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3/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열 두 번째 과외

“ 어 ?! 민식아 . 너 얼굴 무척 빨개 - 홍당무같앗 - ”

“ 주변이 죄다 분홍색이라서 그런가 .. 후우 .. ”

“ 말도 안되는 말 하지마 . 히힛 - ”

티파니가 그 고운 손가락으로 쿵쾅쿵쾅 거리는 내 심장을 주체 못하는 나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가 그런 귀여운 반응을 보이니깐 그런거잖아.  그리고 또 바보같은 웃음 짓지마 ... 이러다가 심장 터진다 . 

“ 휴우 ... 덥다 . 어디 마실 거라도 없나 ? ”

“ 갑자기 왜 더워 ?  .. 하긴 요즘 덥긴 덥더라 . 내가 물이라도 갖다주까? ”

“ 어 ..? 그러면 나야 고맙지 뭐 - 그럼 좀 갖다줄래? ”

“ 알았써 - 잠깐 기다령 - ”

내 얼굴이 계속해서 벌겋게 달아올라서인지 , 바깥과는 다르게 지금 나는 무척이나 더웠다 .

그러다보니 , 자연스럽게 이 느낌을 식히기 위해 물을 찾았는 데 . 파니가 이를 알아 들었는 지 고맙게도 물을 갔다준다고 했다.

그렇게 잠깐동안 파니를 주방으로 보내고 . 난 파니가 간 틈을 이용해서 내 남방 깃 쪽을 손으로 잡아채 앞 뒤로 흔들고 숨을 골랐다.

“ 야 ! 너 파니 방에 들어가더니 분홍빛이 얼굴에 물들기라도 했니? 왜 이렇게 얼굴이 빨개 .. ! ”

“ 어... 태연아 ..! 청소는 다 끝났어? ”

“ 미안하게도 아직 반 밖에 안했네요 .. 그런데 아직도 얼굴이 벌건고 보니 .. 혹시 .. ”

꿀꺽 -

“ 파니한테 맞기라도 했어? ”

“ .. 내가 .. 왜 맞아 ! ”

“ 뜸들이는 거 보아하니 , 맞는 것 같구만 . 쯧쯧 너 파니한테 맞다니 불쌍한 영생이네 - ”

파니가 물 가지러 주방으로 간 틈 막간을 이용해서 , 태연이가 청소하다 말고 한 손엔 옷가지를 쥔 채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얼굴빛에 대해서 물어보는 태연이었다 . 내 얼굴 빛이 그렇게 티 날만큼 빨갛나 . 

태연이의 장난섞인 시비에 난 장난스럽게 답해줄려고 했으나 내 입이 실수로 뭔가 수긍하는 듯하게 답해져 태연이으로부터 나는 ★ 파니에게 맞는 불쌍한 영생 ★ 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게 생겼다 . 그래도 태연이 덕분에 - 콩닥콩닥 거려서 발개진 얼굴이 태연이의 장난에 반응해서 발개진 얼굴이 되버렸네.

“ 자 - 여기 물 . ”

“ 응 ..? 아.. ! 고마워 . 파니야 - 잘 마실게 . ”

태연이가 한 바탕 장난스러운 시비를 걸고 다시 청소하러 간 지 얼마 안 되 , 토끼 슬리퍼를 질질 끌며 파니가 한 손에는 유리잔에 담겨진 물 한 잔을 쥐고는

나에게 살구 빛 팔을 뻗어 형광등의 빛이 유리잔 곁을 만지고 지나가서 그런 지 그녀가 주는 물 또한 빛의 반사로 인해 더욱 시원하게 보이는 듯 했다.

난 짧은 감사의 말을 하고 파니가 준 물을 벌컥 벌컥 마셔댔다 . 

찬 물이 내 식도를 타고 흐르자 ,  금방이라도 이 덥던 기운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

두근 두근 거리는 것도 서서히 잠잠해지는 것 같았다. 모든게 다 괜찮아 지는것 같았다.

“ 아 , 여기 방에 계속 있으려니 답답해서 못 살겠다 . ”

“ 왜? 분홍색이 싫어 .. ? ”

“ 응 ? 풉 . 아니 - 그런 건 아니고 , 더 이상은 못 기다릴 것 같아. 정말 기다리다 지칠 것 같아 - ”

“ 기다리다가 지친다 - ♪ 히힛 . ”

“ 지금 뭐한거야? 투피엠 기다리다 지친다 부른거야 ? 푸하하핫 - ”

“ 헤엣 - ”

모든 게 다 괜찮아 지는 가 싶더니 - 그래서 숙소 청소 좀 도우려고 했는 데 .

파니는 혼자있기가 그런 지 계속 나와 놀고 싶어 하는 듯 했다.

내가 살짝 던진 떡밥을 덥썩 물고는 노래를 부르는 파니 . 정말 그녀의 센스와 애교에 다시 잠잠해졌던 심장 박동이 점점 템포가 빨라지는 듯 했다.

이제서야 . 파니가 왜 소녀시대에서 인기 많은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 분명히 그녀의 외모에서도 , 그녀의 어눌한 말투에서도 , 성격에서도 드러나듯이 .

그녀만의 특유의 보호하고 싶은 욕구와 귀여움 . 그리고 키 작은 것 까지 - 하나하나 그녀의 특성이 남자들의 부성애를 자극하는 듯 했다.

물론 태연이도 그런 면모가 있긴 있지만 , 파니는 태연이와는 좀 다른 아우라를 풍기는 것 같아 .

“ 파니야 . ”

“ 응 ? ”

“ 너 참 귀엽다 - ”

나의 마지막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당황을 표시했다.

그리고 마치 서서히 우리가 손톱에다가 봉숭아 물 들이듯 , 그녀의 얼굴도 연분홍빛으로 서서히 물들어 갔다.

그녀는 또한 볼을 " 푸 - " 하고 양 쪽으로 공기를 집어넣으며 다람쥐처럼 크게 부풀렸다.

“ 김민식 ! 너 지금 뭐 하는거야 . 도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 파니가 저렇게 부끄러워 해 . ”

“ 응 ?! 태연아 .. 나 별 말 안했는 데 ? ”

“ 별 말을 안하긴 뭘 별 말을 안해 - 너 참 귀엽다? , 지금 순진한 파니한테 작업거냐 ? ”

“ 작업건다니 .. 그냥 귀여워서 귀엽다고 말한건데  - 그럼 너도 해줄까? 태연아 너 참 사랑스럽다 - ”

태연이는 갑작스럽게 다시 파니의 방을 찾아와 나의 머리에서 땀을 삐질시키게 만들었지만 , 

나의 마지막 멘트에 금방 몰아붙일 것 같았던 그녀의 기세도 한 풀 누그러졌다.

여자들은 이런 멘트를 좋아하나 .. ? 

“ 어쨌든 . 이제 드디어 네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청소가 모두 끝났으니 , 거실로 와 - ”

“ 이제야 청소가 끝났구나 - 오 분걸린다면서 사십 분 걸렸네 . 기다리느라 죽는 줄 알았어 . ”

“ 풉 . 오바는 - 원래 여자들은 청소를 오래 하는 법이야 - ”

“ 우리 엄마는 안 그러는 데 . ”

“ 니 엄마는 니 엄마고 우린 우리지 . 다 개인에 따라 다른 법이야 - 이제 대꾸좀 그만하고 거실로 오라니까 ! ”

“ ... 헛 .. 알았어 . ”

그녀도 나의 대꾸에 살짝 짜증이 났는 지 나에게 가볍게 윽박을 지르며 말을 했다.

난 그녀의 보지 못했 던 반응에 살짝 몸을 흠칫거렸지만 . 원래 여자는 알면 알 수록 더 모르는 그런 모순적인 동물이 아닌가 .

내가 이해해줘야지 . 

// 쓰윽 - 쓰윽 - //

나는 파니가 아까 전에 건네준 손님용 슬리퍼를 다시 신고는 , 의도치 않게 질질 끌며 거실로 걸어갔다.

예전 삼겹살 파티를 했던 거실과는 다르게 , 매우 깔끔한 외관으로 탈바꿈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소파에는 소녀 아홉 명이 나란히 떼를 지어 앉아있었다 . 파니는 언제 또 앉은거냐 .

“ 자 , 이제 우리를 사십 분동안 청소하고 , 소파에서 티비도 못 보고 떼 지어 앉게 한 너의 용건은 뭐야 . ”

머리를 똥머리로 묶은 효연이가 옆에 있던 윤아의 어깨에 팔을 올린 채로 꽤 날카롭게 질문했다.

평소에 나한테 말을 건네지 못했던 그녀인데 . 역시 나도 기다리느라 힘들지만 그 쪽들도 청소하느라 힘들었나 .

“ 용건은 . 내일까지 리포트를 써야되는 데 , 그 주제가 연예인이야 . 때 마침 , 나의 이웃이 소녀시대여서 인터뷰 겸 겸사겸사 너네 숙소에 온거야 . ”

“ 훗 . 우리가 연예인이긴 하지 . 그래 묻고 싶은 게 뭐야 . ”

수영이 콧방귀를 끼며 나의 대답에 대응했다. 뭔가 상황에 어긋난 행동이었지만 ,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은가?

그래 묻고 싶은 게 뭐냐면 ... 여기 수첩에다가 모조리 적어왔지 .

.

.

.

.

“ 고맙습니다. 소녀시대 여러분 - 덕분에 , 인터뷰를 성공리에 마쳤네요. 많은 정보 감사합니다 . ”

“ 오빠 - 고맙지 ? 그럼 우리 부탁 하나 씩 들어줘 - ”

“ 응 ?! 뭐라고 .. ? ”

아홉 명이라서 그런가 , 인터뷰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 예상시간은 삼십 분이었는데 무려 그 두 배나 걸리다니.

그래도 , 연예인에 대해 많은 걸 알았으니 그걸로 됐어. 난 그것에 만족하며 연예인 관련된 내용으로 빼곡히 기록된 수첩을 접고서 숙소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슬슬 피려는 데 ... 윤아야 .. 뭐라고 말했니 ?

“ 소원 하나 씩 들어달라구 오빠야 - ”

“ 내가 왜 그래야 되는 데 ;; ”

“ 이봐 . 형씨 - 우리 소녀시대라구 . 한 시간동안 사적인 일도 아니고 , 공적인 일을 도와줬는 데 그냥 넘어가실려구 ? ”

윤아는 나의 질문에 애교를 섞으며 야무진 대답을 해주고 , 난 다시 그 말에 대꾸를 했다.

그런데 수영이가 내 어깨를 툭 툭 치며 마치 날 때릴 것 같은 표정과 썩소를 날리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으잇 , 그 순간 수영이는 데빌이 몸 안으로 빙의한 듯한 모습이었다.

나에겐 이런 협박은 통하지 ..... 통한다 . 

“ 아..알았습니다. - 잘못했습니다. 제가 소원 하나 씩 들어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시간차를 두고 말해주세요 . 몰리면 힘드니까요 - ”

“ 뭐 진짜 들어줄거야 오빠야 - ? , 서현아 !! 언니들 !! 민식이오빠가 소원 하나 씩 들어준데요 - ”

“ 진짜야 ?!! ”

윤아의 말과 함께 그녀들은 우르르르 - 내 쪽으로 몰려왔다 . 

내 옆에 서 있었던 윤아와 수영이만 빼고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 물소 떼를 방불케 하는 일곱 명의 소녀들의 몰림이었다 .

아 , 순간 쫄았다 . 너무 몰려들지마세요 - 내가 겁을 먹으니까요 . 스탑 플록 ( STOP FLOCK : 몰림 금지 )  < 스킨 푸드 패러디 >

“ 애들아 - 소원 준 다고 지금 막 쓰지 말고 , 차근 차근히 꼭 필요할 때 써야 돼 . 안 그러면 나중에 후회해 - ”

그렇다. 소녀들은 금방이라도 나에게 소원폭탄이라도 날릴 기세였다 .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고 , 태연이가 소원을 쓰려는 소녀들을 제재하며 - 약간의 머리를 돌린 듯 . 꽤 지적인 발언을 했다.

이렇게 되면 , 나한테 좋은 건가 .. ? 나쁜 건가 .. ?

“ 태연아 . ”

“ 응 ? 왜 나의 소울메이트 순규야 - ”

“ 난 지금 쓸래 . 어디 갈 곳이 있는 데 남자가 꼭 필요해 . ”

“ 그래 ? 소원이니까 뭐 어쩔 수 없지 . 김민식 - 순규 에스코트 열심히 해 . 이건 순규의 부탁이자 소원이니까 말이야 - ”

‘ 뭐 .. 뭐라고 .. ? ’

아 . 오늘 하룻동안만  ' 뭐라고 ? ' 를 몇 번이나 남발했는 지 모르겠다.

그 정도로 당황스러운 일이 많았다는 얘기겠지만 ...

이젠 여자 에스코트 까지 해줘야 되는 거야 .. ? 그것도 그다지 친하지 않은 써니랑 ? 근데 써니 본명이 순규인가?

써니 본명 참 , 구수한 본명이구마이 -

“ 힛 - 따라와 - ”

그녀는 또 언제 옷을 갈아입었는 지 , 이미 집에서 입는 간편한 옷에서 좀 타이트한 외출복으로 의상이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귀여운 얼굴은 타이트한 외출복과는 대조되게 변함이 없는 듯 보였다.

나 같은 힘 없는 남자 . 어디 아녀자의 부탁을 거절하겠어요 ... 그냥 따라가 드리리 .

그녀가 활기찬 옐로우 칼라 하이힐을 신고 " 똑딱 -  똑딱 - "소리를 내며 쌀쌀한 기운이 만연한 밖으로 나갔을 때,

나도 슬리퍼를 한 쪽에다가 두어놓고 , 하얀 신발을 신은 채 마치 펫 빙의가 된 듯이 써니를 졸졸 따라다닐 준비가 되있는 나였다.

도대체 그녀는 뭘 하려는 지 도통 알 수가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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