 교수님 감사합니다 !! , 정말 사랑해요 - 뽀뽀라도 해드릴까요 ?  ”

“ 허허 .. 첫 말은 고맙네만 , 두 번째 말은 점수를 깎아먹는 발언일세 . 하하 - ”

“ 그럼 . 뽀뽀하는 건 그만 둘게요 . 어쨌든 정말 감사합니다 !! 다음 강의 날에 뵈요 !! ”

“ 그러게나 .. 잘 놀다 , 다음주 월요일에 보게나 . ”

난 끝까지 배웅해주시는 교수님의 모습을 뒤로 하고 중앙대 소속 외국어대학교를 천천히 빠져나왔다 .

그 곳을 빠져나오니 어느새 해는 중천에 뜬 채로 햇빛을 강렬하게 땅으로 내려치는 중인 채였다 .

난 햇빛의 추락을 애써 하얀 손등으로 가린 채 ,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 예술대학교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

「    달이 차고 내 마음도 차고 

      이대로 담아 두기엔 너무 안타까워 너를 향해 가는데

      달은 내게 오라 손짓하고 

      귓속에 얘길 하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야

      제일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노란 꽃 한 송이를 손에 들고

      널 바라 보다 그만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네

      이게 아닌데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가지 멋진 말이 남았는데

      사랑 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그 보단 더욱더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을 준비했단 말이야

      숨이 차고 밤 공기도 차고 

      두 눈을 감아야만 네 모습이 보여 걸을 수가 없는데

      구름 위를 걷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

      널 알게 된 후부터 나의 모든 건 다 달라졌어

      이게 아닌데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가지 멋진 말이 남았는데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그 보단 더욱더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을 준비했단 말이야

      나를 봐줘요 내 말을 들어봐 줘요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랑해

                                                            」

한 손으로는 녹색 잔딧바닥을 강렬히 내려치는 햇빛을 막고 

한 손으로는 최근 관심 있게 듣고 있던 뜨거운 감자의 고백을 틀며 음악을 눈을 감곤 걸어가며 감상했다 .

눈을 감으면서 , 시원한 바람이 나의 머릿결을 하나 둘 씩 헤집어 놓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눈을 감으면서 , 감미로운 노래 외에도 마치 피쳐링이라도 넣어 주는 것처럼 참새가 짹짹 거리는 것을 들었다 .

그리곤 눈을 떴다 . 따사한 햇살이 내 마른 몸을 휘감은 듯 느껴진다 . 보이는 중앙대의 광경도 보다 한 층 더 화사해진 듯 보였다 .

고백을 감상하며 한 동안 걸으니 , 어느새 유리가 수업을 듣고 있는 예술대학이 눈 앞에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

지금 시각은 열 두시 반 . 수업 끝나기 위해선 , 삼십 분을 더 기다리어야 하는 듯 보였다 .

우두커니 , 바보처럼 서있을 수만 없는 노릇이어서 예술대학 주변에 있는 장소들을 둘러 보기로 했다 .

// 띡 - //

노래가 바뀌었다 .

바뀐 노래의 이름은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두 락 밴드 중 한 락 밴드 , Muse 의 time is running out 이었다 .

이 노래 락인데도 불구하고 , 정말 수만 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였다 . 완전 명곡인 노래 .

노래방만 가면 꼭 부르는 나의 십 팔번 노래 . 노래만 조금 할 줄 안다면 어느 정도 따라 부를 수 있어서 나 같은 사람들에겐 참 좋은 노래다 .

뮤즈 노래를 다 듣고도 아직 이십 오 분이 남았다 .

아 기다리다가 지치겠다 ... 정말 기다림이란 지루한 시간의 연속 . 뭐 ,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거라면 의미가 남다르겠지만 .

지금 쉬고싶은 나에겐 이 기다림이란 곧 지루함이었다 . 하지만 그 기다리는 대상이 유리 라는게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

그리고 리포트의 A - 학점은 나에게 엄청난 선물이고 .

그렇지만 , 혼자만의 독백을 지껄이며 , 기다림을 때우는 나였다 .

그렇다고 , 아무도 안 들어주는 마음 속 생각을 마음 속으로만 지껄이는 나였다 .

갑작스럽게 , 기다림에 지쳐서 그런지 ‘ 나는 누구인가 ’  라는 철학적 질문을 되새기는 나였다 .

이런 생각은 집에서 혼자 하는 게 나은 듯 보인다 . 

이제 이런 생각은 그만 두고 그냥 음악만 들으며 기다려야 겠다 . 

「 

    첫 눈보다 하얀 나비 노을보다 빨간 장미

    커피보다 까만 아이 그 눈빛이 날 자꾸 설레게만 하는데

    너랑 나랑 둘 뿐인데 너 혼자만 들을 텐데

    왜 말하지 못 하는지 왜 이러지 또 하루 미루어진 내 고백

    가만 너를 보고 있었던 나의 손을 잡은 그 때

    I love you I need you I love you I need you

    우리 둘의 시간 이제부터 시작 다섯째 손가락에 약속해

    동그랗게 내린 달빛에 서로 마주 섰던 그 때

    I love you I need you I love you I need you

    우리 둘의 시간 이제부터 시작 다섯째 손가락에 약속해

    꿈만 같은 시간 기분 좋은 시작 단잠에 들기 전에 기도해

    I love you I need you forever

                                                         」

뮤즈의 노래를 듣고난 후 들려오는 목소리는 태연이의 추천으로 듣게 된 

아이유의 노래 중 하나인 다섯째 손가락이었다 . 처음엔 아이유를 몰랐는 데 ,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꽤 추종자가 있는 여성 솔로 싱어 .

기타 연주도 꽤나 하는 듯 보였다 . 음색이 나랑 많이 비슷한 것 같은 아이유의 목소리 . 언젠가 기회가 된 다면 한 번 대면 해보고 싶은 가수일까 .

이 다섯째 손가락도 그런 아이유의 음색을 돋보이게 해주는 노래 중 하나였다 .

“ 기다려줘서 고마워 - ”

“ 응 ? 벌써 끝났나 ? ”

한참 아이유의 노래를 듣고 있을 무렵 . 예술대학교에서 내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이 하나 보였다 .

그것은 바로 , 내가 기다리는 원인이었던 유리의 모습 . 내가 기다리는 모습을 보곤 바로 말을 건넨 그녀였다 .

이십 오분 정도 더 걸릴 정도라고 생각했는 데 , 그것은 내 착각이었구나 . 내 예상 보다 22분 더 앞당겨 나타난 그녀 .

“ 감사의 의미로 밖에서 맛있는 거 사줄 게 . 가자 - ”

“ 으응 .. ? 사주는 데 마다할 이유라도 있나 . 따라가겠습니다 . ”

나와 그녀는 이제서야 중앙대학교를 벗어나 , 근처 식당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

이 주변에 맛집이 어디 있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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