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통합본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프롤로그
‘ 부르르르릉- 드드드득- 지이이잉-’
이 평화로운 아파트에 누가 이사라도 오게 된 것인지 그리 요란하진 않지만 조용히 사는 사람들에겐 좀 요란스러운 소리가 아파트 주위를 휘감아 돌았다.
이윽고, 이삿짐을 싣고 다니는 거대한 트럭의 조수석 쪽에서 문이 덜컥 열리며, 앞머리가 눈썹까지 내려간, 뒷 머리가 목을 향해 자라있는,
옆 머리는 귀를 덮진 않았지만 고속도로 처럼 귀 옆으로 길게 위치해있는, 꽤 심플한 헤어스타일의 대학생이 보통 자가용 보단 높게 위치한 조수석 문에서
조심스럽게 트럭의 발판에 발을 사뿐히 내려놓으며, 맑고 청아한, 푸른 하늘을 향해 높다랗게 솟아있는 아파트를 고개를 살짝 들어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 아파트가 살짝 고개를 든다고 옥상이 있는 쪽 까진 볼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아까보다 고개를 더 치켜들어서야, 햇빛에 비쳐진 은빛의 벤츄레이터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벤츄레이터야 말로, 아파트 옥상의 상징물이 아니던가, 비록 벤츄레이터는 욕실이나 보일러실 또는 주방에 나오는 냄새들을 외부로 배출시키는 기구이지만 그 외양만큼은 앙증맞고 심플하지 않은가.
" 여기가 내가 독립해서 살게 될 집인가? , 어머니 힘을 약간 보태긴 했지만 ... 어쨌든 내 맘에 쏙 들어 - ”
나는 허리춤에 양 손을 살짝 걸치며 다시 한 번 높다랗게 뻗은 아파트를 보았다. 다른 아파트와는 다르게 고급스러운 빌딩같은 느낌이 있어,
부동산에서 바로 가계약을 해버려 엄마한테 조금 야단을 맞았지만, 엄마도 분명히 집은 마음에 들어하시는 표정이었다고 … .
신난 기분에,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삿짐을 옮기는, 그래서 땀을 뻘벌 흘리고 계신, 앞머리와 가운뎃머리가 땀에 의해서인지 더욱 반짝 빛나는 이삿짐 센터 아저씨를 향해 걸어갔다.
“ 아저씨,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 제 이삿짐이니까 하나라도 옮기고 싶어서요. ”
트럭에서 짐 상자를 꺼내, 회색 빛이 감도는 아스팔트 바닥으로 짐을 내려놓던 아저씨는 나의 말에, 허리를 숙여 짐을 잡고 있는 채로 나를 쳐다 보았다.
그러고는 가볍게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더니, 자신이 잡으려 했던 짐을 내 쪽으로 매끄럽게 밀으셨다.
짐은 마치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는 꼬마처럼, 빙판을 무대삼아 예술을 하는 국민여동생 김연아 처럼, 내 가슴쪽으로 트러블 없이 다가왔다.
난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이삿짐을 팔로 꼭 감싸안으며,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 베이지 빛이 감도는 엘레베이터의 버튼을 상자를 안은 채로 가까스로 검지 손가락을 뻗어 눌렀다.
힉, 어떻게 엘레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게, 짐 드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인가... 힘겹게 버튼을 누른 것 때문인지, 땀 한 방울이 나의 와인 빛 머리카락 숲을 탈출하듯이, 삐죽 흘러 나와있었다.
“ 태연언니, 오늘 녹화 꽤 잘 된 것 같지 않아요? ”
“ 윤아야, 글쎄.... 그래도 이번 곡 활동할 때 중에서는 가장 잘 된 것 같아. ”
짐을 든 채로 엘레베이터로 들어와, 내가 새로 살 집이 있는 층 수를 누르고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는 데,
서로를 태연과 윤아라고 부르는 두 여자가 닫힐려고 하고 있는 엘레베이터로 들어오며 말했다.
‘ 태연과 윤아라니... 태연과 윤아라면 요즘 인기 최고 중의 최고라는 소녀시대의 태연과 윤아? 에이, 설마. 아니야 아까 녹화라고 얘기를 했잖아. ’
난 상자로 내 얼굴을 가린 채 였기 때문에 두 여자의 모습을 보지 못해, 확실히 태연 윤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상자를 살짝 왼쪽으로 이동시켜 두 여자들의 모습을 보았다.
‘ ..... !!!!!!!! , 헐, 진짜. 소녀시대 태연하고 윤아잖아... ’
「 쿠우우웅!! 」
“ 꺄아아아악! ”
나는 태연과 윤아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당황한 나머지 손에 힘이 쫙 풀려 들고 있던 이삿짐을 놓쳐, 엘레베이터 바닥에 떨어지게 했다.
그러자, 이삿짐은 바닥과 쿵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그리고, 그 소리에 태연하고 윤아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엘레베이터의 문은 천천히 닫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