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부활한 불멸자-604화 (587/730)

〈 604화 〉 604. 상회 경쟁(1)

* * *

코인 상단의 비트와 도지라는 이름은 엘레노아와 릴리도 익히 들은 바가 있는 이름이었다.

이전 공작 가문 안에 마약을 유통시켜 큰 이득을 보려했던 네슬라 마피아가 배후 세력으로 있었던 상단이었으니까.

아르미타스 공작령에 수작질을 걸려 했었던 그들은 유통책으로 생각하고 지스를 생각하고 그의 상회를 이용하여 마약을 유통시키려 했었지만, 완강한 그의 태도와 함께 그 행각이 은현에게 발각되면서 순식간에 몰락의 절차를 밟았다.

은현은 특히나 저 상단의 이름을 들었을 때 움찔했던 반응을 보였었기 때문에 엘레노아와 릴리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적잖게 당황하고 묘하게 거슬린다는 은현의 반응은 굉장히 신선했기 때문이다.

지금 코인 상단은 배후 세력인 네슬라 마피아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쇠락의 절차를 밟고 있는 몰락한 상단이었다.

그런 상단이 도대체 무슨 용무로 약속도 없이 자신을 찾아왔을까.

본래라면 자신들에게 수작질을 걸어온 코인 상단을 만나줄 이유는 엘레노아에게 전혀 없었다.

심지어 약속도 없이 다짜고짜 이렇게 저택을 찾아오는 무례한 행동은 자신들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무례한 태도다.

하지만 엘레노아는 고민 끝에 그들을 내쫓으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들여보내요.”

“알겠습니다.”

엘레노아의 허락이 떨어지자 하인은 곧바로 인사를 하며 집무실을 나갔다.

조만간 저택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코인 상단의 두 사람을 데리고 이곳으로 올 것이다.

“마님…. 괜찮으신가요? 그 둘은….”

“괜찮지는 않지.”

막상 그들을 저택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은 허락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엘레노아의 표정이 무작정 괜찮은 것은 아니었다.

상대는 단둘로 마피아 내부에서도 말단으로 취급받았던 만큼 전투 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한 편.

하지만 공작 가문에 수작질을 걸어왔던 그들을 저택 내부로 들여오는 것을 허락하는 것은 자신의 가문에 걸려있는 위신에도 스크래치가 나는 악수였다.

“…그래도 뭔가가 걸리니까. 무슨 용무인지는 들어봐야지.”

처리하는 것은 그 다음에도 늦지 않다.

이 시기에 배후 세력을 잃어 다 무너져가는 약소 상단이 수작질을 걸었던 전적이 있는 공작 가문을 찾아온 이유가 몹시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알지?”

엘레노아는 릴리를 보며 눈짓을 보냈다.

“그럼요. 알겠습니다.”

깊이 신뢰하는 엘레노아의 눈빛을 받은 릴리는 기쁜 듯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

“데려왔습니다.”

“네.”

짧은 엘레노아의 허락을 들은 하인이 문을 열었다.

손님으로 방문한 두 명의 상인들을 흘끗 보고는 곧바로 집무실 안으로 손짓하며 안내했다.

“들어가시죠.”

하인의 안내를 받은 도지와 비트는 엘레노아가 있는 집무실의 문이 열렸음에도 선뜻 방 안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했다.

어딘가 위축되어 있어 쭈뼛거리는 마피아 소속의 건달 출신이었던 자들답지 않아 태도에 위화감이 가득하다.

하지만 도지와 비트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저택에 들어온 순간부터, 훈련에 임하고 있던 기사들이 두 사람을 보고 적의에 가득 찬 시선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모시는 공작 가문에 수작질을 걸려 했던 이들을 두고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는 아르미타스 기사단원들의 적개심 가득한 시선은 전신을 소름 돋게 만들고 숨을 가쁘게 만들 정도로 강한 압박을 주었다.

그것은 마피아에 소속되어 있었다고는 하나, 일개의 말단 건달이 감당해낼 수 있는 압박감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서 있을 생각? 들어와.”

계속해서 비트와 도지가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자 엘레노아가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에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온화한 태도를 보이는 공녀의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한때 자신에게 칼을 들이대려 했던 이에 대한 적개심이 가득한 엘레노아의 목소리를 들은 두 상인의 몸이 움찔 떨렸다.

“죄, 죄송합니다!”

도지가 급하게 고개를 숙이며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엘레노아의 날이 선 목소리에 몸을 떨었던 비트까지 위축된 몸을 이끌고 도지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앉아.”

“네, 네.”

비트와 도지는 싸늘한 목소리로 권하는 엘레노아의 권유에 고개를 끄덕였다.

딱딱한 발걸음을 옮겨 소파에 앉자 엘레노아가 곧바로 두 사람에게 물었다.

“왜 찾아왔어?”

“그게….”

“급하게 전해드릴 사실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뵐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이내 두 사람 중 먼저 마음을 굳힌 도지가 고개를 숙이며 자신들의 무례함을 사죄했다.

건달 출신치고는 꽤 정중하고 예의 있는 사죄였지만, 엘레노아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그 사죄를 받아들였다.

“사과는 받아들일게. 그것보다 용무.”

“…네.”

잠시간 숨을 고른 도지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마음을 굳힌 이상 이판사판이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리라.

“혹시 최근 공작령에 들어온 상단 중 알테리아 상회라는 곳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기억에는 있어.”

알테리아 상회라면 정기적으로 아르미타스 공작령에 들어와 대량의 물자들을 유통하는 상회로 제법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 편이다.

규모가 큰 만큼, 공작령에 납부하는 세금도 적지 않고 이 영지 안에서 돌아가는 물자의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에 큰 기여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엘레노아의 기억에도 있는 상회였다.

실제로 아르미타스 공작령의 경기가 호황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이유는 대규모의 상회와 상인들이 영지로 자주 드나들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곳이 왜?”

“…실은 현재 상인이나 다른 상단들 사이에서는 그 알테리아 상회가 꽤 악명이 높습니다.”

“…계속해봐.”

대충 어떠한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였지만, 엘레노아는 잠자코 비트와 도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알테리아 상회는 현재 막대한 자본력으로 아르미타스 공작령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단들이나 작은 규모의 상인들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알테리아 상회의 규모는 현재 공작령에 드나드는 상회 중 탑급에 속하는 집단이다.

유통시키는 물자가 많다는 것은 그 물자를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뜻.

그리고 그 자본력을 이용하여 공작령 내부에 주둔하고 있는 상인들을 모두 포섭하면서 점차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엘레노아는 자연스레 그 다음의 전개를 예상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너희에게도 들어왔고?”

“…오긴 했었습니다.”

비트는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하지만 말하는 투가 뭔가 의미심장했다.

마치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현재 상황을 암시하는 그 말에 엘레노아가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그게 왜 달갑지 않은 표정이야?”

표현이 안 좋기는 했지만, 다른 상인이나 상단들을 영입하여 몸집을 불리는 알테리아 상회의 전략 자체는 그렇게 좀처럼 없는 방식이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개인 상인들이나 규모가 작은 약소 상단 쪽에서도 알테리아 상회의 영입 제안 자체는 호불호가 갈리기는 해도 그리 나쁜 제안이 아니다.

개인이나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큰 자본을 지원받아 굴리는 만큼, 큰돈을 만질 기회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

반대로 실패를 할 경우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싫어하는 소득적인 이들에게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로 호불호가 갈린다.

엘레노아의 질문을 들은 도지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저희는…이미 소속된 상회가 있습니다.”

“…그건 처음 듣는 얘기인데?”

애초에 엘레노아는 코인 상단이라는 곳 자체가 공작령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 자체를 보고 받지 못했다.

네슬라 마피아를 배후 세력으로 두고 공작령 안에 마약을 유통시키려 했던 상단이 버젓이 활동하는 것을 엘레노아가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었으니까.

그것은 비트와 도지는 지금까지 몰래 숨어서 상인으로서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 짓을 하고도 버젓이 공작령 안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는 말에 엘레노아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죄,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용서를…!”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엘레노아의 현 모습은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여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온화한 사제보다는, 수십만 명이나 되는 영지민들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는 영주의 얼굴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목이 날아갈 법한 싸늘한 분위기를 느낀 비트와 도지가 다급히 소파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구했다.

“저, 저희가 속한 상회는 지스님이 운영하고 계신 지스 상회입니다!”

“…뭐?”

순간 싸늘한 표정을 지었던 엘레노아의 두 눈이 크게 커졌다.

지스 상회의 상회주인 지스라면 엘레노아나 은현과 긴밀한 연관이 있는 남자였다.

예전에 은현에게 사기를 치려 했었던 전직 사기꾼 모험가였으나, 먼저 은현에게 사죄를 하고 지금은 개과천선하여 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남자.

그의 밑에 설마 이 두 사람과 코인 상단이 들어갔을 줄이야.

엘레노아는 대략적인 정황을 파악했다.

“이름과 상단을 감추고 지스 상회의 상인으로서 활동하고 있었나 보네.”

“마, 맞습니다….”

도지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했다.

그의 대답을 들은 엘레노아는 생각에 잠겼다.

지스가 구태여 이 둘을 받아들인 이유는 뭘까.

‘설마 배신?’

번뜩이는 생각은 설마 한 차례 기회를 주었던 은현을 배신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가능성은 곧바로 철회했다.

‘배신할 생각이었다면 지금 내 앞에 나타나지는 않았겠지.’

계속해서 정체를 감추고 활동하면서 때를 노렸을 것이다.

은현과 자신, 공작령에게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순간을.

구태여 이름과 상단을 속이고 공작령 안에서 상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자수하러 올 필요가 없었다.

비트와 도지가 엘레노아를 찾아온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고하면서까지 부탁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뜻이었다.

“…계속 얘기해.”

“저, 저희는…. 네슬라 마피아라는 뒷배가 몰락하자 상단은 빠르게 쇠퇴해갔습니다.”

애초에 코인 상단은 마피아라는 배후 세력을 등에 업고 몰래 마약을 밀매하는 것으로 소량의 이익을 얻어 입에 풀칠하는 약소 상단에 불과했다.

전투 능력은 하나도 없었고, 가지고 있었던 자본금조차도 거의 없었던 그들에게는 페르니아스 왕국의 뒷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던 네슬라 마피아에게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리라.

힘에 굴복하여, 떨어지는 콩고물로 목숨을 유지하고 있던 도지와 비트는 계속해서 네슬라 마피아가 시키는 대로 마약을 유통하는 일을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었다.

“자업자득이었지.”

엘레노아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힘이 없는 약소 상인의 불가항력이었다지만, 그렇다고 마약을 유통한 범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상회주님은 그때 저희에게 기회를 주셨습니다.”

마약을 유통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상인으로서 활동이 끝날 위기에 놓여 있었을 때, 지스가 두 사람의 사정을 알고 영입한 것이다.

엘레노아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적어도 은현이나 자신에게만큼은 언질을 주어야 했지 않았을까.

“그리고 현재 상회주님과 지스 상회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알테리아 상회가 견제하고 있는 건가.”

“맞습니다.”

은현의 도움을 받았긴 했지만, 뛰어난 장사 수완으로 작은 점포로 시작해 지금은 공작령 내부에서 가장 큰 상회로 성장한 상태.

하지만 그것도 지난달까지의 이야기로, 갑작스럽게 공작령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은 알테리아 상회에게 빼앗긴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비트와 도지는 설명했다.

그냥 경쟁에서 밀린 수준이 아니라, 물건을 납품하는 주위의 거래처들을 모조리 빼앗고 싼값에 물건을 팔아넘기면서 경쟁 중인 상회들을 조금씩 말려 죽이고 있었다.

“부탁드립니다. 힘을 좀 써주셨으면 합니다.”

“…지스가 시켰어?”

엘레노아는 인상을 찡그렸다.

아무리 자신이나 자신의 남편인 은현과 연줄이 있다지만, 이런 식의 청탁은 애매했다.

자신이 가진 영주 대행으로서의 권한과 힘이라면 못 해줄 것도 없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월권행위로 다른 상인들의 큰 반발을 얻을 수도 있는 만큼 섣불리 나설 수 없는 문제였다.

아르미타스 공작령 안에 있는 상단이나 상회 다수는 대부분 외국인의 신분이며, 공작령의 영지민이라기엔 애매하다.

“…아닙니다.”

“사, 상회주님은 그냥 신경 쓰지 말라고만 하셨습니다.”

알테리아 상회와의 경쟁에서 밀리기는 했지만, 지스는 애초에 초짜에 불과한 신참 모험가들에게 싸구려 포션을 팔아먹으면서 소소한 이익을 챙겨 입에 풀칠하면서 살았던 만큼 간과 배포가 굉장히 작다.

명예욕이나 권위욕 같은 것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 자체에서 밀려난 것은 크게 상관없었지만, 정작 지스의 고민거리는 자신의 아래에 소속된 상회의 식구들이었다.

지금은 아직 자본이 있기 때문에 괜찮지만 물건을 구매할 수 없고, 팔리지 않는 사태가 지속된다면 상회의 운영이 어려워지고 직원들에게도 급여를 지급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

그렇다고 알테리아 상회에 맞서 상대를 말려 죽이기 위한 비싼 값에 구매하고 싸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맞불을 놓을 정도로 자금이 충분치도 않다.

그래서 조급함을 느낀 비트와 도지가 과거 자신들이 몸담았던 ‘코인 상단’의 이름을 언급하며 공작령을 찾아온 것이다.

코웃음을 치며 흠씬 두들겨 맞기보다는, 어그로를 끌어 이야기라도 들어볼 수 있도록 흥미를 끌어보자는 그들의 도박수는 어떤 의미로 통했다.

“저희가…. 공작령에 저지를 뻔했던 죄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약을 밀매하면서 마피아가 던져주는 콩고물로 삶을 연명해왔던 쓰레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신 상회주님을 위해서라면 뭐라고 해봐야겠다고 싶어서 영주님을 찾아왔습니다. 부디…. 부디 상회주님을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비트와 도지는 고개를 숙이며 간절하게 요청해왔다.

“…….”

엘레노아는 곧바로 답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의 행동에는 자신의 안위보다 자신을 구해준 은인에 대한 보답의 마음이 깔려있었다.

은현이 자신에게 사기를 치려 했던 가소로운 포션 사기꾼에게 자비를 베풀었듯이, 그 지스가 이번에는 다른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마님.”

옆에 있던 릴리가 작게 웃으며 엘레노아를 불렀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음만을 보여주었지만, 릴리의 미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엘레노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 알아. 나도 마찬가지지. 아니…. 나나, 오라버니, 아버지를 포함한 공작 가문 전체가 마찬가지야.’

아르미타스 공작 가문 또한 과거에는 큰 죄를 저질렀던 전적이 있었다.

지금은 폐적당하여 신전의 지하 감옥에 구금당한 애슈턴의 독단행동으로 공작 가문 전체가 크게 욕보인 사건이 있었으니까.

지금 자신의 가문이 무사하고, 자신의 영지가 최고의 호황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은현의 조력과 부여받은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민을 마친 엘레노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좋아. 단, 조건이 있어.”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