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아홉 번째 과외
“ 오빠아- 괜찮아? ”
그녀는 현관과 거실을 가로지으며 , 꽤나 빠르게 내가 있는 침실에 도착했다.
나는 앉아있는 부동의 자세로 걱정해주는 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 가관이다...
이제 또 윤아의 부축을 받고 허리에 몰려오는 고통을 감싸쥐며 걸어야 되는 거잖아...
남에게 도움받는 건 좀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
“ 응, 괜찮아 ... 온 것만으로도 고마워, 이제 그만 가봐 .... 으윽..! ”
난 애써 태연한 모습으로 윤아를 대했으나 , 나의 정신적 의지보다는 육체적 고통이 나를 지배하는 듯 보였다.
으으... 다시는 계속해서 격한 운동 하지 않으리라고 나 스스로 굳게 다짐하는 바이다.
“ 안 괜찮잖아... 근데 , 도대체 뭘 했길래 - 허리가 그렇게 쑤셔. ”
그녀의 의심섞인 걱정에 나는 살짝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었으나 허리로 몰려오는 고통의 물결에
저절로 표정연기가 가능해져가는 것을 느꼈다.
이 때 , 나의 표정연기는 고현정이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뺨을 자신의 손으로 칠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였다.
“ 윤아야 ... 미안한데 - 거실 수납장에 파스 팩 여러 장 있거든 ..? 그 중 하나만 가져와줄래 . ”
“ 알았어 , 어렵지 않으니까 오빠 말 대로 파스 가져와 줄게 .. 아파도 잠시 참아 - ”
그녀는 나의 아픔 섞인 부탁을 듣고선 침실 문방에 기댄 채로 별 불평없이 나의 부탁에 수긍해주고 ,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녀는 하얗고 넓직한 거실로 자신의 발을 한 걸음 씩 옮겼다.
“ 오빠 ! 이거 맞지? ”
잠시 후 , 그녀는 어떤 비닐 소재의 포장 팩을 손가락으로 들고선 나에게 달랑달랑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저 팩은 ... 내가 찾던 파스 팩이 맞도다...!
“ 어 .. ! 그거 맞아 , 얼른 줘 .. ”
“ 아니야 . 내가 붙여줄게 오빠 - ”
“ 괘..괜찮데도 , 얼른 주라니까 - ”
// 쫘악 - 타악 - //
“ 끄으아아악!! ”
그녀는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으며 파스 팩을 덮고 있는 비닐을 뜯어 나에게 파스를 보인 다음 ,
주는 척 하면서 나의 허리짝에 세게 그 파스를 붙였다.
가뜩이나 허리 아파 죽겠는 데 , 파스를 후려치듯이 허리에 붙였으니 -
파스의 순기능은 사라지고 , 마치 땔 때의 아픔이 붙일 때의 시간으로 옮겨간 것 같았다.
이것은 분명 고통과 따가움의 시너지 효과를 이룬 시련 일것이야 ...
“ 허억..! 오.. 오빠 괜찮아 .. 미안 .. 내가 너무 세게쳤나 - ”
그녀는 나의 고통을 동반한 비명에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진심섞인 사과를 건넸다.
나는 아프지만 팔을 살며시 들고는 괜찮다는 의미를 가진 " OK " 표시를 취해 보였다.
“ 으읏.. 괜찮아 .. 윤아야 , 오빠 허리 너무 아파서 잠시 잘 테니까 - 너도 숙소에 가봐 . 와줘서 고마워 윤아야 - ”
“ 싫어 , 숙소가면 나 혼자 밖에 없단 말이야 . 차라리 오빠 간호 하는게 훨씬 더 편안하고 덜 심심해. ”
헛.. 그렇게 나오면 내가 보낼 수도 없잖아 ...
그렇지만 , 난 지금 편안히 쉬고 싶은 상태인데 - 윤아 혼자 간호하게 냅둘 수 도 없고 .
그렇다고 내가 지금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닌데 .. 에라잇 모르겠다. 그냥 고통이 심해도 일어나보자 -
// 쓰윽 - //
“ 오빠 !! 지금 일어나면 위험해 !! 그러다가 허리 부러져 !! ”
// 슈욱 - //
“ 끄으으으아아아아아앍 !!! ”
난 윤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 고통을 견디고서 순식간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일어난 자세로 바꾸었다.
바꾸자 마자 , 기다렸다는 듯이 나의 쑤심들이 내 몸에서 3차 세계 대전이라도 일으킨 것처럼 .
고통은 정도를 넘어서 , 마치 총체적 난국상태의 서든어택 웨어 하우스를 보는 듯 했다.
그리고 지금 이 고통은 그 매우 싸다고 할 수 없는 파스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고통이였다.
윤아는 나의 상태를 보고는 자신의 바지에 넣어 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 어디론가 통화를 걸었다.
난 지금 그런 윤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왜냐하면 - 육두문자 나올만큼 정말 죽는 게 더 나을만한 고통이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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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으으으으아아아앍 !! ”
오빠 .. ! 내가 그렇게 일어나지 말라고 말을 해도 결국엔 일어나서 이런 일을 자초하네 ..
으이구 .. 불쌍하고 못말려 ... 이건 뭐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이 아니다.
// 띡 - 띠딕 - 뚝 - , 뚜르르르 - //
뚝 -
〔 어 , 왜 윤아야 - 〕
“ 태연언니 , 민식이 오빠가 내가 그렇게 일어나지 말라고 만류했는 데 결국엔 일어나서 지금 민식이 오빠는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어 . ”
〔 뭐..?! , 내가 지금 갈 수도 없고 .. 일단 119라도 불러서 응급센터에 한 번 갔다와 . 〕
“ 알았어 .. 언니 - ”
뚝 -
나는 태연언니의 이 사태에 대한 방안을 듣고는 , 다시 휴대폰 숫자버튼을 손가락으로 딱 세 번 눌렀다.
다이얼 1 두 번 , 다이얼 9 한 번 , 그리고 통화버튼 .
그러자 , 잠깐의 수신음과 긴급 구조원의 저음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 , 119입니다 .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
“ 지금 제가 아는 오빠가 허리 고통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직접 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 그래서 구급차로 병원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 - ”
〔 네 , 알겠습니다 . 최대한 빠르게 가도록 하죠. 주소가 어떻게 되십니까...? 〕
“ 서울광역시 강남구 00 동 00 아파트 0000호요 . ”
〔 신고 접수 완료 되었습니다. 잠시 후에 도착하겠습니다 . 잠시 기다려 주세요 . 〕
“ 네 .. ”
잠깐의 119 구조요원과의 통화를 마치고 , 난 잠시 힘듬을 느끼며 의자에 털썩 앉아버렸다.
그러고는 잠시 숨을 고른 뒤 , 고통으로 인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민식오빠를 정말 가까스로 힘들게 침대로 옮겼다.
아무리 내가 힘윤아라지만 , 남자는 쉽게 들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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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읏..! 윤아야 방금 누구랑 통화했어 .. ”
“ 오빠가 너무 아파하길래 , 119에 신고 좀 했어 . ”
“ 안 그래도 되는 데 .. 어쨋든 해줬으니깐 고맙다 . 니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네 - ”
“ 치잇 - 그럼 감사의 표시로 뭐라도 해주던가 ... ”
윤아야 .. 감사의 표시는 나중에 해줄 게 , 지금은 내가 해 줄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진짜 오늘따라 그녀가 왜 이렇게 고맙게 보일까..?
난 날 옮기느라 고생 좀 했던 윤아의 머리를 힘들지만, 살짝 쓰다듬어 주곤 잠시 구조요원이 올 때까지 잠을 취했다.
.
.
.
// 삐익 - 삐익 - 삐익 - 삐익 - //
‘ 여긴 어디야 ... 주변 물건을 봐선 우리 집이 아닌 것 같은 데 . ’
난 잠시 짧은 잠에서 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일단 나의 집과는 매우 다른 모습에 확실히 우리 집이 아닌 것 같고 ,
그래서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짧은 삐익- 소리를 내며 작동하고 있는 조그만한 기계 , 그리고 그 기계와 연결되어 있는 검노란 고무줄 .
그리고 그 고무줄의 시작은 나의 팔과 연결이 ... 되어있다?!
난 살짝 놀랐지만 다시 한 번 진정하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둘러보니 , 나와 같은 자세로 누워 있는 사람이 나 뿐만 아니고 몇 십명이 더있어?!
생각해보니까 , 여긴 그 어느 집도 아닌 응급센터잖아!!
왜 , 구급차 안에서의 그 격렬하고 긴박함은 못 느끼고 나는 바보같이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는 걸까..
“ 깨어났어? ”
이젠 환청까지도 들리는 건가 ... 한 명의 목소리가 마치 특수효과처리를 한 것처럼 겹쳐서 들려왔다.
그래서 잠시 눈을 감은 채로 있던 나의 무거운 눈꺼풀을 살짝 열고는 ,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나의 시선을 움직였다.
시선을 움직여보니 , 겹치게 들린 건 내 착각이라는 것을 인식해주듯 - 소녀시대 9명이 일렬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다들 노메이크업 상태에다가 완전 무장을 했기 때문에 , 저번 숙소에서 소녀시대의 민낯을 본 나로써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 어 .. 방금 깨어났어 .. 어! 근데 허리가 이제 안아프다 !! ”
“ 의사 선생님이 진통 억제를 위해 약간의 모르핀을 투여해서 그래 . 그것도 풀리면 아플거래 - ”
“ 에휴 - 도대체 어제 무슨 짓을 그렇게 했길래 ... 허리가 아프냐 .. ”
난 고통이 없어지자 잠시 희열을 느끼며 환호를 지를려 했으나 , 시카의 냉소적인 한 마디에 난 금방 좌절을 하며 .
다시 언제 찾아올 줄 모르는 고통을 기다리며 몸을 살짝 떨었다 .
그리고 써니는 고개를 가로젓고 혀를 끌끌차며 , 걱정 보다는 한심의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 그럼 , 고통을 깬 상태에서 느끼는 것보다 . 자는 게 훨씬 낫겠네 - 잠깐 또 잘게 . ”
나는 고통을 없애려는 이유로 다시 병원로고가 그려진 허연 병원 이불을 집어 내 몸을 덮었다.
근데, 써니가 내 몸을 덮은 그 이불을 빠르게 치우며 말했다.
“ 계속 있으면 치료비 올라간다 . 지금 고통을 못 느끼는 상태에서 집으로 가서 쉬는 게 훨씬 더 나을거야. ”
그녀는 단호한 말투로 좀 더 쉬고 싶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 .. 써니야 .. 왜 이렇게 냉정하니 .. 나 지금 울고 싶은 심정이다 ...
하릴없이 난 누워있던 몸을 스스로 일으켜세워 , 무거운 발걸음을 한 걸음씩 옮겼다.
그렇게 나의 고통으로 시작되고 잠깐의 안정으로 끝난 하루는 끝을 맺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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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
“ 뭐 .. ? 나보고 보컬트레이닝을 받아보라고 .. ? ”
“ 응 . 네 음색 , 썩혀두기엔 아까운 음색이야 . 너의 보컬실력만 좀 더 높이면 니가 원하는 싱어송 라이터에 한 발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거야. ”
난 갑자기 내 숙소를 찾아와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태연의 모습에 살짝 당황한 모습을 지었다.
하지만 , 나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그녀는 몇 일 전부터 미리 생각했다는 듯 , 술술 자신의 얘기를 풀어나갔다.
“ 내가 원하는 그 싱어송라이터. 포기한지 오래야 - ”
“ 너의 음색은 정말 우리나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음색이야. 포기하지 말고 , 내 말을 몇 주만 들어줘봐.
그래도 네가 포기하겠다고 하면 . 진짜 그 때부터는 다시 이 얘기는 안 할게 . 난 지금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
나도 단호하게 그녀의 제안을 거절 하였지만 , 그녀의 꿋꿋이 자신의 의견을 내게 전달하는 모습에 .
난 몇 분동안 잠시 그녀의 제안에 대해 고민을 하였다.
“ .... 알았어 , 네 말 믿고 딱 이 주일만 보컬 트레이닝 받아볼게 . ”
“ 진짜? , 그럼 내가 아는 아카데미에 연락해둘게 . ”
그녀의 제안에 대해 난 이 주일만 보컬트레이닝 한다는 조건 하에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녀는 내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자 , 진지한 표정은 어디로 가고 다시 천진난만한 그녀만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도대체 내 보컬이 뭐가 좋다고 , 그렇게 진지하게 얘기하는 지 원 ...
“ 네가 아는 아카데미 이름이 뭔데 .. ”
“ SM 아카데미라고 , 연예 관련 된 쪽을 종합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있어 . ”
뭐?! SM 아카데미 ..! 거긴 수업료도 보통이 아닌 데 ..
지금 독립해서 살고있는 돈 없는 내게 그 비싼 수업료를 내며 이 주일동안 수업을 받으라고..?
정말 산 넘어 산이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