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0화 〉 580. 암사자의 시험(6)
* * *
넓게 마련된 공터의 중심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이 각자 검을 뽑으며 대치하는 자세를 취했다.
평소였다면 곧바로 차한성이 리오드에게 달려들면서 대련의 시작을 알렸지만, 지금의 차한성은 그러지 않았다.
“…….”
서로를 보며 검을 겨누고 있는 둘 사이의 공기가 몹시 잔잔하고 고요해서, 관전을 하는 에린조차도 자연스레 빠져들게 만드는 적막.
“스으….”
고요한 적막을 깬 것은 공기를 마시는 차한성의 자그마한 숨소리였다.
‘괜찮아. 지금까지 계속 준비했잖아.’
체력과 근력을 비롯하여 마력까지 전반적인 신체 스펙이 올라가면서, 차한성은 은현이 준비한 에린과의 술래잡기를 끝내고 나면 자유시간을 받을 수가 있게 되었다.
그 자유시간 동안,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던 리오드의 검술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그 검술을 재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습을 거듭했다.
이 사흘 동안 잠을 자는 시간과 밥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훈련에 매진해왔다.
겨우 사흘밖에 안 되는 시간에 불과했지만, 이 시간 속에서 자신이 이뤄낸 성취가 아예 없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성취를 확인해보기 위해 움직여야 할 때.
“흡!”
가늘지만 길게 한차례 숨을 들이마신 차한성이 마침내 공격을 개시했다.
언제든 뛰쳐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쳐둔 두 다리가 맹렬하게 앞으로 전진한다.
그 속도는 4일 전 마지막으로 보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속도.
빠르게 가속하여 리오드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차한성은 망설임 없이 리오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아…. 저건…!”
차한성의 돌진을 바라본 에린이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빠르게 달려나간 그의 보법은 에린이 은현에게서 배운 ‘궁신탄영’의 보법을 재현한 것이었다.
이 4일간 에린과의 술래잡기를 통해서 그녀가 사용하는 보법을 유심히 관찰했고, 그것을 똑같이 재현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건…사기야…!”
아무리 눈이 좋아 타인의 기술을 관찰하고 흉내를 내는 것이 능숙하다고 하더라도 이 불합리함을 직접 경험해본 에린이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에린은 은현이 알려준 저 보법을 익히기 위해서 몇 달을 고생해야만 했던 것과 달리, 차한성이 궁신탄영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걸린 시간은 단 4일.
“이래서 천재라는 것들은….”
에린과 함께 옆에서 둘의 대련을 지켜보고 있던 은현도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리오드 뿐만이 아니라, 술래잡기를 통해서 에린과 자신의 기술까지도 재현할 수 있게 된 차한성의 재능과 응용력은 역시나 남다르다.
카아앙!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진 두 사람의 검이 마침내 충돌하면서 강렬한 충격파와 금속음이 주위를 압도한다.
‘…다르군.’
눈매와 기술뿐만이 아니다.
검에 실린 공격력은 물론 자신의 앞에 당도하고 기술을 선보이기까지 일련의 움직임이 매우 깔끔하고 정교하게 이루어졌다.
거기에 에린의 보법이 추가되면서 더욱 빠른 가속도가 붙어 매서운 일격으로 리오드를 위협해 왔다.
힘과 속도부터 기술까지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검술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더 시간을 들여 관찰할 필요도 없었다.
리오드가 차한성의 성장을 인정하는데 필요했던 것은 단 한 합의 공격뿐.
빠르고 매서우면서도 이상적일 정도로 깨끗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 검은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
‘원인은…저 녀석이겠지.’
리오드는 흘끗 시선을 옆으로 옮겨 이쪽을 보며 작게 웃음을 짓고 있는 은현을 바라보았다.
은현이라면 자신과 차한성 사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어떤 조언을 해주었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 조언만으로 이렇게 쉽게 강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을 터.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꾀죄죄하고 부스스한 외관과 날카로워진 눈매를 보면 알 수 있다.
‘제법 근성이 있긴 한 것 같군.’
은현이 제시해주는 조언은 확실히 효과가 대단하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 버티는 것에는 단단한 마음의 준비와 끈기, 담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버티기가 어렵다.
차한성은 그것을 버텨낸 것이 틀림없다.
‘그래. 이건 나의 검술이지.’
지금 차한성이 사용하고 있는 검술은 어깨너머로 보고 재현한 것에 불과한 리오드의 검술이었지만, 그 재현의 완성도가 제법 훌륭하다.
하지만 너무나도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검술을 사용하는 본래의 주인이었던 리오드에게는 차한성의 휘두르는 검의 움직임이 훤히 보였다.
카아앙!
궁신탄영을 통해 리오드와의 거리를 좁히고 빠른 기습부터 이어진 매서운 2연격은 차한성이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을 생각한 끝에 만들어낸 회심의 일격.
그것이 허무하게 막혔음에도, 차한성은 일말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리오드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차한성은 실망하거나 동요하지 않았다.
‘할 수 있어.’
향상된 체력과 마력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몸소 체감할 수 있다.
에린과 했었던 그 술래잡기가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리오드의 검술을 더 높은 완성도로 재현할 수 있다면.
‘내가 했던 고생은 전혀 의미가 없었던 게 아니야.’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상대를 앞에 두고, 그의 발끝이라도 닿기 위해서 아득바득 따라잡으려는 강박은 벗어던졌다.
지금 차한성의 머릿속에 가득한 것은 이 단기간 안에 이룬 성과들을 제대로 활용하려는 생각뿐이었다.
리오드의 검에 맞부딪쳐 허공으로 튕겨 나가는 검을 꽉 쥐며 차한성이 무너지려던 다시 자세를 잡았다.
아직 리오드와의 거리는 좁혀진 상태.
몸을 틀어 더욱 앞쪽으로 파고들고는 매서운 검격을 다시 한번 휘둘렀다.
카아앙!
“흥.”
냉정하면서도 투지를 불태우며 올곧게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차한성을 앞에 두고, 리오드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그것은 그를 비웃는 웃음이 아니다.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노력과 시간을 기술 안에 담아내어 표현하는 차한성의 모습이, 마침내 한 명의 검사로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에 대한 존중의 의미다.
공격이 막혔음에도 더는 동요를 보이지 않는 차한성은 태세가 무너지면서 생긴 아주 자그마한 빈틈을 찌르고 들어오는 리오드의 반격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보인다. 보고 대처할 수 있어.’
차한성은 오른쪽 하단에서 올라오는 철검의 날을 정확히 응시했다.
수십 번이고 당한 끝에 몸에 새겨진 전형적인 역공의 패턴.
그동안은 이 공격을 인지할 수는 있어도 몸이 반응하지 못하여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마력과 신체의 스펙이 상승하고, 리오드의 검술을 재현하면서, 이미 ‘이해’의 단계에 들어갔던 차한성의 몸은 자연스레 ‘실행’의 단계로 넘어가 대처하기 시작했다.
카아앙!
“……!”
작게 숨을 삼킨 리오드가 처음으로 두 눈을 크게 뜨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겨내지 못했던 이 역공에 대응하여 쳐낸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차한성은 올곧게 리오드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다음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공격인가, 방어인가.’
머릿속으로 수십 가지의 생각을 하며 최선의 수를 내놓기 위해 사고를 멈추지 않는 차한성과의 얼굴을 리오드는 마주했다.
“하.”
가슴 속에 희미하게 지펴진 호승심의 불길이 조금씩 그 크기를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딸인 에이라의 마음에 든 남자라는 것으로 최악의 인상이었던 차한성이었지만, 어서 대련을 잇고 싶다는 것을 표정과 행동으로 표현하고 있는 지금의 그는 그저 한 명의 검사일 뿐이었다.
리오드의 검술을 배워서 성장하고 에이라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지만, 리오드의 검을 보고 느끼고 재현하면 재현할수록 더 많은 것을 보고 탐하고 싶어지는 검사로서의 욕구.
서로의 기술과 역량을 겨루는 이 대련 자체를 즐기고 있는 리오드 또한 딸을 가진 아버지이기 이전에 어쩔 수 없는 검사다.
처음으로 리오드의 입가가 호선으로 그어지며 긍정적인 감정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디 한번 어디까지 따라올 수 있는지 지켜보지.’
딸과의 관계가 몹시 거슬렸던 부분을 제쳐두고, 이제는 그가 어디까지 자신을 쫓아올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차한성이 자신의 검술을 보고 그것을 토대로 연습을 거듭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은 리오드 또한 알고 있었다.
에린이 자주 사용했던 궁신탄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그대로 재현한 것도 그가 가진 재능.
차한성의 수준 확실히 올라갔지만, 아직 자신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런 의미였나. 테레지아.’
테레지아. 정말로 차한성을 에이라에게 붙여줄 생각인가?
글쎄요. 그건 당신에게 달려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말 그대로 리오드가 차한성을 인정하느냐, 마느냐의 의미.
직접 이야기를 해보고, 검을 겨뤄본 뒤에 차한성을 파악을 해보라는 테레지아의 의도를 뒤늦게 깨달았다.
과연 차한성은 에이라의 곁에 두어도 될 만한 괜찮은 남자인가.
‘…영악한 자식.’
한창 차한성을 상대하던 와중, 살짝 시선을 돌려 은현을 노려보았다.
아마도 1개월이라는 시간은 리오드가 차한성이라는 남자를 평가하고 파악하는데 걸렸던 시간이었을 터.
은현은 테레지아의 그 의도를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차한성을 이렇게 자극하여 강제로 성장시키게 했을 리가 없다.
결국, 시간을 끌지 않고 리오드가 빠르게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확실히 괜찮은 녀석이긴 하지.’
인성도 괜찮고 검술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치기만 한다면 앞으로의 미래도 창창할 것이다.
무엇보다 딸인 에이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른 만큼 에이라를 아껴주고 옆에서 잘 지지해줄 것이 틀림없다.
문득 리오드는 그를 아직도 부정하고 있는 것이 자신의 딸을 아직 놓아주지 않으려는 쓸데없는 고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가….’
굉장히 유치한 감정을 앞세우고 있었던 자기 자신에 대해서 한심함을 자각하여 힘을 뺀 사이.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차한성이 매섭게 달려들어 리오드의 옷깃을 베어냈다.
“…끝났군.”
리오드는 담담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아닙니다.”
하지만 차한성은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뭐라고?”
“이건…. 단장님께서 일부러 져주신 것이지 않습니까.”
“…….”
차한성은 아무리 자신이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리오드 사이의 격차를 모를 정도로 바보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현재 자신의 검으로는 리오드에게 생채기 하나도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이것이 자신의 힘으로 쟁취한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눈치챘다.
“공작부인께서 내거셨던 조건의 기한은 아직 3개월이 남으셨죠. 저는 제 노력과 힘으로 공작부인께서 거셨던 조건을 클리어해보겠습니다. 그러니….”
차한성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리오드에게 호소했다.
“조금만 더 제 훈련에 어울려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단장님!”
그냥 거져 주는 승리라고 할지라도, 이것은 자신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자신은 물론 테레지아나 그 누구도 차한성을 욕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승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도록 결실을 보기 위한 그 모습은 쓸데없이 정직하기까지 하다.
“…멍청한 녀석.”
하지만 리오드는 그렇게 바보 같을 정도로 정직한 녀석을 싫어하지 않았다.
◆ ◆ ◆
이후로 이어진 훈련에 또 한 번 방전이 되어버린 차한성을 텐트 안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놓아두고, 은현이 모닥불 앞에 앉아 있는 리오드에게 잔을 건넸다.
“오랜만이지?”
엘프의 마을에서 만든 과실주가 든 병을 흔들며 권하자, 리오드는 잔을 받았다.
“…그렇군. 20년 만인가.”
이렇게 산속에서 야영하면서 술을 마셔본 적은 20년 전에 팀을 이루었던 당시밖에 없었으며, 전쟁이 끝나고 귀족으로서, 기사로서 임무를 수행하면서는 처음이다.
“너도 참 바보다. 그냥 적당히 끝내고 어울려주지 않았어도 됐는데.”
“흥. 옆에서 부추긴 주제에 잘도 말하는군.”
리오드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아쳤다.
남은 3주의 기간 동안 바보같이 차한성의 고집에 어울려줄 이유 따위는 없는데도, 리오드는 그것을 거절하지 않았다.
기사단장으로서 업무가 있음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이렇게 차한성에게 할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리오드의 입장에서는 그를 배려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런 바보가 싫지는 않아.”
“너도 20년 전에는 저랬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지?”
“야, 기억 안 나냐? 너 처음으로 나한테 검술로 졌을 때, 나 이기겠다고 매일같이 도전했던 거. 적당히 져주려고 해도 납득을 안 해서 어울려주는 내 입장에서는 얼마나 귀찮았는데.”
“…시끄럽다.”
일리아나는 지겨우니까 그만두라고 짜증을 내지.
회복 담당인 아니에스는 상처를 고쳐줘봤자 똑같이 다칠 텐데 뭐하러 신성력을 낭비하냐고 핀잔을 주지.
젊었을 적의 리오드도 스스로의 능력에 프라이드가 대단했던 만큼 쉽게 얻은 승리 따위는 용납하지 않는 바보 쪽이었다.
“…그때부터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군.”
리오드는 철이 없었고, 우물 안의 개구리 같았던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오랜만에 상념에 잠겼다.
그리고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 은현에게 물었다.
“은현. 너는 앞으로 있을 싸움을 어떻게 생각하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모르지.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내가 왜 이런 고생들을 사서 하겠어. 그저 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해둘 뿐이야.”
왕국의 머리인 왕을 갈아치웠고, 내정을 단단히 정비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엘프들의 협력을 약속받았으며 드워프들을 왕국 안으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상대해야 하는 측의 세력은 아무리 준비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계속해서 사람들을 언데드로 만들고 있는 사령술사 마리우스.
대륙에 발을 딛고 있는 모든 인간의 멸망을 바라는 전 영웅 레이넌.
그들을 돕고 있는 악마들.
그리고 아직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평행 세계의 차원에서 온 또 다른 일리아나까지.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장소에서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을지도 모르며 하계의 멸망은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다.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둬도,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아마도 다음 달이나, 2개월 뒤에 테레지아의 배 속에 있는 셋째가 태어난다.”
리오드는 잔에 담겨 있는 과실주를 모조리 들이켰다.
달고 새콤한 과일 향이 가득한 술은 생각보다 취기가 올라오지는 않았다.
“적어도 나는…. 에이라나 엘리온, 그리고 아직 이름을 정해두지 않은 셋째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이곳을 지키고 싶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리오드와 테레지아처럼, 일리아나의 배 속에도 은현의 아이가 있다.
은현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리오드와 마찬가지로 언젠가 태어날 자신의 아기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길 바라기 때문이다.
“…출산하면, 아이들 데리고 여행이나 한번 가자. 분명 일리아나도 좋아할 거야.”
“…그러지.”
오랜만에 친구끼리 마음이 맞은 두 사람은 다시 과실주로 가득 찬 술잔을 부딪쳐 건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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