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여덟 번째 과외
“ 통기타는 .. 내가 가끔 치곤 했으니까 방 구석에 모셔두곤 했고 - 저 앨범은 ... ”
“ 저 앨범은 .. ? ”
나의 여운을 남긴 한 마디에 그녀는 호기심 많은 소녀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날 쳐다보았다.
나는 그녀가 귀여워 , 연분홍빛이 어우러져 나오는 그녀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었다.
그리곤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 저 앨범은 ... , 내가 ....... !! ’
아 ,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난 과거의 한 기억이 나를 스쳐지나갔다.
지금의 나는 갓 어른이지만 , 꿈과 희망이 많았던 청소년 시절에 나 만의 음악이 담겨져 있던 저 앨범.
청소년 시절에 한 동안 내가 음악에 마약처럼 빠져 있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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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앨범은 , 내가 중학생 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며 , 하루종일 끄적거렸던 노래 한 곡만이 담겨있는 앨범일거야. ”
“ 싱어송라이터? ”
그녀는 나의 조금 진지한 말투로 나오는 말 속의 뜻들을 듣고는 , 넓디 넓은 들판을 뛰어다니는 토끼들처럼 눈을 둥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태연이는 그런 표정을 짧지만 - 몇 초 동안 지속하고는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오며 잠시 나로서도 눈치챌 수 없는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더니 , 살짝 오묘한 미소를 짓고-
방 한 쪽 구석에 놓아두고는 한 동안 꺼내 연주하지 않았던 밝은 갈색 바탕의 통기타를 두 손으로 , 마치 기타를 떨어트릴 것 같이 낑낑거리며 들고 오더니 침대에 기타를 살포시 올려 놓았다.
“ 뭐 하는 거야 ? ”
“ 히히 - , 그 노래 좀 기타로 쳐 줄 수 있어? ”
“ 뭐? 우하핫- ”
기타를 선이라 두고 내 건너편에서 날 영롱한 눈빛으로 쳐다보기만 하던 그녀는 나의 질문에 황망히 작게 미소 지으며 웃으면서,
나보고 한 동안 치지 않아서 많이 어리숙한 기타를 연주해달라는 부탁을 하다니 ...
나는 꽤나 당황한 나머지 헛 웃음을 연달아 내뱉어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기대되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부담스럽게 쳐다 보았다.
“ 그렇게 쳐다보면 쳐 줄 수 밖에 없잖아 ... , 알았어 - 그 기타 좀 줘봐. ”
“ 진짜 - ? , 우히히힛 - ”
난 계속해서 나의 볼을 심적으로 찔러대는 그녀의 눈빛에 마지못해 해준다는 표정을 짓고는 그녀를 향해서 나의 기다란 팔을 뻗었다.
그녀는 나의 반응에 살짝 아이처럼 깜짝 놀라고는 , 나의 연주가 기대대는 표정을 지으며 또 다시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신난 표정으로 기타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 두근- 두근- 두근- 두근- , 으잇 - 떨린다... ’
“ ♩ - ♪♪ - ♬♬♬ - ♪ - ”
기타의 잔잔한 선율이 방 안 가득 쌓여가고 있었다.
나는 이 선율에 맞춰 , 밝은 분위기를 나 스스로 연출해가며 나의 입술을 뗐다.
" 있잖아 - 나 말이야 -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 -
지금만 느낀 감정이 아니야 - 계속해서 느꼈던것 같은 감정이야 -
그래서 너에게 - 지금 물어보고 싶어 -
난 네가 좋은데 - 넌 날 어떻게 느끼니 -
I LOVE YOU - - - - GIRL
I LOVE YOU - - - - GIRL
너도 날 - 좋아한다고 말해줘 -
I LOVE YOU - - - - GIRL
I LOVE YOU - - - - GIRL
너도 날 - 관심있었다고 말해줘 -
그 예쁜 미소로 날 좋아한다고 - - -
말 - 해 - 줘 - "
“ 우와 - 중학생 때 작곡한 거 맞어? 꽤 달달하다~ , 완전 남자 아이유네 남자 아이유 - ”
“ 남자 아이유? 아이유가 누군데? ”
나는 중학생 때 나의 그나마 , 내 몸의 장식이 아니었던 그 때의 음악적 지식과 기본 작곡 방법을 살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작곡했던 「 ‘ 좋아해 ’라고 말해줘 」 라고 가사으로서나 , 노래 제목이나 내 느낌 상으로는 형편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에게 꽤나 과찬의 말을 하며 , 내가 처음 듣는 사람에 날 비유하였다.
아이유? 그 애는 도대체 누구지?
“ 아이유도 몰라? 너 라디오도 잘 안들어? ”
“ 듣긴 듣지 - 근데 저녁에는 잘 안들어 - ”
“ 저녁엔 잘 안들어? 아이유는 저녁 라디오에 많이 나오는 데 ... 그럼 너 뭐 듣는데 . ”
“ 컬투쇼 ... ”
갑작스럽게 내가 아이유를 모름으로써 시작된 그녀와 나 간의, 이 소소한 분쟁.
아니, 아이유 인지 뭔 지 , 난 라디오라곤 웃으려고 컬투쇼 밖에 안 듣는데 이거 뭐 나보고 어떡하라고 ...
“ 컬투쇼도 재밌긴 재밌지 - , 컬투쇼 말고도 하나 더 들어 - ”
“ 뭘 더 들어? 혹시 - 라디오? ”
“ 으히힛 - 잘 아시네요 !? . 희철오빠가 진행하는 건데 , 영 스트리트라고 8시부터 10시까지 하는 것 있어- 꽤 재밌을거야. ”
“ 희철오빠 라면 , 슈퍼주니어의 리더? ”
“ 어 . 으힛- 근데 , 슈퍼주니어는 맞긴 맞는데 리더는 희철오빠 아니다 - 리더는 이특오빠얔 ”
“ 뭐 - 틀릴 수 도 있지... , 알았어 - 네가 추천하는 거니까 한 번 들어볼게. ”
// 쪼옥 - //
계속해서 라디오에 관해 괜시리 열띤 토론 (?) 을 한 태연과 나는 ,
결국 내가 태연이의 말에 수긍하고서야 짧지만 서로의 취향에 대해 아주 조금이라도 알아볼 수 있었던 대화를 끝마쳤다.
그녀의 말에 수긍하자 마자 , 마치 아침이슬을 머금은 풀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려 물방울을 튀기듯이 그녀도 살랑살랑
나에게 다가와 창백한 것 까진 아니라도 , 꽤나 하얀 내 얼굴에 그녀는 입술 보호를 위해 바른 립글로즈가 함께 묻혀진 입술자국을 내 볼에 앙증맞은 소리를 내며 새겼다.
그녀의 예기치 못한 귀여운 뽀뽀에 나는 어린 꼬마 아이처럼 볼만 발그레 해짐과 몸이 굳어짐을 느꼈다.
“ 뭐..뭐하는 거야 - 왜 갑자기 뽀뽈해? ”
“ 후훗- 아까 노래 불러준 것에 대한 선물 - , 내 사랑 - 내일 봐 - ”
태연이는 뽀뽀를 하고나서 태연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 침대에 걸쳐진 후드 집업을 팔에다가 다시 걸치고서 ,
굳어있는 나를 뒤로하고 유유히 우리 집을 빠져나갔다.
“ 휴우 - ”
그녀가 우리 집을 떠나감을 동시에 난 굳었던 몸이 풀리며 한 숨을 쉬었다.
한 숨을 크게 쉬고는 , 좌우로 흔들며 진자운동을 하고 있는 시계를 살짝 흘겨보았다.
그녀가 우리 집을 오고 난 시간으로부터 약 두 세시간이 지났다. 이 쯤이면 , 소녀시대 멤버들이 숙소에 거의 도착했을 법도 한 시간이었다.
“ 아.. 오늘도 힘드..ㄹ... / 시끌벅적 - ”
아니나 다를까, 태연이 우리 집을 나간 지 오 분도 안되서 - 아파트 복도쪽에서 여자 여러 명이서 떠드는 소리가
내 귀를 자극하며 선명하게 들려왔다 . 더 늦었으면 큰.일.날.뻔.했.다
‘ 태연이가 내 노래 멜로디에 대해서 칭찬해주니 왠지 느낌이 좋네- 6년 만에 펜을 다시 한 번 끄적거려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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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암 - 잘 잤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볼까 - ”
나는 스탠드 옆에 놓여져 있는 밤새 펜을 이리 저리 끄적거리며 열심히 썼던 악보를 보고는 빙그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 멜로디라인만 구성되어있을 뿐 , 가사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지만 두 번째 쓴 것 치고는 꽤 괜찮게 나와 만족의 미소를 띄며 잠에 들었던 나였다.
// 뿌드득 - //
아니 .. 이 뼈가 갈리는 소리는 뭐지 .. 이 느낌은 전 날에 과격한 운동을 했었을 때 찾아오는 쑤심..?
“ 으아아아아아아앍!! ”
나는 허리를 망치로 때리는 것 같은 고통에 나의 두 손으로 허리를 쟁여잡으며 , 일어서지도 못한 나는 마치 내 몸에 앉은뱅이의 혼이 빙의한 듯이
일어서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하고 인도의 간디 선생님 처럼 묵묵히 양반다리를 하며 어서 빨리 이 고통이 사라지길 기원할 뿐이었다.
// 지이이잉 - //
난 허리에서 지속되는 쓰라린 고통의 바다에 몸부림치며 , 두 손으로 까치둥지가 되어있는 머리카락들을 헤집으며 되도록 고통을 잊으려했다.
내가 고통을 잊으려 나 스스로 몸부림 치고 있을 때 - 매너모드로 해놓은 나의 휴대폰이 진동소리를 내며 나와 마찬가지로 이곳 저곳 진동에 의해 움직이며 몸부림 추는 듯 보였다.
난 최대한 앉은 자세에서 살짝 몸을 기울이면서 팔을 뻗어 , 어서 전화받으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핸드폰에게 내 손가락 몇 개를 갖다대었다.
// 딸칵 - //
“ 으... 여보세요? ”
“ 쟈기야 - 일어났쪄♥ - ”
으앗 , 이건 무슨 애교라냐 -
그녀의 아침부터 시작되는 밑도 끝도 없는 애교에 , 난 입을 쩌억 벌리며 할 말을 잃었다.
안 그래도 허리 아파 죽겠는 데 그녀의 애교는 고통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더욱 더 나의 허리를 조여왔다.
“ 으읅... 일어났으니까 전화를 받았겠지.. ”
“ 쟈기 왜 그래? 어디 아파? ”
나의 맥아리가 없는 반응에 그녀는 하던 애교를 그만 두고 심히 걱정스러운 말투로 나를 걱정해주었다.
흐읅 ... 태연아 , 걱정해줘서 무척이나 고맙다...
“ 밤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허리가 많이 아파서 그래 ... 걱정해줘서 고마워 - ”
“ 내가 지금 뮤지컬 때문에 숙소에 없는 데 어떡하지 , 비밀번호 좀 알려줘 . 숙소에 있는 애들보고 도와달라고 부탁 좀 해볼게. ”
“ 뭐.. 뭐라고? 안 그래도 돼 - 태여...ㄴ .. ”
// 뚜우 - 뚜우 - //
저번 경우와 같이 , 그녀는 자기 할 말만 다 하고는 전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 재빨리 끊어버렸다.
태연아 ... 부탁인데, 제발 .. 제발 .. 내 말 좀 들어줘 ...
// 지이잉 - //
몇 분 후 , 다시 한 번 나의 핸드폰이 진동에 몸부림 치며 울리기 시작했다.
이제 허리의 고통도 어느 정도 사라져야 할 때가 되었는 데도 불구하고 , 내 허리는 꿋꿋이 고통을 지속해갔다.
“ 여보세요 ? ”
“ 오빠 , 괜찮아? 허리 아프다고 들었는 데 - ”
윤아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들려왔다.
태연이가 통화를 끊자마자 바로 윤아한테 전화를 했구나 . 하긴 - 나로서는 소시 멤버들 중에 태연이 다음으로 친한 게 윤아이긴하지...
“ 응 , 아프긴 하지만 좀 참을 만 해 . ”
“ 언니 부탁으로 지금 오빠 집 앞에 있는 데 , 비밀번호 좀 알려줘. ”
“ 기껏 찾아왔으니 , 그냥 보낼 순 없겠네 ... 후우- 비밀번호는 0510 이야. ”
“ 0510 ? 오빠 , 혹시 생일을 비밀번호로 설정한거야? ”
“ 응? 어떻게 알았냐 ... ”
귀신 같은 윤아... 내 비밀번호의 참 뜻을 어떻게 알고 있지.
하기야, 0510이면 누구나 생일이라고 생각할 법도 있겠지 . 내가 너무 단순하게 비번 설정을 하는 건가.
// 삐비빅 - 다르르륵 - 철컥 - //
침실 건너편 현관에서 조그만 기계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조그맣게 나마 , 내 귀에 속삭이듯 들려왔다.
그리고 문을 닫는 소리와 신발 벗는 소리 또한 들려왔다.
“ 오빠아- 괜찮아? ”
그녀는 현관과 거실을 가로지으며 , 꽤나 빠르게 내가 있는 침실에 도착했다.
나는 앉아있는 부동의 자세로 걱정해주는 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 가관이다...
이제 또 윤아의 부축을 받고 허리에 몰려오는 고통을 감싸쥐며 걸어야 되는 거잖아...
남에게 도움받는 건 좀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