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1/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열 번째 과외

“ 네가 아는 아카데미 이름이 뭔데 .. ”

“ SM 아카데미라고 , 연예 관련 된 쪽을 종합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있어 . ”

뭐?! SM 아카데미 ..! 거긴 수업료도 보통이 아닌 데 ..

지금 독립해서 살고있는 돈 없는 내게 그 비싼 수업료를 내며 이 주일동안 수업을 받으라고..? 

정말 산 넘어 산이로다 .

“ SM 아카데미? 거기 수업료 장난 아니잖아 - 됐다 , 됐어. 지금은 돈이 없으니 나중에 한번 생각해볼게. ”

“ 어이, 김민식! 이 누님을 물로 보나. 푸훕 - 내가 누구야 , 소녀시대 리더 김태연 아니겠니↗ - 나만 믿고 따라와. ”

자신의 가슴팍을 아담한 손바닥으로 몇 번 ‘ 팍 ! 팍 ! ’ 치고는 콧대를 으쓱 세우며 손을 허리춤에 놓는 그녀의 행동과

그녀의 자신감이 한 숟가락 가미되어 재밌는 말투에 난 살짝 엉성한 미소를 지었다.

“ 어이 - 그럼 진짜 너만 믿을게 ”

“ 응. 나만 믿으라니까 히힛 - ”

난 마지못해 그녀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며 그녀의 계획에 내 2주동안의 미래를 맡겼다.

과연 이게 옳은 선택이 될까.. 설마 후회하게 되진 않을까 ... 

.

.

.

3 일 후 - 

“ 태연아 ... SM아카데미는 도대체 어디 존재하는거냐 - ”

“ 거의 다 왔어 . 조금만 참아용 - 헤헤 . ”

벌써 우리 집에서 벗어나서 보도블럭 수 만개가 펼쳐진 인도를 걸은 지 어언 이십 분째,

태연이가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고 말했던 학원은 눈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태연이는 머리를 안 감아서 인지 자신의 머릿결을 보호하기 위해서인지 뉴욕 양키스 마크가 박힌 MLB 모자를 쓰고

민낯 상태에서 룰루랄라 걸어다니고 있지만 , 나는 태연이의 말만 믿고 모자를 안썼다가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빛에

땀을 뻘뻘 흘리며 , 레드 와인 빛이 감도는 머릿결을 신명나게 달궈주는 중이었다.

아까부터 , 너만 계속 믿으라고 하는데 ... 

태연아 너만 믿다간 바베큐 통구이가 되거나 , 땀 덕분에 탈수되거나 둘 중 하나 일 것 같다.

“ 진짜 다 왔어 - 믿기진 않겠지만 바로 여기얌 - 어때? 의외지 ? ”

태연이는 아까의 말을 끝내고 약 몇 분 더 걷자, 자신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며 어느 한 낡은 건물을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나도 그녀의 말에 계속해서 움직였던 발을 멈추고 위쪽을 향해 바라보았다 .

의외로 90년대 초반에 지은듯한 건물 중간 쯤에 작은 간판으로 SM 로고 그림이 보였다.

우와 - 진짜 의외다. 이런 곳에 학원이 있을 줄이야.

난 앞장서는 그녀를 따라 계단 몇 개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태권도 체육관을 갈 때마다 보던 모양의 계단들이었다. 

갑자기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새싹들이 비눗방울을 부는 것처럼 나의 옛 추억도 살짝 샘솟기 시작했다.

그렇게 샘솟는 옛 추억에 , 나는 앞장 서고 있는 태연이를 뒤로 두고 위험하게 , 다리를 쫙 벌리며 네 계단 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 어 ? 민식아 - 그렇게 위험하게 올라가면 위험해 . 여기 계단은 많이 미끄ㄹ..ㅓ..ㅇ ”

“ 괜찮아 - 괜찮아 . 안 다치니까 걱정말라고,  태연아. ”

// 삐끗 - //

“ 으잉? ”

// 콰과과과쾅 - !!! //

마치 먹구름 사이로 섬광탄 처럼 빛나는 번개 뒤에 나오는 커다란 굉음의 천둥처럼 .

난 그녀의 주의를 상큼하게 씹어 먹어주신 덕분에 , 미끄러운 계단에 나의 발목이 살짝 돌아가며 중심을 잃고 ,

중력 가속도 9.8m/s 의 속도로 계단을 향해 나의 몸이 낙하운동을 하였다.

그로 인해 한 쪽 팔이 매우 쓰라린 다는 것을 느꼈다.

난 그 고통도 고통이지만 태연이 앞에서 넘어졌다는 쪽팔림 때문에 , 비명도 내지르지 못하고 . 팔을 쓰라렸지만 ,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의 팔꿈치를 털어내고 휘파람을 불며 일어났다.

“ 어머!! 민식아 !! 괜찮아 ?? , 그러길래 내 말 들으랬자나 -  ”

나의 터질듯한 굉음의 넘어짐에 내 뒤에서 천천히 올라오고 있던 그녀는 빠르게 내 쪽으로 뛰어오면서 나의 안부를 물었다.

난 괜찮다고 말하기 위해 나의 입모양을 뻐끔거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 휘청 - //

“ 꺄아아악! ”

// 포옥 - //

말 할려고 하기도 무섭게 그녀도 관성의 법칙으로 인해 멈춰지지 않는 빠른 속도 때문에 , 무게 중심을 잃고는 

금방이라도 앞으로 넘어질 기세였다 . 난 그녀의 그런 모습에 팔은 쓰라렸지만 다리는 아직 멀쩡해서 앞으로

넘어지려 하는 그녀의 상체를 내 상체로 받치어 ,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했다.

“ 풉 - 내가 넘어졌다고 , 너까지 나따라 넘어질려고 하면 어떡해 . 넌 다치면 안돼 - ”

“ /// ... 미안 ... ”

내 앞으로 기댄 그녀의 기울어진 몸을 평평한 바닥 위에 다시 세우곤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넘어질려고 했던 게 꽤 부끄러웠는 지 , 얼굴이 새색시처럼 발그레 해지며 고개를 약간 숙이었다.

그녀의 그런 귀여운 모습에 금방이라도 그녀의 아담한 입술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 잠시 내 욕구를 억제하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볼을 살짝 꼬집는 걸로 나의 응큼한 욕구를 해소했다. " 으이구 - 귀여워 . " 라는 말과 함께.

나와 그녀는 잠깐의 달달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 나머지 계단을 마저 올라갔다.

그리고 유리로 되어있는 문을 살며시 밀며 " 딸랑 딸랑 - " 거리는 종소리에 맞춰 학원 안으로 나의 몸뚱아리를 움직였다.

“ 어서오세요 - 무슨 일로 오셨나요? - , 어 ! 태연이네 - 오랜만이다 태연아 - ”

로비 앞 , 머리를 스튜디어스처럼 원형으로 감아 묶은 여자가 나의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 뒤에서 뒤따라오는 태연이를 보고는 오랜만에 봤다는 식의 말투로 꽤 업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했다.

“ 안녕하세요 - 원장님 .. 헤헷 - 오랜만이에요 .. ”

태연이도 그 여자를 오랜만에 봐서 어색한 지 , 망설이는 말투로 머리 묶은 여자에게 대답을 했다.

난 뭐 , 두 여자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 그녀들이 하는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

.

“ 호호호 , 그래 ? ”

“ 네 ... 아.. 맞다! 얘 - 제 친군데요 . 얘가 기타 가지고서 작곡도 할 줄 알고 , 음색도 꽤 좋은 편인데. 쫌 보컬이 딸려요 ... ”

“ 흐흠 .. 그래서 , 얘 보컬 연습좀 시켜달라고 ..? ”

“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 해주시면 더 좋구요 - 헤헷 - ”

“ 태연이 네 부탁이니 , 한 번 도와줄게 . ”

“ 어엇?! 정말요 !! 감사해요 원장쌤 - ”

의외로 쿨하신 원장님의 호의에 , 태연이는 앉아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 원장님에게 두 세번 90도 각도의 예의바른 인사를 했다.

그 원장님은 인사하는 태연이에게 그만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 고개를 로비에서 멍하니 서있는 내 쪽으로 돌리었다.

“ 어이 - 거기 .. 태연이 친구 되시는 분 ... ? ”

“ 네 ... ? ”

“ 잠시 이리 와 보시겠어요 ..? ”

난 날 부르는 원장님의 부탁에 별 망설임 없이 걸음을 원장님이 계시는 원장실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씩 옮기었다.

얼마 되지 않아 , 나의 몸뚱아리는 날 부르는 그녀의 앞에 도착하고 난 긴장된 자세로 스고 , 침을 꿀꺽 삼키며.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 태연이 친구니까 , 태연이 노래 조금은 아시겠죠..? 태연이 노래로 키울 가능성이 있는 지 테스트 해볼게요. ”

“ 네...? ”

난 원장님의 의외의 요청에 꽤나 당황한 말투로 대답했다.

소녀시대 노래도 잘 모르는 데 , 태연이가 단독으로 부른 노래는 내가 어떻게 아냐구 ... 

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 원장님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희망의 한 줄기가 되는 소리가 내 귓가에 살랑 살랑 희미하게 들려왔다.

“ 조금만 ... 아파도 눈물나요 ...  ”

난 희미하게 들리는 그 멜로디의 나의 온갖 청신경을 집중시키며 그 멜로디를 따라불렀다.

처음 듣는 멜로디였지만 , 멜로디 진행 코드가 꽤나 괜찮아서 인지 쉽게 그 멜로디를 따라갔다.

“ 조금만 아파도 눈물나요- 가슴이 소리쳐요-

   그대앞을 -  그대곁을 - 지나면 -

   온통세상이 그대인데- 그대만 그리는데-

   그대 앞에선 숨을 죽여요-

   내게 그대가 인연이- 아닌것처럼- 

   그저 스치는 순간인 것처럼-

   쉽게 날 지나치는 그대곁에 -

   또 다가갈 한걸음 조차 채 뗄 수 없을지라도-

   서성이게 해 - 눈물짓게 해 - 바보처럼 아이처럼 -

   차라리 그냥 웃어 버려 -

   점점 다가설 수록 - 자꾸 겁이 나지만 -

   이 사랑은 멈출수가 없나봐 ...

   원장님 이 정도면 테스트 해 주실 수 있겠죠 ? ”

난 희미하게 들려오는 멜로디를 아슬아슬하게 끝까지 따라 부르곤 , 내 노래를 듣고 있는 원장님에게 나의 말을 전했다.

원장님은 내 노래를 골똘히 듣고 잠시 고뇌하더니 , 다시 웃는 미소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 하하 - 보컬도 괜찮고 , 음색도 매우 특이하고 좋은 편이네요 . 딱 SM 에서 찾는 스타일인걸? 

   외모도 괜찮고 , 좀 더 갈고 닦으면 매우 빛나는 보석이 될 것 같네 - , 내일부터 와서 연습해봐요 . 

   꽤 훌륭하게 다듬어줄테니까 . 태연아 - 쉬는 날에는 네가 니 친구 보컬 과외 좀 해줘라 . ”

“ 정말요?! 감사합니다 ! ” / “ 네에에에- ”

나는 긍정적 분위기가 넘치는 원장님의 말에 감사를 표시했고 , 태연이는 원장님의 부탁에 - 마치 엄마가 심부름을 시킨 듯 

꽤 귀엽고 쾌활하게 말했다. 나의 처음 걱정과는 달리 - 나의 테스트는 긴장 없이 훈훈한 분위기에서 해서 인지 ,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한 시름 덜은 것 같았다.

내일부터라 ... 난 핸드폰을 슬쩍 쳐다봤다 . 

「 2010 . 5 . 10 . 월요일 , 영문 리포트 제출 . 」

‘ !!!!!!!!! ’

으아악! 이제 한 시름 덜어놓나 했는 데 ... 소녀시대 애들이랑 친해지는 바람에 

리포트 쓰는 건 생각지도 않고 있었어 !!! 아 ... 이걸 어떡하지? 

“ 왜.. 그래?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 ? ”

태연이는 갑자기 굳어진 나의 표정에 호기심 어린 동그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 하핫 - 별 일 아니야 . ”

난 애써 아무 일 아닌 척하면서 헛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나의 말이 거짓이란 것을 눈치 챘는 지 ,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을 지으며 내가 살며시 잡고있었던 핸드폰을 빼앗으며 말했다.

“ 별 일 아니긴 ! 니 표정이 그렇게 안 말해 ! , 도대체 무슨일이야 !! (핸드폰을 본다) 으이구 - !! 이 바보야 ! 리포트 안 쓴거야?! ”

“ 그게 ... 나도 살짝 잊고 있었어 ... 괜찮아 -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니깐 - ”

“ 혼자 해결할 수 있긴!! 으이구 - 내가 못 살아 - ”

// 쫘악 - //

‘ 아야 ... ’

그녀는 나의 핸드폰을 보고는 즉시 ' 으이구 , 이 놈의 멍청이 ' 라는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나의 등짝을 시원하게 그녀의 손바닥으로 갈기었다.

나는 그녀가 주는 따가움의 선물에 , 밖으로는 소리 지르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만 소리를 질러 댈 뿐이었다.

사실 ... 나도 그 리포트에 대해 걱정이다 ... 진짜 어떡하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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