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165. 화풀이(2)
“상태는 어떤데?”
곧장 진지한 업무 모드로 들어간 은현의 얼굴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쉰 아니에스가 입을 열었다.
“어깨의 관통상이 심하긴 했지만, 네 응급처치도 나름 준수했고, 내 신성마법으로살려는 놓았어. 그저 신체의 손상만 복구시켰을 뿐이지. 탈수증상이나 몸의 컨디션이 워낙 최악이라 깨어난 건 니가 오기 두 시간 전이야. 네가 와서 직접 심문한다고 해서 굳이 심문하지도 않았고.”
“알았어.”
“그럼 일 끝나면 이따가 찾아와줘.”
“같이 들어오려던 거 아니었어?”
“굳이 나까지 들어갈 필요 있어?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설교 비슷한 말을 늘어놓긴 했는데, 요즘의 너나 지금의 니 면상 보면, 심문실 안에서 그 새끼를 어떻게 할지, 대강 감이 와.”
“…….”
아니에스는 피식 웃고는 몸을 돌렸다.
“죽이지만 마. 뭐, 그 정도는 너도 알아서 잘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야.”
“알았어. 고마워.”
“그래~. 끝나면 와서 정보 공유 좀 해라?”
“어.”
몸을 돌려 지하계단을 오르면서 아니에스가 손짓하며 등뒤의 은현에게 인사를 했다.
이윽고 은현은 다시 고개를 돌려 지하심문실 너머의 의자에 구속되어 있는 한 남자를 응시했다.
철컹
은현이 지하심문실 안에 들어서고, 무거운 철제문이 닫히면서 묵직한 쇳소리가 심문실 안을 가득 채웠다.
쇳소리에 반응하여 애슈턴의 몸이 조금씩 들썩이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네…놈은….”
눈동자의 초점이 흐려지고, 잔뜩 초췌해진 인상, 애슈턴의 어깨의 상처를 흘끗 보며 확인하고는 중얼거린다.
“살 만한가보네.”
“닥…쳐!”
은현은 자신의 손에 단검 하나를 소환하더니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애슈턴에게 다가갔다.
푸욱
“크아아악!”
망설임 없이 애슈턴의 허벅지에 단검을 박아 넣자, 고통스러운 비명이 심문실 안에 가득 퍼진다.
아무도 없이 은현과 애슈턴 둘만이 존재하는 황량한 공간 안에서 그의 비명을 듣고 그를 도와줄 수 있는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크으으!”
이빨을 꽉 깨물고, 핏발 선 두 눈으로 은현을 노려보는 애슈턴의 두 눈에는 증오, 복수, 치욕 등의 분노의 감정들이 깃들어있다.
그의 시선을 그대로 받아들인 은현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왜 그런 눈으로 보지?”
“네가…이러고도 무사할 수 있을 거라고…!”
“니가 뭐 어쩔 건데.”
푸욱
“끄아아아아아!”
또 하나의 단검을 소환하여 반대쪽 허벅지에 단검을 박아 넣자, 또 다시 애슈턴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양 허벅지에 단검이 깊숙이 찔려 의자에 구속되어 있던 두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고 거칠게 바닥을 차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고개를 위로 젖히며 성대가 나갈 정도로 갈라지는 비명은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혼자만의 외로운 발버둥이었다.
“네 귀족으로써의 인생은 이제 끝났어. 왜인지 알려줄까?”
“크, 으으으…!”
“네 외가인 루브란 백작가문은 이번 사건에서 너와의 관계성을 부정했어. 뿐 만 아니라 네 어머니인 멜리샤 루브란은 너와의 의절을 선언했지.”
“…어머니가, 어머니가 나를 버리셨을 리가 없어!”
다양한 분노의 감정이 깃들었던 애슈턴의 눈빛에 동요가 깃들기 시작한다.
“그걸 믿던 안믿던, 네 자유지만 너를 이곳에서 꺼내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도, 명분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아.”
“그럴…수가….”
“우습네. 이토록 비참한 꼴을 맞이하게 되다니. 스스로 이런 결과를 자초했으니 자업자득이 따로 없어.”
“닥쳐….”
“무슨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다른 누구보다도 우월한 자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힘없는 아랫사람의 인격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찍어 눌렀으면서, 네 부모들이 너를 포기하자마자 순식간에 지위도 힘도 권력도하나 없는 신세가 된 기분이?”
“닥쳐.”
“너나, 네가 그토록 무시했던 엘빈이나 에린과 다를 게 뭐가 있지? 지금의 네 모습이 그토록 니가 무시하고 깔보았던 평민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닥쳐, 닥쳐, 닥쳐, 닥쳐!”
“그 말 밖에 하지 못하는 건가?”
은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애슈턴을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그의 멘탈을 건드렸다.
“사실 대외적으로는 심문을 위해서 널 찾아왔다고는 했지만, 나는 널 심문할 생각이 없어.”
“……?”
“이건…그냥 화풀이야.”
“뭐…라고?”
뜬금없는 자기 고백에 이성을 잃으며 은현에게 달려들 듯 소리를 쳤던 애슈턴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나한테는 굳이 너를 심문할 필요가 없거든.”
은현은 이미 여신의 권능 중 하나를 발전시켜, 타인의 기억을 읽어 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개발시켜둔 상태였다.
굳이 힘을 빼가며 애슈턴을 고문하면서 심문을 할 필요가 은현에게는 전혀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애슈턴의 멘탈을 건드리면서 제대로 된 심문을 진행하지 않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 노력낭비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현이 굳이 이 자리에서 이렇게 쓸데없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이유는 그동안 쌓여왔던 후회와 분노, 짜증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을 위함이었다.
어느 정도 마음을 잡았던 상태의 은현을 아니에스의 설교가 쐐기를 박아 등을 떠민 것으로, 은현은 마음을 확실히 다 잡을 수 있었다.
이것은 그첫걸음이다.
“그리고 공작께서도너를 버리셨지.”
“……!”
“공작님이나 알렉스가 아닌, 내가 왔다는 게 그 증거야. 너를 포기했으니까. 즉 너에 대한 처리 권한은 나와 신전 측에 있다는 소리야. 당연히 너에게서 정보만 모두 뽑아낸다면, 신전은 널 구속할 이유가 없으니, 너를 어떻게 하든 그건 내 소관에 달렸다는 얘기인데.”
“아버지가….”
“당연한 거 아닌가? 공작가문을 배신한 거나 다름없는 너를 계속 옹호해줄 리가 없잖아. 사실 핏줄이라는 것에 얽매여 지금까지 무르게 대한 결과가 이 꼴인데.”
“난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어! 모든 건 가문을 위해 했던 일이었다고! 그런데…그런데 어떻게 아버지가 나에게…!”
“…….”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외치는 애슈턴의 말에 은현이 할 말을 잃어버리고 벙 찐 표정을 지었다.
‘이 X끼…진심인가…?’
진심으로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더더욱 은현을 어이없게 만든다.
“네가 쓸데없이 레니온 헤르샤에게 나라의 예산을 빼돌릴 방법을 제시하고, 많은 귀족들을 끌어들여 왕국의 돈을 빼돌릴 중범죄를 저지르고, 왕가의 권위를 추락시킨 게 이 문제의 시발점이라는 걸 모르는 거냐?”
“네 놈이 개입하지만 않았어도, 왕가에 이 사건을 들킬 일은 전혀 없었어!”
“멍청하긴 이사건이 수면위로 퍼지기 시작한 건, 엘빈이 직접 자신의 아버지인 레니온의 비리 증거들을 모아 공작가문을 찾아오면서 시작된 거야. 그리고 거기서 엘빈과 아브로스 공작님 사이에서 잘 덮을 수 있었던 문제를, 네가 불안감에 떨며 설레발을 치면서 엘빈을 배신했던 게 근본적인 원인이지. 결국엔 네 어리석은 판단….”
그렇게 말을 하던 도중, 은현은 하나의 위화감을 느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정말 이놈이 주도한 게 맞나?’
지금껏 애슈턴이 보여준 행동과 용의주도하게 횡령의 판을 짠 행동이 이상하게 매칭이 되지 않는다.
엘빈이 전제 배신할까, 불안감에 떨며 성급하게 엘빈을 먼저 배신했다.
에린이 성장하여왕국에서 명성을 쌓고, 혹시라도 자신의 비리를 까발려 수치를 주지는 않을까 불안해하여 그녀를 납치하는 행동까지 보여줬다.
마지막에는 동귀어진으로 공작 가문 전체를 왕국에서 끌어내리려는 어리석은 행동까지.
‘많은 귀족 세력들을 끌어들이고, 공범으로 만들어 횡령의 판을 더 크고 치밀하게 짜는 용의주도함을 이런 불안장애에 시달려 있는 허영심만 가득한 등신이 발휘했다고?’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양쪽 허벅지에 박힌 칼로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는 애슈턴을 응시하며 생각한다.
이내 은현은 애슈턴의 이마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대고, 여신의 권능을 발동시켰다.
[은현 고유능력]
[기억견문]
타인의 기억을 엿보는 능력을 통해서, 최근부터 처음 배임횡령을 하는 순간까지, 애슈턴의 기억을 떨어지는 폭포 위를 타고 올라가듯 거슬러 올라가 읽어 들인다.
[많은 자금이 필요하시다고요? 흐음, 저에게 괜찮은 방법이 있는데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괜찮습니다. 다른 귀족들까지 공범으로 끌어들인다면 그들도 자신의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이 사실을 감추려 들겠죠.]
[저런, 어찌 공작께서는 소공작이신 애슈턴님을….]
[애슈턴님을 이렇게 버리신 공작가문에 복수하고 싶으십니까?]
[소개드립니다. 저희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주실 바르크님이십니다.]
한 남자와 대화를 나눴던 애슈턴의 많은 기억들을 읽어 들인 은현은 자연스레 인상을 찌푸렸다.
애슈턴의 기억을 읽어 들임으로써 내릴 수 있었던 결론은.
‘이번 한 번 뿐만이 아니었구나.’
이 나라를 좀먹었던 배임횡령의 판을 짠 진짜 배후.
그리고 엘레노아의 납치를 위해 ‘사냥개’들을 풀었던 주인이자, 공작가문 전체에 배임횡령 혐의의 주모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작가문 전체를 끌어내리려 했던 존재가 동일인물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게다가 바르크와도 연결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하르칸과도 연결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알아보아야 할 것은 정해져 있다.
‘린데발트령.’
하르칸이 주도하여 린데발트 자작 일가와 영지민들을 이교도의 무리로 몰아,영지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사건.
파면당한 하르칸의 과거 행적들을 모두 조사하면서 의문점이 드러난 지금, 아니에스가 재조사를 하고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린데발트의 이교도 숙청 사건의 배후에 이자가 있을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아니에스에게 알려줘야 할 사실이라는 것을 숙지하고, 은현은 애슈턴의 양쪽허벅지에 박혀있는 두 자루의 단검을 뽑아냈다.
“크아악!”
“걱정하지 마. 넌 안 죽여.”
“크으으…!”
“널 죽일지, 살릴지를 결정하는 건 내 역할이 아니야. 말했잖아. 이건 그냥 화풀이에 불과하다고….”
“무슨…무슨 개소리를!”
“에린을 납치해서 동급생들에게 그 아이를 겁탈하게 만들려고 했던 거.”
“……!”
“똑같이 엘레노아까지 같은 꼴을 당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까지, 어떻게 생각하고 하는 짓거리가 단조로울 정도로 똑같은 패턴이냐.”
은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애슈턴의 손등에 단검을 내려찍었다.
콰직
“크아아아!”
“널 죽이고 싶었던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 에린과 엘레노아를 건드린 것에 대한 내 개인적인 분노를 해소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또 억제했지. 여러 가지 상황들로 널 죽이면, 더 귀찮아질 것 같았거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 그러니까 안 죽여. 하지만….”
콰직
“끄으으으으!”
반대쪽 손등까지 똑같이 단검이 내려찍힌다.
애슈턴이 또 다시 핏발 선 눈으로 은현을 노려보았다.
“그렇다고 네 행동들을 모두 내가 참고 용서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러니까 이건 단순한 화풀이에 불과하다.
때마침 신전에 구금된 이상, 애슈턴의 몸을 회복시킬 수단이 있고, 이 신전의 현 관리자인 아니에스의 허락도 받았으며,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등까지 떠밀어줬다.
감정의 충동을 말리는 여신의 제재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은현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죽일 거야…. 죽여 버릴 거야…. 내가 죽어서라도, 네놈을 저주하여 지옥까지 끌고 가겠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격통을 느끼며 이성이 무너진 애슈턴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양쪽 허벅지와 양쪽 손등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핏물들은 그를 구속하고 있는 철제 의자 전체를 적시고 있다.
그 광경이 너무나도 그로테스크해서 다른 누군가가 봤다면 인상을 찡그리며 시선을 피했을지도 모른다.
“넌 날 지옥으로 데려가지 못해. 내 영혼은 이미 다른 분에게맡긴 상태거든.”
은현이 굳이 이렇게 설명을 해준다 하더라도, 애슈턴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네 처우를 결정하는 건, 먼 미래에 에린과 엘레노아가 결정할 일이야. 적어도 에린의 목표는 너한테 직접 사과를 받는 거니까. 적어도 그걸 위해서 열심히 달려오고 있는 아이에게 목표만큼은 제대로 남아있어 줘야해.”
“내가…그 년한테 사과를 할 것 같아!?”
이 지경이 돼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아, 이제는 은현도 어이없다 못해 일일이 설명해주는 것도 귀찮을 지경이다.
“안할 것 같지. 에린에게나 엘레노아에게나. 넌 아직도 네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는 미친놈이니까.”
“그래! 쓸데없는 짓거리야! 너희 따위가 뭔데, 도대체 나를 심판해!”
“솔직히 네가 사과를 하든 말든 난 크게 관심 없지만. 그때가 되면 에린이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겠지. 난 그때까지 그 아이를 이끌어줄 뿐이야.”
엘레노아는 더 이상 애슈턴과 상종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것 같지만, 에린의 목표는 그녀가 결심했던 순간부터변하지 않았다.
“그 년은…이 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없어.”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지.”
에린의 주위를 둘러싼 환경은 그렇게 좋은 상황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리오드의 올리비온후작가나, 아브로스의 아르미타스 공작가가 은현에 의해서 에린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녀의 신분과 태생은 변함없는 평민이다.
흑마법사이자, 악인으로써 알려진 자신의 오빠의 명예를 되찾는 일이 힘없는 연약한 소녀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은현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게 아닌 것도 사실.
“그래도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에린의 앞길을 막는 건 귀족이든 뭐가 됐든 치워버리고, 이 나라가 에린을 인정하도록 만들 거야.”
그것이 감정을 중시하고 자신의 사람들을 우선시하기로 마음먹은 은현의 첫 번째 목표였다.
에린은 은현이 여신의 인도를 받아 찾아내고, 키워내고 있는 영웅의 씨앗이자, 은현에게는 친구이며, 동생, 딸 같은 존재였다.
은현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스스로 선택해 고난의 길을 걷는 소녀의 앞날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을 품었다.
“이제는 고민하지 않아.”
이번엔 애슈턴의 팔뚝에 단검을 찔렀다.
“크아아아악!”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죽지도 못한 채로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언젠가 내가 키운 또 한 명의 영웅이 너에게 직접 형벌을 내리러 찾아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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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냐?”
문을 열고 신전의 주교실 안으로 들어온 은현의 모습을 확인한 아니에스가 인상을 찡그렸다.
온 몸에 피가 튀어 지저분해진 옷과 피비린내, 쇠냄새가 뒤섞인 냄새가 은현의 몸에서 풍겨왔다.
“화려하게도 했나보네. 안 죽였지?”
“어.”
“그래서, 수확은?”
“린데발트. 배후에 있는 놈이 아무래도 똑같은놈의 소행인 것 같다.”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아니에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X발, 어째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린 적이 없냐. 진짜로.”